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금남정맥 상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의 금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씨 : 잔설이 녹으며 질척이는 등로와 약간의 박무현상이 있었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4도에서 영하 8도
산행일자 : 2010년 03월 07일 (일요일)
산행일자 : S산악회 따라 친구 3명과 함께
산행코스 : 오항리고개-570봉-515봉-배티재(17번 지방도로)-640봉-731봉-낙조대-대둔산 마천대(879봉)-서각봉(829봉)-깔딱재-새리봉(575봉)-헬기장-397봉-수락재-전망대-533봉-흔들바위-월성봉(650봉)-헬기장-법계사 갈림길-547봉-바랑산(555봉)-421봉-작은물한재-426봉-물한이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4.50 Km
산행시간 : 사진 찍고 여유롭게 약 8시간 30분 (10시 10분부터 16시 40분까지)
질척이는 등로속에 올 겨울 마지막 선물인 대둔산의 상고대를 만나던 날
금남정맥
백두대간 마루금의 영취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금남호남정맥 산줄기가 주화산에서 그 줄기를 분개하여 남으로는 호남정맥을 이루고 다른 하나는 북으로 이어져 금남정맥이란 줄기를 만들었으니 그 산줄기는 주화산에서 왕사봉과 대둔산 그리고 계룡산을 지나 부여의 부소산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의 옛이름을 말한다.
이 금남정맥은 내가 자주 올랐던 산들이고 또한 고향과 멀리 떨어진 산줄기가 아니라서 금북정맥 다음으로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정맥으로서 혼자 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단체로 움직이는 S산악회를 따라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해 본다.
이번 산행은 완주와 논산에 걸쳐있는 대둔산을 타고 넘으며 주위 산군들과 신산경표에서 말하는 금강정맥을 조망하고 저 멀리 북쪽으로 다음에 올라야 할 계룡산을 간접 경험하는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대둔산의 멋진 상고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며 떠나는 시간이다.
벌써 어제의 천마지맥 산행에서 오는 피로는 말끔히 사라진 뒤의 상쾌함이 밀려온다.
금산에 있으면서도 금강 물줄기를 만드는 금산의 다른 마을과는 달리 만경강 줄기를 만드는 산행 들머리인 오항리는 첩첩산중 깊고 긴 골짜기에 둘러 쌓인 마을로서 오늘 금남정맥 제4구간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회차 어둠속에 헤드렌턴을 이마에 달고 내려와 보지 못한 팔각정과 마을 그리고 주요 이정표가 달려있는 넓은공터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출발하는 시간 아침 10시 10분이다.
잡목들로 조망이 막혀 별 특이한 풍경도 없이 낙엽 깔린 푹신한 등로를 따라 한동안 빠르게 진행하니 벌써 등줄기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며 봄을 재촉하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해 본다.
그러다 문득 450봉 정상이 가까워 오자 등로 한편에 국기봉 1920미터 지점이란 이정표가 눈길을 잡는다.
조금 더 올라 우측으로 대둔산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570봉에 오르면 금남정맥은 우측으로 이어지고 좌측의 뚜렷한 능선을 타고 조금 더 진행하면 592봉인 국기봉이 서 있는 금산 군계지역이다.
510봉봉 정상부에서 뒤 돌아 보니 가까운 능선에 방금 전 올라온 450봉이 보이고 그 능선을 따라 저 멀리 산을 잘라낸 채석장이 몰골 사납게 드러나 있고 그 좌측으로 오늘 산행 들머리인 오항리 고개도 보인다.
그 뒤로 높게 솟아있는 인대산의 위용이 생각보다 크고 대단함에 올라워 하는 시간이다.
금남정맥은 저 인대산 넘어 우측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간이다.
510봉 넘어 570봉에 도착하자 글로서는 형용할 수 없는 너무나 황홀한 대둔산 암봉들 위에 하얀 상고대가 피어 산객을 부르고 있다.
남쪽인 이곳 완주쪽에서 보면 마치 설악산의 작은 공룡을 연상시킬만큼 암봉이 올망졸망 톱날 능선을 이루고 있지만 북쪽인 논산에서 보면 어찌 그리 온순하고 편안한 능선으로 보이는지...
