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한강기맥(대간·완)

한강기맥 제3구간 운두령에서 황장곡(삼년대)갈림사거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2. 7. 18.
728x90

산행지 :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및 횡성군의 한강기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2년 07월 17일 (화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부터 아침까진 짙은 안개 후 점심때부터 구름과 햇살로 무척 무더웠고 늦은 오후부터 다시 짙은 안개로 고생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9도에서 영상 33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운두령(31번 2차선 지방도로)-산불감시초소-1172봉-1203봉-1271.8봉 삼각점-1334.7봉-1380봉 헬기장-1261봉-보래령-보래봉(1324봉)-

                 1244미터 사거리안부-1270봉(회령봉 갈림길)-1091봉-자운치-흥정산 갈림 삼거리봉(1212봉) 이정표-이정표(운두령14.36 Km와

                 구목령9.78 Km)-1122봉-불발령(불발현) 임도(1013임도)-폐헬기장-헬기장 이정표(구목령 8.95 Km와 불발현0.39 Km)-1021봉 헬기장-

                 청량봉(1052봉, 춘천지맥 분기봉)-이정표(구목령7.76 Km와 청량봉0.42 Km)-국유임도 이정표(구목령6.8 Km와 청량봉1.38 Km)-

                 장곡현(장곡령) 임도 이정표(구목령6.54 Km와 청량봉1.64 Km 및 56번 국도8.6 Km)-이정표(구목령6.06 Km와 청량봉2.12 Km)-1089봉

                 지정표(구목령5.44 Km와 청량봉2.74 Km)-급경사 내리막 로프지대-1098 바위봉-곡죽동(생곡리) 갈림 이정표(구목령4.67 Km와

                 청량봉3.51 Km)-이정표(구목령4.14 Km와 청량봉4.04 Km)-이정표(구목령3.49 Km와 청량봉4.63 Km)-1181봉 이정표(구목령3.16 Km와

                 청량봉5.03 Km)-로프지대-1190봉 삼각점-이정표(구목령정상2.04 Km와 1190봉0.35 Km)-전망바위-1106봉 이정표(구목령 정상1.5 Km와

                 1132봉 조망바위0.54 Km)-1143 바위봉-폐헬기장-1142봉 이정표(구목령 정상0.97 Km와 1132봉 조망바위1.07 Km)-이정표(구목령

                정상 0.61 Km와 1132봉 조망바위1.43 Km)-헬기장 이정표(구목령 정상0.45 Km와 1132봉 조망바위1.59 Km)-폐헬기장-구목령-바위봉

                이정표(구목령정상0.63 Km와 덕고산3.63 Km)-이정표(구목령정상1.11 Km와 덕고산3.15 Km)-이정표(구목령정상1.7 Km와 덕고산2.56 Km)-

                이정표(구목령정상2.06 Km와 덕고산2.2 Km)-이정표(구목령정상2.92 Km와 덕고산1.34 Km)-삼계봉(1065봉, 영월지맥 분기봉)-

                이정표(덕고산0.62 Km와 삼계봉 0.24 Km)-이정표(덕고산0.36 Km와 삼계봉 0.50 Km)-덕고산(1125봉)-바위지대-한남대계곡을 통해

                한남대까지 대형 알바(왕복 3.0 Km)-덕고산 정상 복귀-바위지대-이정표(운무산5.82 Km와 덕고산0.52 Km)-로프지대-이정표(운무산5.53 Km와

                덕고산0.81 Km)-1094.2봉 삼각점 이정표(운무산5.12 Km와 덕고산1.22 Km)-암봉지대-1031봉(봉복산 갈림삼거리)이정표(운무산4.16 Km와

                덕고산2.18 Km)-이정표(운무산3.79 Km와 덕고산2.55 Km)-봉막재(이정표 운무산3.19 Km와 덕고산3.15 Km)-959봉-이정표(운무산2.34 Km와

                덕고산4.00 Km)-황장곡과 삼년대 갈림 사거리 이정표(운무산1.98 Km와 덕고산4.36 Km)-좌측 계곡으로 탈출-운무산장-만강계발주식회사

                물공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32.00 Km (기맥구간 약 26 Km, 알바 한남대까지 왕복 약 3 Km 및 탈출 접속구간 약 3 Km 황장곡 갈림 사거리에서 만강계발주식회사

                 물공장까지)

산행시간 : 꾸준한 속도로 17시간 10분 (02시 10분부터 19시 20분까지)

교통편 : 애마 이용해 운두령까지

            운무산장 아래 만강계발주식회사 물공장에서 운두령까지 택시(진부 김웅기 기사님 010-2588-8769)

            운두령에서 애마로 서울 복귀

 

한강기맥이란?

한강기맥은 백두대간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줄기를 가르며 양평 양수리의 두물머리까지 이어지는 약 166.9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산경표 상 1백두대간9정맥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 웅장한 산세와 심산유곡의 모습은 정맥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당당한 산줄기이다.

백두대간에서 비켜나 있는 오대산 비로봉 줄기를 포함 기맥의 최고봉 계방산으로 솟구치면서 고산준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이어간다.

대체로 서진하는 형태의 산줄기가 되며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경계를 이어가다 횡성을 지나면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계를 잠시 이룬다. 그리고 통골고개에서 강원도와 이별 양평의 용문산 줄기를 달리다가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그 화려한 맥을 마감한다.

심산유곡의 험준한 준령을 간직한 탓에 변변한 찻길도 별로 없으며 오직 걸음품을 팔아 해결하는 야성의 산길도 자주 접한다.

 

 

고통속에 어렵게 진행하는 한강기맥에서 잔연과 산행의 참뜻을 배웠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또 다시 산행에 대한 병이 도지고 주말에 비가 내림다는 예보로 결국 주중에 참지 못하고 하루 시간 내 한강기맥에서 마의구간이라 평이 나 있는 제2구간인 운두령에서 먼드래재까지 산행을 감행하기로 하고 산행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하지만 결국 이번 구간에도 목표지점인 먼드래재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지점에서 탈출을 시도해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탈출을 결심한 순간의 선택은 옳았다는 생각이다.

가장 심하게 잡목이 우거져 있어 등로 자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헤쳐 나가느라 많은 체력 고갈이 있었고 원활한 산행이 불가능해 산행 시간 자체가 많이 지체되였으며 더욱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로 인해 새벽부터 아침까지의 등로 찾기에는 몇번인가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흘릴 정도로 최악의 산행 조건이였다.

더욱이 산행을 하면서 몇번인가 대면하게 된 멧돼지들과 고슴도치를 만나고부터는 홀로 진행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공포감이 밀려오고 그로 인해 체력 고갈이 더욱 심했던 산행은 아니였을까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또한 짙은 안개가 만들어 준 물방울이 이 산객이 전진하며 약간의 미동이라도 주면 금새 굴러 산객의 온 몸으로 비산하여 산행 출발부터 등산복과 등산화가 젖어 등산화속에서는 철지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점심 때부터는 안개가 걷히고 잠시 햇살이 나오지만 그것이 고온다습한 산행 조건을 만들며 근래 들어 가장 혹독하게 흘리는 땀방울로 인해 온 몸이 샤워하듯 그렇게 젖은 상태로 진행하다 보니 온 몸에 생채기를 만들고 발바닥엔 커다란 물집들이 생기며 점점 더 고통스런 산행 조건을 만들고 있다.

