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평원, 신불재, 신불산, 간월재 그리고 간월산)
산행일자 : 2008년 3월 22일 (토요일)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석남사 - 배내고개 - 샘물상회 - 천황산 사자봉 - 사자봉 쉼터 -
재약산 수미봉 - 사자평원 - 죽전마을 - 베네치아 산장 - 장안사 -
청수골 산장 - 청수좌골 - 신불평원 - 영축산 (영취산 또는 취서산) -
신불평원 - 신불재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 - 간월재
교통편 : 석남사 앞 여관에서 배내고개 - 언양 렌터 승용차 10,000.-
간월재에서 밀양 역 : 밀양 택시 40,000.-
밀양에서 서울 - 새마을 열차 20시 17분 발
서울 도착 23일 0시 45분 영등포역 도착
산행시간 : 약 13시간 30분
산행거리 : 약 26 Km
에필로그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란
밀양, 양산, 울산, 청도, 경주에
형성된 산군들 중 해발 1천 m 이상의 산들,
즉 운문산(1188m), 가지산(1204m), 천황산 사자봉(1189m),
재약산 수미봉(1108m), 영축산(1092m), 신불산(1208.9m),
간월산(1083.1m) 등 통칭
7개의 산들을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일대의 산들을 더넓게 포함시켜
고헌산(1032m), 문복산(1013.5m),
능동산(981m) 및 억산(944m) 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산줄기를 이어가는
종주 산행이 보편화되면서
영남알프스는 운문산과 억산방향으로
확장시킨 개념이 공감을 얻고 있으며
영축산 남쪽으로는 시살등, 오룡산까지 뿐 아니라
더 남쪽 능선을 포함시켜 실크로드란 명칭으로
종주하는 시도도 있다.
이제는 일반 산꾼들에게도 제법 알려져
많은 종주자들이 다녀가는 아름다운 마루금으로 이름 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백두대간이나 정맥처럼
산자분수령에 따라 만들어진
종주 산행길은
아닌듯 하다.
다만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열정적인 산객들이 실크로드란 종주 산행길을 만들어
하나의 더욱 긴 산줄기로서 인정을 받기 위한
체계적인 작업과 답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에 크게 공감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산행은
알프스라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 3대 산줄기를
모두 돌아 보는 마지막 단계로
다른 산우님들을 모시고 올 때를 생각하면서
사전 답사의 의미가
더욱 크게 실려 있다.
알프스의 비경에
견줄만 하다는 영남알프스를
직접 밟아보고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음미하면서
우리 후대와 함께 이 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짧으나마 에필로그로
대신해 본다.
샘물상회 오름길에 맞이한 영축산 능선상의 일출
꿈의 종주 영남알프스를 찾아서 제2부
새벽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4시 10분, 지난 밤 소맥 몇잔을 마시고 세상 모르게 잠에 취했다 일어나 주섬 주섬 물 보충하여 배낭 꾸리고 샤워한 후 언양 렌터 카 회사에 전화를 거니 새벽 4시 35분에 승용차 한대가 모텔 앞으로 와 멈추고 그 차를 타고 다시 어젯 밤 어둠속에서 헤매이던 배내고개 울산 학생 연수원 건물 옆 산행 들머리 앞에서 하차하여 이별의 손을 흔든다.
배내고개 울산 학생 연수원 건물 밑 산행 들머리를 오르며 바라 본 달과 임도
헤드렌턴 불빛에 의지하여 들머리 들어서니 몸은 천근만근 물먹은 솜이 되어 가쁜 숨 몰아쉬고 잠시 임도따라 오르니 뿌연 안개속에 둥근 보름달이 나를 잡아 보라 손짓하듯 앞길을 비춘다.
이 시간 새벽 5시 12분, 오늘은 또 몇 시간을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 기약없이 떠나는 길을 시작해 본다.
어제 저녁 무척 심한 내리막에 오랫동안 걸어 내려온 기억에 온몸은 벌써 지쳐가는데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종주 산행이기에 모든 것 포기하고 천천히 쉼없이 오르자 생각하니 마음만은 편해진다.
너무나 환상의 운해
바람 한점 없이 등줄기에선 벌써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혹시 몰라 준비한 라면과 물로 가득찬 어제보다도 더 무거워진 배낭의 무게는 두 어깨를 자꾸만 처지게 만든다.
그래도 먹는만큼 간다는 평범한 진리와 홀로하는 종주 산행이기에 누구에게 도움 청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며 달빛 따라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어느새 어제 하산길에 만났던 헬기장이 보이고 곧바로 임도가 나타난다.
새벽 5시 47분, 약 35분간 참으로 열심히도 올랐다는 생각이다.
헬기장 지나 임도에서 바라 본 여명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배내고개에서 부터 이 임도를 타고 올랐다면 좀 더 수월하고 빠르게 이곳까지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웠지만 어짜피 답사 산행인 것을...