이곳 570봉은 또한 금산 군계돌기 산행의 좌측에 있는 592미터의 국기봉 가는 갈림길로서의 중요한 길목이기에 잠시 쉬어 간다.
대둔산을 우측에 두고 완주에 우뚝 솟아 있는 천등산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해발 707미터의 고봉으로서 현재는 대둔산 도립공원에 편입되어 있는 산이다.
천등산의 북쪽에는 878미터의 대둔산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아름다운 대둔산의 절경에 행여 어둠이 깃들세라 하늘 높이 등불을 밝혀 대둔산의 전경을 환하게 비춰주는 산이 바로 천등산인 것이다.
언젠가는 오를날도 있으리란 희망을 가지고 바라본다.
다시 낙엽길을 따라 515봉으로 가는 길에도 계속 앞에서 밝게 웃어주는 대둔산의 미소에 다시 카메라를 들이대 본다.
정상의 하얀 상고대와 기암괴석들 그리고 그 중간의 케이블 카 정류장과 아래 집단시설지구까지 한장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앞선 산우님들은 벌써 뒷태도 보이지 않게 빠르게 급경사면을 타고 내려가 버리고 제일 후미에서 이제부터 땀이나 흘려보자는 생각으로 산우님들 따라 조금은 빨리 진행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행은 휴식도 별로 없이 무척 빨리 진행했다는 생각이다.
진행해야 할 능선을 보니 배티재가는 길 중간에 높다란 중계탑이 보이고 다가가 살펴보니 KT 기지국이다.
후답자들은 이 중계탑을 기준점으로 삼아 내려오면 큰 무리가 없으리란 생각이다.
배티재 휴게소를 내려가며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다시 한번 담아 본다.
조금은 당겨 잡아보니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기암괴석과 상고대들, 제발 이 산객이 갈때까지 녹지 않고 그냥 그모습 그대로 남아 주길 간절히 소원한 시간이기도 하다.
드디어 배티재에 도착한다.
많은 관광버스들이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고 또한 그 버스를 타고 온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금산과 완주를 이어주는 17번 지방도로이다.
임짐왜란때 권율과 황진이 군사를 이끌고 일제에 맞서 이치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전라도를 방어한 역사적인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기에 산행 뿐만이 아닌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배티재에서의 역사 공부를 마치고 도로를 건너 금산쪽으로 돌아 조금 내려가니 좌측 등산로 입구에 커다란 조형물이 보이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등산객들이 보인다.
함께한 산우님들은 벌써 그 문을 통과해 코가 땅에 닿을듯한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 한장에 담고 이 산객도 그 산우님들 사이에 끼어 오늘 산행 중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둔산으로 들기 시작한다.
한동안 정신없이 오르며 많은 땀방울들을 흘린 뒤 암릉 구간에 도착해 잠시 심호흡하며 뒤돌아 보니 방금전 올라온 배티재와 저 멀리 오늘 아침 걸어 온 정맥 능선이 부드럽게 보인다.
한폭의 그림처럼 반짝이는 모습에 산행의 어려움을 날려 버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면 오대산 가는 등로이다.
선두쪽 몇몇 산우님들이 이쪽 등로를 타고 가다 뒤돌아 오면서 땀을 흘리고 있다.
소위 알바를 한 것이다.
드디어 640봉에 올라 약간의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올려다 본 731봉과 대둔산 정상부의 암릉이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하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능선이 한순간 급경사를 이루며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기암괴석을 쌓아 만든 자연의 선물, 그 위에 오늘은 하늘과 바람과 기온이 내린 상고대란 선물까지 얹어 줬으니 이보다 더 멋진 산행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 한동안 올라가니 이제 제법 산죽 군락지도 보이고 등산객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장군약수터 1.4 Km 이정표 있는 곳에서 잠시 물한모금과 간식으로 허기 달래고 계속 오르니 장군약수터 0.5 Km 이정표가 보인다.
이제 낙조대도 1 Km 정도 남겨 놓은 거리이다.
몇번인가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던 낙조대, 오늘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일련지...
실로 오랫만에 보는 산죽밭이다.
