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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산행(완료)/명성지맥(한북·완)

명성지맥 제2구간 여우고개에서 도내지고개(문암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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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포천시의 한북명성지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구름이 낀 흐리고 간간히 바람이 불었던 산행하기 좋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7도에서 영상 19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여우고개(78번 2차선 지방도로)-시멘트 임도-장발장 펜션-파인힐 펜션-주 능선-

               잣나무 군락지-벙커봉-벙커봉 삼거리-지박고개-벙커봉-암릉 690봉-전망바위-

               730봉(사향산 이정판)-군부대 철조망-우측으로 우회-군부대 정문 시멘트 임도-

               바위봉-사향산(734.8봉) 삼각점-방화선 잣나무-672 굴뚝봉-방화선 내리막 등로-

               바위 우회등로-로프지대-낭유고개(339번 2차선 지방도로)-헬기장-로프지대-

               헬기장-바위지대-572 봉-568 바위봉-관음산(733봉) 삼각점-현위치 관음산 1.4(정상)-

               무명봉-태양열 판-119 산악 구조판-공터-산정리 갈림 이정표(관음골 삼거리 방향)-

               현위치 관음산 1.3 (7부능선)-갈림 삼거리-벌목지대-갈림 삼거리-잣나무 군락지-

               평강약용식물원 철조망-갈림 삼거리-갈림 삼거리-411봉-460봉-바위능선-501봉-500 환기봉-450 구덩이봉-442 말뚝봉-

               6번 송전탑-비포장 임도-340봉-삼각점봉-잣나무 군락지-묘지들-인삼밭-축사와 밭-도내지고개(43번 지방도로)-

               장터국밥과 현대카센타-운암리 도로 표지판-문암리 버스 정류장-태국군 참전비-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8.00 Km (접속구간 00.00 Km) 

산행시간 : 식사하고 휴식하며 사진 찍은 시간 모두 포함해 여유있게 그러나 꾸준한 속도로 06시간 45분 

               (07시 50분부터 14시 35분까지)

              

 

한북명성지맥이란 ???

한북명성지맥이란 한북정맥상에 있는 광덕산(1046봉)에서 두 줄기의 산줄기가 갈라지는데 한북정맥은 남동진하여 광덕고개로 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솟구쳐 백운산과 국망봉으로 이어지고, 또 한줄기는 남서진하여 내려가다가 830봉(광산골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자등현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솟구쳐 각흘산(838봉), 약사령, 명성산(923봉), 안덕재, 여우봉, 여우고개, 사향산(750봉), 낭유고개, 관음산(733봉), 도내지고개, 불무산(669봉), 방골고개, 보장산(555봉)을 거쳐 고소성리 영평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50여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아름다운 단풍 터널속을 걸으면서도 즐기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님 생각에 무거운 발걸음을 했던 시간들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마루금을 걸으며 선답자들의 도움을 받아 무탈하게 진행하였기에 가능하면 정상 산줄기에 충실해 산행을 하면서 단 한명의 후답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잇도록 산행 후기를 적으려 한다.

다만 너무 방대한 자료이기에 간혹 잘못 기술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산행 후기는 그저 참고 자료로 이용해 줄 것을 당부드리는 바이기도 하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도 없어 오랫만에 가까운 곳에 남겨 두웠던 명성지맥을 이어 가기로 한다.

아버님이 병원에 누워 계시니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 날지 몰라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도로가 막히는 명절을 이용해 다녀 오려던 명성지맥을 떠나기로 하니 그 기간이 벌써 2년이 다 지나고 있다.

오랫동안 들지 못했던 곳이기에 이 산객을 반겨나 줄지 또한 그 이어진 산줄기를 타고 계획된 산행은 잘 진행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답답한 마음을 내던지고 잠시 복잡한 세상사를 잊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해 창공을 날으는 새처럼 떠나보지만 역시나 마음 한구석엔 무거운 바위가 들어 앉아 발길을 붙잡는 시간이기도 하다.

새벽 일찍 일어나 전날 저녁 챙겨 놓은 배낭속에 점심 도시락과 간식거리 그리고 식수를 넣고 집을 나서 새벽 5시 30분 발 서울대역 2호선 전철에 몸을 실고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강변역에 내려 포천 이동가는 6시 20분 발 첫차의 차표를 구입한 후 음료수 한병을 더 구매하여 차에 오르자마자 단잠에 빠져 든다.

한시간 15분여를 달린 버스는 목적지인 이동에 이 산객을 내려주고 다음 목적지인 사창리를 향해 떠나고 그곳 이동 택시를 이용해 여우고개로 이동하니 시간은 벌써 7시 40여분을 지나고 있다.

집을 떠난지 꼬박 2시간 30여분이 걸려 이곳 여우고개에 도착을 하였는데 너무나 오랫만에 들려서 그런지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느낌이다.

 

생각보다 편안하게 마루금을 타고 진행 해 낭유고개를 건너 본격적으로 관음산 오르막 등로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굵고 많은 땀방울이 다시 흐르고 있지만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듯 그 비릿한 냄새가 한여름과 비교해 훨씬 덜하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지난 여름 불어 온 태풍에 쓰러진 많은 거목을 우회하며 오르니 생각지도 못한 너무나 고운 단풍이 등로에 펼쳐져 있고 그 아름다운 자연에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많은 사진으로 담아 본다.

다만 아직도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아버님 생각에 그 곱고 아름다운 단풍이 가슴에 들어 와 머물지 못하고 방랑자처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저 멀리 훨훨 날아가는 기분은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운 시간으로 남겨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이동가는 첫 버스에 탑승을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승객들로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이기에 깜짝 놀라 살펴보니 아마도 군부대로 면회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듯 보이는데 대부분이 아가씨처럼 보인다는 사실이였다.

배낭을 자리 앞에 두고 조금은 불편하게 자리에 앉았지만 금새 단잠에 빠져 들고 기사가 마이크로 목적지를 방송하는 소리에 깨 살펴보니 일동을 지나고 있다.

일동에서 이동까지는 15분여 걸리기에 다시 잠들지 않도록 주의하며 이동에서 무사히 내려 택시를 타고 2년전 어둠속에 내려왔던 여우고개 정상에 도착해 산행 준비를 하면서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고 들머리 옆에 서 있는 여우고개 안내판을 읽어 보는데 2년전에는 보지 못했던 안내판이다.

여우고개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구정보루에서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로 넘어가는 길에 위치한 고개로서 6.25 한국전쟁 전에 북한이 닦은 길이란다.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이곳에 머물면서 망을 보았다 곧 엿보았다 하여 엿본고개가 여우고개로 되였다고 한다.

