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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낙동정맥(완료)

낙동정맥 제16구간 와항재에서 배내고개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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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경주시, 청도군과 밀양시 및 울산광역시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9월 23일과 24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초가을 날씨였으나 약간의 박무와 안개로 시야 제한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8도에서 영상 20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3450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32명

산행코스 : 와항재-719.3봉 갈림 삼거리-와항마을 A지구-우성목장-일송수목원-헬기장-790봉-문복산 갈림 삼거리(894.8봉)-대왕문어소나무-운문령(69번 지방도로)-가지산 산행안내도와 이정표-산행안내소-임도-가지산 온천 갈림 삼거리 이정표-능선 분기점-가지산 102지점-시멘트임도-상운산 능선 들머리-귀바위-상운산(1114봉)-운문사 갈림 삼거리 이정표-임도 삼거리 헬기장 및 나무전망대-임도-쌀바위(1105.8봉)-산악인이규진추모비-나무계단-학심이골 삼거리 헬기장-안전로프지대-가지산 110지점-가지산(1240봉)-가지산대피소-돌탑봉-제일농원 갈림 이정표-가지산중봉(1168.8봉)-가지산 113지점-안전로프 및 목책-나무계단-가지산석남재대피소-석남터널(우료산방향) 이정표-돌탑봉-석남사주차장 갈림 이정표-석남고개 돌탑 이정표(살티마을 갈림 이정표)-분재소나무-813.2봉 삼각점-나무계단-능동산 갈림 이정표-능동산(981봉)-능동산 갈림 삼거리-800봉 헬기장-배내고개(69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7.00m (접속구간 00.00 Km)

산행시간 : 안개와 흐린 날씨로 꾸준하게 09시간 40분 (04시 40분부터 14시 20분까지)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환상의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에 올라 장쾌한 억새 능선을 만났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한달 전 더위와 싸우며 어렵게 내려 온 시티재에서 낙동정맥 제13구간을 시작해야 되겠지만 가을 억새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 구간과 신불평원 구간을 먼저 오른 다음 뒤돌아 올라 와 시티재에서 아화고개까지 이어가기로 했기에 먼저 공지를 올렸던 구간이다.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산만을 보며 산행을 주목적으로 오르려 하지만 단체 산행의 리딩을 하는 자리이다 보니 전체적인 경비와 단 한사람이라도 더 모시고 가려는 욕심 아닌 욕심으로 인해 순수하게 진행되어 오던 맥 잇기 산행에 조그만 오점이라도 만드는 것은 아닌지 많은 번뇌속에 오른 구간이 되기도 하였다.

 

다만 그렇게 구간을 바꿔가며 참으로 멋진 가지산 구간에 오르지만 생각보다 적은 산행인원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예고하는 낙동정맥 산행은 아닌가 하는 마음 울적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좋은 산행 날씨에 예정된 시간 내에 모두 무탈하게 완주 해 어려움속에서도 즐거운 시간으로 남겨질 많은 추억을 담고 왔기에 이렇게 다시 어제의 시간을 뒤돌아 보며 그 흔적을 따라 가 보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처음 오른 산행부터 후미의 알바로 인해 와항마을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해 보는 시간이다.

어렵게 정상 등로를 찾아 이제 선두 후미 없이 함께 오르니 우측 저 멀리 문복산 가는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해 잠시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는 동안 동쪽 저 멀리 고헌산 좌측 능선을 타고 하루 해가 떠 오르고 주위 세상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다.

늘 봤던 일출이지만 오늘 따라 더욱 붉고 맑게 세상을 비추는 일출에 모두 숨죽이고 그 황홀한 시간을 음미하는 순간이다.

 

 

참으로 멀고도 힘든 산행 들머리인 와항재 찾아가는 길이며 시간이다.

장장 5시간 하고도 30여분을 지나 어렵게 도착한 와항재 고갯마루엔 어둠속 정적만이 잠들어 있고 종주대들의 도착과 함께 하루가 깨어나는 시간이다.

생각보다 산행하기 좋은 조건으로 인해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 준비하며 주위 이정표와 도로 표지판을 사진에 담은 후 와항마을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도로 우측 약간의 안개속에 쇠망으로 쌓아 놓은 돌담이 끝나는 지점에 대곡사란 안내판이 보이고 그 바로 앞에는 좌측으로 굽은 도로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 쇠망을 밟고 오르며 또 하루를 시작해 본다.

와항재는 많은 지도와 산행 후기에 외항재로 표기되어 있지만 원래 지명 이름은 와항재가 맞을듯 싶다.

와항재 아래 마을에서 옛날에 기와를 구웠다는데서 기와와자를 써서 와항재라 불리는 이곳은 경주 산내 불고기단지 정상에서 소호리로 넘어가는 경주시 산내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의 경계를 이루는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고갯마루로서 제대로된 지명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본다. 

 

 

우측으로 2차선 포장도로를 두고 다시 고갯마루 정상쪽으로 쇠망속 돌맹이를 밟고 오르며 좌측 능선으로 산행 들머리를 찾아 보지만 잡목이 우거진 어두운 시간이라 그 등로를 찾지 못하고 두어번 두리번 거리다 어렵게 들머리를 찾아 오르니 처음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있다.

17분여를 조금은 빠르게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많은 띠지들이 등로 좌측으로 나풀거리는 719.3봉 오름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잠시 가쁜 숨 몰아쉬며 쉬어 본다.

사진 한장 남기고 살펴보니 직진의 719.3봉 오르는 등로가 훨씬 더 잘 발달되어 있기에 주의하지 못하면 알바하기 쉬운 삼거리 갈림길이다.

 

 

좌측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다시 오른만큼 내려가니 생각보다 많은 거미줄이 선두에서 진행하는 이 산객의 온 몸을 휘감으며 진행에 방해를 주고 있다.

큰 나무들이 사라진 등로에는 이슬이 내려 앉아 등로를 지나는 산객의 등산복과 등산화를 촉촉히 적시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내려가니 묘지 두기가 있는 평편한 곳에 내려서고 잠시 등로 찾아 살펴보니 묘지 뒤 우측으로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곳을 통해 내려가니 갑자기 많은 이슬이 내려 앉아 있는 무성한 칡넝쿨이 산객의 길을 막고 펼쳐져 있다.

그곳을 헤치고 내려가니 금새 다시 넓은 시멘트 임도와 만나 내려가니 모드니 숯불고기 식당이 아닌 200여미터 우측에 있는 모텔 건물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잠시 후미 기다리며 서 있으니 중간 그룹은 정상 등로를 따라 모드니 식당 앞에 도착해 무전을 날리고 그곳으로 이동해 종주대들을 만나 921번 2차선 포장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꺽어 200여미터 진행하니 도로 우측에 대현암소식당 바로 직전에 닥시 우측으로 시멘트 임도가 나 있다.

921번 지방도로 건너편엔 대가식당이 자리하고 그 대가식당 앞에서 보면 921번 지방도로를 건너 나 있는 시멘트 임도 좌측에 대현식당을 두고 그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오르면 우성목장과 연결되도록 되어 있다.