그래도 진행할 수 있다는 굳은 각오가 있어 진행하지만 역시 덕고산 정상부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졸음 현상과 내리기 시작하는 가랑비로 인해 몽롱하게 진행하다 절대 해서는 안될 대형 알바를 경험하고 다시 덕고산으로 뒤돌아 올라온 이후로는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져 밤 늦게까지라도 꼭 완주하리란 생각으로 진행하지만 그 이후 다시 밀려오는 짙은 안개로 인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어 결국 탈출하게 되였다.

늘 애용하던 DSRL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 수리를 맡겼기에 준비한 똑딱이 카메라의 충전기 2개 모두가 마침 그곳에서 방전되어 더 이상 사진 찍기가 불가능해지고 그것이 또한 먼드래재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탈출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를 만들고 말았다.

다만 탈출하며 만난 운무산 계곡의 시원한 계곡물을 타고 계곡 트래킹을 즐기듯 그렇게 내려오니 무겁던 몸이 가벼워지며 무탈하게 복귀 할 수 있었다.

남아 있는 구간은 삼년대에서 올라 가볍게 운무산을 거쳐 먼드래재로 내려올 계획으로 오를 시기는 아직 기약이 없는 구간이 되어 버렸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내 다시 들려 여유롭게 오늘을 추억하며 즐기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조건을 이기고 이렇게 덕고산 정상에 무탈하게 도착해 셀카 놀이하면서 사진 한장 남기는 시간만 해도 무척 좋은 시간이였는데 이곳에서부터 갑자기 체력이 고갈되고 어젯밤 밤새 달려왔기에 졸음이 솟아지기 시작해 잠시 눈 좀 감고 쉬었다 간다는 것이 거의 한시간 가까이 졸았었나 보다.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얼굴에 느껴지는 차가운 빗방울에 눈을 떠 보니 이제 다시 짙은 안개가 밀려오며 한 두방울 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다시 배낭 둘러메고 운무산 방향으로 잘 내려갔지만 바위지대를 우측으로 우회하며 내려갔다 직진의 정상적인 기맥 등로를 타고 내려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좌측의 한남대 방향으로 붙어있는 엉뚱한 띠지 몇개를 보고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곳을 통해 급경사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잠시 의심이라도 해봤으면 좋았을 것을 계속 내려가니 계곡물이 들리고 계속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계곡물이 형성되어 있어 그때서야 무엇인가 잘못되였음을 깨닭지만 어짜피 늦어 버린 시간, 계곡물에 얼굴 한번 닦고 잠시 고민하다 시간을 보니 채 오후 4시도 안되였기에 어디에서 잘못되였는지 확인도 할 겸 다시 덕고산 정상으로 복귀한다.

 

근래들어 세번째 들리는 운두령 정상이다.

지난 구간 설명하였듯이 운두령은 해발 1089미터로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고개 중 함백산 만항재(해발 1330미터) 다음으로 높은 곳으로서 항상 운무가 넘나든다는 뜻에서 운두령이란 지명이 유래하였다는 설이 전해지는 고갯마루이다.
계방산을 오르는 기점의 하나로서 이미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계방산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어둠속에 고요하게 잠겨 있는 운두령 정상에서 홀로 산행 준비를 하는 시간이 새벽 2시, 산바람이 불어 와 세워진 깃발이 휘날리며 내는 소리에 깜짝 놀라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짙어가는 안개가 걱정이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둠속에서도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은 후 운두령을 출발하는 시간이 정확히 새벽 2시 10분을 넘기고 있다.

 

계방산 생태관리센터 건물 뒤로 나 있는 넓은 임도를 타고 들어가니 금새 금줄이 보이고 그 금줄에는 산림훼손방지란 플랭카드가 걸려 있고 그 앞으로 펼쳐진 풀섶으로 들어가니 그 잎새들에 내려 앉았던 이슬방울들이 비산하며 산객의 등산복과 등산화를 흥건히 적시고 있다.

잠시 키 큰 잡풀을 헤치며 오르니 등로 주위에 일렬로 심어져 있는 활엽수 군락지가 이채롭고 그렇게 오르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자주 만났던 등로 우측의 산불감시초소가 반겨 준다.

어둠속에서도 사진 한장 남기고 출발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안개로 인해 산행의 어려움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짙은 안개가 산객의 주위를 하얀 장막으로 둘러치기 시작하고 잠시 더 오르니 등산화와 등산바지는 이미 우중산행을 방불케 하듯 축축히 젖어 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스틱으로 눈 앞을 가로막는 키큰 잡목을 헤치며 오르지만 그것도 금새 한계에 도달하고 이제부터는 젖으면 젖는대로 그냥 진행하니 생각보다 빨리 등산화가 젖어 들고 있는 시간이다.

너무나 어둡고 안개가 심해 어디가 어딘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등로를 타고 오르니 몇개의 나즈막한 봉우리를 올랐다 내리기를 반복하는듯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 수가 없어 답답한 산행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봤던 두갈래로 갈라진 활엽수 거목을 만나지만 사진 한장 남기기도 힘이 들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

 

잠시 사진 몇장 더 담느라고 쉬어가는데 보이지도 않는 어둠속에 알 수 없는 수많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듯 환청같은 것이 들리고 나뭇가지를 들출때마다 수많은 나방들과 하루살이가 밝은 빛으로 파고들어 온 몸을 공격하고 있다.

생각보다 잡목이 우거져 앞으로 전진하기가 너무나 힘이 들고 짙은 안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기에 약간의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시간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강인하게 진행을 해 본다.

그렇게 나즈막한 봉우리로 오르니 잡목이 우거진 정상부에 봉평 417 2005 재설이라 적혀 있는 삼각점이 보이는 1271.8봉에 도착을 해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긴 한숨을 내쉬어 본다.

 

어렵게 정상 등로를 확인한 후 다시 잡목을 헤치며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수많은 나방들과 하루살이들이 다시 밝은 불빛을 따라 짙은 안개를 헤치고 산객 주위로 몰려들어 난장판을 이루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불빛을 끄면 수많은 나방들과 하루살이가 거짓말처럼 이 산객 주위에서 사라진다는 점이였다.

한동안 큰 오르내림이 없는 등로를 타고 전진을 하니 생각보다 높게 자란 잡목들이 오늘 산행이 얼마나 힘이 들 것인지 알려주는 듯 하다.

그래도 아직은 여유롭게 진행을 하니 1334.7봉은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많은 띠지들이 눈 앞에 펄럭이고 곧이어 1380봉 헬기장에 도착해 잠시 시원한 물한모금 마셔 본다.

하지만 이곳에서 보여야 앟 삼각점을 찾아 보지만 너무나 우거진 잡풀들과 잡목들 그리고 축축히 젖어 있는 헬기장으로 인해 삼각점은 찾지도 못하고 다시 전진한다.