다시 지루하고 걷고 싶지 않은 임도를 따라 무한정 진행하니 새벽 6시가 되어 동녘 하늘에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하고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다시 천상천하 가장 아름다운 운해가 어려운 와중에 위안이 되어 준다.
그저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말밖에
그 여명을 등에 지고 끝이 없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 문득 뒤돌아 보면 용이 꿈틀대는 변화무쌍한 모습의 운해가 다시 발길 붙잡고 디카를 꺼내 자꾸만 그 자리에 주저 앉히고 있다.
그러다 문득 본인의 디카 뱃더리에 문제가 생겨 여분으로 준비한 아이들 디카를 꺼내 잘 알지 못하는 조작법 익히며 다시 갈 길 이어가 본다.
밝아오는 여명 아래로 환상의 운해가 마루금을 넘어오고 있다
임도 우측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해 선명하지 않은 사방을 둘러보며 저 멀리 여명이 밝아오는 영축산 마루금을 타고 넘어오는 운해의 모습이 환상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한 그 자연의 위대함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으니 저 멀리 임도를 타고 낯선 산객 한명이 빠르게 접근해 오고 있다.
잠시 인사 후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얼마전 운문산에서 능동산까지의 제1차 종주를 마치고 오늘은 나와 거의 동일한 코스로 제2차 종주 산행에 홀로 나선 부산의 산사나이였다.
간월산 능선에서 일출은 시작되고
배낭도 가볍게 보이고 또 즐기기 보다는 종주 산행의 완주를 목표로 삼은 것 같아 안전 산행에 대한 부탁을 하면서 앞서 보내고 이제부터 급할 것 없는 나만의 즐기는 산행을 시작해 본다.
샘물 상회 아주머니에게 전화하여 아침에 먹을만한 것을 부탁하지만 라면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기에 도착후 먹거리를 부탁 하기로 하고 일출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취하며 또 하루를 여는 신비한 자연 현상을 기다려 본다.
영축산과 신불산 그리고 간월산 능선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 밑으로 배내골
그 사이 잠시 지나온 가지산에서 능동산 그리고 이곳까지 이어진 미끈한 마루금과 운해를 가득 품고 밝은 태양 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영축산 능선 그리고 지금 오르고자 하는 천황산과 재약산 자락을 감상하며 어찌 이리 아름다운 산하를 이제사 찾았는지 탄식을 토해내고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내 자신의 디카에 문제가 있어 아이들 디카를 사용하다 보니 정확한 시간을 입력할 수 없어 기록으로 남기는데 문제가 있을지 모르겟다는 불안감의 발생이다.
그래도 그것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고 눈 앞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위대하고 신비롭기까지 한 자연 현상 앞에서 그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능동산에서 샘물상회로 이어지는 억새 능선
간월재에서 떠오르는 일출 감상에 많은 시간 보내고 다시 능동산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덮어오는 구름바다의 황홀함에 또 많은 시간 지체한 후 샘물상회가 보이는 목장부지 조성 입간판이 서 있는 장소에 도착하니 아침 7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다.
샘물상회와 천황산 오름길도 보이고
이곳에서도 사진 몇장 남기고 저 멀리 보이는 샘물 상회로 재빨리 전진하니 7시 15분, 드디어 샘물 상회에 도착한다.
아마 이곳에서 지난 밤 잤다면 지금쯤 재약산 정상 쯤 가 있었을 것을 약 2시간 이상 생각보다 지체된 하루의 일정이다.
반갑게 사진 몇장 남기고 샘물 상회로 들어 가 홀로 가게 지키는 아주머니와 몇 마디 남기고 먹거리를 부탁하니 라면과 두부뿐이라는 답변에 데친 두부에 맑은 동동주 한잔으로 아침을 해결하곤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사진 한장 찍으려 하니 극구 사양하신다.
샘물산장 내부와 아주머니, 가을에 다시 만나 막걸리 한잔 들지요
너무나 많은 등산객들이 사진을 찍어 갔지만 모두가 울상이 되어 사진이 별로 안 받는다면서 이렇게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만족하신단다.
빨리 돈 많이 버셔서 이 샘물 산장을 자연에 동화되는 멋진 대피소로 만들면 그 때 다시 찾아 밤새 억새밭에 누워 새워 보리라 다짐하고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을 뚫고 천황산 사자봉을 향해 출발한다.
이 시간 7시 33분.
샘물산장 나와서 바라 본 천황산 사자봉과 가운데 잘록한 사자봉 쉼터, 좌측으로 재약산은 잘리고
샘물 상회에서 자신의 디카를 확인해 보니 뱃더리를 잘못 끼워 작동되지 않는 것을 고장이라 걱정했던 자신이 우스워진다.
혹시나 몰라 중간에 멋진 풍경이 있으면 시간 확인을 위해 찍어 두자는 여분의 마음으로 출발하니 이제 마음과 몸 모두가 편안하고 가벼워져 온다.