앞서가는 두분의 등산객이 입고 착용한 칼라풀한 색감이 푸른 산죽밭과 어울려 더욱 멋지게 다가온다.
모진 겨울 찬바람을 이기고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카가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갑자기 키 작은 산죽의 이유가 궁금해 진다.
낙조대 사거리 오르는 철계단으로 가는 등로엔 차츰 하얀 상고대가 피어나기 시작하고 등로엔 지난밤 흩뿌린 하얀 눈들이 등산객들의 발걸음에 다져지면서 제법 미끄럽다.
조심해 그 철계단 끝자락을 오르니 그곳에 몽환적인 설국이 펼쳐져 있다.
드디어 낙조대 사거리에 도착해 주위에 피어난 하얀설국의 상고대에 취해 본다.
어느곳을 보아도 또 찍어도 모두가 하얀 설국의 작품이 되고 만다.
웃음소리와 탄성 그리고 경외로움에 놀라는 소리가 뒤섞이며 묘한 감정의 출렁임도 맛본다.
또 다른 모습의 상고대.
그냥 평이했을 잡목이 하얀 상고대를 피워 주목받는 자연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사진 한장으로 어제의 그 감동을 모두 표현하기엔 역부족임을 느낀다.
우측 120미터 지점에 있는 낙조대를 잠시 들려 본다.
자주 올랐던 낙조대이지만 아직까지 이곳에서의 일출과 낙조를 보지 못했기에 언젠가는 꼭 한번 좋은 날씨에 올라 두마리 토끼를 잡아 보리라 마음먹어 본다.
그래도 오늘은 천혜의 상고대를 선물로 줬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 낙조대 이정표 저 멀리 보이는 상고대가 피어 오른 대둔산 마천대 능선이 참으로 아름답다.
다시 낙조대 사거리로 내려와 허기진 배를 움켜 쥐고 계속 진행해 본다.
이제 내렸던 눈이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녹으며 질척해진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안전 쇠봉이 박혀있는 대슬랩 구간이 나오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마천대 능선 역시 황홀하기만 하다.
자연이 내린 고귀한 선물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만 흘러 나온다.
그렇게 상고대에 취해 진행하니 저 멀리 소나무 한그루에 쌓인 눈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능선에서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에 그대로 설목이 되어 버렸다.
그 뒤로 돌아 공터에서 대둔산 남벽의 눈내린 기암괴석을 담아 본다.
그 암봉 구석 구석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이 또한 왜 이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는 듯 하다.
차라리 그림이라고나 할련지...
자연과 바람과 나무가 만들어 준 위대한 선물 앞에 작아지는 산객 자신을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란다.
저 고통과 절박함을 딛고 일어나 꽃피는 봄이 오면 다시 새생명이 푸른빛으로 올라 올 것이다.
그때를 기다리며 참고 견디는 설목이 되어 버린 소나무 한그루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이제 허기도 지고 점심시간도 지나고 있으니 먹어야 하는 시간, 너무 많은 인원들이 서로 엉키다 보니 넓직한 밥상은 생각지도 못하고 그저 도시락 내려 놓을 수 있는 장소이면 족한 것이다.
산우님이 준비한 따뜻한 청국장에 산행을 노래하고 주고 받는 한잔 술에 인생을 노래하는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배낭 챙겨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그곳에 또 다른 설국의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다.
주목받지 못하고 지났을 아담한 산사인지 아니면 대피소가 눈에 들어오고 그 위로 펼쳐진 아름다운 대둔산의 상고대가 가는 겨울을 아쉬워 하는 듯 하다.
그저 이렇게라도 만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 시간인 것을...
다시 나타난 안전 쇠봉이 박혀있는 대슬랩 구간을 지나며 바라 본 마천대가 참으로 아름답다.
그 정상에 우뚝 솟아있는 인공조형물 주위에는 온통 겨울 상고대가 피어 환상의 세상을 열어주고 있다.
이제 저 정상에 서서 올 겨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상고대와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해야 되는지...
작은 주막을 지나 드디어 대둔산 정상에 있는 마천대 인공 구조물 앞에 선다.
