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의 한북명성지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2월 11일 (토요일)
산행날씨 : 새벽의 눈발 날리고 강한 바람 후 하루 종일 강한 바람으로 무척 추웠던 첫 눈 산행한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9도에서 영상 03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광덕고개(316번 지방도로)-광덕리 등산로 입구 갈림 삼거리-광덕산 1.44 Km 이정표-광덕산 1.28 Km 이정표-광덕산 1.05 Km 이정표-전망암-광덕산 정상 0.66 Km 이정표-한북명성지맥 분기점(백운계곡주차장 6.34 Km 이정표)-광덕산 (1046봉)-한북명성지맥 분기점-큰골 갈림길 0.7 Km 이정표-972봉(큰골 갈림 삼거리, 큰골2.10 Km 이정표)-백운계곡주차장 5.04 Km 이정표-백운계곡주차장 4.52 Km 이정표-각흘산 갈림 삼거리(백운계곡주차장 4.07 Km 및 박달봉 810봉 갈림 삼거리)-박달봉 유해발굴 시작점-사다리 암봉-헬기장 전망암-전망암-타이어봉-두번째 타이어봉-박달봉 유해발굴 종점지점-임도-헬기장 전망대-자등현(47번 지방도로)-군 벙커 및 경고문-멋진 소나무 임도-헬기장-암봉 소나무-헬기장-각흘산(838봉)-암봉지대-방화선-방화선 갈림 삼거리-헬기장 전망대-군 벙커-천막 벙커-임도-좌측 능선 진입로-약사령 비포장 임도-헬기장-헬기장 전망대-신철원리 갈림 삼거리-방화선 억새밭-약사령 능선 이정표-명성산 갈림 삼거리(용화 저수지 갈림 삼거리)-명성산(923봉)-명성산 갈림 삼거리-삼각봉(910봉)-팔각정 1.5 Km 이정표-암봉지대-헬기장(신안고개 갈림 삼거리)-팔각정 0.5 Km 이정표-분재 소나무와 산정호수 조망대-위험지대 이정목-군 사격장 경고문 및 철조망-650봉-620.2봉-군 시멘트 도로-송전탑-헬기장-여우봉(620봉)-여우고개(78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50 Km (지맥 19.40 Km와 접속구간 03.10 Km)
산행시간 : 식사하고 휴식하며 사진 찍은 시간 모두 포함해 10시간 50분 (07시 55분부터 18시 45분까지)
한북명성지맥이란 ???
한북명성지맥이란 한북정맥상에 있는 광덕산(1046봉)에서 두 줄기의 산줄기가 갈라지는데 한북정맥은 남동진하여 광덕고개로 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솟구쳐 백운산과 국망봉으로 이어지고, 또 한줄기는 남서진하여 내려가다가 830봉(광산골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자등현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솟구쳐 각흘산(838봉), 약사령, 명성산(923봉), 안덕재, 여우봉, 여우고개, 사향산(750봉), 낭유고개, 관음산(733봉), 도내지고개, 불무산(669봉), 방골고개, 보장산(555봉)을 거쳐 고소성리 영평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50여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홀로 럿쎌하며 사라진 지맥 마루금을 찾아 방황했던 어둠의 시간들
한동안 정맥 산행에 빠져 소홀했던 한북정맥 상 남아 있는 한북명성지맥과 감악지맥 중 선택을 하다가 추워진 날씨로 인해 조망이 좋을 것 같은 명성지맥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원하지 않았던 산행이지만 경방기간이라 특별히 오를 수 있는 산도 제한되어 있고 특히나 홀로 올라야 할 낙남정맥의 첫구간인 지리산 영신봉과 삼신봉 구간 역시 가을철 경방기간에 묶여 오를 수 없기에 남아 있는 지맥 산행을 계획한 시간이다.
전날 자료 준비하고 간단히 배낭 꾸려 놓은 후 웃으며 옆지기에게 차량 봉사를 부탁하니 거절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쉽게 허락을 해 준다.
허락을 해 주니 이제는 이 산객이 걱정이다.
내일이면 가장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있어 홀로 새벽에 돌아 오는 길이 걱정이 되였기 때문이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사창리 가는 첫차가 아침 6시 50분, 광덕고개에 도착하면 8시를 넘기고 오늘 산행 거리와 구간을 보면 정상적인 시간에 내려오기 힘들다는 판단에 차량으로 가서 돌아오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산행을 포기하고 옆지기와 데이트나 즐기고 오자고 마음 먹고 느긋하게 잠자리에 든다.
새벽 6시가 다 되어 집을 나서니 찬바람이 불며 싸라기 눈발이 날리고 있다.
조금은 걱정이지만 일단 잡을 나서 광덕고개로 향하니 생각보다 도로 사정은 좋은 편이다.
어렵게 이동을 지나 꼬불거리는 광덕고개로 오르는 도로는 약간 빙판도 있고 또 갑자기 휘몰아치며 날리는 눈발로 인해 약간 긴장을 하지만 고개 정상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도로가 좋다.
옆지기 먼저 보내가 찬바람이 볼때기를 때리는 강원도와 경기도 경계인 광덕고개에서 새로 시작하는 명성지맥 산행은 그렇게 예상하지 못하게 시작하게 되였다.
