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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금북정맥(완료)

금북정맥 제1구간 칠장사에서 이티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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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안성시와 충청북도 진천군의 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6월 12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가랑비 및 장대비가 계속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8도에서 영상 20도

산행인원 : 총2명(칠갑산과 금비령)

산행코스 : 칠장사-금북정맥 마루금-3정맥 분기점-칠장산(헬기장)-3정맥 분기점-칠장사 갈림 삼거리-헬기장-부부탑 칠순비-칠현산(516봉, 헬기장)-공림정상(513봉)-덕성산 갈림 삼거리-덕성산(519봉)-덕성산 갈림 삼거리-454.6봉-무티고개(돌탑있는 안부)-사장골 정상(400봉)-무이산 갈림 삼거리-무이산(462봉)-무이산 갈림 삼거리-만디고개(안부 부부돌탑)-고라니봉-옥정현(인형 조형물, 587번 지방도로)-409.9봉 헬기장-송전탑-임도-사거리 안부-470.8봉 철판 헬기장-440봉-사거리 안부--철탑-철탑 25번-중앙CC-장고개-헬기장-배티고개(이티재, 313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00 Km (금북정맥 19.5 Km와 접속구간 2.5 Km)

산행시간 :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 천천히 08시간 00분 (06시 10분부터 14시 10분까지)

 

 

고향이 그리워 새로 시작한 우중 금북정맥 산행에서 느낀 아름다운 마루금

 

 

개인적으로 1대간 9정맥의 가장 마지막 산행으로 오르려 했던 고향의 산줄기인 금북정맥을 이번주부터 홀로 오르려 계획하면서 일정한 구간 나누기 없이 올라 시간과 거리에 구애 받음없이 그저 무심으로 걸어 보다 힘들면 그곳에서 마무리 할 생각으로 힘차게 출발헤 본다.

 

 

금북정맥이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속리산 천황봉(1508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하여 칠장산(492봉)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다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갈라진다. 금북정맥은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헤어진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칠현산(516봉), 서운산(547봉), 성거산(579봉), 광덕산(699봉)을 거쳐 백월산(565봉)에서 산줄기는 다시 북서진하면서 덕숭산(495봉), 가야산(678봉), 일락산(521봉) 등을 솟구치게 한후 은봉산(283봉)에 이르러 다시 서쪽으로 성왕산(252봉), 백화산(284봉) 등을 거쳐 태안반도로 이어져서 반도의 끝인 안흥진에서 그 맥을 다하고 서해바다로 모습을 감추는 장장 약 280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금북정맥 산행 계획 (칠장산에서 시작해 안흥진까지)

금북정맥도 한남정맥과 마찬가지로 칠장산에서 안흥진으로 내려가면서 종주하여 그 맥이 서해바다로 빠지는 모습을 제일 마지막에 보는 것을 원칙으로 진행 할 예정이다.

금북정맥 산행은 애마를 이용해 당일 산행으로 진행하며 새벽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경우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 가듯 다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고향 뒷산을 오를때에는 고향에 들려도 보고 산행중 필요에 의해 주위 유적지나 관광지에 들려 쉬었다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하며 급하지 않게 올라 볼 생각이다.

이 금북정맥 산행 또한 나침판과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알바를 할 경우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선답자들의 자료를 잘 챙겨 홀로 독도를 하면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계획한다. 

 

 

연 이틀간 장거리 산행을 해야 하는 관계로 전날 조금 일찍 잠에 들어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3시 정각, 밖을 보니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잠시 혼돈속으로 밀어 넣는다.

마음에선 벌써 떠나지 말고 쉬어가라 재촉하지만 금새 걸려오는 금비령 아우의 전화에 몇마디 답하곤 곧바로 산행 준비를 한다.

오늘도 비박 산행을 홀로 떠나려다 오랫만에 정맥산행에 동참하고자 약속했기에 전화를 했지만 이 시간만큼은 정말 반갑지 않다.

그래도 산행 준비후 집을 나서 김밥집에서 식사 후 김밥 4줄을 사서 조심하며 애마를 몰아 칠장사 앞에 도착하니 새벽 5시 30여분이다.

귀찮고 내키지 않던 새벽 마음도 모두 사라지고 첫 구간에 대한 희망과 투지가 불살아 오르는 시간이다

 

 

벌써 3번째 도착한 칠장사 앞에서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버스 정류장에서 산행 준비 후 날이 밝기를 기다려 길을 나서는 시간이 아침 6시 10여분이다.

