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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진양기맥(대간·완)

진양기맥 제1구간 영각사에서 1234봉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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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상남도 함양군과 거창군의 진양기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3년 01월 26일 (토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맑은 날씨였으나 강한 바람과 강추위로 산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13도에서 영하 04도

산행인원 : 진주의 산꾼 한명과 칠갑산 포함 2명

산행코스 : 영각사-이정표(영각사 0.3 Km, 남덕유산 3.8 Km)-영각공원지킴터-계수기-

               이정표(영각공원지킴터 0.4 Km, 남덕유산 3.0 Km)-

               이정표(영각공원지킴터 1.0 Km, 남덕유산 2.4 Km)-

               이정표(영각공원지킴터 1.5 Km, 남덕유산 1.9 Km)-나무계단-영각재

               이정표(영각공원지킴터 2.5 Km, 남덕유산 0.9 Km)-전망바위 일출-1440 헬기장

               이정표(영각공원지킴터 2.6 Km, 남덕유산 0.8 Km)-철계단1-전망대-철계단2-

               중봉 전망데크-눈꽃 및 상고대 터널-남덕유산(1507봉)-영각재 복귀-

               하봉(1363봉)-산죽지대-1190봉 전망대-1200봉 전망대-헬기장 삼각점(1013.3봉)-

               1014.7봉 묘지-남령재(900미터, 37번 지방도로)-옛 남령-거리표시 없는 이정표(남령재와 월봉산정상)-첫번째 암릉 전망대-

               산죽지대-수리덤(1167봉) 좌측으로 우회-암봉 좌측으로 우회-암릉구간-전망바위-로프지대-1099봉-무명암봉-무명암봉-

               1234봉이 얼어 산행포기-등로 우측의 상남리쪽으로 약 3시간 탈출-상남리-37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1.00 Km (진양기맥 약 10.00 Km와 접속구간 및 탈출 약 11.00 Km)

산행시간 : 환상의 조망을 담고 얼어있는 암릉을 어렵게 넘으며 탈출하여 12시간 00분 (06시 00분부터 18:00분까지)

교통편 : - 옆지기의 도움으로 애마 이용해 영각사에 도착해 진주의 산꾼 만나 산행 시작

               옆지기는 큰 아이와 함께 찜질방과 거창의 딸기 체험관 순방 및 여행

            - 옆지기 도움으로 상남리에서 영각사 들려 진주 산꾼 하차시킨 후 서울 집으로 복귀

 

진양기맥이란 ???

아직 공식명칭은 아니지만 신 산경표의 저자인 박성태님이 그 이름을 붙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독립된 기맥으로 부르고 있는 가칭 진양기맥은 백두대간의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망설봉, 갈전산, 바랑산, 소룡산, 황매산, 철마산, 금곡산,성현산,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망룡산, 천황산, 집현산, 광제봉을 일으키고 남강 유역인 진양호의 남강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159.1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진양기맥 산줄기는 주로 남강과 황강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진양기맥의 서쪽 내지 남쪽의 물은 남강으로 흐르고 산줄기 동쪽의 물은 황강 내지 낙동강 본류로 흐른다.
남강과 황강을 가르는 산줄기로만 따진다면 한우산에서 좌굴산,집현산,광제봉,남강댐으로 가지 말고 한우산에서 응봉산,우봉산,돌문재쪽으로 가야 할 것이나 남강댐쪽이 거리도 25km쯤 더 길고 산세도 더 수려하며 진양호에서 맥을 다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종주자들이 남강댐쪽으로 이어가고있다.
진양기맥은  하동을 제외한 서부 경남의 전지역인 함양,거창, 합천, 산청, 의령, 진주등 6개시군을 지난다. 
 

 

새로운 산꾼을 만나 새로운 진양기맥 첫구간에서 맛 본 쓰라린 아픈 경험과 환상의 조망을 함께 즐긴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부모님 두분을 하늘나라로 보내 드리고 새해 들어 다시 바쁘게 산행을 즐기지만 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즐기는 산행쪽 보다는 조금 더 몸을 혹사시키며 이어갈 수 있는 맥 산행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강추위가 밀려 오며 등로 상태도 확실하지 않기에 선뜻 나서기가 주저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또 한달이 금새 달아 날 것 같아 큰마음 먹고 발길을 옮기는 진양기맥 산행이 되였다.

더군다나 다음주에는 유럽 본사로 출장을 떠나기에 한주일이 금새 지날 것이고 귀국하면 다시 구정이 돌아 오니 장거리 산행을 하기엔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2월 15일 이전에 남덕유산 구간을 오르지 못하면 진양기맥은 언제 떠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산행이 될 것 같아 조금은 무리라 생각하면서도 발길을 돌려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진주에 살고 계신 산꾼 한분이 블방을 방문해 같이 산행할 수 있는지 물어 오고 함께 오르기로 결정하고 나니 마음만은 조금 편안한 시간이 되였다.

더욱이 그 산꾼이 진양기맥을 거꾸로 완주한 경험이 있다고 하기에 더욱 기대가 되는 진양기맥의 출발 신호를 기다렸던 나날들이였다.

산행지로 출발하는 전날 저녁, 갑자기 옆지기와 딸 아이도 함께 동참 후 그곳 산행지 근방에서 쉬었다 올라온다기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즐겁게 떠나 본다.

 

너무나 춥고 소백산 칼바람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 와 서 있기조차 힘든 남덕유산 정상에 어렵게 오르니 발 아래 펼쳐진 산그리메가 모든 고통을 날려버리며 이 산객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남동쪽으로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진양기맥 마루금이 하얀 속살을 그대로 노출하며 환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하봉을 일으켰던 마루금이 잠시 남령으로 내려 앉았다 수리덤이란 명물 암릉을 일으키고 연속이러지는 암릉을 따라 월봉산을 다시 일으킨다.

그 월봉산 좌측으로 수망령으로 내려 앉았던 산줄기가 다시 금원산과 기백산을 일으켜 저 멀리 남쪽으로 달려가고 월봉산 뒷쪽으로는 몇년 전 어렵게 완주했던 거망산과 황석산 자락이 보일듯 말듯 다가 서 있다.

너무나 그리운 마음을 담아 진양기맥도 무사 완주를 할 수 있도록 기원하고 그 무섭게 불어 대는 바람을 피해 몇장의 사진을 더 담은 후 재빨리 진양기맥 분기봉을 떠나 머나먼 장도의 발걸음을 옮기는 뜻깊은 시간이 지나고 있다.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하는 시간까지도 진주에 살고 있는 산꾼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완벽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옆지기와 큰아이를 태우고 함께 출발하는 시간은 혼자 외롭지 않은 즐거운 여행같은 기분으로 출발한다.

여유롭게 옆지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애마를 달려 서상 IC를 빠져 나가니 진주 산꾼에게 전화가 오고 서상면 지난 육십령가는 삼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께 만나 약간은 미끄러운 도로를 타고 달려 도착한 영각사 앞 도로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장도를 오르기 전 영각사 이정석을 사진에 담으며 차갑게 얼어있는 세상을 깨워 본다.

이제 최소 8구간 정도를 진행해야 하니 진양기맥이란 이름을 위해 달려 내려와야 할 기회가 최소 7번은 더 있을 것이다.