 

헬기장을 지나 더욱 우거진 잡목지대를 헤치고 진행을 하니 벌써 등산화속으로 빗물이 들어오기 시작을 하고 철늦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을 한다.

넓은 임도같은 등로를 따라 전진하기도 하고 잡목이 우거진 등로가 보이지 않는 마루금을 타고 걸어가기도 하다 보니 등로 옆에 멋진 거목이 자리하고 있어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으니 그냥 다시 진행을 한다.

다시 계속 걸어가니 폐헬기장 흔적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을 하는데 혹시 1261봉쯤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장소이다.

그곳을 지나니 이제 짙은 안개속에서도 그림같은 산죽길이 열리고 그 산죽길을 타고 잠시 여유를 가져 본다.

 

하지만 그 산죽밭을 진행하며 주위를 바라보니 짙은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은 전혀 없는데 등로 좌우측 저 아래로 때로는 붉은 등불이 또 때로는 파란 불빛이 교대로 흔들리며 이 산객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조금은 불안감에 잠시 배낭 내려 독도를 해보니 그 불빛들은 아마도 보래령 터널 입구에 설치된 불빛들이 반짝이는 것으로 생각되기에 다시 안심을 하고 완만하게 내려가니 안부가 나타나고 그 안부 좌측으로 계곡 등로처럼 넓은 황톳빛 등로가 열려 있다.

사진 한장 남기려고 사진기를 눌러 보지만 화이트 아웃처럼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곳으로 내려가다 잠시 이상한 느낌이 있어 다시 올라 와 주위를 살펴보니 바로 이곳이 보래령으로서 직진 방향으로 급격한 오르막 등로가 열려 있고 그 앞에 수많은 띠지들이 달려 있어 다시 정상 등로를 찾아내곤 긴 한숨을 쉬어 보는 시간이다.

보래령은 홍천군 내면의 자운리에서 평창군 봉평면 덕거리를 이어주던 해발 1090미터의 고갯마루였는데 이제 그 차마고도인 고갯마루 아래로 2.05 Km의 보래령 터널이 뚫려 운두령도 옛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과 가끔 들리는 이 산객처럼 산행을 하기 위해 들리는 등산객들의 쉼터로 변해 버린 느낌이다.

 

보래령을 지나 오르니 갑자기 오르막 된비알이 나타나고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어렵게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전진한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올라왔고 또 얼마를 올라야 하는지 전혀 감도 없는 그저 무아지경의 걸음걸이 뿐이다.

두어번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쓸어 내리며 오르니 갑자기 등로 좌측의 나뭇가지 밑에서 요상한 아기 울음소리 비슷하게 들려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며 나뭇가지를 들춰 보지만 보이는 것이 없다.

스틱으로 두어번 왔다갔다 하니 다시 요상한 소리가 들리고 자세히 보니 중간 크기의 고슴도치가 바늘로 온 몸을 감싸고 둥그런 공모양으로 몸을 말아 스틱이 주위를 스칠때마다 죽은처 하다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토록 많은 산행을 하였지만 살아 있는 고슴도치를 만난것은 처음이기에 사진 한장에 담고 다시 출발하며 예기치 못하게 방해꾼이 되였음을 미안하게 생각하는 시간이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걸어 오르며 두어번 더 쉰 다음 드디어  제대로 된 첫번째 봉우리인 보래봉에 도착을 해 사진 몇장 남기고 시원한 식수로 목마름을 달래 본다.

보래령에서 보래봉까지 거리는 짧지만 300여미터의 고도차를 극복하며 올라야 하니 제법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 이였던 것이다.

보래봉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고도는 1324미터이며 보래령(1090미터)과 회령봉(1309미터) 등과 능선이 연결되어 있다.

진한의 태기왕이 신라의 침입을 받아 태기산으로 갈 때 보물을 가지고 이 산을 넘었다는 얘기가 전해오는 산으로 보래령은 홍천군 내면에서 봉평으로 드나들던 고갯길이었다.

운두령 고갯길이 차도로 이용되면서부터는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가 보래령 터널이 개통되면서 이곳이 실질적인 고개 역활을 하고 있으며 보래령 남쪽에는 산이름을 딴 보래동이 있었는데 이는 조선지지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잡목으로 우거져 조망이 전혀 없고 또한 안개가 자욱해 좁은 정상 공터만 보일 뿐이기에 잠시 쉬었다 다시 곧바로 능선으로 진입하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올라갔으니 이제 다시 내려가야하는 것이 산행의 원리이자 인생인 것을 알면서도 내려가는 것이 약간은 두려운 시간이기도 하다.

내려가면 또 다시 그만큼 올라야 하는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보래봉을 오르며 여명이 밝아 오고 있음을 알았지만 다시 우거진 잡목속 능선으로 들오가니 어둠이 다시 짙어지고 조금은 편치 않은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등로 주위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멧돼지들이 파놓은 식흔이 아침 설겇이도 못한채 사라진 풍경이 펼쳐져 있고 그렇게 잠시 내려가니 사거리 안부에 도착을 하지만 등로 좌측 보래령터널로 이어지는 도로로 내려가는 등로도 희미하기만 하다.

 

어둠속에 어렵게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올라 본다.

곧 만나게 될 회령봉 갈림 삼거리에서 대형 알바를 했다는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읽었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며 진행하는 구간이다.

더욱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등로를 타고 계속 전진하니 처음에는 회령봉 가는 갈림 삼거리라 생각되는 능선 분기점에 올라 몇장의 사진을 담아 보지만 이정표도 없고 또 좌측으로 갈라지는 등로가 너무가 급격하게 꺽여 이상한 생각으로 오르니 드디어 조금은 넓은 공터가 있는 회령봉 갈림 삼거리봉에 도착을 한다.

등로 좌측으로 회령볼가는 등로가 직진 방향으로 나 있고 등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무심코 진행하다간 그곳으로 대형 알바하기 쉬운 곳이였다.

이곳에서 기맥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꺽어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여야 하는데 그 정상 나뭇가지에 회령봉 갈림봉(1270미터)란 종이 코팅지 이정표가 보인다.

회령봉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산으로 오대산에서 뻗어 내려온 산줄기의 한 봉우리이며 보래봉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해발고도는 1324미터이다.

높이에 비해 험하지 않은 육산이고 그늘을 만드는 거목이 울창한 오지의 산으로서 산길은 대체로 뚜렷하나 숲이 워낙 우거져 있는데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아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이웃한 보래봉과 산행기점이 동일하고 산행코스가 같은 곳이 많아 두 산을 함께 등산하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회령봉 갈림봉을 지나 계속되는 안개와 평이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약간은 지루함이 밀려 온다.

하지만 그 지루함을 깨우려는 듯 불쑥 나타난 멧돼지들과의 조우로 긴장감이 감돌고 등줄기에 굵은 땀방울을 솟아 낼쯤 조금씻 허기가 져 오고 준비한 양갱이로 배를 채워 본다.

다시 키 작은 산죽 밭을 걸으며 혹시나 몰라 등로 좌측을 살펴 보지만 우거진 잡목과 짙은 안개로 인해 기대하며 바라보는 회령봉은 전혀 보여주질 않는다.