옆지기가 잘 집에 도착할지도 걱정이고 또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럿쎌을 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 부담이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맥 잇기 산행을 하는 것 역시 큰 의미와 묘미가 있기에 금새 평온한 마음으로 오른다.
도로 건너 계단을 타고 올라 절개지를 타고 오르며 생각보다 미끄러운 등로에 긴장하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지난 2년전 더위에 고생하며 내려오던 한북정맥 산행을 생각하면 견딜만 하다는 생각이다.
절개지를 올라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생각보다 많이 쌓여있는 눈이 반갑지만 그만큼 긴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금 더 오르니 잣나무 군락지가 반갑고 금새 등로 우측으로 광덕리에서 올라 오는 등산로 갈림 이정표가 서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등로 우측 저 멀리 잡목 사이로 때늦은 아침 일출이 시작되지만 구름으로 인해 깨끗한 일출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고 멋진 일출을 오랫만에 다시 만나는 행운을 얻는 시간이다.
일출을 구경한 후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광덕산 정상까지 1.44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316번 지방도로인 광덕고개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 만났던 이정표에 광덕산 정상까지 2.44 Km 거리라는 이정표를 봤었는데 벌써 1.00 Km를 걸어 올라온 것이다.
그곳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낙엽이 쌓여있는 등로 위에 제법 많은 눈이 쌓여있어 올해 들어 처음 제대로 된 눈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체인젠까지 준비했으니 큰 걱정은 않하지만 계획된 여우고개까지 진행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시간이다.
다시 천천히 오르니 패딩까지 입고 오르는데도 땀방울은 고사하고 아직도 추위속에 진행하고 있다.
얼굴에 스치는 찬바람이 한겨울로의 계절 변화를 실감시키고 그러는 사이 정상까지 1.28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한북정맥 등로임을 알리는 정상까지 1.26 Km 남았다는 또 다른 이정목을 만난다.
다시 정상까지 1.05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니 등로 좌측으로 멋진 암봉이 보인다.
그럴듯한 이름 하나 있을 법 한데, 기억해 보니 아마도 고릴라 바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 멋진 바위를 사진으로 담은 후 조금 더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멋진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전망대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간다.
지난 2년전 가을에 올랐다 짙은 운무로 인해 제대로 된 조망 하나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곳이기에 다가가 소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니 생각보다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웅장한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한북정맥 산행 중 백미로 일컬어지는 백운산과 도마치봉 그리고 그 넘어 국망봉이 아련거린다.
전망대에서 한동안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며 조망을 즐긴 후 싸늘해지는 몸을 데우기 위해 다시 출발해 점점 더 깊어지는 눈속을 걸어 전진한다.
한동안 진행하니 정상까지 0.66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등로 우측 잡목 사이로 광덕산 정사 옆에 서 있는 기상 레이더가 눈에 들어 온다.
아주 멀리에서도 저곳이 광덕산임을 알려주는 기상 레이더, 다시 만나기 위해 제법 세월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2년만의 조우이다.
다시 이곳이 한북정맥 등로임을 알리는 정상까지 0.64 Km 남았다는 이저목을 지나 제법 그럴듯한 상고대가 피어있는 등로를 타고 바위지대를 넘는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상고대 터널을 지나 계속 오르니 드디어 명성지맥 분기점 지나 광덕산 정상이다.
이제 제법 눈이 쌓여 발목 위로 덮히는 정상에서 사진 몇장 남기고 쉬면서 주위 조망을 해 보지만 역시 조망은 없다.
추워지는 몸으로 인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광덕고개에서 올라오며 정상 직전에 봤던 남서쪽 방향인 백운계곡주차장 6.34 Km 이정표 있는 곳을 통해 진행하면 명성지맥의 정상 등로로 진입하게 된다.
내려가려고 그곳으로 진행하다 정상 삼각점을 담지 못했기에 다시 올라 산각점 사진을 담아 본다.
그러다 정상 주위의 낙엽송에 피어 있는 상고대가 너무나 예뻐 한장 남겨 본다.
한 겨울이 되어 어느 산이나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그런 상고대와는 느낌과 의미가 다른 첫 상고대의 모습이 반갑기 그지없다.
생각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제 정상에서 내려 와 정상 명성지맥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급경사 내리막 등로 양쪽에 안전 철봉과 로프가 달려 있고 조심하며 그곳을 지나자 다시 잡목 가지에 피어 있는 상고대가 아름다운 등로가 열려 있다.
그곳을 지나자 정상에서 0.18 Km 내려 왔다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반대방향은 이제 큰골갈림길 0.70 Km 라 적혀 있다.
그곳을 지나 바위지대를 넘자 눈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진 등로 위에 이 산객이 홀로 남겨 놓은 발자국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에 담아 본다.
새하얀 눈이 쌓인 등로 위에 아무도 지나지 않은 순백의 세계를 걸어가는 기분은 참으로 묘하다.
그렇게 자연을 즐기며 진행하다 보니 큰골 2.10 Km 란 큰골 갈림 이정표를 지나 972봉 정상을 넘는다.