전통사찰 제55호( 1973. 11. 3 등록)
영각사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사찰은 신라 헌강왕 3년(877) 심광대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조선조에 들어와 폐사된 절을 세종31년(1449) 원경스님이 중창한 이후 몇 차례의 중수를 거쳤다.
순조 34년(1834) 불의의 화재로 화엄전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전소되었으며 고종 23년(1886) 강용월대사가 중수한 후 많은 불제자를 배출하였다.
1950년 6.25 한국전쟁 당시 산신각과 창고만 남기고 전체 건물 및 화엄경판 81권 3,284판과 법망경 2권 각판 68매까지 모두 소실되었다.
화엄경판은 설파 상언대사가 감수하여 만든 것으로 문화재급의 가치가 있는 유명한 것이었다는데 소실되고 말았으니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후 1959년 해운스님이 화엄전을 1966년에 극락전을 복원하여 지난 날의 모습을 되찾아 수행 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6.25 한국전쟁 이전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일주문 까지 19동이 있었고 주변에 비로암. 봉황대를 비롯한 13개의 소속암자가 있었으니 그 규모에 있어 해인사에 버금가는 큰 수행도량 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유서깊은 영각사 앞에서 시작하는 진양기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출발하려는데 새롭게 다가온 승합차 하나가 멈추고 몇명의 산객들이 보이지만 그들은 새벽 식사를 즐기고 올라 온다는 이야기에먼저 출발하며 산행 후 수망령에서 만나기로 하고 옆지기와 딸 아이가 탄 애마를 먼저 보낸다.

늘 새로운 산꾼과의 만남은 설레이고 즐거운 일이다.

오늘 처음 만났지만 후덕한 인상의 산꾼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넓은 임도 위에 쌓여 있는 눈을 밟으며 걸어가니 금새 탐방지원센타 건물이 나타나지만 보이는 사람도 없이 황량한 겨울 찬바람만 휘몰아 치고 있다.

잠시 사진 몇장 더 남기고 계수대를 통과해 본격적인 진양기맥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처음 출발하면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기에 계수대를 통과하면서 나타나는 작은 굴곡에도 위험을 감지하고 잠시 등로 좌측으로 목책이 서 있는 구간에서 멈춰 아이젠을 착용하기로 한다.

산행 출발시간엔 생각보다 춥지 않아 다행이라 농담하며 출발을 했는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마자 차가운 겨울 밤바람이 온몸을 햘퀴듯 스치며 따가움을 넘어 고통을 안기기 시작한다.

어렵게 아이젠을 착용한 후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오르는 발길엔 무게감이 밀려 온다.

오랫만에 이마에 매달은 헤드렌턴이 낯설게 다가오지만 오랫동안 사용했던 물건이니 금새 친숙해질 것이다.

진주에서 온 산꾼도 생각보다 잘 따라오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산객보다 한참의 연상인 형님뻘이다.

 

많은 눈이 쌓여 키 작은 산북이 고개만 쳐들고 마지막 잎새만 바람결에 휘날리는 모습에 오랫만에 한겨울 산행의 묘미를 느끼며 걸어가니 영각공원지킴터에서 0.4 Km를 올라왔다는 이정표가 반겨주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다시 1.0 Km를 올라 왔다는 이정표를 만나 잠시 사진을 담으며 쉬어 본다.

걸어 오를땐 몰랐는데 사진을 담는다고 잠시 쉬고 있으니 금새 한기가 돌며 생각보다 강렬한 추위에 더 머물지 못하고 다시 출발한다.

그렇게 가파라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다시 영각공원지킴터에서 1.5 Km 올라 왔고 남덕유산까지는 1.9 Km가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능선 위로 불어 오는 한겨울 남덕유산의 바람이 더욱 강렬하게 울부짖으며 산객의 귓전을 때리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가쁜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는데 뒤따라 오는 산객이 있으니 쉽게 쉬어 가자고 이야기 하기도 어려워 계속 무거워진 발걸음만 옮기고 있다.

그래도 오랜 산행 경험으로 급하지 않게 자기 페이스를 잡으며 오르니 어느덧 사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저 멀리 나무 계단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그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니 그 끝자락에 이정표 하나가 서 있고 좌측 능선 방향으로 남덕유산까지 0.9 Km가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와 함께 영각공원지킴터에서 2.5 Km 올라 왔다는 이정표 하나가 보인다.

그 이정표가 서 있는 우측 방향으로는 탐방로아님이란 또 다른 경고판 하나가 서 있어 산객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영각재로서 이제 진양기맥의 마루금에 무탈하게 올라 오늘 하루을 여는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시간이 되였다.

 

영각재에서 잠시 사진 몇장 남기고 좌측 등로를 타고 오르니 그곳에 전망 바위가 눈에 덮힌채 서 있다.

시간을 보니 아침 7시 30여분을 지나고 있고 조금만 더 있으면 오늘 하루의 일출이 시작될 시간이기에 그곳에서 잠시 강한 바람도 피할 겸 멈춰 일출을 기다려 본다.

너무나 아름다운 조망과 풍경에 그저 가슴이 떨릴 뿐이다.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도 이렇게 온 세상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얼마만에 맞이하는지 기억조차 가물 거리고 있다.

가야산 우측인 남쪽의 우두산과 비계산 능선 위로 나무나 찬란한 아침 햇살이 떠 오르고 있다.

 

온 심장이 멈는듯한 흥분이 잠시 가라 앉으미 더 욱 또렷하게 떠 오르는 일출이 제대로 된 원형을 그리며 온 세상을 따뜻한 빛으로 데우고 있다.

얼마만에 만나는 가슴 벅찬 일출인지 기억조차 가물 거리는 시간이다.

찬란하게 떠 오르고 있는 일출 좌측 위로는 합천의 가야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북쪽으로 김천의 수도산 자락도 눈에 들어 온다.

오래 전 잡목 가지에 얼굴에 상처를 내면서 어렵게 종주한 기억이 떠 오르며 피식 웃음이 나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진주에서 합류한 산꾼도 그 아름다운 조망에 취해 있지만 이 산객처럼 호들갑을 떨지는 않는다.

갑자기 미안함과 무안함이 밀려오며 이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 와 남덕유산으로 향해야 함을 인지한다.

  

잠시 더 일출을 감상하고 남덕유산 우측으로 펼쳐져 있는 백두대간 삿갓봉과 무령산쪽을 바라보니 그곳에 또 다른 세상이 열려 있다.

정상 마루금에는 순백의 설경이 펼쳐져 있고 그 아래 7부 능선으로는 인간 세상이 열려 있는 듯 보이기도 하다.

너무나 환상적인 풍경을 가슴에 묻고 다시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오르니 해발 1440봉 헬기장이란 이정표 하나가 보이고 이제 남덕유산까지는 0.8 Km 가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가 보인다.

그곳을 지나 오르니 철계단이 나타나고 그곳을 타고 오르니 천상의 상고대가 가슴을 후벼 파고 있다.

숨이 막힐듯한 풍경에 그저 넋놓고 한동안 진행하지도 못한채 추위에 곱아 오는 손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 본다.

 

남서쪽으로는 이제 남덕유산을 다녀 와 걸어 가야 할 진양기맥의 하봉 능선이 찬란하게 빛나고 등로 우측 백두대간 마루금엔 아침 햇살이 들며 신들만의 세상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등로 우측 저 멀리 동쪽으로는 수도산에서 가야산까지의 아름다운 산그리메가 선명하게 자리하고 그 아래 저 멀리에는 우두산과 비계산 줄기가 언제 오르내며 반문하는듯 하다.

나뭇가지마다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진짜 상고대가 무거운 얼음 조각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바람이 불어오면 상고대가 부딫치며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고 있다.