남서쪽으로는 앞으로 진행해야 할 서각봉과 새리봉 능선에 하얀 상고대 물결이 휘몰아 치고 있고 남쪽으로는 완주쪽 절벽 아래 마으들과 지나온 금남마루금이 길고도 멀게 이어져 있다.
동쪽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우회한 기암괴석과 소나무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며 한폭의 동양화를 그리고 있다.
한동안 주위 조망을 하다가 이제 서서히 카메라에 담아 본다.
잠시 후 올라야 할 금남정맥 암봉들과 저 멀리 우뚯ㄱ 솟아있는 천등산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저곳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마음은 또 어떤 마음일련지...
방금 전 우회해 지나온 바위 위에는 한명의 등산객이 서서 세상을 굽어보고 그곳에서 이어진 기암들이 남쪽 완주를 향해 달리기를 하듯 줄지어 서 있다.
생각보다 아름답고 멋진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을이면 인산인해를 이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삼선암 오르는 산선구름다리와 임금바위와 입석바위를 이어주는 대둔산 구름다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2년전 가을 홀로 저곳에 올라 너무나 황홀한 풍경에 빠졌던 경험이 되살아 나며 오늘과 대비되고 있다.
늘 같은 장소라 해도 오르는 시간과 계절에 따라 모두 달리 보이고 다른 느낌으로 내려가니 그것이 또한 산행의 매력은 아닐련지...
앞으로 진행해야 할 금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저 잘룩한 수락재 넘어 월성봉과 바랑산까지 길게 이어져 간다.
저 끝에 가야만 오늘 산행도 접을 수 있을 것이다.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보이면 곧 끝난다는 사실이다.
절벽에 걸터 앉아 모진 겨울 바람을 온몸으로 이겨내는 저 소나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련지...
이런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기에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받으면서도 그 푸릇함을 유지하는 것이겠지.
이제 대둔산 정상에서 한동안 내려와 진행하니 저 앞쪽으로 올라야 할 서각봉과 새리봉이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있게 진행하면 또 저 정상에 서 있겠지.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다시 맥 잇기 산행의 고통과 자연이 준 선물을 동시에 느끼며 전진한다.
이제 정상에서 봤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삼성암과 구름다리를 만난다.
그 골짜기 사이마다 피어난 하얀 상고대가 그 아름다운 기암괴석에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오늘 이 시간에만 만날 수 있는 모습이기에 한동안 머물다 진행한다.
산우님들 모습도 보이지 않지만 알바의 염려가 없기에 큰 걱정은 없다.
한동안 진행하니 암벽 구간에 많은 산우님들이 머물며 사진한장 남기고 있다.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 역시 맥 잇기 산행에서의 재미이리라.
이곳에서도 멋진 암벽과 암봉에 넋을 잃고 잠시 쉬어 간다.
서각봉을 우회해 깔딱재로 내려가는 능선에서 아름다운 상고대를 담아본다.
몇년전 수도산에서 가야산 종주를 하면서 봤던 상고대만큼은 아니지만 근래에 봤던 상고대 중에는 최고의 작품이다.
오랜시간 바람과 온도가 만들어 낸 자연의 조각품인 것이다.
큰 잡목과는 달리 작은 가지에도 황홀한 상고대 잔치를 벌인다.
어찌 저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부챗살처럼 아름다운 상고대가 피어날 수 있는지.
이제 깔딱재 넘어 새리봉 정상에 올라 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 간다.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이 압권이다.
북서쪽으로 가야 할 능선이 아련하고 산줄기 사이마다 아름다운 오산리 마을이 정겹게 다가온다.
하얀 상고대 사이로 보이는 대둔산 주능선의 암봉도 이제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인생사이지만 오늘만큼은 헤어지는 아쉬움이 크다.
아마도 생각지도 못했던 환상의 상고대를 만났기에 그랬는가 보다.
새리봉 바위를 넣어 천등산을 다시 한번 담아 본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리도 달리 보이는 산하가 있어 또 그 고통을 이기는가 보다.
새리봉에서의 추억도 담았으니 이제 꾸준히 걸어 날머리를 향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제 수락재로 이어지는 암릉 능선을 타고 어렵지만 멋진 조망을 구경하며 진행한다.
