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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0구간 3정맥 분기점 주화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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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북도 진안군과 완주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0월 13일 (수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하루종일 구름과 안개 끼고 바람 불어 산행하기 좋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9도에서 영상 21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모래재 휴게소-전주공원-세봉임도-주화산(565봉)-호남정맥 등로-모래재 터널 위-임도-모래재 휴게소-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02.00 Km 

산행시간 : 빈몸으로 사진기 하나 들고 약 40분 (13시 45분부터 14시 25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에 올라 무탈한 호남정맥 완주를 빌어 본 시간

 

 

남한에 있는 9정맥 중 가장 길고도 어머니 품같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호남정맥에 들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처음 제1구간 산행을 하기에 앞서 분명 이곳 3정맥 분기봉인 주화산에 올라 간단하게나마 무탈한 호남정맥 완주를 빌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나 홀로 오르는 것이 아닌 단체로 오르다 보니 그곳 산악회 일정과 리더의 의지로 인해 이곳 주화산을 건너 띄고 산행을 하게 되였다.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배어 났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참고 기다렸다 유럽 출장 관계로 동참하지 못한 제2구간 산행인 슬치재에서 불재까지의 산행이 끝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 온 곳이 바로 모래재 휴게소 앞 전주공원 묘지이다.

이제 이곳에 들리는 것은 4번째로서 주화산에 오르는 것은 3번째 산행이 되는 셈으로 이것으로 이곳 주화산에서 갈라진 3정맥 모두를 완주했거나 현재 진행하게 된 것이다. 

언젠가는 다시 내려 올 기회가 주워지겠지만 당분간은 내려오기 힘든 곳이기에 오랫동안 산행 준비하며 가슴 속 깊이 그 풍경 하나 하나를 담아 본다.

 

 

이제 4번째 담는 전주공원 이정석이다.

한마디로 말해 공동묘지인데 전주공원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가꾸고 꾸미니 정말 그 옛날 고향에서 봤던 공동묘지가 아닌 공원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에 처음 올랐다 일년이 거의 다 되어 만나는 전주공원은 이 산객의 마음만큼이나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 중인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간단히 스틱 2개만 가지고 사진기 옆에 차고 산행에 나서니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전주공원 내 시멘트 도로를 타고 호남정맥 첫 시작 구간인 0구간을 시작한다.

 

 

지난번까지 보지 못했던 차량 차단막이 세워져 있고 그것을 우회해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니 도롯가에 피어난 다양한 코스모스가 반기며 바람에 살랑거리고 있다.

잘 다듬어진 묘지들엔 가족 묘지도 있고 또 정성을 다해 준비한 꽃송이들이 놓인 묘지들도 보이지만 제법 잡풀이 자라 찾는이 조차 없어 보이는 묘지들도 눈에 들어 온다.

지난 겨울보다는 많이 정리정돈이 된 듯한 반듯한 공원내 풍경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주공원 내 거의 중앙으로 나 있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옛날 초창기 때 사무실로 사용했던 콘테이너 박스가 다 허물어져 가는 모습으로 서 있고 그 앞쪽에는 쓰레기를 소각하는지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이제부터 전주공원 묘지를 벗어나 세봉임도를 타고 고갯마루로 올라야 하는 것이다.

꼬불 꼬불 산을 깍아 만든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는 마음이 어딘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것은 왜 그런것인지...

 

 

한동안 오르니 예쁜 노란 들국화가 도로변에 피어 산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다가가 사진기로 남기려 하니 언제 날아 들었는지 말벌 같은 커다란 벌 한마리가 그 꽃송이에 앉아 자신도 찍히기를 원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린 시절 많이도 꺽어 놀았던 들국화이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자세히 관찰하기도 참으로 오래전 일인 듯 하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며 천천히 오르니 시멘트 도로는 어느 순간 비포장 도로로 변하며 도로에는 많은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주위 사물들을 음미하며 오르니 저 멀리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보이고 그 아래 안내판과 빗돌 하나도 보인다.