벌써 질척이는 작은 등로를 따라 잡목을 헤치고 진행하니 어느덧 얼음골 정상이란 이정표에 도착하고 좌측으로 1.9 Km 만 내려가면 얼음골이란 화살표가 달려 있다.
얼음골 정상 이정표
얼음골
1970년 4월 24일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되었다.
면적 11만 9700㎡.
천황산(1,189m) 중턱 해발고도 600m에 위치하며, 동·서·남쪽의 3면이 수십 m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절벽을 이루는 암석은 중생대 말엽에 분출한 안산암이다.
이 암석의 틈서리에서는 3~4월부터 얼음이 맺히기 시작하여 7월 말∼8월 초에 가장 많은 얼음이 생긴다.
가을로 접어들면 얼음이 녹기 시작하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얼음이 다 녹아 바위틈에서 따뜻한 공기가 나온다.
이 현상은 겨우내 지속되며 계곡의 물도 얼지 않는다.
얼음골 전경,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내려가 알아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간신히 참고 다시 가던 길 재촉하니 곧바로 하늘이 열리면서 어느 유럽의 시골에서나 봤음직한 광활한 초원이 펼쳐지며 천황산과 재약산이 손끝에 잡힐 듯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또한 지나 온 능동산 끝자락엔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환상의 운해가 조용히 동해바다를 뒤덮고 우측으로는 어제 지나 온 운문산과 가지산 마루금이 또 다시 발길 붙잡고 보내주길 거부하고 있다.
그저 탄성만 나오는 운해
아름다움과 멋스러움 그리고 환상과 신비란 단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 제대로된 국어 공부를 시키는 것 같아 스스로 기분이 좋아진다.
천황산 가는 능선 오르기 바로 직전 우측의 바위 전망대에 또 다시 들려 5분여 사방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본다.
올라야 할 천황산 사자봉이 갈색 억새밭을 사이에 두고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말로 표현하기가 너무나 어렵고 글로 남길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하기에 그저 가슴으로 무한정 느껴보는 시간이다.
그저 흘러 나오는 말은 환상과 신비 그리고 아름답다는 말 밖에 다른 어떠한 것도 생각나지 않앗던 시간.
남명리와 삼양리 마을 위로 운문산과 억산이 위대한 모습으로 남아 있고
아쉬움 뒤로 하고 다시 광활한 초지위를 걸어 완만한 능선을 타고 천황산 오름길에 샘물상회쪽을 바라보니 그곳도 한장의 멋드러진 풍경화가 그려져 있고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는 대자연이 내 옆에 있음에 그저 감사함을 전해 본다.
가지산 오름길과 가지산 정상 그리고 석남터널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마음 사로잡고
아침 8시를 넘겨 이제부터 오늘 산행 시간이 걱정 되지만 다시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들려보니 같은 장소 같은 산이건만 그 몇분 사이에 많이도 변해 있는 자연의 모습이 또 새롭게 내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다.
지나온 능동산 능선과 그 넘어 운해가 다시 환상을 노래하고
이곳에서도 한참을 머물며 한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손짓으로 디카 눌러대니 쌓이는 것은 사진 숫자요 남겨지는 것은 추억이라...
광활한 갈색 평원과 신비한 운해의 춤사위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박무속의 마루금이 삼위일체가 되어 홀로 외로움 타고 있는 이 산객을 정신 못차리게 만들고 있다.
저 멀리 좌로부터 영축산에서 시살등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능선도 보이고
전망대가 아니면 빠르게 진행하다 전망대에서 사진 남기고 또 이렇게 반복하며 진행하니 어느덧 8시 20여분이 가까워 오며 드디어 오늘 처음 밟아보는 천황산 사자봉이다.
천황산 사자봉 정상석과 그 뒤로 밀양쪽 산군에 걸려 있는 운해
천황산 사자봉(1189봉)
높이는 1,189m이다.
천황산의 주봉이다.
남쪽 5km 부근에 솟아 있는 재약산(주봉은 수미봉 1,018m)과 맥이 이어져, 사자봉을 재약산의 주봉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일대는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이라 부르며, 1,000m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한다.
산세는 부드럽지만 정상은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험해 보인다.
천황산에서 바라본 재약산 수미봉과 그 뒤로 환상의 운해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서 사자평 고원지대라고 부르는데, 해발고도 800m의 일대는 목장으로 개발되어 있다.
철판으로 만들어 놓은 표충사, 얼음골 그리고 재약산 이정표가 처음으로 반기고 그 뒤로 높은 돌탑과 정상석이 만나 반갑다며 손내미는 듯 반긴다.
능동산에서 이어진 능선과 운해
이곳에서의 조망도 일망무제, 사방 팔방 거침없이 모든 속내까지 보여주고 간간히 불어주는 시원한 춘풍이 세월 가는 것을 잊게 만들고 있다.