굵은 빗방울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내리는 가랑비에 오늘은 하루 종일 우중 산행을 예감해 본다.

언젠가는 다시 와야 할 칠장사이지만 언제일지 그 기약없는 약속이기에 오늘은 오랫동안 가슴에 그 고색창연한 모습을 담아 보려 애쓴다.

 

 

산행 친구 금비령 아우이다.

늘 비박을 좋아하고 무보급 단독 백두대간 산행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산행도 하고 또 세상을 살아가는 멋진 산친구, 오늘은 오랫만에 비오는 날 이 산객을 깨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해 찾아 준 고마운 동생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고 또 비까지 내리니 약간의 걱정은 되지만 멋진 산친구가 있으니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칠장사 석탑 앞에서 인증 사진 한장 남기고 나온다.

 

 

칠장사를 우측에 두고 좌측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 등로 좌측으로 나한전과 620년된 소나무가 보인다.

비내리는 새벽에 한가족인 듯한 4명의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러 왔는지 나한전 앞에 서성이고 있다.

잠시 나한전 내부를 돌아보고 그 뒤에 봄으로도 당당하게 서 있는 오래된 소나무 한그루에 무사 산행을 빌어 본 후 곧바로 등로를 타고 능선으로 올라 산죽밭을 지난다.

 

 

스패츠를 착용하고 비옷까지 걸친 복장이기에 몸은 둔하고 땀은 비오듯 솟아지지만 그래도 능선으로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산행하기에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다.

금북정맥 마루금에 올라 잠시 심호흡한 후 우측 등로를 타고 칠장산 헬기장에 오른다.

이곳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홀로 오르면 이곳 금북정맥에서 3정맥분기점과 칠장산은 들리지 않고 곧바로 금북정맥으로 오르리라 생각했는데 불청객 금비령 아우가 함께하는 산행이기에 제대로 된 금북정맥 마루금은 시발점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이곳 역시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없는 시간이기에 비내리는 이른 시간이지만 잠시 쉬어 간다.

 

 

이제 본격적인 금북정맥을 시작하며 내리막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3정맥 분기점으로 내려온다.

한남금북 정맥을 졸업하며 힘겹게 올라 마무리하고 지난주 한남정맥을 시작하며 많은 산우님들을 모시고 올랐으며 오늘 금비령 아우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에 올라 이제 세번째 만남을 이어가는 3정맥 분기점, 그 이별해야 할 시간이 길다고 느껴지기에 이곳에서도 잠시 시간을 보내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본다.

 

 

이제 본격적인 금북정맥 마루금으로 내려와 처음 올랐던 칠장사 갈림 삼거리를 지나 빗물을 머금은 초록의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좌측으로 칠장사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내리는 빗줄기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꾸준히 내리는 빗줄기에 자연의 싱그러움은 더해만 가는듯 하다.

몇년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는 이런 빗줄기 조차도 산행의 일부로 생각하며 만끽하고 즐겼는데 이제는 이런 우중산행의 즐거움이 많이 퇴색해져 가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며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해 본다.

 

 

내리는 빗줄기에 산행의 어려움은 가중되지만 등로에 피어 오르는 안개로 인해 산행의 묘미는 더해만 간다.

한동안 부드러운 등로를 걸으며 예쁘다를 연발하다 보니 어느새 헬기장을 지나고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늘 봐왔던 중재의 칠순비 부부탑에 도착을 한다.

잠시 부부애와 이 거대 돌탑을 쌓은 정성을 생각하며 산행의 어려움을 잊어 본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완만하고 부드러운 마루금을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뒤따라 오는 금비령 아우가 힘겨워 한다.

몇년전 백두대간 산행에서의 인연으로 이렇게 시간나면 함께 하는 좋은 산친구인데 요즈음 조금은 농땡이를 치더니 몸도 많이 망가져 있나 보다.

몇개월 사이에 많이 변해있는 모습에 약간의 질책을 남기고 계속 진행하니 그래도 생각보다 잘 뛰따라 붙는다.

걱정은 되지만 심하지 않을 것 같아 계속 앞으로 전진하니 금새 비에 젖은 작은 돌탑이 반긴다.

그러고 보니 이곳 금북정맥 첫 구간에는 수없이 많은 돌탑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이어져 왔다는 생각이다.