계속 전진하니 이제 아침 햇살이 구름을 뚫고 나와 눈 쌓인 하얀 등로 위에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만들며 또 다른 아름다운 등로를 만들고 있다.
광덕산 정상 1.30 Km 이정표와 1.82 Km 이정표를 지나부드러운 등로를 걸어가니 저 멀리 잡목이 제거된 830봉 각흘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계속 직진하면 810봉인 박달봉을 통해 백운계곡쪽 흑룡사로 통하는 등로이고 오늘 이 산객은 우측 등로를 타고 각흘산쪽으로 진행해야 제대로 된 명성지맥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정표 넘어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박달봉이 인상적이다.
이곳 830봉 정상에서 잠시 배낭 내려 놓고 물한모금 마시며 주위 조망을 해 본다.
남동쪽 저 멀리 시원한 한북정맥 상 백운산과 도마치봉 그리고 신로봉과 국망봉 능선이 보인다.
조금은 박무로 인해 선명하지는 못하지만 지난날을 추억하기에는 안성맞춤의 사진이다.
북서쪽으로는 잡목가지 사이로 올라야 할 각흘산 능선이 시원하게 열려있다.
한동안 830봉에서 휴식을 취하며 조망을 즐기지만 역시나 너무나 추워지는 날씨로 인해 금새 배낭 메고 출발한다.
가파른 경사를 지나 내려가니 박달봉 유해발굴 시작점이란 코팅지가 보이고 등로 좌우측으로 군데군데 큰 구덩이가 보인다.
왜 이런곳에 유해발굴 현장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 의아하지만 아무 설명도 없으니 아쉬움만 남기고 그 큰 웅덩이를 보니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한동안 진행하니 작은 바위가 나타나는데 그 앞에는 누군가 만들어 세워 둔 나무 계단이 있어 아주 쉽게 통과한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남겨 놓는다.
집에 돌아 와 자료를 찾아 보니 박달봉 유해발굴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였다.
이곳은 육군 3사단이 5군단 지역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을 실시했던 지역으로 발굴된 유해는 합동영결식을 이미 지난 12월 1일 육군 3사단에서 거행하였다.
3사단은 지난 10.19∼11.27일 약 1개월에 걸쳐 진행된 이번 발굴사업을 통해 전사자 유해 62구와 유품 1,205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번 발굴을 위해 약 8개월에 걸친 사전준비를 실시했다.
발굴지역은 6·25전쟁 당시 아군이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격전의 현장이며 현재도 전시에 사용했던 개인호와 교통호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광덕산 상해봉, 박달봉, 뼈다귀골 일대를 최종 발굴지로 선정하여 발굴작업을 실시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곳이였는데 이곳이 그런 역사의 한가운데 있었다는 사실에 무엇이 진정 국가를 위한 일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였다.
바위지대를 통과하니 등로 우측으로 헬기장이 보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려다시 조망을 즐겨 본다.
우측 동쪽으로 방금 전 들렸다 내려 온 광덕산 정상과 기상 레이더가 선명하고 972봉도 보인다.
그곳에 들어 있을 땐 몰랐는데 이제 보니 그곳 정상부의 상고대가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이다.
이제 앞으로 몇개월 동안은 저런 멋진 상고대와 눈꽃을 만나 또 다른 세상을 구경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무명봉을 지나 잠시 더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바위봉이 나타나고 괜시리 그곳으로 올라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오르니 천하 제일의 조망이 펼쳐져 있다.
서쪽으로 47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우측 고갯마루로 올라 자등현도 보이고 올라야 할 잣나무 군락지도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그 뒤로 눈 쌓인 등로를 타고 각흘산 정상이 보이고 그 우측 능선을 타고 바위 능선도 열려 있다.
각흘산 좌측 능선으로는 민둥의 칼능선이 눈을 덮고 하얀게 누워있고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갈림길 지나 765봉도 보이고 약사령 넘어 저 멀리 명성산과 삼각봉 그리고 억새밭으로 이어진 시원한 마루금도 보인다.
생각보다 아름답고 멋진 조망에 진행하지 못하고 바위 전망대에서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을 담는다.
명성산 만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산 그리메 한가운데에 도평리 약사동 마을이 앉아 있고 그 뒤로 명성산 억새 능선을 타고 좌측으로 군부대 포격장과 여우봉 능선이 시원하다.
그 뒤로 다음 구간 이어가야 할 명성지맥 마루금도 보인다.
내려오기 싫은 그곳 바위전망대에서 많은 시간 보내고 또 많은 사진을 담은 후 조심스럽게 눈 쌓인 등로로 내려 와 전진하니 가파른 절개지가 등로 우측으로 열려있고 그곳에 안전 로프가 달려 있다.
잠시 타이어봉에 올랐다 묘하게 생긴 바위도 지나고 다시 두번째 타이어봉에 올라 장명동 마을을 조망한 후 계속 진행하니 유해발굴 종점이란 코팅지를 만난다.
조금 더 진행 해 멋진 소나무 두그루를 지나 타이어로 둑을 만든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내려가다 우측 넓은 헬기장을 만나 그곳에서 바라 본 각흘산 전경이 눈부시다.