또한 여우가 많이 서식하였는데 여름에는 양지쪽에서 겨울에는 응달쪽에서 살았다고 하여 여우고개라 불리게 되였다고도 한다.

한편 산정호수 남쪽에는 여우고개(고현)라는 마을이 있는데 여우가 자주 나타났다고도 하고 또는 궁예의 군사가 왕건 군사에게 패하여 명성산에 피난하고 있을 때 왕건군사들과 궁예군사들이 이곳에서 서로 눈치를 보면서 여우처럼 엿보았다고 해서 여우고개마을이라 부르게 되였다고 한다.

지명총람에 따르면 포천시에는 화현면 화현리와 군내면 직두리에도 여우고개가 있다고 되어 있으니 각각 노태고개와 굴고개의 오기로 보인다는 설명판이 서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아주 쉽게 생각했던 들머리를 잘못 이해해 잠시 출발하자마자 알바를 경험하면서 오늘 하루 일정이나 잘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한 출발이다.

이동쪽에서 올라오자마자 도로 우측에 여우재산장 입간판이 있고 좌측에 파인힐이란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좌측 파인힐쪽으로 나 있는 시멘트 포장임도를 타고 진행했으면 무난했을 것을 무슨 이유인지 영북면쪽으로 조금 더 걸어 가 그린힐 펜션과 남원 추어탕 입간판 사이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타고 들어가며 짧은 알바를 경험한다.

진행하다 올려다 보니 사진 좌측으로 군부대와 사향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이고 그 우측으로 이 산객이 걸어 가야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그렇게 그 포장도로를 타고 장암리 마을로 들어가니 선답자들이 담았던 시멘트 포장임도가 아닌 퇴근에 새로 포장된 듯한 일반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처음에는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 진행을 하니 올라가야 할 마루금이 내려갔다 오르고 그나마 금새 그 포장도로가 끊기면서 어딘가 잘못 되였음을 감지한다.

개 사육장이 있는 곳까지 올라 위를 올려다 보니 이곳 등로로 올라가면 군부대를 지난 지점의 마루금으로 올라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곳에서 잠시 발걸음 멈추고 올라 왔던 도로를 타고 다시 내려가며 2년전 어렵게 어둠속에 내려 온 여우봉쪽과 절개지를 담아 보니 그 절개지 아래에는 그 사이에 멋진 전원주택 몇채가 들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 온 산하는 완연한 추색이 감도는 변화된 풍경을 선사하고 있고 구름속에 숨어 있는 아침 햇살이 비추며 참으로 멋진 아침을 선사하고 있다.

 

다시 올라갔던 포장도로를 타고 내려가 작은 개울 위에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 우측의 민가 옆 밭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가 좌측 능선쪽으로 오른다.

생각보다 길이 잘 나 있기에 조심하며 오르니 드디어 이 산객이 찾고 있는 좁은 시멘트 포장 임도가 나타나가고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꺽어 오르기 시작한다.

지나 온 시멘트 임도를 바라보니 임도 양쪽으로 화려하게 물들어 가는 단풍이 반겨주고 그 끝자락 저 멀리에는 여우봉으로 이어지는 명성지맥 마루금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그 시멘트 임도를 타고 남쪽 앞으로 진행하니 임도 우측에 장발장이란 펜션이 보이고 그곳에서 뒤돌아 본 여우봉쪽 산세가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시멘트 포장 임도 우측에 장발장이란 펜션을 두고 계속 그 시멘트 포장 임도를 타고 완만하게 오르니 나즈막한 고갯마루를 넘어 저 멀리 임도 우측으로 파인힐 펜션이 보인다.

이 시멘트 포장 임도를 계속 타고 올라도 사향산 정상에 있는 군부대 정문에 도착할 수 있지만 마무리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아 있기에 오늘은 저 파인힐 좌측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곳을 통해 주능선을 타고 오르기로 한다.

온 세상이 모두 추색으로 변해 어디를 두도 사진에 담더라도 모두 근사한 작품이 되는 착각에 빠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파인힐 펜션 좌측의 주차장을 통해 능선쪽으로 오르니 잡풀이 무성한 비포장 임도와 이어지고 잠시 오르니 임도 좌측에 목조 건물을 지나 계속 오르니 저 멀리 아름다운 잣나무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잣나무 숲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꺽어 오르다 곧바로 좌측 잣나무 능선으로 치고 오르며 지맥 마루금 잇기 산행은 이어지고 있다.

선답자들이 띠지가 헷깔리는 등로 갈림길 마다 붙어 있어 산행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잣나무 숲을 가로 질러 오르니 갑자기 군사용 교통호가 나타나고 그 교통호를 따라 오르니 정상부에 숨어 있는 벙커가 나타난다.

그 벙커를 보니 잊고 지내던 남북분단의 아품이 전해지고 이곳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과 얼마 멀지 않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군사용 벙커를 지나니 그림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잡풀이 돋아났다 사라지려는 넓은 임도 좌측으로 소나무가 자라며 이채로운 등로를 만들어 준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마루금에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쉬면서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참으로 멋진 잣나무 가운데로 나 있는 넓은 임도 같은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짧은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그곳을 타고 오르니 이제는 가을빛이 더욱 선명한 활엽수와 잣나무가 조화롭게 이어진 등로가 나타난다.

또 다른 아름다움이 가슴속에 남겨지지만 어릴적 아버님과 땔감을 준비하기 위해 산에 오르며 가기 싫어 그 아름다움을 잃어 버렸던 추억을 꺼집어 내보는 시간이다.

보고 또 봐도 너무나 멋진 환상의 등로와 추색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는 기분을 느껴도 보는 순간이다.

 

이곳까지 올라 오면서 추색이 완연은 했지만 붉은 빛보다는 연한 노란색이 주를 이루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붉은 단풍이 앞을 가로 막는다.

정말 얼마만에 만나는 단풍인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다시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쉬어 간다.

참으로 황홀하다는 표현이 맞을듯 싶은 그런 풍경에 잠시 일상에서의 고달품을 달래 보는 시간이지만 병원에 누워 계신 아버님을 생각하면 무작정 좋아 할 수만이 없어 안타까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고는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 내려 앉은 말못할 암울한 무게감이 온 몸을 억누르는 시간이기에 다시 멈췄던 발걸음을 돌려 올라 본다.

잠시 더 오르니 다시 군사용 벙커봉이 나타나고 그 벙커봉을 두고 좌측으로 돌아 올라 우측으로 진행한다.

우측으로 오르니 방화선 같이 생긴 등로엔 잡목과 잡풀이 웃자라 비포장 임도였었는지 조차 분간하기 힘들만큼 다른 등로로 변해 버렸다.