세봉임도의 끝자락으로 저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오르면 3정맥 분기봉인 주화산이 있으며 우측 능선으로 오르면 금남호남정맥을 타고 백두대간 마루금인 영취산으로 돌아 올라갈 것이다.

 

 

잠시 능선으로 올라 가파른 된비알을 타고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힐 쯤 드디어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그리고 호남정맥이 갈라지는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 정상에 닿는다.

하얀 잔설이 깔려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몇번인가 미끄러지며 올랐던 주화산, 오늘은 그 눈발대신 다양한 색깔이 반겨주는 가을빛을 받으며 마지막 정맥 산행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오른 것이다.

잠시 묵념으로 장도의 호남정맥에 대한 안전한 산행을 빌고 셀카 작동시켜 증명 사진 한장 남긴 후 남쪽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정식 호남정맥 첫 출정을 만천하에 알린다.

 

 

잠시 옛날을 생각하며 호젓한 등로를 따라 걸어 내려가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는 잡풀들과 억새만이 가득 헬기장을 덮고 있다.

그래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잠시 둘러보고 다시 능선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한다.

 

 

다시 한동안 잡목을 헤치며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약간의 조망이 보이고 그곳으로 들어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 모래재와 전주공원 그리고 그 뒤로 나 있는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을 담아 본다.

정맥 산줄기가 아니고 또한 정맥 종주길이 아니라면 담을 이유도 없는 모래재 전주공원이 우리 종주대들에겐 아주 소중한 지명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망자들이 모여야 저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작은 집들이 모두 집주인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인지...

 

 

다시 느긋하게 자연을 느끼며 진행하니 3주전 어둠속에 갈렸던 모래재 휴게소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잠시 그날을 생각해 본다.

이곳에 올라 주화산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처음 조우한 산악회에서 말도 꺼내기 힘들어 그냥 만덕산 방향으로 진행했지만 개인적으로 3정맥 분기봉인 주화산에 오르지 못함이 못내 서운했고 산악회 리더에 대한 불신이 생겼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이런 기회를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모양이다 하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눈녹듯 없어져 버린다.

이곳에서 만덕산 방향인 직진 등로를 버리고 좌측 모래재 휴게소 방향으로 내려간다.

 

 

한동안 잡목을 헤치고 내려오니 묘지들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해 진행하니 넓은 비포장 임도와 만난다.

임도로 내려 서서 방금 전 내려온 등로를 담아 보니 커다란 낙엽송 한그루가 이곳의 주인은 자기라는 듯 위압감을 주고 있다. 

또한 산에 들 일이 없으니 어느곳을 올라도 무성한 칡넝쿨이 건강해지는 자연임을 알려 주기도 한다.

 

 

이제 임도를 타고 내려오니 도로가엔 구절초와 억새가 예쁘게 피어 가을 전령의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짧아진 가을로 인해 제대로 된 후손이나 퍼트릴 수 있을지 걱정도 되는 순간이다.

이제 이 임도를 타고 내려가니 차량 지나다니는 소음이 크게 들리는 모래재 터널이 가깝게 있는 가 보다.

 

 

그렇게 짧지만 의미있는 산행을 마치고 다시 모래재 터널 앞에 서서 터널쪽 풍경을 담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접는다.

언젠간 다시 찾아 오겠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오기 힘든 곳이기에 잠시 쉬며 휴게소에 들려 음료수를 구입해 의자에 앉아 마셔 본다.

지난 일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지만 이곳 모래재와의 인연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추억은 없었던 듯 싶다.

 

이렇게 중요한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피곤하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벌써 호남정맥을 완주한 듯 그런 기분으로 삶의 터전으로 복귀한다.

아주 멋지고 아름다우면서도 무탈한 호남정맥 산행을 꿈꾸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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