간단히 셀카를 작동시켜 독사진 몇장 남기고 이제부터 360도 사방의 조망을 관찰해 본다.
아랫재에서 올라가는 가지산 능선과 가지산 그리고 석남터널쪽으로 내려오는 하산길 능선까지, 가운데 암봉은 백운산 능선
정북 방향으로 지나온 갈색 평원 위에 뚜렷한 등로가 한줄 나 있고 그 넘어 구만산과 억산으로 이어지다 깨진 바위를 만나 두동강이 난 마루금이 벌어졌다가 다시 후덕한 아주머니를 닮은 운문산의 넉넉함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좌로부터 억산과 깨진바위 그리고 운문산
그 우측 북동 방향으로는 높은 산세를 자랑하듯 아랫재로 푹 꺼졌다가 다시 등뼈 모양의 용감한 가지산 자락으로 이어지다 그 중간에 아담한 백운산 자락을 만들고 가지산 자락으로 뻗어 나간 마루금은 석남 터널을 거쳐 완만한 능동산을 지나 광활한 사자봉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저 멀리 서쪽으로 보이는 밀양과 그 주변 산군들
능동산에서 배내고개로 가라 앉은 마루금은 다시 동쪽 배내봉을 거쳐 간월산과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 넘어 투구봉까지 장엄한 능선을 만들어 동해 바다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지만 그로인해 아침에 바라보는 신비로운 운해는 또 다른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저 멀리 좌로부터 신불산, 신불재, 신불평원 그리고 영축산과 함박등도 보이고
남쪽으로는 재약산과 그 사이에 다시 광활한 갈색 평원을 만들고 서쪽으로는 표충사를 품고 있는 고요한 마을과 저 멀리 밀양 시내 그리고 함양의 고봉준령과 지리산 자락이 장쾌하게 둘러쳐져 있다.
지나온 석남터널에서 능동산 그리고 샘물산장까지
무엇이 더 필요할 것인가 이 시간, 그저 느끼고 바라 볼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만족이고 영광인 것을...
15분 여 머물다 다시 재약산을 향해 옮기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고 자꾸만 뒤돌아 보게 만들고 있다.
천황산 하산길에 만났던 수많은 작은 돌탑들
바위와 섞여 있는 완만한 능선을 타고 내려오자 거대한 암릉들이 이곳 저곳에 산재해 있으며 앞서 보았던 광활한 평원과는 다른 모습으로 산객을 맞이해 주고 하산길 도중 많은 작은 돌탑들이 사연 많은 등산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산신령처럼 불어오는 바람 막아내며 굿굿히 자리 지키고 있다.
저 아래 두군데 사자봉 쉼터가 보이고 그 넘어 재약산 수미봉 오름길도 보인다
작은 돌 몇개 올려 놓고 무사 완주를 빌어보고 내려오니 고갯마루에 인공으로 만든 주인없는 쉼터 두군데가 있고 그곳에 배낭 내려 놓고 물한모금 마신 후 많은 띠지가 걸려 있는 줄에 내가 속한 산악회 띠지도 몇장 걸어 본다.
다시 가 만나야 할 온누리 띠지
배내골과 주암계곡 하산 갈림길 그리고 표충사 하산 이정표를 바라보며 다시 작은 억새 평원을 지나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는 암릉길을 오르니 저 멀리 재약산 수미봉 정상석이 나풀거리는 수많은 띠지들에 둘러 쌓여 반갑게 맞이해 준다.
나풀거리는 띠지 사이로 돋보이는 재약산 수미봉 정상석
재약산 수미봉(1108봉)
경남 밀양에 위치한 재약산(수미봉1,108m)은 영남 알프스 산군중의 하나로 영남 밀양 청도 일대에 위치해 있다.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재약산(수미봉,사자봉)은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다.
수미봉의 북쪽으로 더 높게 솟은 봉우리를 사자봉이라 부른다.
그 기상이 사자처럼 힘차고 늠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일제의 개명으로 천황산이라 불리었고, 아직도 국립지리원 발행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천황산이라 표기되고 있다.
재약산에서 바라본 시살등쪽 운해
수미봉 정상에는 '재약산 수미봉(1,108m)', 사자봉 정상에는 '사자봉(1,189.2m)' 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125만평에 이르는 재약산 동쪽의 사자평 고원은 광할한 분지가 온통 억새풀로 뒤덮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억새벌판이다.
억새풀이 밀집해 자라는 곳만도 5만평에 이른다.
천황산 사자봉 원경
재약산은 해발 1,108m의 수미봉과 1,189m의 사자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자평고원은 두 봉우리 사이의 해발 800m 지점부터 완만한 타원형의 언덕들로 이어진다.