 

 

대현식당 앞에서 머물며 후미를 기다리니 한기가 돌기 시작하고 흘렸던 땀방울이 식으며 추위가 밀려 온다.

잠시 후 방금 전 내려온 나즈막한 산 중턱에서 후미가 내려오는 헤드렌턴 불빛이 보이는가 싶더니 그 불빛이 산중턱에서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내려올 기미가 없다.

후미와 무전기 교신을 해보니 묘지에서 직진으로 내려오다 보니 절개지에 등로가 사라져 잠시 헤맸다는 전언이다.

이곳 와항마을은 산내면에 위치한 마을로서 산내면은 가도가도 산이요 봐도 봐도 하늘뿐인 말 그대로 산속의 고을중 고을이다.

고도 신라의 수도인 경주시청에서 약 26km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울산시 상북면과 연접하고 동남쪽엔 내남면과 서쪽으론 청도군 운문면 그리고 북쪽으로는 영천시 북안면과 이웃하고 있으며 낙동강 상류인 동창천이 면 중심을 관통 하고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운문댐 상류에 위치한 고장이다.

그중 이 와항마을은 산내면 대현리에 위치한 한우불고기단지 마을로서 조선 태종 이방원이 고개마다 진지 번호로 일항(외항) 재항(소호)으로 정한 이름이 그대로 불려지고 있다고 전해지며 특히 와항마을은 마을 형태가 기와처럼 생겼다 하여 와항 또는 외항만디, 기와목이라고 불려지는 마을이다.

20여분간 그곳에서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어렵게 후미를 만나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우성목장쪽으로 진행해 오르니 임도 우측으로 서서히 하늘이 열리며 일출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시간 허비하고 다시 시멘트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작은 사거리를 지나 저 멀리 우측으로 목장지대가 보이고 곧이어 임도 좌측의 민가들을 지나 우측에 우성목장 건물과 정문을 지난다.

그 우성목장 입구에도 구제역 방역을 위해 출입을 금한다는 입간판이 서 있는 것으로 봐서 한겨울 구제역이 퍼지면 산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임도 우측 고헌산 자락에는 조금 더 붉게 타오르는 하늘이 열리며 조만간 아름다운 일출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시 조금씩 더 가파라지는 시멘트 임도를 타고 계속 전진하며 오르니 임도 좌측으로는 멋진 가을 억새가 하늘거리며 안개비를 먹고 있다.

그 억새 넘어로는 드넓게 펼쳐진 밭이 보이는데 아마도 목초지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어둠속이기에 보이지 않아 그저 상상만으로 오른다.

우성목장에서 500여미터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오르니 시멘트 임도가 낮아지며 좌측에 하얀 빗돌에 일송수목원이란 안내석이 서 있다.

그곳에서 다시 잠시 쉬며 후미를 기다려 이제부터 일송수목원 안내석 뒷편으로 나 있는 능선 들머리로 들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잡목 사이로 나 있는 좁은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는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오르며 봤던 목초지 같은 넓은 평원을 옆에 두고 오르더니 금새 잡목이 우거진 주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더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 다시 잡목 사이에 걸려 있는 거미줄이 산객의 얼굴을 휘감으며 자꾸만 신경 쓰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진행해 오르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잠시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띠지 몇개가 나풀거리는 790봉에 도착을 해 사진 한장 남기며 무전기로 뒤따라 올라 오는 종주대들에게 주의를 주고 다시 우측으로 나 있는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등로가 우측으로 꺽이며 평이하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등로 옆에 멋진 의자소나무가 한그루 서 있어 사진 한장 남기고 진행하니 다시 가파른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며 문복산 갈림 정상 봉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드디어 문복산 갈림 삼거리인 894.8봉 정상에 도착해 등로 우측 저 멀리 고헌산 자락으로 떠 오른 일출을 담으며 후미를 기다려 본다.

영남알프스의 막내격인 문복산은 그 아름다운 산임에도 불구하고 교통편이 좋지 않아 단독으로 자주 칮는 산은 아니지만 그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만큼은 그 어느 산 못지 않게 멋진 곳이다.

고헌산에서 백운산을 이어 단석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의 주능선이 눈 앞에 전개되고 그 너머의 울산이며 북녘의 경주 영천 포항의 여러 산들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남녘으로는 이 산의 형님이 되는 운문산과 가지산이며 재약산 간월산 신불산 등이 첩첩 청산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그곳 문복산은 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다녀 오기로 하고 오늘은 아쉽지만 문복산 가는 등로 좌측으로 나 있는 운문령쪽으로 진행한다.

 

문복산 갈림 삼거리인 894.8봉 정상에는 이정표와 낙동정맥 표지석이 서 있다.

그곳에서 남서쪽을 바라보니 조만간 올라야 할 고헌산 좌측 소호령 저 멀리 가을 억새 한가닥 사이로 붉은 태양이 불끈 솟아 오르고 있다.

그 떠오른 태양 좌측으로는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그 뒤 저 멀리에는 끝도 없이 흐르는 마루금들이 산객의 심장을 마구 흔들고 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이 봉우리에 오른 오든 산객들이 한마음으로 그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각기 다른 희망을 꿈꾸고 있다.

 

 

우측에 당당한 모습으로 솟아 있는 고헌산과 소호령 그리고 그곳을 지나 좌측인 북쪽으로 백운산 자락을 통해 끝없이 올라간 낙동정맥 마루금이 이 산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 마루금 사이로 펼쳐진 골짜기 마다 박무가 찾아 들어 끊어질듯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줄기의 참 멋을 알려주고 있는 시간, 이 위대한 자연을 바라보며 그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지...

그저 바라보고 가슴에 담아보는 기회를 갖고 있는 현실이 고맙고 행복하다는 느낌뿐인 시간이기도 하다.

 

 

등로 앞쪽으로는 지금부터 올라야 할 낙동정맥 마루금의 귀바위와 상운산 지나 쌀바위가 드러나 있고 그 마루금 정상에는 하얀 안개가 넘나들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 뒤로 보여야 할 영남알프스의 진산인 가지산은 안개인지 구름에 가려 아직은 그 본모습을 감추고 있다.

저곳으로 오르며 뒤돌아 보면 또 이곳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지나간 추억이 되어 버린 이 시간을 생각할 것이다.

하얀 갈대가 피어 있고 그 옆에 거대한 고목이 서 있으며 그 사이로 보이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참으로 멋스럽다는 생각 뿐이다.

   

 

다시 이곳 문복산 갈림 정상인 894.8봉에서 20여분간 후미를 기다리며 일출도 담고 주위 마루금도 찍으며 보낸 후 후미가 정상 근처까지 올라왔다는 소식에 좌측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내려가니 이곳 역시 거미줄이 얼굴을 감싸며 자꾸만 산행 속도를 떨어 뜨리고 있다.

그렇게 잠시 더 내려가니 넓은 임도같은 환상의 등로가 열려 있고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우측에 대왕문어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다.

잠시 발걸음 멈추고 종주대를 담아 드린 후 다시 넓은 고속도로같은 등로를 타고 운문령으로 향한다.

 

 

헬기장 같지 않은 사라지는 폐헬기장을 지나 계속 넓은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는 운문령에 도착해 잠시 주위 풍경을 담아 보니 69번 지방도로 건너 올라야 할 귀바위 가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빤히 올려다 보인다.