아름다운 추색의 등로를 타고 오르며 앞과 뒤를 번갈아 가며 사진에 담기 바쁘기만 한 시간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또 다른 벙커봉이 나타나고 그 벙커봉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지난 2년전 어렵게 넘었던 여우봉과 명성산 그리고 우측 저 멀리 각흘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지만 찾고 있는 광덕산은 연무속에 숨어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멋진 풍경을 조망하며 여유롭게 즐기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불안감이 그 즐거움을 빼앗아 가 버리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가족이란 울타리속에 생활했던 가장 소중한 아버님이 아프기에 더욱 가슴에 와 큰 상처로 남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머님이 하늘나라로 가신지 꼭 5개월이 지난 시기이기에 더욱 절절한 가슴속 응어리가 남아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천천히 전진하니 주능선에 올라 바위지대에 올라서고 그 바위 위로 오르니 군부대 철조망에 막혀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사향산 정상부가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다.

그 사향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가 온갖 물감을 풀어 헤쳐 놓은듯 이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천천히 그 바위봉 정상에 올라 주위 풍경을 돌아 본 후 내려가니 이제 등로 좌측으로 소나무 밑에 멋진 조망바위가 나타나고 그곳으로 가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이동의 도평리 마을 건너 거대한 산줄기가 흐르고 그 위로 떠 오른 아침 햇살이 두꺼운 구름속에 숨어 사람 사는 세상을 비추고 있는듯 보인다.

잠시 살펴보니 몇년전 올랐던 한북정맥의 백운산과 도마치봉 그리고 신로봉을 지나 남으로 국망봉이 황홀하게 다가 온다.

화악지맥 분기봉인 도마봉과 신로봉 넘어 저 멀리에는 경기의 최고봉인 화악산도 그 존재감을 드러 내고 있다.

 

아름다운 한북정맥을 조망하며 여유롭게 진행을 하니 등로는 천하를 불태우듯 화려하게 타오르는 단풍속으로 이 산객을 유도하고 그 황홀함에 빠져 걸어가니 다시 앞으로 오르지 못하는 아쉬운 사향산 정상부의 군부대 막사와 인공 구조물들이 아름다운 단풍속에 드러난다.

연이어 이어지는 한북정맥 백운산 줄기와 좌측인 북동쪽 저 멀리 이 명성지맥을 분기한 광덕산이 가물거리는 풍경을 조망하며 걸어가니 이제 잡목 터널이 기다리지만 한여름의 지긋하던 잡목이 아닌 천상의 화원이 새롭게 탄생한듯 이 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그 터널을 타고 올라 나즈막한 갈림 삼거리 봉우리를 넘으니 얼벌산악회란 곳에서 걸어 놓은 사향산 정상 이정판이 붙어 있다.

군부대 안에 존재하는 정상 대신 그 정상 지난 734.8봉을 실질적인 사향산 정상이라 알고 올랐는데 정상 가는 길목에 일찍 매달아 놓은 이 정상판에 잠시 헷깔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다시 그림같은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잠깐 내리막 안부를 지나 다시 완만하게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곧이어 단풍이 아름다운 등로를 만난다.

지금까지는 늘 노란 단풍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곳의 단풍은 참으로 빛깔도 고운 붉은 단풍이 다시 이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그곳 붉은 단풍을 지나 오르니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군부대 철조망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오르지 못하는 안타까운 시간이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또 이곳 한반도가 분단 국가임을 알고 있기에 이런 불편하고 안타까움은 참고 넘길 줄 알아야 함도 느끼는 시간이다.

그곳 철조망 앞에서 지금부터 타고 걸어야 할 철조망과 그 넘어 저 멀리 명성산의 하얀 암벽들을 담아 본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조망을 타고 우측으로 진행해야 할 시간이다.

다만 그 철조망을 타고 내려가기 전에 철조망 다이아몬드 철사줄 사이로 드러 난 사향산 정상부의 바위를 아쉬운 마음을 담아 남겨 본다.

저 바위를 타고 조금만 더 오르면 사향산 정상인 것을 그고세 오르지 못하고 멀리 돌고 돌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산을 좋아하는 산객으로서 당연할지도 모를 순간이다.

 

그 군부대 철조망을 좌측에 두고 우측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풀섶에 내려 앉은 이슬이 등산화의 표면을 살짝 적시고 있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진행하니 내리막 등로가 끝이 나고 평이한 등로가 나타나는데 중간 중간 바위들이 보인다.

그 바위로 오르는 순간 물기에 미끄러지며 오랫만에 엉덩방아를 찛는데 무릎이 바위에 닿았는지 약간의 통증과 함께 피멍이 들어 버렸다.

홀로 일어나 헛웃음을 지어 보지만 역시나 장사가 없기에 조심 또 조심하며 진행하기로 한다.

다시 나타나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군부대 정문으로 통하는 아까 파인힐 펜션 주차장에서 헤어졌던 시멘트 포장 임도를 만나 그곳에서 방금전 넘어지며 올라 온 군부대 철조망과 추색이 완연한 멋진 등로를 담아 본다.

 

군부대 정문 시멘트 포장 임도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명성산 좌측인 북서쪽으로 수리봉과 고남산이 보이고 그 뒷쪽 저 멀리 몇 년전 옆지기와 함께 하얀 눈이 쌓여 있던 몹시도 추웠던 날이 멋진 추억을 만들었던 철원쪽 금학산과 고대산 줄기가 박무속에 희미하게 드러나 있다.

그렇게 몇장의 사진을 더 남긴 후 그곳 군부대 정문쪽을 통해 사향산 정상부를 올려다 보지만 그 정상부는 보이질 않는다.

아쉬움만 남기고 다시 계속 이어지는 군부대 철조망을 타고 우측으로 돌아 철조망을 좌측에 두고 계속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시멘트 포장 임도를 벗어나 다시 철조망을 타고 전진하니 이제 올라야 할 철조망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주위를 물들이는 아름다운 추색이 다시 산객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다.

철조망을 따라 방화선을 만들듯 벌목된 등로가 열려 있고 그 좌측으로는 군부대가 그리고 그 우측으로는 울긋불긋 화려하게 치장한 산하가 이 산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 시간인 것이다.

그렇게 안부로 내려갔다 다시 가파라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다 잡목이 사라진 곳에서 뒤돌아 보니 우측 저 멀리 각흘봉에서 명성산과 여우봉으로 이어지는 명성지맥이 아름답고 그 좌측으로는 푸른 물이 가득한 산정호수가 젊은날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기억을 반추 시키고 있다.

이렇게 이곳에 올라 오늘처럼 내려다 보며 그 시절을 추억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다시 조금 더 오르니 주능선에 도착을 하는데 철조망 안 군부대에서는 초병 한명이 철조망쪽으로 다가 와 표식을 점검하고 있다.