 

 

비가 내리니 당연히 사진 찍을 시간과 기회가 줄어 들고 또한 보이는 조망 역시 없으니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금새 돌탑 위에 올라 있는 정상석과 그 앞에 보이는 삼각점이 이색적인 칠현산 정상에 도착해 증명 사진 한장씩 남긴다.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칠현산, 이곳에 자리한 사찰 칠장사는 고려 현종 5년(1014년)에 승려 혜소가 왕명으로 중창하였고 칠장사와 칠현산이라는 이름도 혜소가 7명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설화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처음 칠장사를 찾았을 때 칠장산 칠장사가 아닌 칠현산 칠장사란 일주문을 보고 잠시 놀란 기억이 새롭다.

 

 

칠현산 정상에서 내려오니 금새 헬기장이 나타난다.

그곳을 지나 계속 진행하니 평퍼짐한 정상에 바위 하나만 둥그런히 놓여있는 곰림정상이다.

왜 곰림인지 많은 자료를 찾아 보지만 알 수 없기에 아쉬움만 더해 간다.

계속 내리는 가랑비로 쉬어 가는것 조차 힘이 들어 다시 발걸음 옮긴다.

 

 

지난주 한남정맥 산행을 하면서도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파헤쳐진 임시 임도로 인해 많은 알바를 경험했는데 이곳 금북정맥에도 역시 송전탑 공사가 한창이다.

산자락이 잘려 나가고 임시 임도가 생기면서 내리는 빗줄기에 많은 토사가 흘러 내려 등로 또한 미끄럽기 그지없다.

조심하며 임도를 타고 송전탑을 지나 다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덕성산 갈림 삼거리인 무술마을과 병무관 이정표가 서 있는 이정목 아래 생거진천이란 글씨가 뚜렷하다.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란 말이 있다는데 아직까지도 통용되는 말인듯 하다.

 

 

덕성산 삼거리 이정표에서 정맥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어 내려가야 하지만 이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덕성산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려 본다.

덕성산은 519미터의 산으로 요순산, 무위산, 무수산, 국사봉으로도 불린다.

이 산은 진천군 북서부의 서운산(547봉), 무제봉(574봉), 옥녀봉(457봉), 백석봉(468봉), 장군산(436봉), 만뢰산(612봉)과 함께 연봉을 이루고 북동에서 남서로 뻗어 있다.
덕성산 남쪽 계곡에 구암리와 무술리라는 작은 마을이 있으며 이곳은 진천 태생으로 삼국통일에 큰 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이 소년시절부터 용화향도라는 낭도들과 무예 등 화랑도 정신을 연마하던 터이다.
북쪽 골짜기 비들목도 화랑들이 전서구를 길들이던 마을이며, 동쪽으로 내려오면 화랑의 연무대와 병기고 자리에 병무관 마을이 있다.

또 산기슭 화랑벌의 화랑도 수련관 자리가 궁전터라 전해오고 있다.

비가 내리고 조망도 없기에 잠시 숨 한번 고르고 다시 정맥 산행을 위해 뒤돌아 나온다. 

                       

 

덕성산에서 뒤돌아 나와 정맥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454.6봉에 도착하고 삼각점을 담은 후 다시 안개낀 마루금을 타고 직진해 본다.

한동안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며 급하지 않게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광혜원에서 들려오는 사람 사는 소리들이 들리고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도 가깝게 들려 온다.

그곳을 지나니 돌탑이 서 있는 무티고개에 도착해 흔적 한장 남겨 본다.

 

 

무티고개부터는 약간의 오르막이 이어지고 사장골 정상 가기 전 전위봉에서 준비한 간식과 과일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잠시 빗줄기가 약해지고 등로 위엔 더욱 짙어지는 안개가 드리워지고 있다.

다시 배낭 둘러메고 땀한번 흘리니 드디어 사장골 정상이다.

이곳에도 역시 산에는 태극기에서 안성8광으로 블로그 이름을 바꾼 님의 도움으로 위치 파악을 쉽게 해 본다.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에서의 인연으로 이정표를 볼때마다 그리워지는 안성8광님이시다.

언제나 한번 만나 탁배기 한잔 나눌 수 있을련지...

이곳 가까이에 안성 음성간 고속도로가 뚫렸기에 간간히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이 들려온다.

 

 

다시 사장골 정상을 지나 진행하니 빗줄기가 강해지고 사진기는 꺼내지도 못한채 그저 앞으로 진행하기에 급급하다.

이곳에서 산보님의 많은 띠지를 등로에서 주워 한동안 당황해 한다.