1091.8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에 올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삼각점을 찾아 보지만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다시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키 작은 관목들이 많이 사라지고 산죽밭이 펼쳐져 있으며 키큰 활엽수가 산과 등로를 덮고 있어 짙은 안개의 물방울을 막아 주고 있다.

산행하기 좋은 조건이기에 조금은 속도를 내 보지만 금새 축축해진 등산화로 인해 다시 정상 속도로 걸어 본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나즈막한 안부가 나타나고 지도를 살펴 보니 좌측 유동마을과 우측으로 자운리 도장골을 이어주는 자운치인듯 하다.

아마도 오래 전 우측 홍천쪽에 있던 자운리란 마을이름에서 유래된 듯한 고개이름 같은데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듯 거의 사라져 가는 사거리 안부이다.

 

자운치를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혹시나 몰라 계속 등로 좌측으로 회령봉을 찾아 보지만 우거진 나뭇잎들과 짙은 안개로 인해 아직까지 전혀 조망이 없다.

그렇게 다시 1076봉으로 오르며 걷다 보니 드디어 잡목이 사라진 좁은 시야를 통해 저 멀리 회령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하얀 안개를 덮어 쓰고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바빠도 그 안개인지 구름속에 숨어 있는 회령봉을 담은 후 다시 출발하니 기분이 많이 상승되는 느낌이다.

 

이제 이곳부터 흥정산 갈림봉까지는 특별한 조망도 없고 특이한 등로도 아닌 지루한 걸음걸이가 계속 이어지는 구간이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가 연속으로 이어지지만 그 봉우리가 그 봉우리처럼 느껴지는 곳에 이정표 자체도 없으니 GPS 없이 산행지도와 나침판만 가지고 진행하는 이 산객에게는 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순간들이다.

그래도 1072봉쯤 지나 조금은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 편안하게 배낭 내려 놓고 주위 사진을 담아 본다.

 

거대 거목과 연리목은 아니지만 떨어졌다 다시 붙어 자라는 특이한 나무들을 만나며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진행하다 보니 생명의 존귀함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자연 현상에 잠시 많은 생념에 잠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거대하게 자랐다 무슨 연유가 있었는지 이제는 고사목이 되어 또 다른 새생명을 잉태하는 풍경에서 삶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진행하니 다시 나즈막한 봉우리 넘어 거대 거목이 잘려져 다른 새생명을 키우는 모습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쉬어 간다.

 

이제 아침 먹을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허기가 지기 시작하기에 좁은 공터에 자리잡고 김밥 한줄이지만 맛있는 아침식사를 즐겨 본다.

아직까지는 알바없이 그 짙은 어둠과 안개속에 계획된 시간에 예정된 거리만큼 잘도 진행해 왔다는 안도감이 몸을 무겁게 만들고 있지만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기에 먹히지 않는 차가운 김밥이지만 먹어 둔다.

키 큰 나뭇잎에 내려 앉았던 이슬들이 물방울로 변하며 자꾸만 이 산객의 몸으로 날아드니 조금은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더위를 모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켓을 꺼내 입고 다시 몸에 열을 올리기 위해 조금은 빠르게 진행을 해 본다.

가끔 지도를 꺼내 현위치를 파악해 보지만 어느곳일 것 같다는 예상만 해 볼뿐 정확한 위치 파악이 안되니 답답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오르고 내리기를 몇번하다 보니 오를땐 조금 더 짙은 안개가 앞을 가리지만 내려서면 엷어지는 안개의 두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을 것 같은데 두꺼운 안개에 막혀 전혀 눈치도 못채는 시간이다.

다시 완만하게 오르는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드디어 지루하게 이어져 온 구간이 끝나며 기다리던 흥정산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역시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신 후 천천히 출발해 본다.

언젠가는 꼭 한번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 평창에 자리한 해발고도 1278봉의 흥정산은 숲이 많은 육산이므로 조망이 좋은 산은 아니지만 고봉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으면 주변의 회령봉, 치악산, 태기산, 백덕산, 방대산, 가마봉등의 높은 산들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처이다.
오지중의 오지에 속한 산이기 때문에 산행코스는 그렇게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무이계곡 입구에서부터 전개되는 오염안된 청정계곡의 비경은 흥정산의 진가를 빼어난 것으로 만들어 주는데 이 계곡의 맑은 물과 송림 그리고 물과 바위의 조화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정갈함의 본래 모습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산이기도 하다.

 

흥정산 갈림 삼거리에서 좌측 등로를 버리고 우측의 기맥 등로를 타고 진행을 하니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지만 곧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부터는 산죽과 속새가 뒤섞인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보여주고 있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랄 때 습기가 많은 논두렁이나 계곡에서 자라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으며 이름은 뱀풀이라 기억하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 공부 할 기회를 가질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속새는 속새과에 딸린 상록성 양치식물로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시베리아, 유럽 및 북아메리카 등지의 북반구 습지대 널리 분포한다.

산속 계곡의 물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습지에서 자라는데 줄기 속이 비어 있고 줄기에 마디와 홈이 있으며 높이는 약 1미터 내외로서 줄기는 원통형이고 분지하지 않으며 진한 녹색이다.

포자낭 이삭이 줄기 끝에 달린다.

줄기에는 다량의 이산화규소가 함유되어 있어 단단하며 목재나 금속 연마에 이용된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약용되어 왔으며, 이뇨 작용이 현저하여 신장성 질환에 이용되고 장출혈과 이질 및 탈항 등으로 출혈이 될 때에도 쓰인다.

눈에 백태가 끼는 것을 치료하기도 하며 간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원예용으로 정원에 심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던 식물 하나를 더 배워보는 시간이다.

 

완만하게 펼쳐진 오르막 등로를 타고 산죽과 속새밭을 걸어 오르니 1122봉이라 생각되는 정상에 도착을 하지만 별 특징도 없어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운두령에서 14.36 Km 왔고 구목령까지 9.78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리곤 갑자기 가파라지는 내리막 등로가 이어지고 등로 좌측 저 멀리에는 가을에 파충류를 포획하기 위한 파란 그물망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듯한 풍경도 눈에 들어 온다.

이 산객이 생각하는 그런 파충류 포획 그물망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며 내려가니 돌계단이 이어지고 곧이어 불발령 임도가 멀지 않은 듯 하늘이 열리며 시야가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밑에 불발현 임도가 지나는 풍경이 눈에 들어 오는 등로에서 우측을 바라보니 우거져 있던 잡목들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져 있기에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그 가장자리로 내려가 똑딱이이지만 최선을 다해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저 멀리 보여야 할 계방산과 오대산 그리고 그 북쪽으로 방태산을 찾아 보지만 역시나 안개로 인해 짧아진 가시거리로 인해 보고 싶은 산들은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가까운 홍천의 내면에 뿌려진 하얀 안개와 그 주변 산군들만이 이 산객의 눈에 들어 오며 그나마 이렇게 조망을 보여줌에 감사하는 시간으로 남겨본다.

 

그렇게 조망을 즐긴 후 내리막 등로 위 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금새 불발현 임도에 도착을 한다.