마치 하얀 꽃잎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울음꽃이 핀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

 

너무나 황홀한 상고대에 다시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바빠진다.

특히 암봉 사이에 피어난 상고대는 굵은 얼음 고드름을 만들며 바람이 불면 둔닥하면서도 고운 음악소리를 들려 주고 있다.

한겨울 남덕유산에 올라 아름다운 음악 선율에 맞춰 가슴 떨리던 시절이 언제였던지 기억조차 가물 거리고 있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철 계단을 타고 강하게 불어 오는 겨울 남덕유 바람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며 오르니 등로 우측 저 앞으로 수많은 철 계단을 이어 정상으로 향해 있는 중봉이 가깝게 보이고 암릉 정상에 어렵게 오르니 일망무제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조망과 풍경이 그저 탄성만 나올 뿐이다.

남쪽으로 방금 전 이 산객이 올라온 영각사쪽 서상마을들이 펼쳐져 있고 그 우측으로 병풍처럼 둘러친 백두대간 마루금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백두대간 우측으로는 장수쪽 마을이 보이고 그 뒤로 장안산을 필두로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이 또한 고운 추억을 이야기 하고 있다.

눈을 우측 북동쪽으로 돌리니 삿갓봉 지나 무령산과 향적봉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은백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산객의 혼백을 빼앗아 그 위에 수를 놓는듯 하다.

 

무명봉 정상에 서서 북쪽을 바라보니 중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으로 수많은 철 계단이 놓여 있고 그 철 계단 좌우측으로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도 고고하게 그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황홀한 상고대가 반겨주고 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읽고 온 몸으로 느끼는 이 아름다움과 황홀함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것을...

이것을 보기 느끼기 위해 그 위험을 감수하며 다시 겨울산에 올라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중봉 저 멀리 하얀 은백의 머리를 곱게 단정하고 오는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남덕유산의 정상부도 눈에 들어 온다.

 

그 무명봉 정상을 지나 바위를 타고 잠시 안부로 내려갔다 다시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철 계단을 타고 중봉으로 오르며 남쪽을 살펴 보니 방금 전 지나 온 하얀 암봉의 무명봉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나고 그 아래로 서상면 마을들이 하얀 눈을 덮어 쓰고 누워 있으며 그 우측으로 병풍처럼 길게 늘어진 백두대간 마루금이 할미봉과 영취산을 일으키고 그 뒤로 백운봉을 지나 만복대에서 좌측인 동쪽으로 반야봉과 지리산 천왕봉으로 이어지고 만복대 우측으로는 곡성의 동악산과 곤방산 자락이 그 높이를 자랑하며 서 있다.

보면 볼수록 그 아름다움에 빠져 버릴 것 같은 시간이다.

저곳에 몇번인가 오르며 만들었던 고운 추억속에 남아 있는 산친구들의 얼굴도 떠 올려 보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강한 바람이 산객의 몸조차 지탱하기 힘이 들 정도로 불어오며 철 계단을 오르는 시간에도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렇게 사진을 담으며 조심하며 오르니 앞서 가던 진주의 산꾼은 너무나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 남덕유산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포기하고 뒤돌아 내려간다.

한발 두발 어렵게 중봉 정상에 오르니 나무데크로 된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 역시 일망무제이다.

하지만 잠시도 서 있기 힘든 강렬한 바람에 몇장의 사진만 어렵게 담은 후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북쪽을 바라보니 하얀 꼬깔모자를 쓴 남덕유산 정상부가 아주 가깝게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다.

 

남덕유산 중봉에서 바라 본 남쪽의 백두대간 마루금 우측의 장수쪽 마을과 산그리메가 환상이다.

백두대간이 이진산을 서쪽으로 이어 진행해 오다 만복대쪽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 북쪽으로 이어져 이곳 남덕유산으로 올라오고 그 올라 오는 중간에 백운산 지나 영취산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를 우측인 서쪽으로 보내는데 그 시발점이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장안산이다.

그 장안산을 따라 우측인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금남호남정맥의 팔공산과 덕태산을 타고 흐르다 나즈막한 마이산까지 빚어 놓았다.

그 우측으로 돌아가며 연석산과 운장산 그리고 북두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알프스가 반겨 준다.

이처럼 아름답고 기가 막힐 황홀한 풍경과 조망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떨리는 가슴은 진정이 되지 않고 자꾸만 울렁거리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강한 바람이 불어 오는 중봉에서 조망을 즐긴 후 미끄러운 암봉을 내려 와 안부를 지나니 이제 완전 다른 세상이 열려 있다.

처음에는 눈꽃이라 생각했던 하얀 눈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이 불어오면 둔탁하면서도 멋진 화음을 만들어 즐거운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눈꽃이 아닌 얼음이 녹았다 얼기를 반복한 두꺼운 상고대 그 자체였다.

손을 잡고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 상고대가 나뭇가지 가지마다 열려 한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고 그 상고대 아래 펼쳐진 장수마을과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이 황홀하게 가슴에 남겨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같은 상고대이지만 그 모양과 모습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상고대도 만난다.

어쩜 이리도 아름답고 환상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날이 오면 이 아름다운 ㅏㅇ고대는 모두 녹아 물이 되고 그 생명의 물을 받아 매마른 나뭇가지엔 푸른 초록이 넘실 거리는 푸른 바다를 이룰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신기하고 멋진 자연의 조화이자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남덕유산 가는 길에 잠시 비어 있는 공간으로 내려다 보이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다시 잠자는 산객의 마음을 뒤흔들고 다시 한번 저 장쾌한 마루금을 타고 남진이라도 해보고픈 마음 간절해 지는 시간이다.

덕유산 장수서봉을 지나 할미봉을 넘으면 잠시 육십령으로 내려 앚은 마루금은 그 높이를 솟구쳐 긱대봉과 덕운봉을 지나 금남호남정맥을 분기하는 영취산과 백운산을 들어 올린다.

그 영취산에서 분기한 금남호남정맥은 서쪽으로 장안산을 들어 올리고 신무산과 팔공산을 지나 한번쯤 오르고 싶은 선각산과 덕태산을 잉태한 후 마이산 지나 금남지맥의 연석산과 운장산 그리고 호남알프스를 이루고 있는 북두봉이 정상에 하얀 털모자를 쓰고 이어져 있다.

그 금남호남정맥 저 멀리로는 만복대와 반야봉 지나 좌측인 동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방긋 웃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다 하늘을 덮고 있는 절정의 상고대에 마음이 끌려 이것이 맥 잇기 산행임도 잠시 잊은채 자연에 몰두해 버린다.

하얀 나뭇잎이 달려 바람결에 흔들리듯한 착각속에 한동안 다양하게 펼쳐진 상고대를 바라보니 그곳에 만물의 이치가 숨겨져 있는듯 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잔가지 위에 자기 두께의 열배가 넘는 넓이를 늘어 뜨리고 드높은 파란 하늘을 향해 손을 버리고 서 있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기까지 하다.

맥 산행이든 아니든 그것은 이 시간 아무 문제가 없는 그저 말에 불과한 단어일 뿐이다.

 

그곳 상고대 터널을 지나 다시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바람이 잔잔한 안부에 먼저 올라 온 세명의 등산객들이 잠시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를 피하고 있다.

인사를 나누니 너무나 강렬한 칼바람이 불어 와 잠시 지체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배낭까지 벗어 던지고 바람을 피해 내려 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준다.짧은 계단을 타고 오르니 남덕유산 정상석이 서 있는 남덕유산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등산객들의 말처럼 잠시 서 있기조차 힘이 들 정도의 태풍이 불어 온다.