광활한 넓이가 주는 감동이 남다른 곳인데, 가을철 사자평 억새의 풍광을 '광평추파(廣坪秋波)'라 하여 재약8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눈 앞에 펼쳐진 갈색 억새와 저 멀리 영축산과 신불평원 원경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사자평 억새의 모습은 드넓은 대양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봄철 진달래나 벚꽃을 능가하는 뛰어난 화려함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덕분에 재약산 사자평은 영남알프스 일원에선 가장 인기있는 산행코스로 꼽히고 있다.
표충사쪽 구천리 원경
이 시간 9시 32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체되였지만 급할 것은 없다.
이곳에서 다시 준비한 과일과 빵으로 허기 달래고 한동안 쉬면서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돌아가며 찍어 본다.
이제 간월재를 타고 넘어오는 운해의 움직임도 보이고
고요하게 자리 지키던 동해 운해가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남알프스를 넘어 내륙으로 넘어오고 그 모습이 또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더욱 하얗게 변해 가는 운해의 색깔 변화에서 이곳에서 보는 운해가 오늘 운해의 마지막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게 만든다.
표충사
1974년 12월 28일 경상남도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되었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하여 국가에서 명명한 절이다.
표충사 전경,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654년(태종무열왕 1)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죽림사라 하였으며, 829년(흥덕왕 4) 인도의 승려 황면선사가 현재의 자리에 중창하여 영정사라 이름을 고치고 3층석탑을 세워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전한다.
신라 진성여왕 때에는 보우국사가 한국 제일의 선수행 사찰로 만들었으며, 1286년(충렬왕 12)에는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 국사가 1,000여 명의 승려를 모아 불법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표충사 명부전 전경,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1839년(헌종 3) 사명대사의 법손인 월파선사가 사명대사의 고향인 무안면에 그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워져 있던 표충사를 이 절로 옮기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라 고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1715년(숙종 41)에 중건한 사실이 있으나 1926년에 응진전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화재로 소실된 것을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산은 잘 했는데
약 25분간 정상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조망과 풍경을 즐긴 후 지도상 등로를 따라 표충사 이정표를 확인하고 조심하며 하산길로 접어든다.
10시 15분 임도에 도착하고 그 임도를 가로질러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진불암과 고사리분교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도착하고 다시 지도를 꺼내 확인하니 이곳까지도 정상적으로 길찾기에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이다.
층층폭포인지 ???
다시 좁은 등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오니 진불암과 고사리분교 그리고 표충사로 갈라지는 임도가 나타나며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잠시 개울에 들려 얼굴 닦고 그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문득 생각하니 직감적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표충사 하산 임도를 버리고 다시 길도 없는 습지로 뒤돌아 와 바라본 억새와 재약산 원경
분명 사자평을 왼쪽에 두고 잘 내려왔건만 사자평에 대한 기억은 없고 그저 내려온 수미봉만 기억에 뚜렷한 것이다.
다시 오던길 뒤돌려 이정표까지 올라가 임도를 타고 다시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광활한 사자평 습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길도 없는 그 길을 한동안 걸어 올라가니 넓은 임도가 나타나며 재약산 산들늪 고산습지보호구역이란 입간판이 크게 서 있다.
그나마 이 습지 보호 입간판으로 길찾기에 도움을 받고
그 습지를 가로질러 넓은 임도를 따라 오르자 몇몇 사람들이 서 있고 인사 나누자 그분들은 습지 보호 관찰을 위해 나온 관리자들로서 이곳으로 통과하면 안된다며 내 지도를 보여주니 다른 등로를 알려준다.
넘어야 된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코끼리봉
알고보니 내가 소지한 등로의 표시가 맞기는 하지만 코끼리봉 좌측으로 난 등로는 지금은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통과할 수 없으며 재약산에서 표충사 방향이 아닌 남서쪽 등로를 따라 능선으로 하산했다면 더욱 쉽고 빠르게 죽전으로 하산할 수 있으리란 설명이다.
그분들께 부탁해 습지를 가로질러 올라갈까 생각했지만 어짜피 등로를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기에 왔던 길 돌아 물이 말라 있는 넓은 개울 따라 오르니 드디어 광활한 억새밭 한가운데에 작은 이정표로 죽전 가는길을 안내하고 있다.
습지 지대를 넘어 간신히 이 이정표를 찾아내곤 얼마나 큰 한숨을 쉬었던지
그 길을 따라 습지 지대를 빠져 나와 높은 봉우리 하나를 넘자 이제껏 보았던 그 어떤 억새밭 보다도 더 광활하고 넓은 갈색 평원이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든다.
소위 사자평 또는 사자평원이란 억새밭인 것이다.
봉우리 하나를 넘자마자 좌측 등로 우측으로 광활한 어새밭이 물결을 이루고
이 시간 11시 32분, 한시간 이상 이곳에서 길 찾기 위해 시간을 낭비했지만 좋은 사람 만나 새로운 길을 알고 떠나기에 마음만은 대 만족이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갈색 억새가 써걱 써걱 울어대고 햇살을 받아 은빛 물결을 이루는 풍경이란 한마디로 장관 그 자체이다.