운두령과 구목령 그리고 흥정계곡과 자운리임도로 갈라지는 사거리 방향과 거리표시가 되어 있는 이정표가 서 있고 국유임도안내판, 96간선국유임도 빗돌 및 가까운 도시까지의 거리 및 방향 표시가 되어 있는 작은 이정석이 보인다.

임도 우측 아래로는 역시 홍천의 내면이 내려다 보이지만 안개로 인해 선명하지는 못하고 그 넘어 있어야 할 아름다운 백두대간 마루금과 지나온 한강기맥은 오늘도 이 산객의 상상속에서만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안타까운 시간이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을 해 보지만 역시 춘천지맥 분기봉인 청량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장곡현까지 이어지는 임도의 유혹을 뿌리치고 임도 가운데로 나 있는 능선으로 오르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불발령은 홍천군 내면 자운리와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를 이어주던 오지중의 오지의 고갯길이였는데 횃불을 밝히면서 넘었다고 해서 불바래기재, 불발령, 불발재, 불발현(화명현)등으로 불려졌으며 고갯마루 중턱에 불발령이란 뜻을 가진 화명동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불당이 있어 지명유래가 되였다는 로 둔갑된 고갯마루란 설도 있는 곳으로서 고 박정렬여사의 위령탑이 서 있는 곳이기도 하다.

 

좌측 장곡현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가운데 능선으로 이어진 기맥 마루금을 타고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는 잡목이 우거져 있지만 우측으로는 잡목을 제거해 시원한 조망이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는 비포장 임도가 등로를 따라 함께 진행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잠시 올라 탁 트인 전망 능선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 보니 환상의 풍경이 그곳에 펼쳐져 있다.

흥정산 갈림 삼거리인 1212봉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1204봉과 1072봉쪽 봉우리들은 벌써 안개속에 숨어 그 진모습을 감추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그 희미한 족적이라도 남기고 갈 수 있어 다행이란 기분으로 올라 본다.

 

계속 이어지는 안전목책과 그 위에 매달린 로프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니 다시 등로 우측 저 멀리 홍천군의 내면 마을이 춤추는 안개속에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이곳이 얼마나 깊은 산속에 골짜기인지를 알려주는 듯 하다.

그 내면 넘어 보여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은 여전히 안개속에 숨어 있고 이 산객이 가장 좋아하는 방태산 줄기도 역시 오늘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시간이다.

 

그렇게 홍천군 내면과 방금 전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 보며 머리와 가슴에 남기다 보니 폐헬기장이 갑자기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완만하게 오르니 다시 이정표가 설치된 헬기장에 도착을 한다.

지도를 살펴보니 1021봉쯤 되어 보이는 헬기장이다.

불발현에서 0.39 Km 올라왔고 이제 청량봉까지는 0.77 Km가 남아 있다는 방향과 거리표시가 되어 있는 헬기장이다.

 

그 이정표가 서 있는 헬기장을 지나 오르니 또 다른 헬기장이 나타나고 사진 한장 남기고 오르니 이제 통나무 계단이 이 산객을 맞이해 준다.

그 통나무 계단을 오르니 금새 넓은 헬기장으로 이뤄진 청량봉 정상에 도착해 배낭 내려 놓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아 본다.

이곳은 특히 춘천지맥이 분기하는 분기봉으로서 조만간 한강기맥을 마무리 한 후 다시 올라야 할 봉우리이기에 그 등로를 상세히 살펴 본다.

헬기장으로 삼각점과 이정표가 서 있고 잡목이 우거진 능선을 타고 북쪽의 춘천지맥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다.

이 헬기장에서 기맥 등로는 올라간 방향에서 좌측인 남서쪽으로 크게 꺽어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춘천지맥은 영월지맥과 함께 진행하는 산객들이 차츰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렇게 진행 할 경우 어느 한곳의 지맥은 마지막 맥이 끝나는 지점이 아닌 시발점이 되어야 함으로 이 산객은 별도의 지맥으로 생각하여 각 지맥이 끝나는 방향으로 진행 하고자 한다.

춘천지맥은 한강기맥 청량봉에서 북으로 분기하여 응봉산, 백암산, 소뿔산, 매봉, 가리산, 대룡산, 연엽산, 봉화산을 지나 춘성대교에서 북한강으로 스며드는 산줄기로서 총 약 128 Km의 마루금을 말한다.

 

 

그렇게 그곳 청량봉에서 간식과 맥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배낭 둘러메고 좌측으로 크게 꺽어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키 작은 산죽과 거대한 거목이 조화를 이루며 멋진 등로를 열어 놓은 마루금을 타고 조금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 그냥 진행하지 못하고 산죽밭을 헤치고 내려가 멋진 조망을 즐겨 본다.

방금 전 올라오기 시작한 불발현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그곳에서 이어져 온 임도가 구불구불 이어져 있으며 청량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역시 아름답게 내려다 보인다.

그 불발현 넘어 위로는 흥정산 갈림봉인 1212봉이 안개를 쓴채 이곳을 굽어 보고 있는 듯 하다.

 

흥정산 방향을 조망한 후 이제 청량봉으로 이어진 마루금과 불발현 그리고 흥정산 갈림봉에서 좌측 마루금을 타고 내려가니 1076봉까지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연봉을 이루며 아름답게 펼쳐져 잇고 그곳을 지나 좌측으로 자운치로 떨어지는 풍경도 눈에 들어 온다.

그 좌측 저 멀리에는 홍천군 내면의 마을들이 보이지만 안개속에 묻혀 희미한 영상만 왔다 갔다 어른 거린다.

 

보고 싶었던 백두대간 마루금은 보지 못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안개와 구름 그리고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이나마 만날 수 있어 고마운 마음을 전 하는 시간이다.

불발현으로 내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풍경을 담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시간들이였기에 이런 조망에도 고마움을 전하는 시간이다 보니 쉽게 발걸음을 돌릴 수 없나 보다.

DSLR 카메라가 아니기에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는 똑딱이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보고 싶은 풍경을 담으려 노력도 해 보는 시간이다.

 

잠시 조망처를 떠너 나오다 아쉬움에 다시 발길 돌려 청량봉에서 불발현으로 이어지느 마루금을 담고 그 위로 흥정산 갈림봉과 이제 우측으로 안개속에 잠겨 있는 흥정산 줄기를 함께 담아 본다.

맥 잇기 산행을 마무리 한 후 반드시 꼭 한번 돌아 보리라 마음 먹어 보는 흥정산과 회령봉이다.

그곳에 올라 오늘 아쉬운 마음 남겨 놓은 아쉬움도 털고 내려갈 것이다.

 

아쉬운 마음 내려 놓고 전망처를 떠나 다시 마루금으로 복귀해 천천히 걸어 내려간다.

다시 꿈결같은 산죽밭을 타고 내려가니 이 산객이 지날 때마다 들려오는 사가거림이 좋은 시간이다.

한동안 그 사각거리는 산죽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완만하게 오르는데 그 앞에 청량봉에서 0.42 Km 내려왔고 구목령까지는 7.7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나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많이 진행해 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도 구목령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표를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870봉쯤 되어 보이는 봉우리에 도착을 하고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지나 온 마루금이 환상으로 열려 있다.