한가지 이곳을 진행하면서 뚜렷한 우측 수락저수지와 수락주차장으로 연결되는 등로를 버리고 좌측 암봉들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 진행해야 하는 햇깔리는 구간을 조심해야 한다.
오늘도 몇몇 산우님들이 수락주차장 근처까지 내려갔다 닥시 올라온 경험이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저 아래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산우님들 모습 저 멀리 월성봉과 바랑산이 우뚝하다.
등로 우측으로는 논산쪽 대둔산 산행 들머리로 이용되는 수락주차장과 저수지가 빤히 내려다 보인다.
몇번인가 저곳을 통해 계곡을 타고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저 저수지까지 내려갔다 알바를 알아차리고 다시 올라 바랑산에서 만난 건각들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바위 틈에 살아 남은 자의 고통과 환희가 보이는 듯 하다.
그래도 죽는 것보단 살아 있느느 것이 의미가 있기에 이렇게 또 카메라에 담아 본다.
후답자들에게도 늘 같은 모습으로 남아 주길 바라며...
완주쪽에서 바라본 톱날 암봉들은 모두 사라지고 부드럽고 온화한 대둔산 북사면이 푸근함마저 들게 한다.
주능선을 경ㄹ계로 이렇게 다름 모습으로 다가오는 대둔산이기에 더욱 많은 등산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저 좌측 능선을 타고 올랐다 구름다리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 낙조대를 거쳐 하산하는 등로가 내가 자주 찾았던 대둔산 등로였다.
암봉지대를 지나자 다시 포근한 낙엽지대가 나타나고 한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진행한다.
수락재를 지나면서 수락저수지까지 700여미터란 이정표에 알바했던 산우님들 생각이 간절하다.
이곳으로 올랐으면 아마도 선두에서 갈 수 있을 것을 다시 원점회귀해 진행한다면 아무리 준족이라 해도 후미쪽에 올 것이리라
월성봉 오름 계단을 타고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새리봉 능선이 길게 뻗어 있고 그 우측으로 저 멀리 전북의 산군들이 아물거린다.
대둔산에서 보지 못한 지리산과 내장산 그리고 강천산을 찾아 보지만 아직은 고도가 낮은지 보이질 않는다.
그 능선 우측으로는 운주의 마을들이 능선을 따라 들어서 있다.
이제 월성봉 오르는 계단을 타고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대둔산 주능과 지나온 마루금이 시원하다.
단지 아침에 봤던 대둔산의 톱날암봉은 사라지고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으로 지나온 산객의 수고를 감싸주는 듯 하다.
한동안 칼바람을 맞으며 잠시 주위 풍경을 좜ㅇ해 본다.
전망대를 지나 533봉을 넘으니 흔들바위가 눈 앞이다.
흔들바위 바로 전 전망대에서 바라 본 팔각형의 법계사와 오산리 마을의 비닐하우스촌이 아름답다.
법계사는 전국 유일의 비구니 노후 복지 시설로 1996년 승려 지견에 의해 창건되였다.
대웅전과 산신각 및 요사체로 구성되어 있고 팔각형 건물이 특이하다.
그 전망대에서 한동안 쉬었다 진행하니 너럭바위처럼 생긴 두바위 사이에 앙증맞은 흔들바위 이정석이 서 있다.
좌측 바위 옆 한그루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황홀하다.
신 금강정맥 주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우측 저 멀리 부여쪽 저수지가 바다를 연상시킨다.
흔들바위에서 바라 본 서쪽 풍경,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지만 이름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그곳으로 이어진 구비진 낮은 산군들이 참으로 아름답다.
또 어느 산에 올라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을 추억 할 수 있을련지...
다시 조금은 가파른 낙엽 등로를 타고 오르니 월성봉 정상인 650봉이다.
대둔산도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동쪽으로는 대둔산과 오대산 그리고 남쪽으로는 천등산과 함께 북부 산군을 이루는 산중의 하나이다.
바로 직전 흔들바위와는 달리 잡목들로 인해 조망은 별로이다.
이곳을 지나니 금방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많은 산객들이 비박을 한듯한 흔적이 이곳 저곳에서 보인다.