그곳 헬기장에서도 많은 사진을 남긴 후 다시 임도를 타고 내려오자마자 금새 좌측 능선으로 명성지맥이 이어지고 그곳으로 들어가 잡목과 잣나무 숲을 지나니 등로 좌측으로 민가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도 들리기 시작한다.
잠시 더 내려가니 임도와 만나고 살펴보니 방금 전 만났다 헬기장에서 헤어진 임도란 생각이며 금새 자등현 47번 지방도로에 도착한다.
이곳 역시 포천의 도평리와 철원의 자등리를 연결해 주는 2차선 포장도로의 고갯마루이다.
이곳 자등현에서도 많은 사진을 남기고 생각지도 못한 관광버스 한대를 발견하곤 그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니 서울의 한 산악회 회원들이 각흘산 산행을 하기 위해 방문했고 많은 등산객들이 이미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도로 건너 넓은 공터가 있고 그 안에 간이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간이 화장실 좌측으로 등로가 열려 있고 그곳을 통해 잣나무 숲으로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각흘산 산행을 시작한다.
잣나무 군락지로 오르니 군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자리하고 그곳을 넘어 오르다 뒤돌아 보니 방금전 내려온 등로와 거대한 송전탑 2개 그리고 자등현의 47번 지방도로도 보인다.
그렇게 진행하니 금새 억새가 피어있는 평이한 등로가 열리고 그곳을 타고 오르니 군부대 초소와 그 옆에 경고문이 서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계속 오르니 단체로 온 산악회 회원중 일부가 뒤돌아 내려오고 그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전진하니 홀로 럿쎌했던 광덕산 등로와는 달리 이곳 각흘산 등로는 많은 등산객들이 잘 다져 놔 매우 미끄러운 등로로 변해 있다.
한동안 줄기차게 오르니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지나 우측으로 헬기장이 보이지만 들어가 보니 조망도 없어 금새 뒤돌아 나와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군부대에서 만들어 세워 놓은 포탄낙하지점이란 경고판이 정상 500미터와 300미터에서 보이고 조금 더 오르니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는 위에 암봉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끈질긴 생명력의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그 암봉 소나무를 지나 가파른 절개지 같은 된비알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우측에 멋진 바위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니 바위 머리 위로 하늘을 맞대고 서 있는 각흘산 직전 넓은 공터의 헬기장이 보인다.
그곳으로 오르니 강력한 겨울 찬바람이 볼때기를 때리고 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 쉬며 등로 우측 능선을 담아 본다.
각흘산 반대 방향인 북쪽 철원쪽으로 뻗어 있는 칼바위 능선위를 바라보니 능선 위에 쌓여 있는 눈과 함께 황홀하다는 느낌이다.
북동쪽 저 멀리에는 이북의 산들도 구름속에 희미하게 드러나고 그 줄기를 타고 남한의 최북단에 있으면서 한북정맥 최북단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대성산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다.
한북정맥 산행을 하면서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던 대성산을 그리워하며 언제 한번 저 봉우리를 타고 북으로 달려 올라가는 한북정맥의 끝자락에 서 있는 꿈을 꿨던 추억을 꺼내 보기도 한다.
동쪽으로는 방금 전 지나온 광덕산의 기상 레이더에서 부터 우로 흐르며 광덕산 정상 그리고 972봉과 830봉 지나 박달봉이 보이고 이쪽으로 내려오며 중간에 자등현도 보이는듯 하다.
눈이 내려 설원이 된 세상과 추운 날씨와 영하로 내려간 기온으로 인해 산행에는 추위에 어려움이 있지만 조망만 생각하면 오늘이 최고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멋진 조망도 잠시 너무나 강한 바람에 손끝이 아려와 잠시 추위를 녹이는 시간도 가져 본다.
남동쪽 저 멀리에는 올망졸망한 한북정맥 마루금을 넘어 경기도의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화악산과 응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아 있고 그 아래쪽으로 명지지맥도 살며시 그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모두 올랐던 산줄기들 이지만 이렇게 이곳에서 바라보는 감회는 또 다른 세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남쪽으로는 명성산 억새평원을 감싸고 있는 산줄기 지나 흡사 스키장처럼 보이는 군부대 포사격 도로가 보이고 그 뒤로 오늘 마무리를 해야 하는 여우봉과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도 보인다.
많이도 걸어 왔지만 앞으로 걸어 가야 할 마루금 역시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다.
이제 추위에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올라야 할 각흘산 정상으로 통하는 바위 능선을 담아 본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바로 저 아래 보이는 포격부대에서 포탄을 이용해 사격 연습을 하고 있는 방향인듯 하여 등골이 섬뜩함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금은 미끄럽지 않을까 걱정하며 체인젠을 꺼낼까 생각했지만 조금 더 진행하기로 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드디어 각흘산 정상에 도착해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다시 한번 주위를 돌아보고 조망을 즐겨 본다.
등산객들이 잠시 들렸다간 강한 찬바람에 탄성 한번 지르고는 곧바로 하산해 버리는 각흘산 정상, 이 산객도 처음으로 올랐는데 참으로 조망이 좋다는 생각이다.