언제 다시 안개속에 숨어 버릴지 몰라 많은 사진 담으며 잠시 쉬어 간다.

등로 좌측 바로 옆에는 벌목된 산등성이 위로 불발현에서 청량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하게 뻗어 있고 그 아래로는 장곡현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가 누런빛을 띠며 따라오고 있다.

 

970봉을 넘어 진행하니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등로는 산죽밭으로 메워지고 있다.

잠시 걸어 내려가니 산죽밭이 끝이나고 잡목들이 우거져 내려가기 쉽지 않은 등로를 만드는가 싶더니 금새 안전목책과 로프가 보이는 등로를 지나 장곡현 임도에 도착을 한다.

한쪽에는 국유임도종점이라는 콘크리트 빗돌이 서 있고 또 한쪽에는 청량봉에서 1.5 Km 내려왔고 구목령까지는 6.68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장곡현 임도를 만나 많은 사진을 남긴 후 이제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걸어 내려간다.

100여미터 그 비포장 임도를 타고 내려가니 임도 좌측으로 다시 능선 진입로가 나타나고 그 진입로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그 임도 들머리에는 우측 임도를 타고 56번 국도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곳에서 구목령까지의 거리는 이제 6.54 Km가 남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능선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다시 구목령 직전의 1190봉과 전망바위까지는 지루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걸어야 하는 시간이다.

잠시 확실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점점 잡목이 우거져 있고 또 다시 그 보이지 않는 등로를 찾아 오르는 시간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게 오르니 청량봉에서 2.12 Km 지나 왔고 구목령까지 6.0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이정표를 지나 계속 전진하니 청량봉에서 2.74 Km 내려왔고 구목령까지는 5.44 Km 남아 있다는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 통과한다.

아마도 1098봉이 아닐까 생각되는 봉우리이지만 아무런 표식도 없으니 그저 감으로만 알 수 있는 봉으로서 그곳을 지나니 안전 로프가 달려 있는 가파른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잠시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키 작은 산죽과 등로를 덮고 있는 잡목지대를 지나 무명봉을 넘는다.

등로 옆에는 거대한 고목이 쓰러져 자연으로 돌아가며 그 옆에 새생명을 잉태하는 아름다운 윤회도 만나 본다.

하나가 죽으면 또 다른 새생명이 잉태되는 자연의 원리, 그곳을 지나니 다시 바위들이 정상을 차지하는 1098봉쯤 되어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나지만 이곳 역시 정확한 이정표가 없으니 그저 상상으로 알아 볼 뿐이다.

 

그 바위봉을 지나자 마자 청량봉에서 3.51 Km 지나왔고 구목령까지 4.67 Km 남아 잇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등로 우측으로 곡죽동(생곡리)국유임도 까지 1.05 Km 거리라는 이정표가 함께 붙어 있다.

다시 잡목이 우거진 내리막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삶이 버거운지 굴곡진 거목이 등로를 가로막고 이야기좀 들어 보라 하는듯 하다.

 

다시 잡목속을 헤치고 전진하니 ㅇ량봉에서 4.04 Km 지나왔고 구목령까지 4.14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이 바로 청량봉과 구목령의 중간지점쯤 되는 장소인듯 보인다.

1181봉쯤 되는 봉우리라 생각되는 지점으로 아무 표식도 없지만 지도를 펴 보니 이곳이 그 중간쯤 되는 봉우리이다.

그 봉우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옆에 오랜세월 풍파에 시달리며 수많은 새생명을 잉태했을 고사목 하나를 만난다.

 

잠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며 부드럽게 진행하니 다시 잡목이 등로를 뒤덮고 금새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는데 그곳에 청량봉에서 4.68 Km 지나왔고 구목령까지는 3.49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등로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를 친구 삼아 걸어가니 청량봉에서 5.03 Km 지났고 구목령까지 이제 3.1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잡목 아래 목초지 같은 부드러운 풀밭을 지나니 안전 로프가 달려 있는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바위와 단풍나무 사이로 좁게 나 있는 등로를 지나 계속 이어지는 로프 암릉지대를 통과한다.

 

그렇게 안전로프가 달려 있는 암봉들을 지나니 금새 삼각점이 박혀 있는 1190봉 정상에 도착을 한다.

어느 산악회에서 한강기맥 1192봉이란 종이 코팅지를 붙여 놨는데 정확한 해발고도를 적어 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90봉 정상을 넘어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죽 내리막 등로로 내려가니 이제 1190봉에서 0.35 Km 지나 왔고 구목령정상까지는 2.04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이정표 지나 가파른 안전로프 지역을 오르니 바위들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망바위에 도착해 잠시 망중한을 즐기며 허기도 달래며 많은 사진을 담아 본다.

 

전망바위에 오르니 오랜만에 안개속에서도 멋진 조망이 펼쳐져 있고 한동안 그 바위 위에 서서 망중한을 즐겨 본다.

먼저 이제부터 걸어 올라야 할 1106봉부터 구목령 전위봉까지의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안개로 인해 희미한 풍경이 아쉽지만 그래도 아침까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조망을 만날 수 있어 그나마 행복한 시간이였다.

 

이제 시간은 벌써 12시가 가까워졌기에 준비한 빵과 과일로 허기를 달래 본다.

배가 부르니 이제 다시 제대로 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앞으로 구목령 전위봉인 1142봉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1206봉 지나 평창군 봉평면으로 이어진 산줄기를 담아 본다.

걸어 볼 기회는 많지 않겠지만 이렇게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구목령 전위봉인 1142봉 지나 좌측 산줄기를 타고 오르면 이름 없는 1206봉과 1197봉이 나타나고 그 넘어 저 멀리 영월지맥상 마루금이 나타나고 그 뒤 제일 먼곳에 태기산 바람개비가 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봉평 메밀축제가 유명하기에 그 축제 기간에 맞춰 몇번 들렸던 태기산이기에 그때의 추억을 떠 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만간 영춘지맥을 걸으며 저 마루금도 올라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영월지맥 우측으로는 오늘 올라야 할 삼계봉과 덕구산 그리고 봉복산쪽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하얀 구름인지 안개를 벗삼아 높게만 올려다 보인다.

지금까지도 많이 걸어 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앞으로 걸어 가야 할 마루금 역시 만만치 않음에 약간은 기가 질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늘 안개와 어둠 그리고 잡목으로 보이지 않던 조망이 이곳 전망바위에 오르니 보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진을 남기고 그 이름 하나 하나를 불러 보다 보니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래도 그 불러 보지 못한 이름을 두고 떠 날 수 없어 조금 더 둘러 본다.

 

남서쪽으로는 홍천군 서석면 마을을 지나 저 멀리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운무산이 이름에 걸맞게 구름과 조우하며 그 높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덕구산에서 조금씩 낮아졌다 봉막재와 원성이재를 넘어 다시 가파라지기 시작하는 마루금이 바라보는 산객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또한 장시간 걸었기에 의욕도 떨어지는 시기이기에 더욱 힘들고 고통스럽게 다가 올 마의 구간처럼 다가오는 운무산이다.