소백산의 겨울 칼바람보다 더 강렬한 바람이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바람이다.

산림청에 들어가 남덕유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백두대간상에 있는 남덕유산은 거창군과 함양군 그리고 장수군의 경계선에 솟아 있다.
덕유산 산행하면 으레 향적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거의 모든 등산로가 향적봉을 향해 뚫려 있으나 등산인들이 별로 찾지 않는 남덕유도 향적봉에 견줄만한 산세를 지닌 산이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 오르는데 천지 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또한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의 첫물길이다.
삿갈골샘에는 대피소가 있어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악인의 쉼터로 인기 있고 동서 사면은 가을 단풍이 특히 좋다.

그리고 적설량이 많아 설경  뛰어난 산으로 겨울 산행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몇번인가 올라 봤던 남덕유산이지만 오늘처럼 환상의 풍경과 조망을 만난적은 없는 듯 하다.

 

북서쪽으로는 장수덕유라 불리는 덕유산 서봉이 하얀 눈을 덮고 봄으로도 당당하게 서 있다.

마음 같아서는 한걸음에 다녀 오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오늘은 멀리 진양기맥과 처음 만나 인사하는 날이라 다음으로 미뤄 본다.

다만 몇번 오르며 쌓았던 산친구들과의 추억을 잠시 꺼내 그때 그날을 회상해 본다.

지금은 어느곳에서 어떤 산행들을 즐기고 있을련지...

 

북동쪽으로는 남덕유산 정상 이정표 뒤로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백두대간 마루금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가까이에 삿갓봉이 보이고 그 삿갓봉을 넘으면 삿갓재 대피소가 존재하겠지만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두어번 머물며 많은 산친구들과 인생을 이야기 했던 곳이고 또한 옆지기와의 고운 추억이 깃든 곳이기에 영원히 잊지 못할 곳이기도 하다.

그곳 삿갓봉을 지나면 덕유평전을 지나 무룡산이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백암 삼거리와 중봉을 넘으니 드디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이 보이고 그곳 좌측 저 멀리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적상산이 별도의 독립된 산으로 우뚝 솟아 있다.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떨리고 설레이는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남서쪽으로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백운산으로 힘차게 뻗어 내려가고 그 끝자락인 백운산에서 우측으로 금남호남 정맥인 장안산을 필두로 팔공산과 우측 저 멀리 운장산까지 산그리메 물결을 이루고 있다.

장수군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병풍이 둘러쳐진 듯한 그런 풍경이 너무나 멋지게 다가 온다.

모두 한번 이상은 걸어 봤던 산줄기들이지만 이렇게 내려다 보는 그림은 또 다시 잠자는 산객의 상상력을 일깨우고 있다.

 

멋진 풍경과 조망을 즐기며 몸이 날아갈듯한 강풍을 참으며 머물다 보니 이제 얼굴에 동상이 걸릴듯 따가워져 온다.

몸을 웅크리고 잠시 북동면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상고대의 진풍경을 담아 본다.

바람이 불때마다 상고대가 뒤엉켜 울어대는 울음 소리가 귓전을 더욱 애달프게 간지럽히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눈과 바람 그리고 온도와 햇빛이 만들어 낸 자연의 위대한 마술에 그저 벌린 입을 다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남덕유산 정상에서 시간을 보낸 후 잠시 셀카를 이용해 사진 한장 남기고 싶어 장치를 해 보지만 너무나 강렬한 바람으로 인해 카메라 장치를 할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스틱 집어 들고 강한 바람을 피해 남덕유산 정상을 내려 온다.

내려 오니 먼저 올라 온 세명의 등산객들도 처음 계획을 수정해 2명은 가장 빠른 등산로로 하산하고 한명한 계획된 동엽령으로의 산행을 실시 하기로 했다고 전해 준다.

인사를 나누고 내려오며 잠시 상고대 터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본다.

 

또 다른 모습의 상고대로서 바쁜 산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못 이기는 척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몇장의 사진을 담아 보지만 사실은 맥 잇기 산행이란 산행 본연의 의미도 잊은 채 자연을 즐기고 픈 마음이 간절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고대란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것으로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있는 것을 말하는데 다른 말로는 수상 즉 나무서리라고도 한다.

춘천지역처럼 주변에 댐이나 강같이 물이 많고 지형이 분지의 형태인 곳에 상고대가 많이 피며 특히 물이 많은 지역에서는 대기와의 기온차로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상고대를 많이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중봉으로 내려가다 더욱 넓어진 폭을 가진 상고대를 만나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참으로 황홀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 상고대 아래 저 멀리 펼쳐져 있는 마을과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조화를 이루며 더욱 황홀감을 전해 준다.

조만간 다시 머신 상고대로 유명한 산에 올라 오늘을 기억하며 추억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 보는 시간이다.

이제 조금은 빠른 발걸음으로 진주 산꾼이 기다리는 영각재쪽으로 내려가 본다.

 

내려가다 중봉이 내려다 보이는 상고대 터널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좌측의 암봉과 상고대 지역 우측 저 멀리 많은 계단이 놓여 있는 중봉이 아름답게 솟아 있고 그 우측 아래로 함양의 서상면 마을이 멋지게 펼쳐져 있다.

그 마을 끝자락 저 멀리 우측의 만복대와 반야봉을 시작으로 좌측으로 우뚝 솟아 있는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아스리하 산객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자주 볼 수 없는 지리연봉의 아름다움에 그저 넋빠지 사람처럼 잠시 멍한 상태로 응시하고 있다.

 

이제 내려가는 등로 우측으로는 장수군 장계면과 계북면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그 우측 저 멀리에는 금남정맥의 연석산과 운장산 그리고 구봉산이 연봉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너무나 깨끗한 조망과 파란하늘이 산객의 가슴을 더욱 시리게 만들고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선사 받고서는 어찌할 바를 모를 지경이다.

이런 풍경과 선물이 있어 어려운 겨울 산행을 다시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방금 전 넘어 온 중봉의 거대한 암봉이 눈 앞에 나타난다.

남덕유산을 가기 위해 올랐던 중봉과는 다른 모습으로 이 산객의 가슴에 남겨지는 모습이다.

이제 저 거대한 암봉을 계단을 타고 넘으면 다시 영각재로 내려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접속구간이 아닌 정상 진양기맥의 마루금을 맥 잇기 산행의 하나로 걸어 내려가며 느끼는 자연의 경외로운 풍경이기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철 계단을 타고 어렵게 중봉 정상에 올라 뒤돌아 보니 하얀 순백의 설원이 펼쳐져 있고 그 저 멀리 정상부에 남덕유산이 강렬한 바람에 맞서 당당히 서 있다.

하지만 하얀 순백의 설원은 그저 단순한 설원이 아닌 상고대의 전시장이 되어 이 산객의 바쁜 발걸음을 잡을 정도로 황홀한 곳이기도 하였다.

언제 다시 이런 호사스런 산행을 다시 즐길 수 있을지 아쉽기만 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많이도 보고 사진으로 담았지만 다시 보니 더 그리운 진양기맥 마루금이 환상의 풍경으로 남아 있다.

무명봉 지나 영각재로 잠시 내려 앉았던 마루금이 하봉을 일으키고 다시 남령재로 가라 앉더니 금새 칼날봉인 수리덤이 우뚝하고 월봉산까지 이어지는 암릉이 그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아름다움만 보여주고 있다.

그 뒤 저 멀리 거망산과 황석산이 솟아 있고 그 우측 저 멀리 시원하게 펼쳐진 지리 연봉들이 가슴에 남겨지는 시간이다.