서쪽으로 용화저수지가 너무나 푸른 물을 채우고 조용히 앉아 있고 그 넘어 철원평야와 금학산과 고대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도 눈에 들어 온다.
증명사진 한장 남기고 싶었지만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추위에 금새 내려가 버리고 셀카 놀이를 하려 해도 너무나 추위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정상석과 삼각점을 저 멀리 올라야 할 명성산과 삼각봉 그리고 방화선을 배경으로 담아 본다.
정상의 풍경 그 자체보다 그 배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각흘산 정상이다.
너무나 추워 사진 한장 남기고 주위를 둘러보니 방금 전 오르기 전에 헬기장에서 봤던 멋진 조망과 중첩되어 더 이상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는다.
다만 그 헬기장에서 담지 못했던 풍경만 몇장 더 담고 명성산쪽으로 진행하려 하자 바위가 얼어 무척 미끄럽고 또한 잡고 진행할 잡목들도 없는 낭떨어지가 눈으로 보여 몇번이나 망설이고 있다.
위험하여 다시 자등현으로 내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체인젠을 착용하다라도 그냥 진행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에 고민만...
그러다 결국 진행하기로 하고 바위벽을 내려오니 나즈막한 바위 하나가 서 있다.
그곳을 내려오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 안전하게 내려 와 바위봉을 오으니 각흘산 정상이 내려올때의 위험함보다는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에 잠겨 본다.
참으로 간사한 사람의 마음을 읽으며 가야 할 능선과 발 아래를 살펴보니 참으로 난감하다.
바위봉 우측 사면으로 등로가 열려있지만 모두 얼어있어 발 한번 잘못 디디면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질듯한 위험한 구간이다.
다시 각흘산 정상으로 뒤돌아 올라갈 수도 없고 진행하기에도 부담스런 그런 등로가 한동안 이어져 있다.
체인젠을 꺼낼까 생각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가느다란 노끈으로 안전로프가 달려있고 제법 발을 디디며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조심스레 진행하며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을 담아보니 환상이다.
바위봉 정상으로 올랐다가 낭떨어지 위험 구간만 구경한 후 다시 뒤돌아 내려와 살펴보니 등로 우측 밑으로 군벙커같은 구조물이 보이고 그곳 앞 사면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조심하며 온 신경 집중해 한동안 그 사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거의 다 진행한 곳에서 뒤돌아 보니 눈과 얼음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사면 등로를 잘도 내려왔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시간이다.
그렇게 바위 위험 구간을 내려오니 잠시 평온한 등로가 열리며 민둥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겨울철이 아니라면 아주 스릴있게 즐기는 산행이 되였을 것 같은 각흘산 하산 등로는 겨울철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정도로 생각보다 위험하고 험난한 구간으로 남아 있을 듯 하다.
그곳에서 바라 본 올라야 할 마루금 저 멀리 우측 방화선과 좌측 명성지맥을 가르는 분기점에 서 있는 키큰 소나무 한그루가 찬바람에 더욱 차갑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민둥의 마루금을 진행하니 어느덧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 곳에 올라 뒤돌아 본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고 그 끝자락에 뾰족하게 올라있는 각흘산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내려오며 등줄기에 식은 땀을 흘렸던 시간은 벌써 과거의 추억이 되어 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소나무 한그루 있는 곳에서 바라보니 이곳 역시 멋진 조망처로 손색이 없다.
이제부터 다시 잡목을 뚫고 한동안 진행하니 가끔 군부대 경고문이 나타나고 눈보다는 낙엽이 많이 깔린 그런 등로로 진행한다.
지맥을 타는 산꾼들 이외에는 다닌 흔적이 없기에 그 등로마저도 희미하게 남아 있다.
아마도 조금만 더 세월이 지나면 이 등로조차도 사라질지 모른다는 그런 기분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간단히 점심상을 펴든다.
그리고는 주위 풍경을 바라보니 방금 전 지나 온 광덕산과 각흘산에서 이어져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다시 한북정맥의 백운산과 도마치봉 그리고 화악지맥의 분기봉인 도마봉을 담아 본다.
참으로 멋진 산그리메에 저 위를 걸었던 추억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함께했던 산우님들은 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따뜻한 커피 한잔까지 마시고 배낭 정리해 다시 약사령으로 향한다.
작은 인공 구조물이 있는 개인 참호를 지나 무너진 천막 군마사를 지나니 급경사 내리막 등로로 이어진다.
조심하며 미끄러운 낙엽 등로를 내려오니 비포장 임도가 지나는 약사령에 도착해 한숨을 내몰아 쉰다.
이곳 역시 철원과 포천을 이어주는 고갯마루인걸 보니 오늘 산행은 그 도 경계를 타고 진행되는 듯 싶다.
가파른 골짜기 낙엽 등로로 이뤄진 된비알 타고 오르니 산이좋아라는 시한구절이 걸려 있어 숨가쁜 중에도 잠시 읽고 올라 본다.