잠시 인사 나누고 헤어진 후 이제 그 군부대 철조망을 뒤에 두고 우측 주능선을 타고 오르니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를 만나 그 위로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우회하며 통과한 군부대 내 사향산 정상부가 빤히 보인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두면서도 올라 그 정상을 확인하지 못하고 진행하는 마음이 아프기만 한 순간이다.

하지만 그 주위를 화려하게 물들이는 단풍의 모습에 조금은 참을만 한 시간으로 남겨 본다.

 

조금 더 전진하니 이제 등로 좌측으로 아침 햇살이 더욱 강렬하게 내려 쬐고 그 아래 이동 마을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그 이동마을 뒷쪽 저 멀리 하늘 마루금과 맞닿은듯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한북정맥의 국망봉 능선이 산객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더 걸어 보고 싶은 곳 국방봉 그리고 한북정맥 마루금, 지난 겨울 하얀 눈속에 어렵게 올랐던 국망봉에 대한 추억을 떠 올리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북정맥 국망봉 아래 강씨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조망하고 등 뒤로 멀어져 가는 사향산 정상부의 군부대를 아쉬운 마음에 바라보며 전진하니 금새 간간히 바위가 박혀 있는 734.8봉에 도착해 실질적인 사향산 정상 대접을 해 본다.

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지만 확실한 삼각점 하나가 반갑게 산객을 맞이해 준다.

사향산은 산정호수의 남쪽 5 Km 지점에 인접한 해발 750미터의 산으로 정상에는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오르지 못하는 산이기도 하다.

또한 관음산과 사향산은 산정리와 남유동을 잇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그 고개 마루턱인 낭유고개를 중심으로 동서로 마주보고 있다.
산세가 험하지는 않지만 잡목이 많은 편이고 겨울철 적설량이 많을 경우 인적이 드물어 등산로 찾기가 쉽지 않아 주의를 요한다.

명성지맥처럼 맥 잇기 산행을 위해 오르지 않으면 자주 오르지 않는 산이기에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산이기도 하다.

 

정상이 군부대 때문에 들어 갈 수 없기에 이곳 734.8봉의 삼각점이 실질적인 사향산 정상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잠시 넓은 공터 같은 정상에서 주위 조망을 즐긴 후 다시 진행해야 할 670봉을 바라보니 부드러운 능선에는 화려한 가을이 만개되어 있다.

잠시 잡목이 변색되어 가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한국 전쟁 당시의 유해 발굴 현장인지 아니면 날짐승들이 파 놓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구덩이들이 최근에 만들어 진듯 펼쳐져 있고 잠시 후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잣나무 숲이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평이한 등로가 열리고 멋진 잣나무들이 발걸음을 붙잡고 가을을 즐겨보라 권하는듯 하다.

 

그 잣나무 지대를 지나니 넓은 방화선 같은 잡목의 등로가 열리는데 울긋불긋 변해가는 자연의 빛이 너무나 아름다워 발걸음이 계속 느려지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에 그토록 고생하며 어렵게 걸었던 잡목들도 이제는 그 무지막지하던 난폭한 표정을 바꿔 너무나 아름다운 마루금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바위들이 나타나더니 금새 벙커와 굴뚝이 서 있는 670봉에 도착을 한다.

그곳 670봉 정상에서 잠시 주위 조망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먼저 북서쪽 저 멀리 잡목이 사라진 사이로 아기자기한 풍경을 내려다 본다.

종자산과 수리봉쪽으로 생각되는 산줄기가 독립된 마루금처럼 다가오는데 그 뒤로 보여야 할 금학산과 고대산은 박무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

그 산줄기로 이어지는 가운데엔 골프장도 보이고 영북쪽 산촌들도 가끔씩 눈에 들어 온다.

빛이 가을빛으로 변하며 너무나 아름답게 산객의 가슴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북쪽으로는 우측으로 오늘 산행 들머리인 여우고개가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여우봉이 우뚝하며 그 여우봉 넘어 암봉이 우락부락한 명성산이 머리에 구름을 덮고 서 있다.

그 우측 저 멀리에는 각흘봉이 보일듯 말듯 지난날 아름다웠던 조망을 그리워해 보는 시간이다.

일망무제 거침없이 펼쳐졌던 한겨울 각흘봉에서의 조망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가슴에 쌓여 있다.

 

그렇게 그곳 670봉에서 멋진 조망을 즐긴 후 좌측으로 크게 꺽어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낭유고개로 향한다.

여전히 방화선이 만들어져 있지만 가꾸지 않아 잡목과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된 듯 보인다.

내려가다 앞을 보니 이제부터 올라야 할 관음산 줄기가 부드럽게 펼쳐져 있고 그렇게 한동안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는 계속해서 명성산과 산정호수가 아름답게 따라 온다.

잠시 더 내려가 바위지대를 지나니 곱게 피어난 붉은 단풍이 반겨주고 가을빛이 화려한 등로가 펼쳐져 있으며 방금 전 우회해 내려온 바위지대에는 또 다른 아름다운 단풍이 자유뷴방한듯 하면서도 질서를 가지고 너무나 곱게 피어 이 산객을 부르고 있다.

 

바위 틈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단풍을 담은 후 넓은 방화선 같은 등로를 타고 진행을 하니 등로 옆에는 6.25 유해 발굴 현장처럼 느껴지는 구덩이들이 눈에 들어 온다.

잡목과 잡풀이 자라난 방화선을 타고 이제 급경사 내리막 등로로 내려가니 안전로프가 나타나고 그것을 잡고 조심하며 내려가다 앞을 보니 낭유고개 넘어 관음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그 능선에도 울긋불긋 가을이 찾아 와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발 아래쪽으로 절개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낭유고개이다.

하지만 그 어떤 선답자의 산행 후기에서도 급경사 절개지란 낭유고개를 듣지 못했기에 의아한 생각으로 내려가니 다시 급경사 내리막 등로가 평이하게 변하며 일반 방화선으로 남아 있다.

절개지이기에 직접 낭유고개로 내려가지 못하고 좌측 절개지에 달려 있는 로프를 타고 조심하여 내려가 보니 절개된 사면은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듯 그런 풍경이다.

낭유고개는 78번 2차선 포장도로로서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와 영북면 산정리를 이어주는 고개의 이름이다.

그 이름 유래는 사향산이 상징하는 노루가 숲에서 나오는 것을 잡아먹으려 길목을 지키고 있는 이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리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 되어 한자표기 낭유리로 고쳐 써야 하며 그 마을 고개라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는 곳이다.