맥 잇기 산행만 아니라면 그저 이곳에 주저 앉아 이 황홀한 풍경속에 취하고 싶은 하루였다.

 

이제 중봉을 내려 와 마지막 무명봉 위에 오르니 저 멀리 중봉에서 내려오는 철 계단 위에 먼저 올랐던 산객 3명 중 2명이 뒤따라 내려 오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북사면에 남아 있는 황홀한 눈꽃과 상고대를 바라보며 잠시 취했다 저 멀리 내려다 보니 또 다시 아름답게 펼쳐진 백두대간 마루금과 영취산에서 우측으로 가지를 친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이 추억을 말해주며 다시 한번 조우를 꿈꾸고 있다.

그 영취산 넘어 저 멀리 백두대간 시발점인 지리산 천왕봉이 우뚝하고 우측으로 이어지며 이어진 지리연봉이 발길을 옮기지 못하게 만든다.

 

다시 방향을 바꿔 바라보니 무명봉 넘어 저 멀리 진양기맥 상 중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곳을 지나니 1200봉이 보인다.

잠시 남령재로 가라 앉은 산줄기가 다시 솟아 올라 칼날봉인 수리덤을 세우고 그 뒤로 월봉산이 보이며 그 좌측으로 흘러 금원산과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이 환상이다.

그 진양기맥 상 월봉산에서 좌측 금원산이 아닌 직진으로 진행하면 함양의 대표적인 명산인 거망산과 황석산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다시 안부 지나 마지막 ㅂ부명봉으로 내려와 뒤돌아 보니 철 계단으로 촘촘히 이어 놓은 중봉의 드높은 암봉이 저 멀리 멀어져 갔고 그 뒤로 하얀 설백을 이룬 남덕유산의 자태가 산객의 말문을 닫게 만든다.

다녀 올 때의 어려움과 고통은 이미 사라지고 그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그저 감탄사만 연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진주의 산꾼을 만나 이제 진양기맥 산행에 집중을 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무명 암봉을 내려가기 아쉬워 다시 한번 남서쪽을 내려다 보니 눈 덮힌 시원한 서상쪽 넓은 들판과 그 우측으로 길게 뻗어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 그리고 그 우측으로 가지를 친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이 또한 그 아름다움을 백두대간 산줄기 못지 않게 당당하게 드러내며 자랑을 하고 있다.

모두 올랐던 추억이 있는 산줄기들이기에 그 작은 한조각의 추억까지 꺼내 잠시 미소를 지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그때도 무척 많은 심설이 내려 쌓여 있었고 홀로 오르며 외로움을 탔었는데 오늘 역시 그 기분 그대로 다른 산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계단을 내려 오며 아쉬운 마음에 앞을 내려다 보니 다시 그곳에 천상의 아름다운 진양기맥이 펼쳐져 있다.

하봉 지나 1200봉과 전망대 그리고 수리덤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부드러운듯 가파르게 이어지고 그곳 칼날봉에서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역시 부드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저곳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고 결국 월봉산 직전의 1234봉에서 눈에 쌓여 있는 암봉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상남리로 탈출하는 아쉬움을 남겼으니 다시는 이곳 월봉산 능선은 눈 내힌 겨울에는 등반을 중단해야 할 구간임을 제대로 배운 시간이기도 하였다.

 

이제 마지막 암봉을 철 계단을 타고 내려 와 뒤돌아 보니 마지막 무명봉과 붕봉으로 이어진 칼날 능선의 암벽에 붙어 있는 잔가지 위 상고대가 다시 산객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고 있는지 단단하게 붙들려 있던 상고대들이 나뭇가지를 벗어 나 절벽으로 떨어지며 비명같은 소리를 지르고 있다.

그만큼 산행하기에는 악조건 이지만 이렇게 조망과 풍경만을 생각해 보면 이같은 날씨 역시 행운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조심 조심 눈 쌓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드디어 영각사를 다시 만난다.

이곳 우측으로 나 있는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영각사로 다시 내려갈 것이지만 오늘 이 산객들은 탐방로아님이란 비법정 등로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가슴 아픈 시간이기도 하다.

왜 이곳 영가재에서 남령까지 출입금지 지역으로 묶였는지는 이해하기 힘이 들지만 출입을 통제해야 할 트결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불법임을 알면서 그 비법정 등로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제 미지의 산길을 타고 걸어가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유명한 남덕유산 등로보다는 사람의 발길도 뜸하고 지나다닌 흔적조차 희미하기에 완전한 러썰은 아니지만 러쎌을 하며 진행해야 하는 어려운 구간이다.

더욱이 출입금지까지 해 놔 마음의 부담이 심한 구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영각재를 지나 비법정 탐방로를 타고 하봉으로 오르다 잠시 뒤돌아 보니 무명봉 지나 중봉과 남덕유산으로 향하는 마루금이 아름답다.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러썰을 하며 진행하니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힘은 들지만 나름 겨울 산행의 묘미를 즐기는 시간이다.

오르다 힘이 들어 뒤돌아 보면 남덕유산으로 향한 마루금 우측으로 저 멀리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백두대간 마루금이 가슴속으로 파고 든다.

그렇게 무아지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오르니 금새 1363봉인 하봉에 도착을 하지만 잡목들로 인해 조망은 별로 볼 것이 없다.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여 잠시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하봉을 지나 내려가다 앞을 보니 1200봉 지나 남령으로 내려 앉았던 마루금이 수리덤인 칼날봉을 일으키고 계속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암릉들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산객을 부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 날카로운 칼을 숨기고 무심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자르려는 응큼한 마음도 숨기고 있음을 지금은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정상적인 산행이 아닌 고통과 고난속에 탈출을 해야 했던 안타까운 시간으로 남겨지는 이유를 만들고 말았다.

월봉산 좌측으로는 진양기맥의 금원산과 기백산이 올려다 보이고 월봉산 뒤쪽의 직진 방향으로는 거망산과 황석산이 가물거린다.

 

잠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니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등로 옆 양지 바른곳에 앉아 늦은 아침밥을 먹는다.

잠시 아침 밥을 먹고 나니 한기가 일어나고 온 몸이 떨리며 추위가 엄습해 온다.

재빨리 배낭 챙겨 조금은 빠르게 내려가니 다시 체온이 오르고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 온다.

안부를 지나 잡목이 있는 무명봉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이제 하봉 넘어 무명봉과 중봉이 삼각형을 이루며 겨울 풍경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무명봉을 지나니 조금씩 키 작은 산죽들이 보이고 이곳에서 거꾸로 남령에서 출발해 남덕유산으로 오르는 단체 드안객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

속으로 약간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제부터 눈 위를 밟으며 길을 만드는 러썰은 안해도 되기 떼문이다.

진행하다 등로 우측으로 펼쳐진 할미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마루금에 눈길을 빼악겨 자꾸만 힐끗거리게 된다.

 

그렇게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진행을 하니 하얀 눈이 덮혀 있는 헬기장에 도착을 하는데 지도를 살펴봐도 헬기장 표시는 없다.

한쪽 구석에 서 있는 삼각점 안내판을 살펴보니 1013.3미터로서 함양 421번 삼각점이 바로 안내판 앞에 박혀 있다.

이곳 헬기장과 삼각점 봉에서도 한동안 머물며 많은 풍경을 사진에 담고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방향을 살펴 보니 바로 앞에 남령재가 잘룩하게 들어가 있고 그 넘어 저 멀리 수리덤의 칼날봉에서 저 멀리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암릉 구간이 제법 멋진 위용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서 있다.