다시 가쁜 숨 몰아쉬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지나온 등로와 앞으로 올라야 할 등로를 배경 삼아 사진 몇장 남겨 본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 역시 만만치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다시 안전로프가 달린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어렵게 오르니 평이한 낙엽 깔린 등로와 연결되고 그곳을 걸어 올라가니 일순간 잡목이 사라지며 시원한 조망을 열어 준다.
헐떡이며 가쁜 숨 몰아 쉬며 돌아보니 저 멀리 한북정맥의 국망봉 능선이 시원하고 그 뒤로 화악산과 응봉이 경기도 최고봉임을 자랑하듯 솟아 있다.
그 산그리메가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 돌아 본 후 다시 오른다.
또한 지금까지 걸어 온 명성지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되기도 한다.
저 멀리 광덕산과 기상 레이더가 보이고 눈에 쌓인 산그리메가 한폭의 풍경화를 그리며 좌측으로 흘러 내려온 후 830봉에서 각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가까이에 각흘산 그리고 이곳까지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으로 담으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는 시간이다.
북동에서 남쪽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조망을 즐긴 후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 다시 완만한 방화선을 만나 명성산 갈림 삼거리까지 진행하도록 이어져 있다.
이제 오후들면서 이곳 등로의 눈은 많이 녹으면서 제법 질척이는 등로를 만들어 놓고 있다.
이제 앞으로 올라야 할 완만한 방화선으로 눈길을 돌리니 그곳 꼭대기 정상부에 명성산과 삼각봉이 뚜렷하다.
이곳 역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이 압구거인 곳이다.
오르면서 계속 진행하지 못하고 조금씩 쉬면서 담았던 풍경을 다시 담아 본다.
참으로 아름다운 등로이지만 이 등로 근접지역에는 군포격 부대가 자리하여 아름다운 산하를 파내고 있다.
이제 약사령 능선이란 안부가 바로 발 아래 보이기 시작한다.
이정표가 모두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약사령 안부를 지나 계단을 타고 오르니 완만한 방화선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주위 조망을 즐기며 급하지 않게 진행하면서 이제부터 조금씩 군부대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살펴본다.
생각보다 찾기 어렵지 않다는 느낌으로 오르다 보니 멋진 바위 하나가 등로 옆에 서 있고 그것을 배경으로 각흘산과 광덕산을 담아 본다.
다시 한번 저 멀리 화악산과 응봉 그리고 한북정맥의 국망봉 능선도 담아 본다.
바로 발 아래에는 군 부대의 포격으로 움푹 패인 산하가 가슴에 피멍을 만들어 놓고 있다.
사진 우측으로 군부대 군사도로가 보이고 지나야 할 마루금이 모두 파헤쳐져 산이 아닌 평지로 변해 버린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주위 조망을 하면서 급하지 않게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삼각봉과 명성산으로 올라야 할 갈림 삼거리가 나타난다.
두어번 올랐던 기억이 있는 곳이기에 반갑기 그지없다.
그때에는 명성산 억새 축제기간이라 수많은 등산객들 틈에 낑겨 어렵게 산행을 하였는데 오늘은 이 넓은 명성산 전체가 이 산객만을 위한 장소가 되어 있다.
조금은 지치고 시간적으로 빠듯하여 명성산 정상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갈림 삼거리에 도착하니 지맥 이름을 붙게 한 명성산 정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고민도 잠시 곧바로 우측 등로를 타고 명성산으로 향한다.
오르며 오랫만에 등로 좌측, 즉 서쪽으로 펼쳐진 아기자기한 경기 북부의 산그리메를 살펴본다.
작년 그리고 2년전 많이도 올랐던 지장산과 종자산 쪽 능선이 가깝고 우측으로 돌아가며 고대산과 금확산도 가깝게 다가온다.
저 멀리 남쪽으로 희미하게 소요산 능선도 보이지만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모두 올랐던 산들이고 또 그곳에서 이곳을 바라보며 그리워했던 시간들이 있기에 그 이름 하나 하나를 불러보는 시간이 참으로 좋은 느낌이다.
낮으막한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명성산 정상에 도착한다.
몇가지 산에 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 명성산은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망국의 슬품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설, 왕건의 신하에게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정도로 울었다는 설 그리고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입산 할 때 산도 슬퍼 울었다는 설등이 전해져 내려오며 울음산으로 불리우다 한자를 따 명성산이 되였다는 설이 있다.
소가 누어있는 와우형인 이 명성산은 궁예와 관련이 깊으며 산정호수의 조망과 정상에 펼쳐진 넓은 억새밭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정상 능선의 민둥은 6.25 전쟁때 불탄 나무들이 자라지 못해 생겼다는 그곳에서 셀카를 이용해 인증 사진 한장 남겨본다.
다시 명성산 정상을 내려 와 갈림 삼거리에서 이제 우측 능선을 타고 높게만 보이는 가파른 등로를 타고 좌측 우회 등로를 버린 후 삼각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 옆면에는 울음산이란 산 이름이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양사언의 싯구 한구절이 새겨져 있다.
주위 조망을 즐긴 후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우회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통해 억새밭 쪽으로 진행한다.