다양한 그곳 문화와 전설 그리고 살펴보면 왜 그 이름이 붙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참으로 신통한 이름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 낭유고개에서 몇 장의 사진을 더 담은 후 절개지 좌측을 타고 주능선쪽으로 올라 진행하니 금새 헬기장 하나가 나타난다.

헬기장 오르는 길목 옆에는 타이어를 이용해 만든 개인 참호가 눈에 들어 온다.

몇십년 전 군대에 있을 때 참으로 많이도 이용하며 알콜과 철모를 이용해 라면을 끓여 먹던 추억을 생각해 내곤 혼자 웃어 보는 시간이다.

이제 이 헬기장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다.

 

진행 방향으로 올려다 보니 완만하게 이어지는 관음산으로 향하는 등로이지만 그곳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산객에게는 마음의 고통이 벌써 전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더 전진하니 올 여름 강력한 태풍으로 인해 거대한 소나무들이 뿌리가 뽑힌채 등로에 나뒹굴며 막고 서 있다.

어렵게 우회해 주등로에 도착을 하면 다시 다른 거목이 길을 막는 형국이 한동안 계속 되면서 등로는 정상 등로를 버리고 좌측으로 이동했다 주능선으로 다시 복귀하는듯 그렇게 왔다리 갔다리 이어지고 있다.

그 쓰러진 나무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가파른 오르막 등로에는 안전로프가 달려있고 그 로프를 따라 많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려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올라 잠시 뒤돌아 보니 낭유고개 넘어 저 멀리 670봉과 사향산 그리고 690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제 등로에 간간히 박혀있는 바위와 그 등로 주위에 자라난 활엽수가 낙엽과 이별하고 쓸쓸히 등로를 지키는 가운데를 통해 걸어가는 시간은 과거로의 여행을 연상시키는 순간이다.

그렇게 잠시 더 진행하니 좁은 공터가 나타나는데 살펴보니 묵어가는 헬기장이다.

 

그 두번째 헬기장을 지나 계속 전진하니 다시 노란 단풍이 등로를 아름답게 수놓고 그 가운데로 나 있는 등로에는 이제 제법 큰 바위들이 너덜길을 이루듯 그렇게 줄지어 있다.

그 환상의 등로를 타고 많은 사진 담으며 걸어가니 저 앞에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난 좁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곳에 도착해 살펴보니 탄피종과 한쪽에 적사함이 있는 572봉 정상에 도착을 한다.

이제 곧 관음산 정상인가 생각하면 낙엽진 활엽수 저 멀리 아직도 한동안 더 걸어야 도착할 관음산 정상이 빼꼼히 올려다 보인다.

 

572봉 정상 모습을 사진에 담고 다시 여유롭게 출발해 등로를 덮고 있는 낙엽을 밟으며 활엽수 터널을 걸어 본다.

노란과 주황이 조화롭게 펼쳐진 아름다운 등로를 따라 걸어보는 시간은 정말 환상 그 자체이다.

이 시간만큼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모두 잊고 그저 자연만 생각하고픈 마음 간절한 순간이기도 하였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완만하게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너무나 고운 단풍이 피어나고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한동안 서서 많은 사진으로 담아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 오르니 바위들이 나타나고 살펴보니 이곳이 바위봉인 568봉 정상이라 생각을 했지만 이곳은 그저 무명 바위봉이였다.

 

그 무명 바위봉을 지나 내려가니 거대한 나무가 부러져 등로를 가로막고 어렵게 우회해 진행하며 안부를 지나니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와 이어지고 그 등로 우측으로는 너무나 환상의 단풍지대가 펼쳐져 있다.

다른해와 달리 올해 단풍은 참으로 곱고 벌래도 많이 먹지 않은 좋은 단풍잎이 아닐까 생각되는 아름다움이다.

한동안 다시 정신줄을 놓을만큼 그 멋진 단풍에 취해 여유를 부려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바위와 낙엽 그리고 그 위에 울긋불긋 피어난 화려한 단풍이 꾸미지 않은 자연미를 마음껏 발산하며 이 산객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단풍은 단생이 아닌 빨강과 노랑 그리고 주황이 적당히 어울려 더욱 빛나고 있는 것이 특징처럼 보인다.

그렇게 그 아름다운 단풍잎을 즐기며 오르니 바위들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568봉 바위봉처럼 보인다

그 정상에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일동쪽 노근리 마릉리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병풍처럼 둘러친 한북정맥의 강씨봉과 청계산 넘어 명지산과 연인산 자락이 가물거리지만 박무로 인해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아 아쉬운 시간이다.

저곳을 걸으며 이곳을 바라보고 이곳 산 이름이 무엇일까 궁금해 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년이란 세월이 흘러 버렸다.

 

그 바위봉을 지나 천천히 발길을 돌리니 다시 등로엔 인공적으로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무질서속에 질서를 잡아 균형을 이루고 있는 단풍이 또한 화려하기 그지없다.

붉은 빛 보다는 노랑 빛이 강한 등로를 타고 천천히 자연과 가을을 음미하는 시간은 참으로 한가롭고 여유가 넘치는 순간이다.

세상에서의 모질고 어렵던 순간들을 잠시 잊고 그저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속에 이 산객의 몸과 마음을 맡겨 보는 시간인 것이다.

그저 이렇게 바라만 봐도 너무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을...

 

노랑의 빛을 지나 걸으니 이제 조금 더 붉은 빛이 강하게 솟아지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단풍을 만나고 보니 이곳이 진정 천국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꽃을 좋아했던 어머님 모시고 몇번인가 고운 단풍 구경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더욱이 아버님까지 하늘나라로 보내 드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렇게 또 자연을 찾아 조용히 발길을 놂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화려하게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살다가 계절이 바뀌어 시간이 지나면 또 이렇게 헤어져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자 순리인 것을 그 누가 바꿀 수 있겠는가...

 

그렇게 아름답고 고운 단풍지대를 지나 좌측에 무명봉을 두고 우측 등로로 우회해 진행하니 나즈막한 안부를 통과한 후 다시 나타나는 고운 단풍을 즐겨 본다.

노랑의 단풍이 일부분을 채우더니 금새 빨간 단풍이 등로를 채우고 산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그곳을 지나니 이제 등로는 다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로 이어지고 한동안 굵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리며 오르니 드디어 넓은 헬기장으로 이뤄진 관음산 정상에 도착해 긴 한숨을 내쉬어 본다.

해발고도 733미터인 관음산은 북동쪽으로 명성산과 주능선이 이어져 있다.

정상에서 북쪽 산자락에는 관광명소인 산정호수가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드라이브 코스인 영평천이 흐르고 있어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관음산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사향산은 군사시설로 입산이 통제되어 있는 곳이지만 주위의 명성산과 국망봉 및 백운산 그늘에 가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그만큼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관음산의 특징은 바위가 별로 없는 육산이라는 점이다.