환상의 사자평 억새밭
사자평을 약 30여분 걸으며 억새밭에서의 추억을 만끽하고 죽전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도착하자 한무리의 사람들이 쉬면서 잡담을 하고 있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삼성 그룹에서 이 습지를 지정하여 보호하며 관리하고 있으며 오늘 토요일이라 관리 상태를 확인하러 나왔다며 준비한 떡과 고로쇠물을 나눠 주신다.
차라리 그림이라면 믿겠는데
받아 먹고 고맙다는 인사만 짧게 남긴 후 이제부터 빠르게 죽전마을을 향해 하산을 서둘러 본다.
12시 02분.
잡목사이로 죽전마을도 보이고 그 위로 투구봉도 보인다
약 30여분 내려오니 재약산 8 Km, 사자평 4 Km란 이정표가 서 있고 좌측으로 배내자연농원이란 식당 입간판도 보인다.
그 지방도로로 내려와 우측으로 기수 돌려 내려가며 좌측으로 흐르는 배내골의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청수골 산장을 찾아 무한정 내려가지만 찾는 청수골 산장이 보이질 않아 동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청수골산장은 이 도로에서 한참들어간 후 다리를 건너야 나온다는 이야기에 실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었다.
내려가면서 강 건너 이런 그림이 보이는 베네치아 산장쪽으로 들머리가 나 있고
선답자들의 사진으로는 이 지방도로와 인접해 있어 다리 건너 청수골 산장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영축산 들머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큰 오판이란 걸 깨달은 것은 약 30여분 알바 후였던 것이다.
다시 뒤돌아 올라 와 배네치아 산장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니 정암사가 나타나고 그 정암사를 지나자 마자 우측 다리를 건너 다시 좌측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저 멀리 청수골 산장의 모습이 보이면서 사진으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 서 있다.
청수골 산장 정면, 이곳으로 들어가면 영축산 산행 들머리가 나오고
청수골 산장 입구에서 사진 한장 남기고 1시 10여분이 지난후 정상적인 좌청수 등로 찾아 영축산으로 향한다.
잠시 오르니 우측으로 흐르는 시냇물의 수량도 풍부하고 깨끗하게 보여 잠시 쉬며 발가벗고 멱을 감아 보지만 너무나 차가운 수온에 금방 뛰쳐 나와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쉬어 본다.
조금 아래 바위 위엔 지난번 함양 황석산에서 봤던 것처럼 검은 염소 몇마리가 야성이 되어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듯 바라보고 있다.
잠시 발가벗고 멱을 감았지만 너무나 차가운 물로 금방 나오고
별로 보이는 것도 없고 특이한 등로도 없기에 바위너덜 구간과 산죽밭 구간 그리고 평이한 낙엽길을 번갈아 타며 오르자 오후 3시를 넘기면서 다시 거대한 갈색 억새밭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며 약 30여분간 다시 알바를 해 본다.
저 언덕을 넘으면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신불평원이 펼쳐지고
작은 봉우리에 은빛 물결을 이루고 있는 갈색 억새가 나부끼고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단조산성을 따라 영축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후 3시 12분.
단조산성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하고
단조산성
취서산 정상에서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면 60여만평의 억새평원을 볼 수 있는데 이 억새평원을 가로지르는 긴 돌담이 단조성이다.
현재 이 돌담은 서북쪽으로는 많이 허물어 졌으나 동남쪽으로는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옛 문헌에는 단조성에 관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단조성을 취서산고성이라고 하였고, ≪증보문헌비고≫에는 언양의 남쪽 13리에 있는 취서산에 이 성이 있다고 기록해 놓고 있다.
전설에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한 장수가 "조선에 성이 많지만 이 성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애기를 했고 영조 3년(1727) 암행어사 박문수가 영남을 시찰하는 도중 이 산성에 올라 "산성의 험준함이 한명의 장부가 만명의 적을 당해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해 이곳이 천연의 요새임을 알려주고 있다.
등로 좌측에 있던 성벽
이 성이 단지성으로 불리는 것 역시 이런 요새적인 위치와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단지성이라 함은 바로 항성으로 모양이 항아리(단지) 같이 생겼음을 뜻한다.
실제로 취서산은 정상이 동서로는 좁은편이고 남북으로 긴 형태를 보이고 있어 이런 지형을 이용하여 성을 쌓아 그 모양이 마치 단지같이 생겼고 따라서 천연 요새의 기능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성이 있는 꼭대기를 단조봉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성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 같다.
단조성은 성벽은 없고 폭 10~15m 되는 돌덩어리를 깔아 놓고 그 위에 네모진 첩을 연달아 요소 요소에 만들어 놓고 바닥에는 납작한 돌로 깔아 놓았다.
이 첩은 높은 성위에 설치한 것이 아니라 평면위에 돌을 쌓고 첩을 만든 형태다.