청도군 운문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을 이어주는 운문령은 69번 2차선 포장도로인 지방도로가 지나는 고갯마루로서 내려가는 입구에 작은 매점이 있어 선답자들이 가끔 탁배기 한잔 마시고 진행한다고 알고 있지만 오늘은 아침이고 조금 진행하다 아침 식사를 해야 하기에 그냥 패스한다.

운문면 신원리는

가지산과 억산 그리고 문복산 등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산이 둘러싸고 산중의 산이요 비경중의 비경으로 삼국을 통일한 원동력이 용출한 곳으로 손색이 없는 곳으로서 현실 원리의 역사는 신라와 호흡을 같이한 곳이다신원리에서 운문령이 있는 삼계리는 배내미와 생금비리 그리고 계살피의 세 계곡이 합치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인데 이곳에는 원광국사가 머물면서 화랑의 정신교육을 시킨 가슬갑사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신라의 국민정신의 지주인 화랑오계의 발상지요 깊숙한 산 속 신라의 군사비밀기지로 그 숱한 유적이 인위적으로 철거된 곳으로서 가슬갑사지는 잡초와 잡목만 무성하고 부근 일대에는 신라토기의 파편이 산재해 있으며 잡초와 잡목속에는 운문면의 뜻있는 분들이 세운 가슬갑사 유허지라는 석비가 있다고 한다.그 역사적인 고갯마루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즐기는 종주대의 가슴에는 과연 무엇을 생각하며 이 고갯마루를 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69번 지방도로로 내려서서 좌측 울산의 성북면쪽으로 도로를 타고 10여미터 진행하면 도로 우측에 다시 임도같은 산행 들머리가 보이고 그곳에는 가지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서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임도타고 오르며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내려온 69번 지방도로와 그 넘어 저 멀리 좌측으로 만복산 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한번 내려와 꼭 올라야 할 산이기에 그리움은 덜한 산이 되였다.

 

 

조금 더 오르니 가지산 탐방안내소가 서 있지만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그렇게 그 넓은 임도를 타고 이제 귀바위로 향한다.

넓은 비포장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임도 우측으로 많은 야생화가 짧아지는 햇살에 또 한해를 마무리하려 바쁘기만 한 모습이다.

화사하게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며 오르니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그곳에 몇개의 안내판과 이정표가 보인다.

좌측으로 1999년 개장한 가지산 온천으로 하산 할 수 있는 하산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우측 임도를 타고 진행하면 가지산까지 4.2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고 그곳을 통해 진행하면 곧이어 임도 좌 능선으로 산행 들머리가 보이지만 계속 이어지는 임도를 타고 진행해도 무방하다.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나 있는 능선 들머리를 통해 진해하니 생각보다 가파른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코가 땅에 닿을듯 힘들게 올라 본다.

그렇게 오르다 잠시 뒤돌아 보니 뒤따라 올라오는 종주대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 오는데 모두 힘들게 올라오고 있다.

어렵게 그 가파른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우측에 방금전 헤어졌던 임도와 만나고 그곳에는 가지산 102지점이란 이정목이 서 있고 그 옆에는 쌀바위와 가지산 오르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곳 임도 만나는 곳에서 잠시 뒤돌아 보니 등로 좌측 저 아래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쪽 나즈막한 산그리메 사이로 피어난 박무가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그 모습에 취해 한동안 진행하지 못하고 그곳에 머물며 황홀한 조망을 감상해 본다.

조금 더 기다리니 많은 종주대들이 뒤따라 올라오고 몇명의 종주대와 함께 이번에는 능선 등로가 아닌 우측의 넓은 임도를 타고 올라가 본다.

오르며 뒤돌아 보니 여전히 지나온 정맥 마루금이 아름답고 그 아름다운 조망을 즐기며 오르니 시멘트 포장 임도와 만난다.

 

 

이곳 시멘트 임도를 만나니 도로 좌측에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등로가 열려 있고 그곳에 몇명의 종주대가 잠시 쉬고 있다.

이곳에서 이 시멘트 도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먄 귀바위와 상운산을 위회해 나무데크 전망대와 헬기장이 있는 등로에서 다시 만나지만 어짜피 맥 잇기 산행을 하기 위해 올랐기에 우측 능선으로 오르며 귀바위로 향한다.

들머리 입구에는 상운산과 운문령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향 안내판이 서 있다.

 

 

 

능선으로 진입하니 다시 잡목이 우거져 있고 그 우거진 잡목 사이로 좁은 등로가 열려 있다.

10여분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으로 들어가 보니 등로 좌측 앞 저 멀리 이제부터 올라 처음으로 만나야 할 귀바위가 거대한 암봉을 드러낸채 당당하게 서 있다.

그 귀바위 좌측 저 멀리에는 가지산 정상과 가지산 중봉을 지나 석남터널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낙동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바로 발 밑에는 방금 전 헤어진 시멘트 임도가 길게 그 헬기장으로 향하는 풍경도 들어 온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희미한 안개가 가지산 정상부를 휘감아 흐르고 그 좌측으로 내려가며 가지산 중봉이 드높게 솟아 있으며 그 좌측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가며 이어진 낙동정맥 마루금이 능동산을 지나 천황산 수미봉과 제약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번인가 오르며 그 장쾌한 조망과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잃고 바라보던 추억에 젖어 잠시 멍하니 바라만 본다.

 

 

다시 등로로 나와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바위 하나가 보이고 그곳으로 올라가 뒤를 바라보니 밀양에서 울산으로 이어지는 24번 4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고 그 양옆으로 펼쳐진 들판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 저 멀리 상북과 언양쪽으로 이어지는 나즈막한 산봉우리 사이로 피어 오르는 박무가 또 다른 세상을 알려주고 있다.

산행 후 저 도로를 타고 통도사 IC 근처로 이동해 맛난 식사를 해야 하기에 마음속 깊이 그 영상을 담아 둔다.

 

 

상북마을 우측으로는 이제 가지산 지나 좌측으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흘러 내려 능동산 정상부에서 우측으로는 천황산 수미봉과 사자평원 지나 제약산으로 이어지는 서쪽 억새밭이 희미하게 보이고 좌측으로는 오늘 산행 날머리인 배내고개 넘어 배내봉과 신불산 그리고 신불평원과 영축산 지나 시살등쪽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마루금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위 하늘엔 하얀 뭉게 구름이 걸려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이제부터 조금씩 천천히 오르며 막힘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영남알프스의 속살들을 들여다 본다.

지나온 만복산쪽 마루금과 그 우측으로 높게 보이는 고헌산이 멋지게 다가오고 등로 좌측으로는 이제 귀바위와 상운산 그리고 쌀바위 지나 가지산 정상부와 중봉이 한눈에 올려다 보이는 장소에서 다시 후미 기다리며 쉬어 간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너무나 황홀한 낙동 마루금이 가슴속으로 파고 들며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겨진다.

  

 

이제 조금 더 높이 오르니 걸어 온 마루금 저 멀리 뒷편에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만복산 줄기가 아련히 옛추억이 되어 간다.