그 월봉산 지나 좌측으로는 금원산과 기백산 줄기도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등로 우측으로는 백두대간 상 할미봉의 암봉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어 줌으로 당겨 보니 환상 그 자체이다.

근육질 남성미를 한껏 뽐내며 근육 자랑을 하고 있는 할미봉 넘어 저 멀리 희미하게 수락봉과 법화산 자락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또한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늘 어둠속에 오르며 아쉬움을 달랬던 백두대간 마루금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조망을 하다 보니 또 새로운 산줄기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그런 시간이다.

 

다시 고개를 지나 온 북쪽으로 돌리니 방금 전 걸어 내려 온 1200봉과 하봉인 1363봉이 하얀 눈을 가슴에 품고 아름답게 누워있고 그곳 넘어 중봉과 남덕유산 정상부가 머리만 내밀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방금 전 다녀 온 산처럼 느껴지지 않을만큼 아름답고 멋진 풍경으로 계속 이 산객의 가슴에 쌓이고 있다.

 

남령재 지나 올라야 할 수리덤을 당겨 담아 보니 생각보다 진행하기에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는 것과 진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한 시간이 되였다. 

1주일 전 대전의 산악회가 많은 인원을 모시고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완주를 하였다는 후기글을 읽었기에 아무 걱정 없이 내려 왔지만 그 1주일 사이에 다시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이곳 진양기맥 등로는 완전히 샐로운 등로가 만들어져 있고 그 위에 눈까지 내려 덮혀 있어 여간 고생한 산행이 아니였다.

그래도 수리덤의 칼날봉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암봉이란 생각이다.

 

그 헬기장에서 내려 와 잠시 산죽과 잡목 지대를 지나니 다시 넓은 공터에 도착을 하고 처음에는 그냥 공터라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묘지가 있는 곳이였다.

그곳에서 다시 진행 방향으로 수리덤을 올려다 보니 그 수리덤의 칼날봉의 모습이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온다.

같은 봉우리이지만 그 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이 신기해 한동안 바라보고 진행을 하지 못한다.

 

그 넓은 공터같은 묘지에서 다시 조망을 즐긴 후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3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남령재의 2차선 포장도로 위로 내려서서 잠시 긴 호흡을 해 본다.

남령은 해발고도가 910미터로서 경남 거창군 북산면과 함양군 서상면을 이어주는 경계 지점에 위치한 고갯마루로서 옛날부터 수목이 울창해 쪽과 같다하여 남령이라 불렸다는데 오늘 보니 울창한 숲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저 일반 다른곳의 고갯마루와 다를 바가 없다.

이곳에서 수리덤 방향으로 바라보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러쎌이 전혀 되어 있지 않고 눈도 제법 내려 쌓여 있어 진주 산꾼은 스패츠를 착용하지만 이 산객은 오늘따라 스패츠도 준비하지 안아 고생 좀 한 산행이 되였다.

 

거창군관광안내판과 월봉산등산로안내판이 서 있는 남쪽 방향으로 들어서니 발목 이상으로 빠지는 눈이 계속 쌓여 여간 어렵게 진행 되지 않는다.

지난주 많은 등산객들이 지나간 발자국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 발자국 위에 다시 내린 눈이 쌓여 이미 지나간 선답자들의 발자국의 잘 보이지도 않는다.

새로 러쎌을 하며 걸어가니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지체되는데 속도는 전혀 나지 않는다.

다만 암릉 구간이 얼어 위험한 것을 알았다면 이곳 남령에서 오늘 산행을 일찍 접고 옆지기와 이곳 주위나 둘러 보는 여행으로 대체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 시간이다.

어짜피 다음에 한번 더 내려 와 이곳 남령에서 바래기재까지 걸어가야 하니 말이다.

 

눈 덮힌 평이한 등로를 타고 러쎌을 하며 진행하니 등로는 서서히 오르막 등로로 변해 더욱 두 다리에 느껴지는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주 능선에 올라 잠시 좌측 절개지 끝으로 가 살펴 보니 저 멀리 남덕유산으로 이어진 마루금이 너무나 선명하면서도 아름답게 다가오고 그 멋진 풍경을 그냥 두고 진행 할 수 없어 잠시 쉬어가며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등로 우측인 서쪽을 바라보니 함양의 서상면 마을 넘어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 상 할미봉이 멋지게 솟아 있고 그 뒤로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 마루금들도 얼굴을 내밀고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고 있다.

 

방금 전 올라 온 남령방향으로는 바로 발 아래에 남령이 내려다 보이고 순백의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하봉과 중봉을 거쳐 저 멀리 남덕유산 정상부가 머리만 빼꼼히 내밀고 멀어져 가는 발걸음을 아쉬워 해 준다.

오늘은 이렇게 헤어지지만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기에 그때를 기약하며 아쉬움도 안타까움도 모두 털어 내고 뒤돌아 서는 시간이다.

 

남덕유산 정상 우측으로는 백두산으로 향하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7부 능선 위로 하얀 면사포를 쓴 채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그 아래 인간 세상은 이제 서서히 상고대와 순백긔 눈이 녹으며 볼품없는 풍경이 되어 가고 있다.

남덕유산 우측으로 삿갓봉을 찾아 더듬어 올라가니 잘록한 안부 한가운데에 삿갓봉대피소가 조그만 점으로 보인다.

너무나 반가워 줌으로 당겨 보니 이제서야 제대로 된 모습이 눈에 들어 오고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몇장의 사진을 나겨 본다.

저 삿갓재대피소와 그 아래 황점에서의 고운 추억들을 꺼내 다시 한번 그리웠던 산친구들의 얼굴들을 떠 올려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주 능선으로 뒤돌아 나와 수리덤 방향으로 진행을 하니 옛 남령이 보이고 능선 등로엔 무릎보다 더 깊은 눈들이 쌓여 있고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에는 자연이 만들어 준 고귀한 예술 작품들이 널려 있다.

눈과 바람 그리고 온도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풍경의 예술품들을 감상하며 조금씩 조금씩 교대하며 러쎌로 뚫으며 진행하니 잡목 사이 저 앞으로 거대한 암봉 하나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온다.

 

어렵게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첫번째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나타나는데 그곳에서 잠시 우측 암봉을 올려다 보니 온통 바위 표면이 얼음으로 덮혀 매우 미끄럽고 그 바위 위에 작은 바위 하나가 더 얹혀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잠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거리 표시가 없는 이정표 하나가 보이고 그곳에서 뒤돌아 보니 지나온 남덕유산 능선이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 남덕유산 우측으로는 삿갓봉 지나 삿갓재대피소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또한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그렇게 여유롭게 즐기며 천천히 진행하니 보이지 않더 많은 아름다움을 품속에 넣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다.

다만 오늘 처음 만나 함께 동행하는 진주 산꾼이 아직까지는 잘 뒤따라 오고 있지만 암릉과 장거리 산행에는 어떨지 그것이 조금씩 걱정이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좌측 우회 등로를 타고 올라 주능선으로 올라서니 다시 일망무제 거침없이 펼쳐진 조망이 아름답고 특히나 등로 좌측 저 멀리 오래 전 어렵게 종주 산행으로 올랐던 김천의 수도산에서 단지봉 지나 합천의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줄기가 가슴을 설레이게 만든다.

그 멋진 산줄기 앞에는 흰대미산 능선이 언제 만날 수 있느냐며 손짓을 하고 있기도 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발걸음 멈추고 무심으로 바라 보는 순간이다.