한동안 다리 불편으로 인해 산행을 못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띠지들을 보니 아마도 새로 띠지를 제작해 이곳 금북정맥에 들었는가 보다.

산행 후 집에 돌아 와 찾아보니 산보님이 하루전인 어제 이곳 금북정맥 첫 구간을 엽돈재까지 무사히 다녀 가신 흔적을 남겼다.

나뭇가지에 그 많은 띠지를 걸어두고 다시 한동안 진행하니 무이산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돌아 무이산을 들려 본다. 

 

 

안개로 인해 조망도 없고 또한 굵어지는 빗줄기로 인해 다시 무이산을 내려 와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돌탑이 서 있는 만디고개에 도착한다.

안성8광님께 고마운 마음 전하며 3년전 처음 만났을 때의 추억을 잠시 떠올려 본다.

그러고 보니 이곳 돌탑을 부부탑이라 했는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제 젖어오는 사진기를 마른 수건으로 싸 비닐속에 넣고 그저 축축하게 젖어오는 옷가지와 물이 스며들어 개구리 울음소리를 내는 등산화를 친구감아 진행한다.

그저 보이는 짧은 가시거리와 안개 그리고 더욱 푸르게 변해가는 산하만이 오늘의 유일한 친구들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고라니정상에 도착하고 정상 좌측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이정표 하나를 담은 후 다시 전진한다.

 

 

고라니봉에서 내려오니 넓은 임도같은 등로가 열리고 잠시 짧은 시간 앞으로 올라야 할 옥정현 가는 무명봉이 드러난다.

안개가 머물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올라야 할 능선과 봉우리를 처음으로 담아 본다.

평소 같으며 전현 신경쓰지 않았을 평범한 능선과 봉우리가 오늘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 날이 되였다.

 

 

무명봉 전상에 오르니 옥정현으로 가는 직진 등로는 막혀있고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우회하여 나 있다.

어렵게 그 등로를 타고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 계속 진행하니 금새 옥정현에 도착한다.

옥정현 고갯마루에서 우측 안성쪽으로 조금 내려간 지점으로 내려오니 고갯마루 정상에 포크레인이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고 그 소음을 따라 오르니 옥정현 정상에 도착한다.

 

 

살펴보니 이곳에 새로 집을 짓고 사는 주민인듯한 사람이 하수도 관을 묻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분이 아마도 무명봉 정상의 등로를 막은 것처럼 보이며 그 등로에 집을 짓고 정원을 조성중인 것으로 이해가 되는 듯한 공사이다.

앞으로 후답자들이 꽤나 등로를 돌아 내려와 다시 옥정현 고갯마루로 올라와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 정상에는 충청북도의 마스코트 2개가 고개를 지키고 서 있다.

정상 등로는 그 고갯마루를 진천쪽으로 넘으면 도로 우측으로 넓은 시멘트 임도가 나타나고 그곳을 통해 약 20여미터 오르다 왼쪽을 보면 그곳에 능선으로 오르는 초입에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잠시 비를 피해 쉬어가고 싶었지만 쉴만한 장소가 없어 다시 능선으로 올라 한동안 완만한 등로를 오른다.

평이한 등로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다시 안개낀 마루금을 따라 오르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전진하니 삼각점이 보이고 그 옆으로 409.9미터 삼각점 이정표가 달려있다.

이곳에서 부터 함께한 아우가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오르막보다는 내리막 등로에서 더욱 힘들어 한다.

이제 엽돈재까지는 포기하고 이티재까지만이라도 무사히 갈 수 있기를 가슴속으로 빌어보는 시간이다.

 

 

이제 조금씩 잦아드는 빗속에 타올을 꺼내 디카를 말리며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비가 내려 산행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등로 자체는 참으로 아름다운 산행이다.

진행하면서 아름답고 멋진 마루금으로 인해 연신 중얼거림이 늘어만 난다.

함께하는 금비령 아우와 아름답다와 멋지다를 연발하다보니 송전탑도 지나고 임도 같은 등로도 지난다.

 

 

돌로 둘러싼 묘지같은 무덤이 정상에 있는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꺽어 내려오니 오랫만에 등로 주위에 듬성듬성 서 있는 소나무와 안개가 사라진 등로가 가히 환상이다.

비에 젖은 옷과 등산화로 인해 어려운 조건에서도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시간이다.

잠시 함께하는 아우와 천하를 주유하듯 진행하는 정맥 마루금이 되였다.