정맥 마루금은 아니지만 영남알프스의 막내로서 그 위치를 당당히 지키고 있지만 다가가기 힘든 교통으로 인해 외면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이고 쿤쾅거리는 시간이다.

그저 홀로 이 아름다움을 가슴에 묻ㅇ더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면 믿을 수 있을련지...

 

 

그렇게 즐기고 느끼며 대자연의 품에 안겨 걷다보니 어느덧 정상 능선에 도착하고 이제 평이하게 이어지는 잡목 우회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그 잡목 터널을 통과해 좌측의 암릉지대를 우측으로 우회해 오르니 갑자기 하늘이 열리며 주위 풍경이 막힘없이 다가온다. 

특히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행하며 등로 우측 저 멀리 북서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쪽 신원천을 타고 구비쳐 흐르는 골짜기 끝자락에 운문호란 커다란 저수지 하나가 아름답게 놓여 있다.

가지산과 문복산 사이를 수놓으며 형성된 신원천의 삼계계곡은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로 붐비지만 가끔 폭우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귀바위가 빤히 올려다 보이는 능선에 올라 주위 풍경을 다시 한번 감상하고 귀바위를 올려다 보니 먼저 오른 종주대 한명이 두팔벌려 멋진 포즈를 취하길래 사진 한장 남겨 드리고 잠시 주위 조망을 즐기다 올려다 보니 이제 그 종주대도 뒤돌아 귀바위를 내려가고 텅비어가는 귀바위 정상이 그리워 사진으로 남겨 본다.

그럴듯한 전설이나 귀바위 유래가 전해질듯한 바위이지만 자료를 찾아 보니 그 어디에도 그런 자료가 없어 그냥 귀를 닮아 귀바위라 불려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짧은 깔딱 오르막을 오르니 귀바위 정상에 올라 막힘없이 펼쳐진 시원한 조망을 즐겨 본다.

특히 지나온 능선 저 멀리 문복산 갈림 삼거리도 보이고 그 우측으로 와항재를 지나 우측 저 멀리 박무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고헌산이 당당하게 솟아 있다.

그 고헌산 좌측으로 돌아 백운산 자락도 눈에 들어 온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감탄사만 연발하는 시간이다.

 

 

남동쪽으로는 방금 전 타고 올라왔던 귀바위 올라오는 시멘트 임도가 선명히 나 있고 그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석남사가 있는 상북면 덕현리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그 넘어 상북리 마을과 언양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들판이 박무속에서도 선명하게 드러 나 있다.

저곳에서 오르고 내리며 몇번인가 들렸던 추억이 있기에 그 추억을 한장 두장 꺼내 살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동안 그 귀바위 정상에서 막힘없이 펼쳐진 조망을 즐긴 후 천천히 그 암봉을 내려 와 맥 잇기 산행을 진행한다.

짧은 암릉 등로를 지나니 잡목 넘어 눈 앞에 너무나 아름다운 쌀바위와 가지산 암릉들 그리고 우측으로 운문지맥을 보내고 좌측으로 내려가야 할 가지산 중봉 아래 부드러운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그저 빠르게 진행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 허기지는 줄도 모르고 그 풍경을 즐기는 것이다.

 

귀바위를 출발한지 10여분만에 다시 정상 하나를 오르는데 올라 보니 상운산이란 정상석이 보인다.

몇명의 종주대들이 남아 추억 한장 남기고 있고 그들 틈에 끼어 이 산객도 잠시 아름다운 추억 하나 남겨 본다.

상운산은 1117봉으로 1천미터가 넘는 고봉이지만 그 주위에 워낙 유명한 영남알프스의 산군들이 있어 독립된 산으로 보다는 가지산 줄기의 한 봉우리로 대접을 받고 있는 아쉬운 산이기도 하다.

가지산 정상에서 동쪽의 능선을 타고 40분정도 내려가면 쌀바위이고 여기서 임도를 따라가다가 임도 좌측의 산봉우리로 오르면 상운산이다.

상운산에서 청도 방향의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쌍두봉에 이른다.

쌍두봉은 상운산 청도 방면의 산자락에 있는 암봉으로 상운산은 운문령 또는 석남사에서 가지산에 오르는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지산 등산객은 한번쯤은 지나쳐가는 산이다.

 

 

상운산 정상 역시 막힘없이 펼쳐진 조망으로 잠시 말 없이 풍경을 감상해 본다.

참으로 멋진 조망에 잠시 더 머물다 종주대들이 출발하고 난 후 정상석을 담고 능선을 타고 진행한다.

잠시 더 진행하니 직진방향으로 운문사 가는 갈림길과 좌측으로 정맥가 보이는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운문사는 동화사 말사로 150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찰이다.

사적기에 따르면 고려시대인 937년(태조 20) 중국 당나라에서 법을 전수받고 돌아온 보양국사가 까치떼의 도움으로 이 절을 짓고 작갑사라 했으나 943년 삼국을 통일한 태조 왕건이 보양국사가 절을 세웠다는 말을 듣고 많은 전답과 함께 운문선사라고 사액한 뒤부터 운문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폐허가 되다시피 전소되였던 절을 그 후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운문사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는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내려가니 거목이 자라고 있는 순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등로를 타고 잠시 더 내려가니 드디어 종주대들이 모여 늦은 아침을 먹고 있는 헬기장 임도를 만나 주위에 피어 난 억새꽃을 담아 본다.

운문령에서부터 이어진 넓은 임도가 이곳까지 이어져 있고 그 임도 건너에는 석남사쪽과 언양쪽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나무데크로 된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에서 그늘 숲으로 들어가니 대부분의 종주대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아침 식사 후 제일 후미와 연락해 보니 이제 이곳 임도까지 얼마 남지 않은 듯 하여 종주대를 모두 먼저 보내고 기다려 본다.

30여분이 지나 마지막 후미가 도착을 하고 아침식사 하는 모습을 지켜 본 후 다시 그 후미와 함께 나무데크 전망대 우측 능선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다시 맥 잇기 산행을 해 본다.

능선으로 들어 완만하게 타고 오르니 다시 안부로 내려가고 능선 등로는 다시 임도와 만나게 되어 있다.

 

 

그 임도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앞에 높고 큰 암봉 하나가 눈에 들어 오고 살펴보니 바로 쌀바위이다.

임도 우측에는 트럭도 보이고 대피소도 보이는데 보기에는 썩 달갑지 않은 풍경이다.

안내판을 담고 쌀바위를 찍은 후 해맞이 기념석 있는 곳으로 오르니 역시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쌀바위는 이제 제모습으로 들어오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얼굴을 닮은듯도 보인다.

 

 

한동안 주위 조망을 즐기고 쌀바위를 사진으로 담다 문든 바위 아래를 살펴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구절초인지 벌개미취인지 분간이 안가는 아름다운 꽃이 한다발 피어 있다.

너무나 아름다워 야생화를 좋아하는 산행 총무님과 함께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역시 아름다운 우리의 야생화이지만 그 이름 하나마저 자세히 불러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동안 주위 조망을 즐긴 후 쌀바위 바로 아래로 전진하니 그곳에 쌀바위라 적어 놓은 안내석 하나가 보이고 그 옆에는 미암이란 설명판이 서 있다.