하지만 이 산객은 그 정상에 가기도 전에 탈출하여 만나지도 못하였으니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는 시간들이다.

 

그렇게 오랜시간 그 전망바위에서 허기도 달래고 목마름도 달래며 멋진 조망을 즐긴 후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암봉에 달려 있는 로프를 타고 조심하며 전망바위를 내려오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열려 있고 곧바로 1132봉(조망바위)에서 0.54 Km 지나왔고 구목령 정상까지 1.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이정표를 지나 키 작은 산죽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바위 하나가 서 있는 1106봉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긴다.

 

이정표를 지나니 잡목이 우거진 폐헬기장을 나타나고 곧이어 1132봉(조망바위)에서 1.07 Km 지나왔고 구목령 정상까지 0.97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어 1142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넘으니 다시 1132봉(조망바위)에서 1.43 Km 지나왔고 구목령 정상까지 0.61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산죽밭을 통해 진행한다.

그곳을 지나니 다시 곧바로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잡목들로 막혀 있는 와중에 저 멀리 태기산 정상부의 풍력발전기는 여전히 훤히 올려다 보인다.

 

헬기장에 서 있는 1132봉(조망바위)에서 1.59 Km 지나왔고 구목령 정상까지 0.4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사진에 담은 후 헬기장을 떠나 내려가니 다시 잡목이 우거진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곧이어 구목령에 도착을 한다.

구목령 한쪽에 세워진 안내판을 읽어 보니 구목령의 유래는 옛날 고개에 커다란 노목 아홉 그루가 있었다 하고 홍천 서석면과 평창 봉평면을 잇는 오지고개로 안내판 설명에 의하면 1190봉까지 산꿩다리, 큰 연령초, 잎 줄기 냄새가 오줌처럼 지리다 해서 붙은 노루오줌, 참당귀등 야생화 전시장 이라고 적혀 있다.

다른 구간같았으면 이곳까지도 꽤 긴 산행 구간으로 끊어도 충분한 곳이지만 오늘은 다시 걸어 온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거리를 더 걸어가야 하니 시간 맞춰 허기를 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목령을 떠나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르니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다시 잡목이 우거진 등로로 변하고 그 잡목을 헤치고 오르는 시간이 어렵게 느껴지기만 한다.

키 작은 산죽과 잡목들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잣나무가 섞여 있는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구목령정상에서 0.63 Km 진행해 왔고 덕고산까지 3.63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그곳을 지나니 바위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우회해 통과하니 구목령정상에서 1.11 Km 진행해 왔고 덕고산까지 3.1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안전로프가 걸쳐있는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내려간다.

무명봉에 올랐다 잣나무와 큰 활엽수 그리고 키 작은 깨끗한 산죽 등로를 타고 잠시 꿈같은 길을 걸어 가니 구목령정상에서 1.7 Km 진행해 왔고 덕고산까지 2.5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잡목지대로 들어 선다.

 

계속 이어지는 산죽지대를 타고 무명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산죽이 점점 키가 커지고 이제 허리춤까지 올라 온다.

체력적으로 약간 힘이 드는 시간이기에 그 산죽밭을 헤치고 오르고 내리는 구간도 약간은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잡목과 산죽으로 보이지 않는 등로에 솟아 있는 바위와 나무 뿌리가 더욱 산행 속도를 늦추고 있다.

몇번인 가 넘어질뻔 한 경험을 하니 더욱 느려지는 산행 속도이다.

다시 그 산죽밭을 타고 진행하니 구목령정상에서 2.06 Km 진행해 왔고 덕고산까지 2.2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이어지는 산죽밭에서 두어번 넘어지고야 만다.

꼭 봄철 잔설과 어름이 낙엽속에 숨어 있다 산객이 밟으면 미끄러지는 그런 느낌으로 진행하다 보니 자꾸만 산행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다.

다시 구목령정상에서 2.92 Km 진행해 왔고 덕고산까지 1.34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니 거목 아래 펼쳐진 산죽밭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갑자기 삼거리 갈림 등로가 나타나고 그 나뭇가지 옆에는 삼계봉이란 안내판과 함께 이정표가 서 있다.

지나온 방향으로 구목령에서 3.27 Km 진행해 왔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방향으로 덕고산까지 0.86 Km 남아 있으며 등로 좌측 방향으로 영월지맥이 분기되는 태기산까지 4.50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은 평창군 봉평면과 횡성군 청일면 그리고 홍천군 서석면이 경계를 이루는 지점으로 삼계봉이란 봉 이름도 그것에서 유래한 듯 보인다.

 

삼계봉에서 우측으로 크게 꺽어 완만하게 내려가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다시 그림같은 산죽밭이 펼쳐져 있고 금새 삼계봉에서 0.24 Km 진행애 왔고 덕고산까지는 이제 0.62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삼계봉에서 0.50 Km 진행애 왔고 덕고산까지는 이제 0.3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덕고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덕고산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봉복사라는 절에 덕고산 봉복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산 이름이 붙여졌다.

성골계곡을 사이에 두고 태기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삼한시대 말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새로 일어나는 신라군에 쫓겨 이곳에 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군과 싸웠다는 전설을 안고 있다.

실제로 이 산에는 허물어진 성벽 일부와 기와조각 그리고 샘터 등이 발견되고 있다.

산기슭에는 복조리의 재료인 산죽(시누대)이 많이 자란다. 
수림이 빽빽하여 정상에서의 조망이 시원하지는 않지만  깊고 조용한 산이다.

산행 들머리에는 신라시대의 것으로 6·25전쟁 때 총탄에 맞은 흔적이 여러 군데 있는 것을 빼고는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삼층석탑(강원유형문화재 60)이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셀카 놀이를 하면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하고 잠시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사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눈을 떠 보니 30여분간 달콤한 오수를 즐기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호사다마라고 생각지도 못한 대형 알바를 만들고 결국 먼드래재까지 가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짧은 잠을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개운해 지고 몸이 가벼운 느낌으로 덕고산 정상을 내려가 본다.

몇방울의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새 잦아들고 안전로프 지대를 타고 조심하며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그 바위지대를 좌측으로 우회해 내려가니 등로가 좌측으로 꺽여 내려가며 조금은 급경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생각을 해 봤어야 하는데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운무산 오름길이 장난이 아니였다는 글귀만 생각 나 한동안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것으로만 알고 독도도 하지 않은채 룰루랄라 내려가 본다.

한참 내려가다 보니 등로도 제법 나 있고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제법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그때서야 무엇이 잘못되였음을 깨닭고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주의깊게 독도를 해 보니 정상 등로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고 이곳은 바로 한남대 계곡을 통해 봉복사 근처까지 내려 온 지점이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을 해본다.

현재 시간 오후 3시 30여분, 다시 올라가 정상 등로를 만나면 최소한 한시간 이상 걸리고 그곳에서 먼드래재까지는 약 10여 Km이기에 최소 4시간에서 5시간을 잡아야 하는 거리이다.

합하니 총 6시간, 정상적으로 산행하면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에 먼드래재에 도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게산이 나오자 마자 다시 얼굴에 세수한번 하고 내려왔던 등로를 타고 올라 덕고산으로 복귀한다.