단조성이 있는 봉우리
남쪽면과 서쪽면은 대부분 첩과 첩의 연속으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의병들이 조를 짜서 거기서 기거를 하면서 수비에 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단조성은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성이므로 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 갈 것은 단조성의 축조 연대 문제인데, 관아세서 계획적으로 쌓았다고는 성으 형태로 미루어 보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더욱이 단조성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의 정상부위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노력동원면세서 무모한 일이며, 이 일대의 산정에는 성을 쌓을 만한 성돌이 없다는 점이다.
광활한 신불평원의 갈색 억새밭
하지만 처음 올라보는 이 산객이야 어느곳이 영축산인지 가늠하기도 힘들고 또 귀찮은 마음에 지도 보기도 게을리 했으니 우측 뾰족하게 생긴 봉우리가 영축산이란 사실을 알리가 없는 노릇이고...
신불산 억새평원
영남알프스 신불산에서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4km, 1시간 거리의 수백만평의 신불평원은 국내 억새평원중 가장 볼 만한 억새평원이다.
재약산 사자평고원이 억새평원이 넓다고 하지만 능선따라 이어지는 억새평원은 신불평원이 더 볼 만하다.
신불평원의 억새도 재약산 억새처럼 키가 작아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보기 어렵지만 억새사이의 잡풀이 거의 없는 억새평원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처음에 영축산 정상이라 잘못 알았던 신불재가는 무명봉
자세히 보니 좌측 높은 봉우리가 눈에 들어오고 그곳을 향해 신불평원을 가로질러 한참 오르다 아무래도 미심쩍어 소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 취하고 있는 중년 부부에게 영축산을 물어보니 내가 오르고 있는 반대쪽의 봉우리가 영축산이란 대답이 돌아 온다.
신불평원에서 바라본 영축산 정상부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지고 그 자리에 주저 앉고 싶은 심정이였지만 간신히 참으며 절벽으로 이뤄진 남쪽 등로쪽으로 이동해 간다.
진행하며 바라보니 이곳 신불평원도 사장평과 비슷한 규모의 억새군락지 한가운데에 습지가 있는 듯 보이지만 관리는 안되는 듯 싶어 보인다.
1020봉에서 바라 본 언양 시가지, 오른쪽으로 가면 양산시와 통도사가 나타난다
간신히 절벽쪽 등로에 도착하자 언양과 우측 저 멀리 양산시가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고 그 아름다움에 잠시 전 어려움은 어느새 꿈결속으로 사라진다.
이곳에서 다시 1020봉으로 이동해 잠시 휴식 취하며 물한모금 마신 후 부산에서 오셨다는 소그룹의 등산객들과 뒤섞여 영축산으로 향한다.
몸은 영축산을 포기하고 신불재로 가자고 아우성 치고 있지만 영축산을 들리지 못하면 영남알프스 종주 산행의 의미가 없기에 이곳에 배낭 내려 놓고 빠른 걸음으로 정상을 향해 진행해 나아간다.
영축산 오름길에 바라 본 정상부
하지만 이미 질척이는 등로가 자꾸만 발걸음 더디게 만들고 체력적인 한계도 서서히 다가오는 것 같아 사거리 지난 지점부터 다시 속도를 줄여 사진도 찍으며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영축산 정상 이정석이다.
통도사로 올라 올 수도 있는 영축산 정상.
통도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로 법보 해인사, 승보 송광사와 함께 불보로 삼보사찰의 하나이다.
646년(선덕왕 15)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사리, 가사, 대장경 등을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창건한 절이다.
이와 같이 불사리와 대장경이 최초로 봉안된 사찰로 창건 당시부터 매우 중요한 절이었으며 이후 신라 율종의 근본도량이면서 신라 승단의 중심지가 되었다.
절의 이름은 승려가 되려는 출가자들이 모두 금강계단에서 득도하거나 모든 법을 깨달아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뜻, 또는 산의 형세가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축산 정상석
영축산 (영취산 또는 취서산, 1081봉)
취서산은 통도사 뒷산이다.
산정상의 바위가 마치 독수리의 부리를 연상시키는 데서 취서산 또는 영취산의 취(독수리취)자가 들어간 것이다.
통도사 일주문에는 영취산 통도사라고 취서산을 영취산으로 부르고 있을 것을 볼 수 있다.
영축산 정상석 남쪽의 별도 봉우리에 있던 돌탑
영취산은 부산, 울산시민들이 당일코스로 많이 찾는 산이다.
취서산이 속한 영남 알프스는 가지산(1240m)에서 시작하여 남으로 내려오면서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0, 영취산(1092m), 시살등(981m)을, 서로는 운문산(1188m), 억산(944m)을, 서남으로 는 능동산(982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을 솟구치게 한 능선들이 거의 평탄한 안부를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는 영남알프스의 동남쪽에 솟아있는 명산이다.