한동안 진행해 바위 암봉을 우회한 후 뒤돌아 보니 명성산 세 봉우리가 나란히 서서 홀로 가는 산객에게 이별인사를 하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 우회했던 바위 암봉 그 뒤로 바우로 된 삼각봉 지나 명성산 정상이 차례로 보인다.
인간의 의지와 발걸음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즞 시간이기도 하다.
한동안 진행하다 좌측으로 우회하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등로 우측 능선에 돌탑이 보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곳으로 올라 앞으로 진행해야 할 능선을 담아 본다.
명성산 정상부 능선도 많이 진행해 저 앞에 보이는 암봉을 우회하며 넘으면 금새 산정호수가 보일 것이다.
다시 평이한 능선을 타고 찬바람이 거세지는 등로를 따르니 산안고개 갈림 헬기장에 도착한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북적이던 이곳이 오늘은 이 산객을 위해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다.
탁 트인 조망을 한동안 즐긴 후 다시 억새밭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다 등로 우측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작은 강포저수지와 그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철원의 금확산과 고대산 능선을 담아 본다.
2년전 겨울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등로를 타고 옆지기와 단둘이 오붓하게 데이트 하던 추억에 잠겨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제법 넓게 자리한 철원평야도 고산에 둘러 쌓여 이채롭게 다가 오는 그런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제부터 조금씩 앞으로 진행해야 할 군부대쪽 마루금을 살피며 진행한다.
바로 앞 좌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 저 멀리 스키장처럼 보이는 군부대 인공도로를 건너 사라진 능선대신 도로를 타고 진행한 후 우측 가운데 능선에 서 있는 송전탑으로 올라 그 끝자락에 있는 여우봉을 넘으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가 될 것이다.
그 여우봉 넘어 보이는 사향산은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이다.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멋진 분재 소나무 같은 나무 두그루가 서 있는 산정호수 조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한동안 머물며 사진도 찍고 마을 이름을 알아 맞추는 홀로 게임도 해 본다.
참으로 자주 와서 막걸리 마시며 젊은 청춘을 보냈던 산정호수이기에 그곳에 얽힌 사연과 추억도 많은 곳이다.
산정호수가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 팔각정 5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난지 얼마 안돼 위험지역이란 나무목이 있는 곳에서 마루금은 좌측 능선을 통해 군부대 포격장으로 이어진다.
잠시 희미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원형의 위험 경고판이 나타나고 곧이어 군부대 경고판과 허물어진 철조망이 보인다.
그곳을 넘어 희미한 등로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어려운 마루금을 이어가 본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내려가다 문득 뒤돌아 보니 우측 저 위로 산정호수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분재 소나무 두그루가 서 있고 그 아래로 내려와 위험지역이란 이정목이 서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곳을 통해 내려오며 잡목이 우거진 희미한 등로의 모습도 보이면서 앞으로 산행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 주는듯 하다.
그렇게 사라졌다 나타나는 희미한 마루금을 타고 한동안 정신없이 내려가다 앞을 보니 이제 군부대 인공도로가 빤히 내려다 보이고 이어가야 할 등로도 보이는 듯 하다.
등로 우측으로는 넓은 분지가 형성되어 있고 간간히 작은 저수지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겨울이라 그런지 모두 얼어 버렸다.
분지 속 습지인듯 보이는 곳이다.
한동안 내려가니 다시 희미한 등로가 열리고 말라있는 계곡을 지나 군부대 도로쪽으로 등로가 이어져 있다.
그곳으로 내려가는 사이 초병 둘이 다가와 출입통제 구역이라며 강하게 제지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 후 이곳에 온 사연을 전해 주니 이해는 하는듯 하면서도 그곳으로의 진입은 강하게 막고 있다.
지금까지 잘 진행되어 왔는데 난감하기 그지없는 시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안덕재로 빠지는 등로는 포기하고 직접 650봉으로 오른다.
발가벗은 나무들과 그 아래 넓게 펼쳐진 잡풀들이 말라 회색빛 산하가 아름답다.
650봉 정상에 서니 동서로 나 있어야 할 등로는 보이지 않고 남북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등로만이 갈색 억새밭에 외롭게 보이고 있다.
어짜피 안덕재 임도는 포기했기에 그냥 직접 620.2봉을 향해 전진한다.
이곳처럼 희미하지만 지나 다니는데 큰 지장이 없다면 어렵지 않게 여우봉 넘어 여우고개로 내려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이제부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 많은 시간 허비하고 어둠속에 진행하게 된다.
650봉을 내려가는 등로는 더욱 희미해 사람의 족적을 찾기도 힘이들고 우거진 잡목들은 자꾸만 이 산객을 붙잡고 늘어진다.
온몸에 수많은 생채기를 내며 어렵게 안부로 내려서니 그곳은 억새밭이 펼쳐져 있고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움직이는 이 산객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가끔은 포기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부끄러워 진행하며 어렵게 620.2봉 정상에 오르니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특히나 가깝게 보이는 송전탑이 늦은 시간에도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
이곳 620.2봉에서 임도로 내려가는 등로가 전혀 나 있지 않고 잡목과 잡풀들도 우거져 진행하기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 짧은 능선을 내려오는데 근 30여분이나 걸려 어렵게 잡목 숲을 헤치고 내려오니 온몸이 따갑고 주머니마다 한가득 잡목가지들이 들어와 있다.