현산지에서 쌀바위 전설을 살펴보니 아래와 같다. 

어느 옛날에 수도승 한 분이 쌀바위 밑에 조그마한 암자를 얽어매고 불경을 외우고 있었는데 몇일마다 한번씩 마을로 내려가서는 탁발(동냥)을 하여 오는 고행이 계속되었다.

이렇게 고행하는 수도승을 가엾게 여긴 것인지 기적이 일어났는데 중이 염불을 외우다 바위틈을 문득 쳐다보니 쌀이 소복히 있었다.

이상하게도 이날부터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의 쌀이 매일 바위틈에서 물방울이 흐르듯 또닥또닥 떨어져 그때부터 이 중은 마을로 내려가서 사립문마다 요령을 흔들고 목탁을 치며 동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런 일이 있은 뒤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후 어느날 그 중의 머리에 문득 한 묘안이 떠올랐다.

쌀이 저렇게 답답하게 조금씩 떨어지다니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하여 중은 쌀이 나오는 구멍을 더 크게 내면 더 많은 쌀이 나오겠지 싶은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되면 손들이 찾아들어도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동냥은 하지 않아도 될터이지 하면서 하루는 중이 소매를 걷어올리고 쇠꼬챙이를 넣어 구멍을 크게 뚫었다.

이제는 쌀도 많이 나올테고 여기에 더 큰 암자를 지어 번창할 수 있겠지하며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 후로 쌀은 간곳 없고 물만 똑똑 흘렀다 한다.

이러한 일이 있은 뒤로 사람들은 그 바위를 쌀바위(미암)라 불렀는데 교훈은 사람은 제 분수를 지켜야 된다는 것을 경계한 이야기이다.

 

 

쌀바위 안내석과 안내판을 읽어 본 후 쌀바위 우측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두 바위 사이에 작은 소로가 보인다.

그 소로를 타고 안부로 올라 보니 산악인이규진추모비가 두번째 바위 앞에 세워져 있다.

골 바람이 불어 와 참으로 시원한 느낌으로 언제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이런 추모비가 세워졌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건강을 위해 오르는 산에서 두번 다시 추모비가 세워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안부를 내려 와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이제 쌀바위를 출발해 전진하니 긴 나무계단이 보이고 그 계단을 타고 한동안 오르니 넓은 헬기장 주위에 하얀 억새가 피어 있는 학심이골 하산 등로가 있는 1115봉에 도착을 한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가지산 북릉의 암봉이 운문사가 있는 큰골로 이어지고 그 뒤 저 멀리 뾰족 올라 있는 운문산이 보인다.

바로 앞 헬기장 주변에는 억새가 자라며 가을 정취를 한껏 높여주고 있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이 또한 그 아름다움에 더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 주고 있다.

 

 

동쪽으로는 갈색 억새 위로 지나온 마루금과 만복산 갈림 봉우리가 보이고 우측 저 멀리 다섯구간 지나 만나야 할 고헌산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아래 우측으로 상북쪽 마을과 도로가 보이는 이곳에서 잠시 배낭 벗어 놓고 쉬어 간다.

준비한 시원한 커피 한잔에 행복한 시간을 즐겨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우측 저 멀리 보니 가지산 정상에 오른 선두와 다른 등산객들이 올라 붐비고 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이제 그 헬기장을 지나 능선 잡목속으로 들어가며 진행하니 다시 바위 정상에 오르고 그곳에서 앞을 보니 잡목 가지 넘어 저 멀리 올라야 할 가시산 정상과 그 좌측 저 멀리 가지산 중봉이 안개속에 솟아 있다.

생각보다 강렬한 남성미를 뽐내고 서 있는 가지산의 정상부가 조금씩 내 자신의 것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더 정상에 올라 멋진 추억을 꺼집어 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이제 암릉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안전로프지대를 통과하며 진행하니 점점 더 가지산 정상부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잠시 능선 정상에서 뒤돌아 보니 그곳에도 역시 지나온 마루금이 남성미 넘치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누워 있고 저 멀리 만복산과 고헌산 지나 굽이쳐 흐르는 마루금이 환상적이다.

이곳부터 제법 많은 마가목이 붉은 열매를 한가득 매달고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정상을 올려다 보니 아직도 많은 등산객들과 우리 종주대들이 그 정상을 채우고 서성이고 있다.

다시 안전로프가 매달린 암릉을 넘어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상복과 언양쪽 마을이 가물거리고 가지산 110지점 이정목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나무계단을 타고 정상으로 오른다.

만 3년만에 다시 오른 가지산 정상, 그때보다 깨끗한 날씨가 아니기에 좋은 조망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늘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날씨와 조망이 펼쳐져 있다.

너무 일찍 올라 기다리다 지친 선두는 벌써 잠을 청한 종주대도 보인다.

이 가지산을 비롯한 운문산, 고헌산, 천황산, 영축산, 신불산과 문복산 등 1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들이 이 일대에 몰려 있어 영남알프스를 형성하고 있다.

기반암은 화강암이며 쌀바위에서 산 위를 잇는 능선은 기암괴봉과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을 제외한 전사면이 비교적 완경사이며 남과 북서 사면에서는 산내천과 무적천이 각각 발원하는 산이 바로 가지산이다.

  

 

이제 가지산 정상에서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옛날 추억을 꺼내 들고 조망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먼저 붉게 물들기 시작한 가지산 북릉을 바라보니 흔들리는 안개속에 암봉이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그 뒤로 이어진 산줄기가 가슴을 흔들고 있다.

우측으로는 학심이골을 두고 혹시나 보일지 모르는 팔공산과 보현산 자락을 찾아 보지만 다음에 다시 올라 숨은 그림 칮기를 하라 전하고 있다.

 

 

정 서쪽 방향으로는 암봉 아래 헬기장이 보이고 운문지맥을 타고 진행하면 저 멀리 운문산이 우뚝 솟아 있다.

이곳 역시 그 우측으로 보이는 쪼개진 바위의 억산이 시원하게 조망되어야 하지만 오늘은 안개의 춤사위로 인해 상당히 제한된 조망뿐이다.

언젠가는 다시 이곳에 올라 운문지맥을 타고 걸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운문지맥이란

운문지맥은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낙동정맥의 가지산에서 분기하여 서쪽으로 운문산, 억산, 구만산, 용암봉, 중산, 낙화산, 보담산, 비학산을 거쳐 밀영 긴 늪의 정문마을에 이르는 도상거리 36.82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지금부터 내려가야 할 남쪽의 낙동정맥 마루금을 바라보니 그곳은 안개로 인해 전혀 보이는 것이 없다.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종주대들 모두 내려 보낸 후 잠시 주위를 더 둘러보고 있으니 후미대장이 무엇인가 아쉬운듯 서성이고 있다.

그 후미대장을 모시고 가지산대피소로 내려가 탁배기 한사발 마시기로 하고 내려가는 시간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희열에 찬 시간이다.

2년전 걸어 놨던 두어장의 띠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지만 들어가 보니 그 띠지들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탁배기 한병 시켜 처음으로 후미대장과 탁배기 한잔 나누며 잠시 이야기 나누고 쉬어 본다.