조금 더 지나자 다시 남쪽으로 천등산 우측 구비구비 끝도 없이 펼쳐진 전묵의 산군들이 보인다.
희미하지만 저 남쪽 내장산과 백암산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강천산군들도 보인다.
이곳에서 그것을 구별할 수 있음에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서쪽으로는 익산의 미륵산고 가물거리고 금강정맥 산행을 위해 다시 한번 찾아 달라 약속하자고 하는 듯 하다.
월성봉에서 바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동쪽과 북사면은 완만한 반면 남쪽과 서쪽은 끝도 없이 깍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그 능선에서 오랫만에 동쪽 절벽 사이에 자라고 있느느 푸른 소나무가 다시 눈길을 잡는다.
저 하얀 절벽에서조차 생명이 살아 간다는 사실에 신기할 뿐이다.
조금 더 진행하니 강건너덕배님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서 있고 시한수가 산객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저 저 세상에서 좋아하는 산행만 하면서 편안한 시간이길 빌어 본다.
산을 오르면서 가끔 산에서 편히 잠들 수 있다면 최고의 죽음은 아닐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봉우리가 무슨 봉우리이고 저 봉우리가 무슨 봉우리인지 모두 알 필요는 없다.
그 사이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 위에 따스한 햇살이 퍼지며 아름다운 산하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그것으로 족한 것을...
이제 마지막 높은 봉우리이며 오늘 이름있는 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바랑산에 도착한다.
먼저 이름이 참으로 재미있고 아름답다.
대둔산 줄기에 속한 555봉으로 방금 전 지나온 월성봉과 연계해 산행하기에 좋은 산이다.
대둔산과 북쪽으로 올라야 할 금남정맥 마루금과 저 멀리 계룡산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바랑산에서 북동쪽 저 멀리 높은 아파트 군락이 보이는 대전이 가ㅣ까워져 있다.
구비구비 이어진 산군들을 따라 저 멀리 바라보니 하얀 회색 건물들이 즐비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대전이다.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온 대전을 보니 울컥 마음이 흔들림을 느낀다.
북쪽 저 멀리는 계룡산이 희미하지만 뚜렷히 서 있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그 좌측에 문필봉과 연천봉이 뚜렷하고 그 우측으로 삼불봉과 장군봉이 또한 뚜렷하다.
언젠가는 올라보고 싶은 도덕산과 갑하산 능선도 뚜렷히 눈에 들어오니 어딘지 모르게 고향에 온듯한 푸근함이 묻어 난다.
다시 바랑산을 지나 421봉에 오르니 가야 할 마지막 426봉이 거대하게 솟아 있고 그 아래 작은 물한이 고개도 보인다.
그 줄기를 따라 북으로 눈을 돌리니 물한이고개로 통하는 지방도로가 눈앞이다.
물한이터널이 개통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곳에 도착해 보니 얼마전 뚫린듯 물한이 터널이 있다.
저곳에 가면 오늘 산행도 끝이 나겠지만 또 그곳에 가기위한 마지막 사투는 얼마나 큰 고통이 따를지...
작은 물한이재를 넘어 암벽으로 이뤄진 426봉 오름길에 서쪽으로 지는 일몰을 담아 본다.
아직 일몰 시간은 아니지만 이렇게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해가 그리웠던 하루이기에 이 사진을 담는 손길이 떨린다.
늘 언제나 아름다운 석양이다.
이제 마지막 426봉을 지나 넘으니 절개지가 나타나고 저 아래 새로 뚫린 물한이터널 앞에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서 있다.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나즈막한 봉우리를 담으며 그 절개지를 내려 온다.
오늘 하루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는 시간이다.
마지막 지방도로 물한이재 터널 앞에 버스가 서 있고 그 길로 통하는 좁은 절개지 아래 소로가 보인다.
저 절개지 없이 터널을 뚫을수는 없었는지...
이렇게 터널을 뚫으면서도 또 흉찍한 절개지를 만들었어야 했는지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또 한구간 무사히 마치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어제 걸었던 천마지맥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오늘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충분히 즐기고 많은 사진을 담은 하루로 남겨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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