자책을 하면서 육두문자를 내밷는 시간이다.

 

산행지도를 보니 바위지대에서 등로를 놓친듯 하여 살펴 보지만 정확히 찾지 못하고 결국 덕고산 정상으로 다시 복귀하니 시간은 정확히 오후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쉴 틈도 없이 다시 가파른 내리막 로프지대를 통해 내려가며 주의깊게 등로를 살피며 바위지대를 돌아 내려가니 이 산객이 내려갔던 좌측 등로와 잡목에 가려 있는 직진의 기맥 등로가 갈리는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잡목으로 가려져 있어 그 직진의 기맥 등로를 찾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일반 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좌측의 띠지만 믿고 내려가 대형 알바를 하면서 아까운 1시간 30여분을 까먹고 말았다.

그 바위지대를 지나니 가파른 암봉지대가 나타나고 조심하며 내려가니 거대한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계속 진행하니 덕고산에서 0.52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5.82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다시 거대 암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우회하며 어렵게 진행한다.

한동안 진행하는데 이제는 생각지도 못한 짙은 안개가 산상으로 밀려들기 시작하고 새벽에 만났던 안개 못지 않게 앞을 가로막으며 산행을 방해하고 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들게 진행하는 한강기맥 종주 산행이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오르니 덕고산에서 0.81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5.53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나는데 그 옆에는 1094.2봉을 알리는 삼각점이 박혀 있다.

 

안개가 다시 자욱하게 밀려오는 등로를 타고 진행을 하니 지금까지의 등로와는 달리 가끔 박혀 있는 바위들이 산행 속도를 줄이고 키큰 관목들이 전신 운동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칼등 능선을 타고 진행을 하니 다시 눈 앞에 거대한 바위봉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그곳을 좌측 우회 등로를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정상 등로로 복귀해 뒤돌아 보니 거대한 암봉이 등로를 가로막고 있는 풍경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을 하니 더욱 짙어지는 안개가 발목을 잡기 시작하고 조금씩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그래도 묵묵히 오르락 내리막 하는 등로를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을 하니 이제 발바닥에서 물집이 올라오기 시작하는지 걸음걸이를 옮길때마다 고통이 수반되어 온다.

또한 겨드랑이와 허리 그리고 사타구니쪽에 하루종일 물에 젖은 옷이 스치며 생채기를 내고 그것이 따갑게 전해오며 완주에 대한 자신감을 줄이고 있다.

오늘 산행 중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다.

더욱이 평탄하던 등로가 다시 거친 잡목으로 가로막혀 헤치며 진행하는데 더욱 고통이 따르는 시간이며 산행 속도도 전혀 나질 않는다.

  

잠시 더 진행하니 이제 카메라의 밧데리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늘 가지고 다니던 캐논 DSLR 카메라가 주인을 잘못 만나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늘 가지고 다니다 보니 습기에 탈이 생기고 카메라 뿐만 아니라 렌즈에도 문제가 생겨 수리를 맡겼더니 최소 1주일은 사용 할 수 없어 올림푸스 방수 똑딱이를 가지고 갔더니 밧데리 두개가 벌써 방전이 되어 카메라 작동에 문제가 생겨 버렸다.

꼭 필요한 이정표만 사진에 담기로 하고 진행을 하니 금새 봉복산 갈림 삼거리 공터인 1031봉에 도착을 하고 덕고산에서 2.18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4.16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담은 후 빵과 물 그리고 남아 있던 과일로 허기를 달래 본다.

이곳에서부터 급격하게 완주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며 온 몸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다시 우측으로 급격하게 꺽이는 등로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으로 진행을 하니 덕고산에서 3.15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3.19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완만한 안부에 내려서는데 바로 봉막재이다.

처음에는 고개인지도 모를 정도로 일반 능선의 안부로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좌측으로 봉막 하산 등로가 희미하게 나 있다.

잠시 고민하다 해발고도가 낮아지면 안개가 사라지기에 조금 더 진행해 보기로 한다.

 

다시 봉막재를 지나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힘을 내 오르는데 안개가 다시 자욱히 밀려 온다.

갑자기 완주에 대한 자신이 사라지고 959봉 지나면서 어쩔 수 없이 늘 애용하던 진부의 택시 기사님에게 전화를 하니 생각보다 택시비는 비싸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부르기로 한다.

계속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덕고산에서 4.00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2.32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계속 짙은 안개속에 걸어 내려간다.

 

이제부터 계속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내려가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열리는가 싶더니 안부에 도착을 하고 덕고산에서 4.36 Km 지나왔고 운무산까지 1.98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나는데 등로 우측으로 홍천 삼년대 1.80 Km란 방향 표시가 되어 있다.

하지만 알고 있던 등로 좌측으로 황장곡 1.0 Km방향 이정표는 떨어져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잠시 헷깔려 지도를 살펴보며 확인해 보니 좌측 황장곡쪽으로 내려가면 희미하지만 등로가 나 있고 봉막의 계곡을 타고 운무산장으로 내려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져 본다.

 

이곳에 와서 택시를 불렀다면 삼년대쪽으로 불러 조금 더 편안하게 내려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이미 959봉 넘어 이내 택시를 운무산장쪽으로 불렀으니 방법이 없다.

희미한 등로를 타고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가니 조금씩 등로가 사라지고 잠시 뒤 그 희미하던 흔적조차 사라진다.

그래도 산객 좌측의 계곡에서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무조건 그 계곡으로 내려가 이제부터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소위 말하는 계곡 트래킹을 시작한다.

너무나 맑고 깨끗하며 시원한 계곡물에 등산복과 등산화를 신고 걸어 내려가니 어렵고 힘들던 몸이 풀리면서 정신마저 깨어 난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내려가니 민가 한채와 드넓은 정원이 나타나는데 그 앞에는 텐트 한동이 쳐져 있다.

혹시나 하고 사람을 불러 보지만 사는 사람이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다시 그곳을 내려 와 계곡을 건너 조금 더 내려가니 드디어 그토록 애타게 찾던 운무산장가든이 나타나고 그 집 주인에게 현 위치며 내려가는 방법등을 물어 택시 기사와 통화 후 안심하고 비포장 임도를 타고 바로 아래에 있는 물공장인 만경개발주식회사를 통해 포장도로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좌측 계곡으로 들어가 몸을 닦고 조금 쉬다 보니 온 세상이 모두 이 산객의 것이 된 듯 즐겁기만 하다.

완주하지 못한 아쉬움은 쉽게 잊어 버리고 택시 기사를 만나 멀고도 먼 운두령까지 가며 많은 이야기 나눈 후 애마를 회수 해 돌아 오는 길은 다시 이 산객의 마음을 알아 주는지 하늘에서 빗방울이 솟아지기 시작한다.

 

참으로 어렵고 힘들게 진행하는 한강기맥이지만 그렇기에 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멋진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기에 그 추억을 기다려 보는 시간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이번주 주말이라도 내려가 남아 있는 구간 깨끗하게 마무리 하고 싶지만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고통을 수반하고 있기에 산행이 가능 할지나 모르겠다.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