산행 들머리는 영중면 파주골과 영북면 산정리와 쇠골 및 낭유고개 등이다.
이 중 파주골은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명성산에서 왕건에게 패한 후 도주했던 곳이라 해서 패주동으로 불리다가 훗날 파주골로 되었다.

파주골 식당을 지나 계곡 초입에는 폐광터가 있다.

남쪽으로는 바위에서 바람이 솟아난다는 풍혈산, 북쪽으로는 낭유 고개 너머 사향산과 명성산이 솟아있다.

일동면과 영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관음이란 관세음보살을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사승예불형 즉 승려가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는 형상의 명당자리가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다란 의미도 있다고 한다.

쓰러진 정상목을 일으켜 세워 놓은 후 그곳을 배경으로 지나온 사향산과 여우고개 그리고 여우봉과 명성산 및 각흘봉이 한눈에 들어 오지만 각흘봉 옆에 보여야 할 광덕산은 박무로 인해 그 존재감을 숨기고 있다. 

 

이제 다시 한번 정상목 없이 지나온 명성지맥 마루금을 천천히 둘러 본다.

우측 끝자락에 오늘 올랐던 사향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좌측으로 여우고개로 내려가며 잠시 가라 앉았던 산세는 지난 구간 어둠속에 내려 왔던 여우봉이 다시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아 오르고 있다.

그곳 여우고개를 지나 포격장을 지나면 암봉이 아름다운 명성산이 우뚝하고 그 우측 저 멀리 희미하게 각흘봉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여우봉 뒤 저 멀리에는 희미하게 인공 구조물을 정상에 쓰고 있는 광덕산이 희미하게 가물거리지만 사진으로는 분간하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헬기장 서쪽 끝자락에 박혀 있는 삼각점을 담은 후 남서쪽을 바라보니 오래 전 올랐던 왕방지맥 끝자락인 개미산과 종헌산 자락 저 멀리 자주 올랐던 동두천의 소요산이 아름답게 서 있다.

그 넘우 우측 저 멀리 희미하지만 다시 올라야 할 감악지맥의 감악산이 가물거리는 듯 다가온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산줄기가 아닐 수 없다.

 

북서쪽으로는 수리봉이 우뚝하고 그 좌측으로 포천의 관인쪽 마을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오래전 종자산과 보장산쪽 산줄기를 타고 종주를 하던 추억에 젖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때 함께 오르며 땀 흘리던 산친구들은 모두 어디에서 어떤 산들을 오르고 있을지 궁금해 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답답한 병원을 벗어나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잠시 여유를 찾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관음산 정상에서 많은 시간 머물며 아름다운 조망을 즐긴 후 준비한 점심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깨끗하게 주위 정리를 한 다음 다시 배낭 둘러 메고 이제 북쪽 잡목 사이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현위치 관음산 1-4(정상)이란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좌측에는 타이어로 만든 개인호 같은 군사 시설이 보인다.

사진 한장 남기고 곧바로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이어간다.

 

그곳 타이어 개인호를 지나 내려가니 등로 옆에 곱게 피어난 빨간 단풍이 산객을 유혹하고 그곳을 지나 계속 걸어 진행하니 정상에 벗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는 무명봉에 도착을 한다.

그 무명봉 넘어 그림같은 등로를 타고 잠시 호젓하게 걸어가니 등로 좌측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서 있는데 어느 목적인지는 분간 할 수가 없다.

그곳을 지나 걸어가니 빨간 단풍이 다시 아름답게 피어 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고 그 단풍나무를 지나자 마자 온 산하가 황홀한 빛의 세계로 변해 버린다.

 

참으로 아름다운 단풍을 음미하며 걸어가니 다시 나즈막한 무명봉을 넘어 119 산악구조 안내판이 코팅된 종이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그곳을 지나 진행하니 제법 넓은 공터가 나타나는데 그 공터를 지나 전진하니 다시 등로 우측으로 이제 오늘 이 산객이 걸어 지나온 관음산 지나 화려한 단풍 능선과 낭유고개 넘어 저 멀리 670봉과 사향산의 군부대가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과 조망에 다시 진행하지 못하고 한동안 멈춰 서서 대자연을 가슴속 깊이 간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속 따라오는 사향산 마루금을 바라보니 그 사향산 넘어 저 멀리 희미하게 한북정맥의 백운산 자락이 올려다 보인다.

그렇게 즐기며 천천히 걸어 진행하니 갑자기 눈 앞에 우측으로 산정리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나고 잠시 산정리 마을을 생각해 본다.

산정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산정호수일 것이다.

관개용수용으로 명성산 아래에 만들어진 호수가 이제는 관광명소가 되어 수도권에서 많은 여행객들과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 되였다.

이곳 이정표에서 지맥 마루금은 좌측의 관음골 삼거리 방향이다.

 

그곳 이정표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북쪽을 바라보니 저 멀리 하얀 암반을 드러낸 명성산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잣나무 숲이 있는 곳을 지나니 다시 등로 옆에 현위치 관음산 1-3(7부능선)이란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주위엔 예전에 불이 났었는지 큰 나무 몇그루 아래 잡목들과 잡풀들이 우거져 있다.

별 특징이 없기에 다시 잡목 사이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계속 이어가 본다.

 

그 현위치 안내판을 지나 잠시 더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고 그곳의 바라보니 일동면 수입리 지나 종헌산과 개미산 줄기가 확연히 드러나 있다.

이곳 마을을 찾아 보니 옛날에는 갈기 또는 가계라고 불리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수입리로 불리게 되었다.

수입은 물이 들어오는 곳이라는 뜻인데 지금은 이곳이 물로 소득을 올리는 곳이 되어 온천개발로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고 보면 붙여진 지명 이름에 따라 그 마을의 특성이 특징되어지는데 어쩜 그리 우리 조상들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주위 조망을 즐기며 조금 더 내려가니 띠지들이 나부끼고 아무래도 이상해 자세히 살펴보니 정상 지맥 마루금은 뚜렷한 직진 등로를 버리고 좌측으로 90도 꺽어 내려가며 진행을 해여야 하는 길주의 지점이다.

누군가 선답자가 직진 방향으로 나무를 가로질러 막아 놨기에 조그만 신경쓰면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직진 등로를 타고 알바하기 쉬운 지점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낙엽송 지대를 지나 잠시 평이한 등로를 따르니 등로 우측으로 간벌지대가 나타나고 그 간벌지대를 진행하며 바라보니 등로 우측 저 앞으로 다시 명성산과 여우봉이 다가와 있고 그 우측으로 사향산과 낭유고개 지나 관음산ㅇ느로 이어지는 명성지맥 마루금이 아름답게 올려다 보인다.