 

그렇게 좌측을 보면 가야산과 수도산이 다시 등로 우측을 바라보면 백두대간 마루금과 할미봉이 손짓을 하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을 것 같은 시간이다.

다만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는 눈과 암릉이 진행하는데 여간 걱정스럽지 않고 또한 이런 속도로 진행하면 언제 수망령에 도착할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자세히 보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지난주 대전의 산악회에서 온 등산객들은 이곳을 어떻게 그리 빨리 통과 할 수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진행하다 앞을 보니 첩첩산중 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연속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걱정되는 시간이다.

 

다시 진행하다 뒤돌아 보면 남덕유산과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황홀하다.

직접 걸어도 보고 주위 산에 올라 바라도 봤던 곳들이지만 오늘 이곳에서 만나 조망과 풍경은 그동안 만났던 그 어느때보다 더 황홀하고 환상ㅈ적인 모습으로 남겨질 것이 확실하다.

참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뒤돌아 보면 방금 전 넘어 온 첫번째 암봉 위에 쌓여 있는 눈들이 사진에 담겨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첫번째 망봉을 무사히 넘어 진행하니 다시 산죽길이 나타나고 그곳을 넘어 걸어가니 바로 코 앞으로 1167봉인 수리덤 일명 칼날봉이 나타난다.

잠시 산죽을 헤치고 내려가니 바람이 잦은 곳에 도착 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준비한 과일과 오미자주 한잔으로 몸을 데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배를 채웠으니 출발을 해야 하는 시간, 고드름 같은 상고대 저 멀리 금원산과 기백산 능선이 아름답게 다가 온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고드름처럼 단단한 얼음이 작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상고대 넘어 저 멀리 다음 구간에 올라야 할 금원산과 기백산 마루금이 넘실 거린다.

몇년 전 이른 봄, 홀로 서울에서 용추계곡으로 들어 와 기백산에서 금원산과 거망산을 거쳐 황석산을 마지막으로 다시 원점 회귀 산행을 즐겼던 추억을 떠 올려보곤 저 능선을 대비하며 웃음을 웃어 보는 시간이다.

참으로 어렵게 수리덤을 좌측으로 우회해 다시 주능선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고생해서 그런지 더웃 멋지게 각인되고 있다.

처음에는 철 계단을 타고 다시 수리덤 위로 오르다가 잘못된 점을 알고 좌측 남쪽으로 옳바른 방향을 잡아 참으로 우여곡절속에 진행하는 진양기맥 첫구간이다.

 

 

그렇게 어렵게 수리덤 즉 칼날봉을 넘으니 다시 주능선으로 오르고 그곳에서 평이한 눈덮힌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한 후 뒤돌아 보니 방금 전 그토록 어렵게 넘었던 수리덤과 남덕유산 등로가 이제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온통 바위로 덮혀 있는 월봉산 가는 등로가 눈이 없을 땐 스릴 만점의 등산코스처럼 보이지만 한겨울 눈내린 게절에는 결코 추천해 주고 싶지 않은 등로로 각인도 되는 순간이다.

산은 늘 그곳에 있는 것을 무엇이 아쉬워 이토록 위험을 감수하며 올라야 하는지 걱정이 되는 시간이다.

 

그렇게 천천히 진주 산꾼을 돌보며 함께 진행하니 산행 속도는 전혀 나질 않는다.

이제부터는 하산 시간은 생각하지 말고 안전 산행만을 생각하자 다짐하며 걸어 보는 시간이다.

기다리고 있을 옆지기에게 많이 늦을 것 같다고 전화를 한 후 여유롭게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행을 해 본다.

앞 좌측 저 멀리 다시 금원산과 기백산 능선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수리덤을 넘어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는데도 위험한 칼날 등로가 이어지고 있다.

평소 같으면 즐기면서 진행해도 좋을 암릉길 같지만 오늘은 많은 눈이 쌓여 있고 각 바위마다 달려 있는 안전 로프조차 바위 표면에 얼어 있어 잡고 진행하기에 여간 어렵지가 않다.

지나온 수리덤과 남덕유산 그리고 앞으로 진행해야 할 암릉과 월봉산 지나 금원산과 기맥산 능선이 참으로 환상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다시 거대한 바위들이 나타나고 그곳을 안전 로프를 이용해 어렵게 통과한 후 뒤돌아 보니 생각보다 더 위험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어려운 암릉을 지나 조금은 편안한 등로가 열리는가 싶었는데 연이어 나타나는 등로는 여전히 위험한 암릉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하나가 나타나니 설상가상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한동안 암릉을 정신없이 넘다 보니 바로 앞에 고릴라인지 아니면 개코 원숭이를 닮아 있는 바위가 서 있는 암릉지대에 도착해 다시 등줄기에 땀방울을 빼 본다.

이곳만 지나 통과하면 이제 암릉은 졸업을 하는 것은 아닐까 기대섞인 희망으로 넘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바위지대가 산재해 있는 암릉을 어렵게 통과하니 다시 칼날 능선 위로 오르고 바람이 몰고온 깊은 눈속의 칼날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잠시 뒤돌아 보니 그곳에 환상의 그림이 펼쳐져 있다.

지나온 거친 암릉 끝자락에 봄으로도 너무나 당당한 수리덤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솟아 있고 남령을 넘어 오르면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이 산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진행할 땐 너무나 힘들어 육두문자가 튀어 나올 정도였지만 이렇게 위대한 두발을 이용해 진행하고 나서 뒤돌아 보면 더욱 황홀경에 빠질 수 있음을 오늘도 어김없이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암릉 구간을 지나니 고생했다고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등로는 완벽한 상고대 터널속으로 빨려 든다.

너무나 아름다운 상고대 터널에서 잠시 긴 한숨을 내쉬며 쉬었다 빠져 나가니 신비로운 자연의 조화가 눈 앞에 펼쳐져 있다.

눈과 바람 그리고 등로와 온도가 만들어 준 자연의 고귀한 선물이 바로 코 앞이지만 그 위를 진행하며 걸어야 할 이 산객은 죽을 맛이란 표현이 딱 들어 맞을 그런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잘못 밟으면 무릎 이상 빠지는 눈의 깊이 때문에 느린 발걸음이 더욱 느려지고 있다.

그래도 이제 바로 코 앞으로 다가 온 월봉산이 위안거리이다.

 

그곳 암릉과 상고대 지대를 지나니 길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걸어 갈 수 있는 억새 능선이 펼쳐지고 더욱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오랫만에 산행 자체를 즐겨 보는 시간이다.

앞을 올려 봐도 이제 남아 있는 암릉은 금새 넘을 것 같은 그런 모스이기에 더욱 안심을 하며 걷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가을 억새가 활짝 피어 있는 계절에 올라도 참으로 운치있는 곳일 것 같다는 느낌으로 걸어 본다.

억새 능선 저 앞으로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 좌측으로 하얀 솜사탕 같은 상고대가 활짝 피어 있고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월봉산이 바로 지척으로 다가 와 있다.

 

그 억새 능선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거리 표시는 없이 그저 남령과 월봉산정상이라 적혀 있는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다시 갚은 눈이 덮혀 있는 등로를 따라 어렵게 조금씩 조금씩 걸어 진행하니 등로 좌측 사면에 너무나 예쁜 상고대가 달려 있다.

멀리에서 봤을 땐 눈꽃처럼 보였는데 다가가 살펴보니 모두 고드름처럼 단단하게 매잘려 있는 상고대들이다.