사투를 벌였다는 표현이 맞을듯 하다.
어렵게 내려온 시멘트 도로에서 올라야 할 능선을 바라보는 사이 어느새 하루해가 서쪽으로 저물어 가고 있다.
떨어지는 일몰도 바라보지 못한채 시멘트 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진행해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측도로로 다시 좀 더 진행한 후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측 시멘트 도로를 타고 송전탑을 향한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제 서서히 하루해가 서산으로 숨어 버리고 세상은 다시 어둠속으로 숨어 들기 일보 직전에 정상 등로인 안덕재 도로에 도착한다.
지나 온 광덕산이 이리 가깝게 보이는데 이곳을 오기 위해 이렇게 돌고 돌아 결국 이곳에 온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모든 시멘트 도로마다 두꺼운 얼음이 얼어 올라가기에 어렵다는 사실이다.
지대가 낮은 곳은 물론이고 송전탑이 보이는 능선으로 오르는 고지대까지 모두 빙판길이니 이 무슨 조화란 말인지... 다시 많은 시간 허비하며 오른다.
얼어 있는 시멘트 도로 갓길을 이용해 어렵게 그 정상에 올라 우측 능선으로 나 있는 희미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제법 잘 나 있는 등로가 반기고 그곳을 통해 오르니 송전탑이 나타난다.
얼마나 반갑던지... 어두워지는 시간도 잊은채 잠시 쉬어 간다.
이곳에서 부터 군사지역이란 시멘트 봉이 나타나고 이제 한시름 놓고 어짜피 늦었기에 천천히 안전을 생각하며 진행하기로 한다.
이제 넓은 비포장 임도를 만나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짧아진 하루 해 그리고 홀로 맥 잇기 산행을 위해 어둠속에 산속에 들어 있는 자신을 보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잠시 더 오르니 바람에 찟겨진 풍향계를 달고 있는 인공 구조물을 만나 이제 정상 능선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한다.
조금 더 진행 해 오르니 넓은 헬기장 정상이 보이고 그곳에서 세상은 완전한 어둠속으로 빨려 들고 있다.
바깥덕재 지나 가야 할 등로 좌측으로 여우봉이 보이고 서산으로 사라진 해의 여운이 남아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모습이 일출과는 또 다른 감흥으로 이 산객을 흥분 시키고 있다.
어렵게 등로를 찾아 진행하다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헤드렌턴을 꺼내 착용하고 진행하지만 역시 제한된 불빛에 낙엽이 많이 쌓여 바깥덕재는 인식도 못하고 진행해 여우봉에 어렵게 도착한다.
주위 마을에서 빛나는 불빛들이 가깝게 다가오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또 얼마를 걸어 내려가야 닿을 수 있을지...
오랫만에 짧아진 하루해를 온몸으로 실감하며 헤드렌턴을 착용하고 내려오는 것이 어색하게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부터 아주 미끄러운 낙엽 등로를 타고 어렵게 마지막 사투를 벌인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하얀 눈은 점점 사라지고 그 대신 그곳을 낙엽이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여우봉에서 내려오는 등로는 왜 그리 가파른 등로였던지 몇번의 미끄럼을 타면서 어렵게 내려간다.
한동안 내려가다 도로의 가로등 불빛이 저 멀리 보일쯤 갑자기 등로가 사라지고 그곳에는 절개지가 열려 있다.
참으로 난감한 심정으로 어렵게 그 절개지를 좌측으로 돌아 잣나무 숲을 통과해 진행하니 78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여우고개의 영북쪽 도로에 도착한다.
내려선 도로에서 좌측 고갯마루로 오르며 살펴보니 직진하면 포천시 이동면이고 이 반대편에는 포천시 영북면으로 갈 수 있는 경계가 바로 여우고개였던 것이다.
다음 구간 산행 들머리를 확인하고 넓은 공터에 내려 앉은 어둠속에 배낭을 정리하며 알고 있는 이동 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니 갑자기 한기가 들면서 추위가 엄습해 온다.
산행을 하면서는 몰랐는데 이곳에 내려 와 흘렸던 땀들이 식고 또 밤이 되면서 더욱 내려간 기온으로 인해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았나 보다.
15분여 기다린 끝에 이동 택시를 만나 이동으로 이동하는 사이 운전 기사가 전화 한통을 하더니 일동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한다.
택시비가 걱정은 되지만 본인의 일로 인해 가는 것이기에 고마움을 전하고 무사히 일동 버스 터미널로 이동해 7시 40분발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복귀해 집으로 돌아 온다.
참으로 길고도 험했던 명성지맥 제1구간에서 올해 첫 눈 산행을 하면서 원없이 러쎌을 해 봤고 또한 걱정했던 군부대 마루금을 무사히 통과해 늦었지만 무탈하게 여우고개로 내려와 복귀함을 자축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 해 본다.
남아 있는 두 구간은 언제 오를지 기약이 없지만 어제처럼 경방기간이나 명절때가 되어 갈곳 없어 헤매일 때 들려 미완의 조각 맞추기를 완성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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