조금은 출출하던 배가 불러오며 만족한 산행이 되어 갈쯤 가지산 대피소 내부를 둘러보고 뒤로 나 있는 쪽문을 넘어 돌아가니 그곳에 환상의 조망이 열려 있다.

2년전 올라 이곳에서 팔공산과 보현산 그리고 낙동정맥 마루금을 마음껏 둘러 보았던 곳이기에 다시 들렸는데 그때만큼의 조망은 아니지만 정상에서의 조망보다는 훨씬 맑고 멀리 보이는 시간이다.

 

 

이제 가지산 대피소를 나와 정상부로 오르려하니 그곳에 눈썹으로 그 유명한 누렁이 한마리가 서 있다.

아주 순하고 멋진 모습에 많은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진돗개이다.

방송도 탈만큼 유명세를 갖고 있는 개치고는 아주 영민하게 보이고 착한 동물로 남아 있다.

반가움에 인사 나누고 헤어져 가지산 정상을 떠나 남쪽의 부드러운 능선을 바라보며 중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암릉 구간이 이어지고 부서진 자갈들이 등로를 채워 아주 조심스럽다.

거꾸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아 교행에도 어려움을 느낄 쯤 등로 좌측에 약간의 전망이 보이는 돌탑봉이 있다.

좌측 아래 석남사가 이제 빤히 내려다 보이고 가지산 정상부의 암봉도 조금씩 그 모습이 찾아지고 있는 거리이다.

물론 내려가야 할 남쪽으로 낙동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등 뒤 좌측 저 멀리에는 오늘 이 산객과 낙동 종주대가 걸어 온 아스라한 마루금이 멋지게 펼쳐져 있고 그 끝자락엔 11월에나 올라야 할 고헌산이 우뚝 솟아 있다.

그 고헌산을 지나면 숨어버린 귀바위와 상운산 그리고 커다란 암봉으로 이뤄진 쌀바위가 그 멋진 위용을 자랑하고 그 줄기를 타고 가지산으로 이어진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늘 앞에서 봤던 모습과는 또 다른 남성미 물씬 풍기는 근육질 마루금이 거기에 있었다.

  

 

이제 돌탑봉도 내려와 제일 후미로 가는 산우님을 따라 붙기 위해 서두른다.

그곳 돌탑봉에서 내려오며 바라보니 등로 좌측 저 앞으로는 이제 조금씩 가까워져 오는 석남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지만 아직 거리가 멀어 줌으로 당겨도 시원한 그림이 아니다.

다만 지금부터 올라야 할 가지산 중봉의 부드러운 능선이 눈 앞을 가로막으며 사진 한장 담기을 재촉하고 있다.

보기와는 달리 제법 땀방울을 쏫아야 오를 수 있는 가지산 중봉의 위용이다.

 

 

이제 돌탑봉에서 내려 와 가지산 중봉 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들이 계속 이어지며 발길을 붙잡는다.

등로 우측 저 앞 남서쪽으로 백운산 넘어 능동산으로 이어진 멋진 천황산과 재약산이 보이고 가물거리는 박무속에 하늘거리는 가을 억새가 서걱거리며 울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전해지는 시간이다.

몇번인가 올라 그 아름다운 영알의 사자평을 한없이 바라보며 산행에 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을 보니 이렇게 진행한다면 크게 늦게 도착할 것 같지 않아 조금은 여유를 부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속 이어지는 암릉과 상북마을들 그리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구경하며 앞으로 중봉에 막혀 보이지 않는 광활하게 펼쳐진 영남알프스의 신불평원을 그리며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제일농원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아직 들려보지 못한 등로이기에 잠시 내려다 보고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조심하녀 조금은 빠르게 내려가 본다.

  

 

나즈막한 안부로 내려갔다 계속 연이어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인사 나누며 다시 조금은 빠르게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치고 오르니 사라졌던 땀방울이 다시 이마를 타고 등줄기로 사정없이 흘러 내리고 있다.

한동안 그렇게 오르니 안전로프 지대가 끝이나며 등로 우측으로 몇개의 큰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가지산 중봉에 도착해 잠시 땀방울 닦으며 주위 풍경을 둘러 본다.

계속되는 사자평을 이루는 천황산 수미봉과 재약산쪽 풍경이고 제일 좌측이 능동산 자락이다

우측 가운데 나즈막한 산이 백운산이 아닐까 생각되며 그 우측으로 보이던 운문산은 사진에서는 잘려 나와 있다.

 

 

우측에 낙동정맥 마루금을 두고 저 멀리 남쪽 끝자락엔 금정산 줄기라 생각되는 거대한 산줄기 하나가 동서로 길게 드러누워 있고 아마도 저 산줄기를 타고 넘어야만이 이 낙동정맥 산행도 그 끝자락을 보여 줄 것이다.

지금은 이 큰 그리움을 가지고 처다만 보지만 내년 초 저곳에 올라 오늘 올랐던 가지산을 바라보며 추억 한자락 꺼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저 이렇게 바라만 봐도 좋은 산하, 더 높은 가지산 정상에서는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던 금정산까지 만났으니 오늘 이곳에서의 친구 이름 부르기는 이제 거의 끝이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제 방금 전 내려 온 북쪽의 가지산 정상부를 올려다 본다.

정상 우측으로 근육질 암봉이 쌀바위 능선으로 이어지고 좌측으로도 역시 운문지맥을 따라 매력적인 몸매를 자랑하며 당당하게 서 있다.

영알의 대표 주자란 사실을 알려 주려는 듯 그렇게 멋스런 자태로 영알을 호령하며 서 있는 자태가 의젓하기까지 해 보인다.

이제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아마도 운문지맥을 타기 위해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한번 내려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해 보는 시간이다.

 

 

이제 가지산 중봉에서의 조망도 끝이나고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해 본다.

가지산 113지점 이정목을 지나 안전로프가 달려있는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거꾸로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들 입에서는 긴 한숨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렇게 몇번의 인사를 나누고 내려가니 등로 좌측 낭떨어지에는 나무 목책이 우측으로는 안전로프가 달려있는 구간이 나타난다.

그 구간을 타고 내려가니 석남터널과 석남사 주차장이 하산쪽으로 가지산 정상부가 오르막 쪽으로 붙어 있는 거리표시 없는 이정표를 만나고 곧바로 긴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3년전 오르고 내릴 때 한창 공사중이였는데 이제 그 공사가 끝나 이렇게 또 다른 모습의 등로로 등산객을 반기고 있는 것이다.

  

 

그 나무계단 조금 못미친 부근에서 후미를 만나 다시 함께 여유를 부리며 진행하고 나무계단을 타고 끝까지 내려가니 그 계단이 끝이나며 등로 우측으로 가지산석남재대피소가 보인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곳으로 들어 가 시원한 탁배기 두어사발 마시니 다시 힘이 나고 목마름이 해소된다.