 

그렇게 벌목지대 위 능선을 지나며 등로 우측으로 펼쳐진 지나온 마루금을 조망하는 시간이 꿈결같기만 하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다 앞을 보니 나즈막한 무명봉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등로는 뚜렷한 직진을 버리고 좌측 잣나무 밭으로 크게 꺽여 진행되고 있다.

상당히 길주의가 필요한 지점으로 어렵게 그 등로를 찾아 내려가니 너무나 멋진 잣나무 밭이 이어지고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잣나무들이 지친 이 산객의 심신을 위로해 주는듯 하다.

 

그렇게 그 멋진 잣나무 밭을 타고 내려가니 너무나 빼곡히 들어 찬 잣나무를 벌목한 안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고라니 한마리와 마주쳐 놀란 고라니는 저 멀리 화살보다 빠르게 도망치고 이 산객은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멍하니 서 있다. 

그 벌목되어 등로 위에 나뒹구는 잣나무 가지들을 우회하고 넘어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자주 봤던 평강약용식물원 녹색 철조망을 만나 그 철조망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진행을 한다.

 

한동안 그 평강한의원에서 운영하는 평강약용식물원 철조망을 타고 진행을 하니 이곳 역시 추색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하로 변하고 있다.

등로에는 이제 제법 깊은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고 벌거벗은 나뭇가지들은 추위를 대비하는 듯 자꾸만 몸무게를 줄이고 있다.

한동안 철조망을 타고 내려갔다 오르기를 두어번 하니 이제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철조망은 등로와 멀어져 우측 계곡쪽으로 사라진다.

계속 이어지는 직선의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이제 예쁜 단풍나무 보다는 볼품없는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평이한 등로가 이어진다.

 

그 평강약용식물우너을 벗어나니 다시 온 산하는 울긋불긋 예쁜 단풍잎들로 가득하고 꾸미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이 이 산객의 가슴속에 남겨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별히 단풍의 고운 빛깔들을 담기 위해 카메라 렌즈를 고정 시키지 않아도 온 산하가 모두 아름다운 단풍 배경이니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이 지나면 이 아름다운 단풍잎도 그저 한낮 낙엽이 되어 등로 위를 쓸쓸하게 나뒹굴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냥 두고 진행해야 하는 마음이 아파온다.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나즈막한 무명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 사면길오 우회 등로가 나 있는데 그 우측의 무명봉 위에 너무나 환상의 단풍잎이 피어 산객을 유혹하기에 잠시 들려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그렇게 마음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단풍에 빠져 잠시 속세를 잊고 걸어다는 시간은 꿈속같은 포근함이 밀려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더 단풍을 즐기며 진행을 하니 여전히 평이하지만 평이하지 않은 환상의 단풍 등로가 열려 있고 곧이어 무명봉에 도착을 한다.

무명봉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는 시간은 다시 노란 단풍이 산하를 뒤덮고 겨울을 채촉하고 있다.

언제나 다시 이런 호사스런 산행을 할 수 있을지 아쉬움만 짙게 남겨지는 순간이다.

 

참으로 고즈넉한 단풍 등로를 타고 평이하게 걸어가다 보니 잘 붙어 있지 않던 선답자들의 띠지가 붙어 있고 이상해 주위를 살펴보니 직진의 뚜렷한 등로 대신 지맥 등로는 우측 내리막 등로로 90도 꺽여 진행하도록 되어 있는 길주의 지점이다.

지도를 꺼내고 상세 산행 안내를 꺼내 읽어 보며 독도를 해 보니 우측 내리막 등로가 맞기에 큰 한숨을 내쉬고 정상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오늘은 쉬엄 쉬엄 진행해서 그런지 초입에서의 짧은 알바 이외에는 전혀 잘못된 산행길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시 나즈막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옆에 큰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고 등로는 비포장 임도같이 넓은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그 넓은 임도가 우측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등로는 좌측 능선의 오르막 길로 이어진다.

 

안부를 지나 다시 곱게 피어난 단풍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정상부로 오르니 바위들이 산재해 있다.

그 평이한 등로를 타고 능선을 따라 걸어가니 다시 정상부가 움푹 파인 곳을 지나 단풍이 예쁜 등로가 이어진다.

그곳을 지나 능선을 타고 걸어가니 다시 바위들이 산재한 능선 등로가 나타나고 그 계속 이어지는 바위를 지나 전진하니 다시 산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멋진 단풍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그 등로 우측 사면길에 멋진 단풍들이 피어 올라 산객을 부르기에 그속으로 들어가 몇장의 사진을 담아 본다.

산행 거리도 짧고 큰 오르막도 없기에 여유를 부리며 진행을 하지만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하루이기에 마음은 불편하지만 눈만은 호사를 누리는 시간들이다.

참으로 말못할 멋진 자연의 풍광이며 아름다움이다.

 

그곳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다시 무명봉에 도착을 하고 계속 이어지는 고운 단풍에 발걸음의 속도는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꾸미지 않은 자연미란 바로 이런 마음다움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이 산객이 좋아하는 그림같은 풍경이다.

보고 또 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자연속에 다시 잠시 쉬어 간다.

남아 있는 과일로 허기를 달래고 천천히 자연을 음미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단풍이며 가을의 풍경이다.

계속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며 진행하니 다양한 빛깔의 단풍지대를 지나 이제 푸르름과 노랑이 혼재된 지역으로 들어 선다.

잠시 더 걸어 진행하니 등로 앞에 거대한 암봉이 가로막고 등로는 우측 사면길로 나 있어 그곳으로 걸어가다 우측 계곡쪽을 바라보니 그곳 역시 환상의 세상이 열려 있다.

 

다시 이어지는 예쁜 단풍지대를 걸으며 마음의 피로를 털어 내고 여유작작 전진하니 갑자기 단풍이 사라지며 황량한 한겨울 산하를 연상 시키듯 벌거벗은 산하가 나타난다.

바위들을 지나 전진하니 다시 예쁜 단풍나무가 반기고 곧이어 평이한 능선 등로가 열려 있다.

완만하게 올라 다시 나타나는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을 하니 정상에 군벙커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계속 이어가 본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드디어 환기구인지 굴뚝이 세워져 있는 500봉에 도착해 잠시 심호흡을 해 본다.

잠시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 보니 등로는 이곳에서 우측으로 크게 꺽여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무심코 진행하다간 직진의 내리막 등로로 내려가며 큰 알바를 할 수 있는 길주의 지점처럼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도 분단 국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군 시설물에서 젊은 시절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방에서 지냈던 추억을 생각해 본다.

