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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이야기

변해가는 시골 정원에 아푼 마음을 내리고

by 칠갑산 사랑 201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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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명절은

큰아이 공부 때문에 이 산객과 고1짜리 아들 둘만의 시간이 되였다.

아이들이 자라며 부모님이 먼저였던 시간은 사라지고 모든 일상이 아이들 일정에 맞춰 톱니바퀴처럼 그렇게 지나가고 있는 시간들이다.

 

막히는 도로를 타고 새벽 2시 반에 도착한 시골집, 아이들 내려온다는 소식에 잠못 주무시고 기다렸다 소주 한잔 드신 후 잠자리에 드시는 노부모님을 보며 왜 이렇게 힘들게 고향과 부모님을 찾아야 되는지 아이들에게 그저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으로 나가니 밤이 탐스럽게 열려있고 그 옆에는 다래가 익어가는 정원에 예전같지 못한 잡풀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정원에 많은 정원수들이 자라고 몇송이의 꽃들이 피어 있다.

 

처음 새로운 집을 지어 드렸을 때 참으로 예쁘게 가꾸웠던 정원은 해가 거듭될수록 그 아름다움 보다는 힘에 겨워 어렵게 가꾸워져 가는 모습으로 변해갔고 결국 올해 이 작은 산객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돌아 오고 말았다.

그 좋아하는 정원의 꽃 가꾸기에도 힘에 부치는 부모님, 이제 팔순을 넘겨 또 새로운 구순이란 단어가 입에 오르내리는 연세이시니 그럴만도 하지만 아들된 입장에서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무심 한척 보내던 세월에 경종을 울리는 가 싶어 가슴이 메어 온다.

 

이제 얼마나 이 아들을 아니 손자들을 기다리며 잠못 주무시고 기다려 주실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자주 찾아 뵙고 정원에 자라고 있는 잡풀 하나라도 뽑아 드려야 하겠다는 절박함을 마음에 담아 둔 추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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