잠시 발걸음 멈추고 사진 몇장 남기며 쉬어 간다.

이제 월봉산 정상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 와 있다.

 

억새 능선을 지나 다시 나타나는 암릉을 타고 오르다 잠시 뒤돌아 보니 그곳에 황홀한 풍경이 산객을 잡고 놔 주질 않는다.

지금까지 걸어 온 부드러운 능선 저 멀리 남성미 물씬 풍기는 근육질의 암릉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그 끝자락엔 수리덤이 솟아 있다.

그 수리덤 뒷쪽으로는 머리에 하얀 모자를 눌러 쓴 백두대간 마루금이 다시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등로 좌측으로는 거창의 평야와 비산비야 지대를 지나 저 멀리 의상봉과 비계산이 보이고 그 뒷쪽으로 김천의 수도산에서 합천의 가야산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조망과 풍경에 다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진행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다.

무엇이 이토록 진한 아쉬움과 설레임 그리고 그리움을 남기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늘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보는 순간이다.

 

다시 나타나는 근육질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암릉을 타고 넘으며 1234봉 바로 밑까지 진행하니 그곳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많은 눈을 덮어 쓰고 저 멀리 월봉산을 품고 있다.

아무리 갈길이 바쁘고 위험하다 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장의 사진에 담은 후 다시 진행을 한다.

진행을 하면서 봐도 정말 환상의 풍경과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암릉의 초입부를 지나 1234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바위에 도착해 오르려고 살펴보니 얼어있는 바위 위에는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있고 그 좌측 아래에는 천길 낭떨어지가 이어져 있다.

더욱이 그곳에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 간격이 넓어 안전 로프 없이는 오르기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아무리 찾아 봐도 로프가 보이질 않는다.

눈 덮힌 바위 위에는 눈에 덮힌 분재형 소나무 한그루가 아름답게 내려다 보지만 지금은 그 아름다움보다는 어떻게 이곳을 통과 할 수 있을지가 더욱 큰 관건이 되였다.

 

혼자였으면 어떻게든 올라 무탈하게 수망령까지 가겠지만 오늘은 다른 산객 한명과 동행하기에 그럴 수도 없다.

의견을 물어 보니 로프도 없는 상황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절벽이 공포감을 조성하였는지 도저히 오를 수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뒤돌아 내려가 첫번째 암릉을 내려 간 후 우측 사면 등로를 통해 1234봉을 우회하기로 결정을 한다.

잠시 내려가기 전 아름다운 산고대 사이로 펼쳐진 안타까운 월봉산 정상을 담아 아쉬움을 달래 본다.

 

뒤돌아 내려가는 산꾼 동료 한분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올라야 할 바위 위에 살아 있는 소나무 한그루와 그 바위 위에 쌓여 있는 풍경을 담아 본다.

이것이 오늘 진양기맥 상에서 만난 마지막 풍경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뒤돌아 내려 선다.

아쉽기는 하지만 벌써 산행 시간이 8시간을 넘어 9시간이 다 되어 가니 운동으로서는 충분한 시간이였던 것이다.

산이 어디 멀리 떠나지 않으니 이곳은 다음에 다시 오르면 될 것이다.

 

월봉산이 바로 지척으로 보이는 마지막 암릉인 1234봉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뒤돌아 내려 오는 마음이 아프지만 그것이 산행이고 그것이 안전한 길임을 알기에 이곳은 다음에 다시 한번 오르기로 한다.

우측 사면 등로로 내려가니 눈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져 이제 무릎까지 빠지고 그곳에서 혹시나 하고 1234봉 넘어 오를 수 있는 등로를 찾아 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아 그대로 탈출하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보이것과 달리 하산하는 것 자체도 역시나 3시간 이상 걸려 어렵게 일몰 시간에 맞춰 상남리 마을로 내려 왔으니 무탈하게 내려 온 그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에 의미를 부여 할 수 있을 것이다.

 

근 세시간 이상 걸려 어렵게 능선과 계곡을 번갈아 타며 내려 오니 인삼밭들이 보이는데 그저 밭만 있을 뿐 길이 없다.

참으로 요상한 마을이며 밭들이다.

그렇게 몇번인가 오르락 내리락 거르며 지처 갈쯤 마지막 인삼밭 가장자리에서 남아 있는 빵으로 간식을 먹고 힘을 내 걸어 내려가니 드디어 상남리 마을로 내려가는 시멘트 포장 임도를 만나 긴 한숨을 내 쉬어 본다.

고추밭을 내려 오며 탈출한 1234봉과 월봉산을 올려다 보니 마음이 아쉬우면서도 무탈하게 내려 왔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드는 시간이다.

 

상남리 마을로 내려가며 옆지기에게 전화 해 애마를 대기 시키고 배낭과 아이젠을 정리한 후 내려가다 밭에서 도로 우측을 바라보니 그곳에 오늘 이 산객들이 걸어 진행한 남덕유산에서 남령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등로가 한눈에 올려다 보인다.

지나면 아름다운 등로도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곳임을 잘 알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 본다.

 

마지막 마을로 내려가며 담은 월봉산 능선이다.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월봉산이고 그 좌측 바로 아래 높게 솟아 있는 곳이 바로 1234 암봉으로 그곳에서 그, 암봉을 오르지 못하고 이곳 상남리 방향으로 근 3시간 이상 탈출 해 내려 온 것이다.

올려다 봐도 참으로 멀고도 먼 거리이자 아쉬운 진양기맥 첫 구간이다.

 

 

상남리 마을로 내려가니 그곳에 옆지기와 큰 딸이 애마를 몰고 와 기다리고 있고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배낭 정리하고 애마를 몰아 가까운 영각사로 들어 간다.

그곳에서 진주 산꾼을 내려 드리고 마지막 인사를 한 후 빠져 나오는데 월봉산 가는 능선 위 수리덤 옆으로 아름다운 보름달이 둥그렇게 떠 올라 있다.

도로 위 한쪽에 애마를 정차 시킨 후 정신 없이 그 보름달을 담아 본다.

 

다시 37번 지방도로를 타고 상남리를 빠져 나오는데 더욱 선명한 보름달이 이제 수리덤 우측 능선으로 떠 올라 있고 참지 못하고 그곳에서도 몇장의 사진을 더 남긴 후 여유롭게 서상 IC를 통해 손님이 기다리는 금산으로 향한다.

금산에 도착해 도리뱅뱅과 어죽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일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서울로 복귀하니 저녁 9시를 넘겨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지만 오랫만에 두 다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걸었던 하루였기에 기분만은 최고의 시간이 되였다.

참으로 멀고도 힘든 산행이였지만 목표했던 수망령까지 가지 못해 아쉬움이 깊게 남아 있는 산행으로 기억될 듯 싶다.

하지만 너무나 좋은 암릉이기에 좋ㅎ은 날 다시 올라 여유롭게 주위 조망을 즐기며 걸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다음주엔 다시 유럽 본사로 출장을 다녀 오면 산행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다음주가 구정이니 말이다.

그 사이 몸 관리 잘 해서 2월 중순부터 1박 2일로 진행되는 호미기맥을 무탈하게 완주 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다만 산행 신청 인원이 애매해 어떻게 정리한 후 출발해 다녀 올 수 있을지 잠시 고민해 봐야 시기일 듯 싶다.

 

이제 진양기맥은 토요일을 기본으로 진주 산꾼과 함께 걸어 보기로 한다.

일과 건강 모두 소원처럼 이뤄지는 계사년 한해가 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읽어 주셔서 갑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