 

그 벙커봉인 500봉에서 우측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멋진 마루금이 이어지고 그 마루금을 타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본다.

한동안 걷다보니 등로 좌측에 높은 송전탑 하나가 서 있고 그 아래로 내려가 살펴보니 6번 송전탑이다.

그 송전탑을 지나 계속 걸어가니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그 임도를 타고 좌측으로 내려가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한동안 그 넓은 비포장 임도에 자라난 잡풀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저 앞으로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불무산이 드높게 솟아 있다.

 

그렇게 내려가니 다시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무명봉으로 오르고 그 무명봉을 지나 걸어가니 등로는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등로 위엔 깊은 낙엽이 깔려 낙엽 산행도 겸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간간히 보이는 붉은 노끈의 띠지가 길라잡이를 해주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하루 종일 저 붉은 노끈이 금북기맥 산행 때처럼 이 산객의 앞길을 밝혀 주고 있었다.

어느 선답자의 표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참으로 고마운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 선답자의 띠지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저 아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크게 들리고 이제 산행 날머리도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직감해 본다.

낙엽진 황량한 등로를 타고 앙상한 나무사이를 걸어 전진하니 봉우리도 아닌 곳에 잘 알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낡아 있는 삼각점 하나가 박혀 있다.

왜 이 삼각점이 이곳에 박혀 있는지 그리고 그 표식은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알 수가 없으니 아쉬운 시간이다.

 

그 삼각점을 지나 좌측으로 휘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군사시설보호란 콘크리트 봉이 보이고 그 앞에 전망대가 있어 잠시 들려 보니 등로 우측 저 아래영북면 문암리와 운천리 그리고 우측 저 멀리에는 골프장과 온천지역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 날머리가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더 쉬어 가며 피로를 풀어 본다.

 

그 전망대를 나와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소나무인지 잣나무들이 멋지게 자라고 잠시 피톤치드를 마음속 깊이 들어 마셔 본다.

그동안 병원을 오가며 쌓여 있던 불순한 공기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가 폐부 깊숙히 들어 오는 듯한 좋은 기분이 되는 시간이다.

한동안 내려가니 소나무 군락지 속에 군사시설보호란 콘크리트 발뚝을 다시 만나고 그곳을 지나 계속 전진해 본다.

 

그곳을 지나 내려가니 갑자기 하늘이 열리면서 묘지들과 밭 그리고 민가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 있다.

그 밭을 지나 저 멀리 강렬한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불무산 자락이 다음 구간에 땀 좀 흘리며 올라야 한다고 말을 건네고 그 앞으로 제법 속도를 내며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이 귓전을 때리고 있다.

 

많은 묘지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는 곳을 지나 내려가니 콩밭과 그 아래 인삼밭이 내려다 보인다.

문암리 마을이 빤히 내려다 보이고 등로 우측 저 앞으로는 태국군 참전비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산행 날머리가 바로 눈 앞으로 다가온 시간이다.

생각보다 여유롭게 진행을 하였는데도 제법 빠르게 진행되어 이른 시간에 내려 온다는 느낌이다.

 

태풍에 쓰러진 인삼밭을 조심해 내려가니 등로엔 키큰 잡풀이 웃자라 진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우측 나무를 식재한 밭 가장자리를 타고 내려가니 언덕 넘어 좌측으로는 축사가 한동 서 있다.

밭 가장자리를 타고 내려가니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고 그 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걸어가니 드디어 43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문암리 도내지고개에 도착을 한다.

도로 건너편엔 산꾼들에게 유명한 장터국밥집이 있고 그 우측에는 현대자동차 카 센타가 자리하고 있다.

 

그 도로에서 도로를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걸어 가며 잠시 태국군 참전비를 들리기로 한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나 지도에는 도내지고개로 표기되어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문암리 삼거리로 통하고 있는듯 보였다.

도내지고개란 이름이 생소해 찾아 보니 도내지고개는 도적들이 오가는 행인들에게 돈을 갈취한다고(돈 내지)해서 이름지어졌다고 하는데 그저 설로만 이해하면 될 듯한 이름이다.

진행하며 다음 구간 들머리와 등로도 바라보며 걸어가니 도로 우측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은행나무 도로가 나타나고 그곳에 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이 너무나 예뻐 한장 남겨본다.

 

한참을 걸어 가니 도로 건너에는 또 다른 카센타와 그 옆에 청송 꿀사과를 판매하는 과일상이 보인다

그곳을 지나 계속 걸어가니 드디어 도로 우측으로 태국군 참전비란 커다란 입간판이 서 있고 높은 콘크리트 계단을 타고 올라 태국군 참전비로 올라가 본다.

오래 전 이 나라가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되였을 때 젊은이를 보내 도와준 덕분에 이렇게 살아 있기에 늘 태국에 갈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곤 하였는데 오늘 드디어 그 의미있는 곳에 들려 잠시 묵념이라도 올릴 수 있어 다행인 시간이다.

 

한동안 그곳 태국군 참전비에 올라 천천히 걸으며 글들을 읽어 본 후 다시 내려오기 전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불무산 방향을 담아 보니 이제 서서히 하루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

그 태국군 참전비를 내려 와 좌측에 있는 화장실로 가 잘 나오지 않는 수돗물로 간단히 땀방울을 씻어 낸 후 옷이라도 갈아 입으니 살 맛이 나는듯 하다.

다시 그 화장실을 나와 도로를 건넌 후 방금 전 지나 갔던 문암리 버스 정류장으로 가 다음 구간 들머리인 시멘트 임도를 바라보고 기약없는 버스를 기다려 본다.

 

근 40여분 기다려 간신히 동서울터미널까지 가는 버스에 올라 잠시 피곤한 몸 눕히고 잠을 청했다 일어나니 한시간 넘어 2시간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이제 의정부에도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차창 밖으로는 굵은 가을비가 대지를 적시고 그 빗물 따라 이 산객도 가슴으로 울고 있다.

자연을 벗어나 치열한 삶의 생존 현장으로 내려오니 다시 병원에 누워 계신 아버님 생각에 빗물조차도 이 산객의 말음을 알아 준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시간이다.

 

다시 많은 시간 걸려 수락산역에 도착을 하고 먼저 계산한 버스표는 반환도 안된다기에 일찍 내려 지하철을 이용해 어렵게 집으로 복귀한다.

복귀 후 저녁에 아버님을 뵙고 나오는 발길은 다시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고 가슴으로 울려 퍼지는 아버님과의 고운 추억은 울음이 되어 다시 깊숙히 쌓이는 시간이다.

 

다시 언제 산에 오를지 기약조차 할 수 없지만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대화 한마디라도 해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 시간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