3년전에는 터널 근처에 있던 대피소였는데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주인장의 설명을 듣고 다음 기회에 만남을 약속한 다음 그곳을 빠져 나와 능동산으로 계속 전진을 외친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다시 등로 좌측으로 작은 돌탑봉이 보이고 그냥 지나칠 수없어 오르니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져 있고 그곳에서 또 많은 사진 남기며 잠시 쉬어 간다.

다만 걸음이 늦은 후미들은 계속 전진해 진행한다며 앞으로 가니 그것 또한 미안하고도 감사한 마음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북동쪽 저 멀리 박무속에서도 제대로 된 모습을 당당히 내보이며 우뚝 솟아 있는 쌀바위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다.

아름답지만 지혜로운 머리를 가져야 한다는 전설을 간직한 쌀바위, 조만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해 본다.

 

 

쌀바위 좌측으로는 가지산 정상으로 이어진 암봉들과 뾰족 봉우리들이 첨봉으로 남겨져 있고 그 한가운데에 우뚝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정상이 아름답게 서 있다.

그 정상에서 좌측인 남서쪽 줄기를 타고 부드러운듯 강하게 뻗어 내린 산줄기는 가지산 중봉을 지나 이곳으로 부드럽게 이어져 오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올려다 보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풍경에 눈을 감을 수가 없는 순간이다.

 

 

남동쪽으로는 이제 손만 뻗으면 닿을 듯 석남사가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참으로 자주 들렸고 또 많이도 들었던 아니 영남알프스 산행과는 뗄라야 뗄 수가 없는 사찰인 곳이 바로 석남사와 석골사 그리고 표충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통도사 말사로서 비구니 수련도장으로 유명한 곳이 바로 석남사이다.

824년 도의국사가 호국기도를 위해 창건한 절로서 임진왜란 이후 중건되였다가 6.25전쟁으로 폐허되였던 것을 1959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고찰이다.

도의국사의 사리탑인 석남사부도가 유명하며 석남사 3층 석탑 역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위에서 제대로 본 석남사는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작은 돌탑봉에서 조망을 즐긴 후 다시 정상 등로로 복귀해 내려가니 여전히 많은 등산객들이 오르고 내려가고 있다.

잠시 더 내려가니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등로가 나타나고 작은 암릉은 우측 등로로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그곳을 지나 내려가니 가지산에서 1.9 Km 내려왔고 능동산까지 3.8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제 석남터널까지는 0.6 Km 남았으니 많이도 진행해 내려왔다는 생각이다.

 

 

계속해서 등로 좌측으로는 석남사와 고속국도 그리고 상북면 들판이 쫒아오고 우측으로는 밀양에서 넘어오는 첩첩산중에 좁은 골짜기 사이로 나 있는 도로와 산 중턱을 깍아 만든 도로가 눈에 들어 온다.

그 아름다운 풍경과 조망을 즐기며 내려가니 돌탑안부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석남터널 위 안부이다.

등로 좌측으로는 살티마을 하산로가 있고 이곳에서 석남터널쪽으로 하산 할 수 있는 안부 삼거리이다.

저 앞에 중간 그룹 후미가 잠시 쉬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함께 합류해 소 그룹으로 다시 진행한다.

 

 

그곳 석남터널 위 밀양방향 하산로가 있는 돌탑봉 안부에서 한동안 쉰 다음 서서히 고도를 높혀 능동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잠시 더 진행하니 석남터널 0.4 Km 이정표와 가지산 2.5 Km 및 능동산 3.2 Km 거리 표시가 되어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곳에서 뒤돌아 보니 저 멀리 지나온 가진산을 중심으로 장쾌한 낙동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조금 더 오르다 등로 우측을 보니 산속의 산이라 이름까지 그렇게 지어진 밀양시 산내면으로 이어진 깊은 골짜기가 보이고 그 아래 24번 지방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그 우측으로는 암봉으로 이뤄진 운문산과 저 멀리 운문지맥 끝자락의 산군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바라보라 시위를 하고 있다.

영남알프스를 크게 돌아 걸어 보는 실크로드에 속한 산들로서 운문지맥을 걷게 되면 다시 한번 모두 밟을 수 있는 산들이기에 그때를 기약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며 뒤돌아 보면 가지산을 중심으로 장쾌한 마루금이 펼쳐져 있고 좌측 상북쪽으로는 이제 잡목이 막아 보이는 것이 없지만 등로 우측의 밀양시 방면으로는 또 다른 장쾌한 산줄기가 줄지어 이어진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제 시간은 오후 1시 20여분을 지나며 멋진 분재소나무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해 남아 있는 간식 나무며 목마름을 달래고 잠시 쉬어 간다.

이제 선두와 중간 그룹은 능동산을 거쳐 배내고개로 하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무전기를 타고 들려오는 시간이다.

 

 

한동안 시원한 커피와 물 그리고 과일로 허기와 목마름을 달랜 후 다시 먼저 보낸 후미를 뒤따라 잡기 위한 빠른 속보의 산행이 이어진다.

이마와 등줄기에선 다시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기 시작하고 그 땀방울을 친구삼아 오르니 등로 우측에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다.

사진 한장 담으며 살펴보니 813.2봉의 삼각점인데 몇명의 등산객들이 그곳에서 쉬고 있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등로로 복귀해 능동산으로 향한다.

 

 

조금 더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잡목들이 간간히 사라지며 멋진 풍광을 드러낸다.

지나온 석남터널과 이어진 부드러운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갔다가 생채기를 내며 잘려진 산자락으로 나 있는 도로가 지나는 석남터널을 지나면 다시 부드러운듯 가파르게 올라 가지산 정상부 근처에서 중봉을 넘어 바위산인 가지산에 오르고 그 우측 근육질 등로를 타고 넘으면 저 멀리 문복산과 고헌산으로 줄달음치며 달려가는 시원한 낙동정맥 마루금이 한눈에 올려다 보이는 명당자리이다.

언제 올라도 멋진 자태에 탄성이 나오는 시간이다.

 

 

이제 다시 낙엽진 철쭉나무 군락지를 따라 잠시 더 진행하니 3년전 공사가 진행중이던 나무계단이 깔려있고 제법 긴 그 계단을 타고 다리 근육이 뻐근해질 때까지 타고 올라본다.

많은 땀방울이 다시 흘러 내리고 그렇게 한발 두발 오르다 보니 그 정상부 근처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다시 잠시 배낭 내려놓고 뒤돌아 보는 가지산 원경이 황홀하다.

 

 

24번 구 국도가 가지산 자락을 흉물스럽게 도려내며 구불구불 이어져 있고 그 정상부엔 석남터널이 보인다.

지금이야 그 아래 굴이 뚫리고 4차선으로 넓혀져 시원하게 지나다니는 차량들만이 작게 보이지만 그 옛날엔 참으로 넘기 힘든 고갯마루중 하나였던 밀양과 울산을 이어주던 석남터널, 그 뒤로는 가지산 중봉과 정상을 넘어 좌측으로 운문지맥이 시원하고 우측으로는 오늘 이 종주대가 넘어온 낙동정맥 마루금이 벌써 아스라히 멀어지며 한페이지의 추억으로 쌓이고 있다.