 

 

그러다 언뜻 앞을 바라보니 짙은 안개가 벗어지며 잠시 후 올라야 할 철판 헬기장쪽 정상이 드러난다.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조망에 환호성을 질러 본다.

땀과 비로 인해 온몸은 이미 비에 젖은 생쥐꼴이 되였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한다는 사실에 웃음꽃이 피는 등로가 된다.

 

 

다시 안부를 지나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드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철판이 깔려 있다.

470.8봉 헬기장으로 정상에 오르니 허기도 지고 또 비도 그친듯하여 준비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김밥 두줄씩을 해결하니 체온이 떨어지며 한기가 밀려온다.

그 사이 지나온 등로가 열리며 잠시 조망을 보여주지만 금새 하얀 안개가 뒤덮으며 불규칙한 날씨의 전형을 보여 주는 듯 하다.

 

 

헬기장에서 독도에 주의하며 등로를 타고 내리막 마루금을 내려오니 다시 그림같은 등로가 열려 있고 가끔 사진으로 남겨 본다.

함께하는 금비령 아우를 사진에 담아주고 천천히 내려가니 송전탑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그곳을 통과하니 또 다른 송전탑이 나타난다. 

버호를 보니 25번 송전탑으로 그 숫자가 있는 우측 뒷쪽으로 등로가 열려 있다.

이제 중앙골프장도 얼마 남아있지 않은듯 사람들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갑자기 앞이 열리며 저 멀리 골프장과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곳을 내려가자마자 등로 좌측에 반듯한 가족묘지가 나타나고 그 옆으로 원두막 같은 사각정도 준비되어 있다.

더욱 무릎 고통을 호소하는 아우를 기다리며 몇장의 사진을 담고 콘크리트 도로를 타고 골프장 건물쪽으로 내려가니 건물을 얼마남겨 놓지 않은 지점에 우측으로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계단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계단을 타고 이제 마지막 봉우리란 희망을 가지고 된비알 올라본다.

차가워진 몸이 데워지며 다시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흐른다.

이제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며 산행의 마지막을 고통으로 물들인다.

그렇게 정신없이 아우의 몸 상태를 확인하며 오르니 무명봉에 도착한다.

 

 

이제 무명봉을 넘어 안부를 지나고 장고개라 생각되는 곳을 통과하지만 그곳에 붙어 있어야 할 장고개란 이정표를 놓치고 만다.

한동안 밋밋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중앙골프장이 잡목 사이로 보이고 마지막 헬기장을 지나 삼각점을 지난다.

등로 좌측으로는 2차선 포장도로가 계속 따라오고 가끔 지나다니는 차량들도 보인다.

이제 배티고개, 일명 이티재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은듯 한데 함께하는 아우의 무릎은 더욱 악화되는 듯한 기분이다.

오늘처럼 힘들게 따라오는 것은 몇년만에 처음인듯 하다.

늘 자만하지 말고 늘 산행을 하며 몸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힘들어 할 수 밖에 없음을 알려주는듯 하다.

 

 

배티고개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등로에서 사전에 준비한 안성 택시에 전화를 하여 이티재로 와 줄 것을 예약하고 천천히 함께 진행하니 갑자기 급경사 내리막 절개지가 나타나고 그 아래 313번 지방도로가 보인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마지막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처음 계획은 엽돈재까지 가서 첫구간 마무리를 해 보려 했지만 내리는 빗물과 아우의 무릎 고장으로 이곳까지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해 본다.

 

 

도로 한곳에 잘 정차해 있는 택시 기사분에게 부탁해 잠시 더 기다리게 하고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은 후 다음 구간 들머리를 남겨 본다.

서서히 비가 멈추며 날씨가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다.

산행을 끝내려 하니 맑아지는 날씨에 약이 오르지만 그래도 새벽에 오기 싫어 미적거리던 시간을 생각하면 무사히 첫구간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칠장사로 돌아 와 애마를 회수하고 죽산에 들려 목욕탕에서 샤워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본다.

몸 단장을 끝내니 허기가 밀려오고 다시 지난 주 들렸던 백암 순대국집에 들려 저녁을 해결한 후 오늘 그리스와의 월드컵 첫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막히는 도로에서 많은 시간 소비한 후 어렵게 시간 맞춰 집에 도착해 긴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랫만에 함께한 금비령 아우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며...

 

이제 시작했으니 또 그 마지막 구간인 안흥진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서해 바다를 안아볼 시간이 있을 것이다.

무탈하게 안전 산행을 기원하며 멋진 산행을 약속해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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