 

 

상북면쪽 도로와 마을 그리고 들판이 또 다른 세상의 그림처럼 다가오는 풍경 역시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끝자락엔 올해 안에 올라야 할 고헌산이 우뚝 솟아있고 그 좌측으로 돌아가며 이어진 낙동정맥 마루금이 백운산을 넘어 경주땅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들어 온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마루금들, 저곳에서 이곳을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엔 조망은 좋겠지만 추위에 손을 호호 불며 이야기를 나눌 그런 시간일 것이다.

 

 

드디어 능동산 삼거리 즉 나무계단이 끝나는 데크에 도착해 그곳에 서 있는 이정표 하나를 담아 본다.

능동산까지는 200미터 거리, 갔다가 사진만 남기고 다시 이곳으로 뒤돌아 내려와야 하는 거리이다.

마침 후미중 한 산우님이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기에 배낭 벗어 놓고 후미대장과 둘이서 달리기 하듯 정상으로 향한다.

 

 

많은 추억과 환상의 기억들을 간직한 능동산, 몇번인가 모르게 오르면서도 늘 한쪽 저 멀리 숨겨지고 관심 밖으로 남겨졌던 곳이지만 과거 한번 만났을 때 영원히 잊지 못할 황홀한 운해를 선사했던 곳이기에 잊을 수 없는 능동산 정상이다.

이곳에서 샘물산장으로 내려가 고운 추억을 담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ㄹ써 많은 시간이 흘러 이제 아득한 옛추억으로만 되살아 나는 곳이기도 하다.

능동산은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봉우리들 중 중심부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위의 높고 아름다운 산들이 워낙 많다보니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한 산군들중 하나이기도 하다.

능동산은 가지산과 천황산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중간에 우뚝 솟아 있으며 해발고도는 981 미터이다.

밀양과 울산 및 양산 지역 7개 산군을 통칭하는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요충지이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제대로된 대접 하나 받지 못하는 곳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산이다.

 

 

아쉬운 마음에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배내봉과 간월산 그리고 산불산과 신불평원 넘어 영축산 및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마루금을 담아 본다.

바로 앞에 피어난 억새가 다음 구간의 환상을 미리 예견하듯 한들 거린다.

언제 보아도 또 언제 올라도 그리움이 쌓이는 곳이기에 오늘도 이 산객의 가슴에 한아름 영남알프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이제 하산을 서둘러야 할 시간이다.

 

 

다시 능동산 갈림 삼거리 나무데크로 내려와 놔뒀던 배낭 둘러메고 후미와 함께 마지막 능동산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잠시 더 내려가니 등로 우측에 블록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몇명의 산꾼들이 비박을 위한 텐트를 치고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 옆으로 나 있는 등로 위에 나무 판을 깔아 굴곡진 등로를 만들고 그 위에 하얀게 피어난 억새가 한들거리니 또 다른 멋진 등로로 다가온다.

사진 한장 남기고 그곳을 빠져 내려가니 이제 잡목으로 이어진 등로가 가파라지며 조심하며 내려가라 알려주고 있다.

 

 

15분여를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내려오니 드디어 배내고개에 도착해 긴 한숨을 토해 낸다.

2년전 아니 1년반전 내려왔을 때에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넓은 공터가 있었고 간이 매점 하나 둥그런히 놓여있었던 이곳이 이제 시끄러운 공사현장과 저 멀리 보이는 펜션 건물들로 인해 조금은 이맛살이 찌푸려지기 시작한다.

도로 주변에는 이미 가건물을 지어 놓고 등산객을 맞으며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하니 조만간 이곳도 개발의 논리에 파묻혀 또 다른 상가지역으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앞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묘안이라도 생각해 모두 즐겁게 자연과 함께 살아 가길 진심으로 바래 보는 시간이다.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배내봉도 저 멀리 올려 다 보이는 시간이다.

 

 

배내고개 도로로 내려가니 배내터널이 완공되어 도로가 아닌 배내봉 들머리로 직접 연결이 되어 있다.

다음 구간 들머리를 사진에 담은 후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내려가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오늘의 산행을 갈무리 한다.

울산시 상북면과 양산시 원동면을 이어주는 69번 지방도로는 이제 배내터널을 통해 통과하도록 되어 있고 터널 위 공간에는 수많은 식당들과 펜션들이 자리를 잡고 흉물스럽게 자연을 또 그렇게 파괴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기에 더 이상의 자연 파괴는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배내고개와 배내골에 대한 자료를 담아 본다.

배내골은 영남알프스라고 하는 가지산 고봉들이 감싸고 있으며 그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다.

맑은 계곡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 하여 이천동 즉 우리말로 배내골 이라한다고 전해진다

그 배내골 정상에 있는 고갯마루이기에 배내고개라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선두조는 채 8시간이 안걸려 내려왔지만 후미까지 모두 모시고 내려오니 오후 2시 20여분, 총 산행 시간이 9시간 40여분으로 생각보다 준수하게 하산해 시원한 맥주 한잔 나누고 다시 69번 지방도로를 타고 울산시 상북면의 석남사쪽으로 내려가다 덕현천 한자락에서 아직까지는 견딜만 한 시원한 계곡물에 땀방울을 닦아내니 그래도 살것 같다.

소금끼 닦아내고 버스로 뒤돌아 오르며 위쪽을 바라보니 저 멀리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낙동정맥 마루금중 가지산과 쌀바위 능선이 환상의 모습으로 다가오기에 작은 똑딱이 카메라로 어렵게 담아 본다.

 

 

이제 이곳 부산이 고향인 종주대중 한명이 친구들 소개를 받아 예약한 통도사 IC 인근의 산채전문경기식당에 들려 맛난 산채비빔밥에 더덕구이로 이슬이 한잔 마시고 나니 온 세상이 우리들 세상이 되였다.

참으로 멀고도 먼 길을 달리고 걸어 통도사 인근까지 내려왔으니 인간의 의지와 두발의 위력을 새삼 느껴보는 시간이다.

이제 맛난 식사까지 마쳤으니 서둘러 서울로 복귀하는 시간만 남겨두고 있다.

 

 

통도사 C를 이용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복귀하는 사이 잠도 오지 않아 주위 종주대들과 잠시 산악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꺼운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용트림 치며 다른 세싱을 만들고 있다.

경산 부근을 지나는 버스에서 어렵게 한장 담아 본 후 깊은 잠에 취해 꿈나라 여행을 떠난다.

 

개인적으로 몇번 들렸던 영남알프스의 가지산 구간이기에 그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종주대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처음으로 구간을 이탈해 먼저 영알에 올라보는 호사를 누린 시간이다.

계속 같이 이어져 오던 종주대 뿐만이 아니라 일반 산우님들도 많이 참석해 빈자리를 적게 남겨두고 진행한 시간은 좋았지만 역시 선두와 후미의 간격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관건으로 오르기도 전에 많은 고민을 해본 시간들이다.

그래도 모두 한마음으로 도와주고 협조해준 덕분에 계획된 시간내 모두 무탈하게 완주해 즐거운 마음으로 마칠 수 있었다.

 

다음 구간은 가을 억새로 최고로 치는 신불평원 구간이니 조금은 어렵더라도 만차의 기쁨으로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장쾌한 가지산 마루금이 아직도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산행 후기를 마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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