앞으로 올라야 할 함박등에서 시살등까지의 능선
영취산의 전체적인 인상은 산사면과 정상 능선에 바위가 많아 바위산이 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는 점이고 시살등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장대한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어서 산의 험준함을 새삼 일깨워 준다는 점이다.
3시 43분, 단조산성을 지나서 부터 약 30여분간 헤매이다 올라온 영축산 정상.
선답자들의 후기글에서 이곳은 세개의 봉우리 이름으로 불리우며 각기 다른 세개의 정상석, 즉 영축산, 영취산 그리고 취서산이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올라 보니 큰 정상석에 영축산이란 통일된 정상석을 갖고 있다.
서쪽으로 영축산에서 이어진 1059봉, 함박등(1052봉), 함박재, 체이등(1025봉),죽박등(1055봉) 그리고 시살등(981봉)이 장쾌하게 솟아 있고 다음 기회에 청수좌골이 아닌 청수우골로 올라 모두 만나보자 다짐해 본다.
1020봉과 신불재로 이어진 능선
청수골 산장에서 청수우골로 올라 한피기고개에서 시살등을 다녀온 후 이쪽으로 이어오면 저 능선을 넘어 올 수 있으련만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사진 한장 남기고 오전보다는 가스로 희미한 조망을 담은 후 남쪽에 서 있는 봉우리와 돌탑을 그져 만져 본 후 다시 올랐더 그길을 따라 1020봉으로 하산해 본다.
신불재로 이어진 능선
내려 놓았던 배낭 둘러메고 평이한 등로 좌측으로 수없이 넓게 펼쳐진 억새 군락지를 따라 진행하다 문득 우측을 바라보면 천길 낭떠러지 아래 언양 시가지가 고운 자태 드러내 놓고 펼쳐져 있다.
박무로 인해 오전보다 깨끗한 시야는 아니라 하더라도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산행이다.
공사중인 나무 계단과 신불재 그리고 저 위 정상 신불산
한참을 진행하자 등로가 좌측으로 90도 꺽이면서 너무나 평화롭고 고요한 신불재가 발아래 놓여 있고 그 하산 등로에는 나무 계단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너무나 멋진 풍경에 많은 사진으로 남기고 하나둘 나무 계단 타고 내려가니 고갯마루 한가운데에 넓은 나무 쉼터가 조성되어 있고 이정표 및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신불재와 신불산 전경
신불재
취서산과 신불평원을 지나 신불산으로 산행을 하자면 신불재를 지나야 된다
이곳은 사통팔달 교차 지점으로서 삼남면 가천에서 신불대피소쪽으로 오를 수 있고 또한 배내골에서 파래소계곡쪽으로 가다 신불재로 진입하며. 억새는 신불재가 가장 잘 발달되어 키도 크고 웅장하다.
신불재에 있던 울주 7봉 산행 안내도
북쪽 신불산 능선은 과히 우람하여 겨울철 차가운 바람이 따갑게 불라치면 왼만한 끈기로는 신불정상으로 오르기가 벅차다.
재 남쪽 가천방향으로 대피소가 있고 식수도 수량이 풍부하다 또한 이곳에서 야영[텐트]도 가능하다. (영남알프스에서 발췌)
신불산 오름길에 뒤돌아 본 신불재와 영축산
그곳에 잠시 머물며 휴식한 후 다시 나무 계단과 완만한 능선을 넘어 신불산으로 향한다.
이제 체력도 고갈되어 가고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져 오지만 갈길은 아직도 멀어 보이는 영알 종주 산행.
그래도 참고 가야하는 길이기에 고통을 참으며 오르니 지나온 영축산에서 신불평원 그리고 신불재가 너무나 장관의 모습으로 수고했다며 다음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오라 달래는 듯 보인다.
신불산 정상석
힘들고 어렵게 한발 두발 옮겨 신불산 정상에 오르니 이제 시간은 오후 4시 32분을 넘어가고 있다.
이곳도 정상에 두개의 정상석이 있고 가운데에 높은 돌탑이 있는데 그 돌탑 공사 및 등로 공사 때문에 어지럽다.
신불산(1209봉)
태백산맥의 여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간월산, 영축산 등이 있다.
서쪽 사면은 완경사로 단양천, 배내천이 각각 발원한다.
동·북쪽 사면은 급경사를 이루며, 태화강의 지류와 작괘천이 각각 발원한다.
신불산에서 바라 본 신불재, 신불평원 그리고 영축산
기반암은 화강암이며, 북서쪽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남쪽 능선을 따라 산정평탄면이 나타난다.
협곡과 울창한 수림 등이 어우러진 경관이 빼어나며, 이 일대가 1983년에 신불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면적 11.7㎢).
작괘천은 신불산·간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태화강의 상류이며, 강물에 의해 침식된 기이한 모양의 넓은 반석들이 펼쳐져 있다.
공사중인 신불산 정상의 돌탑
봄에는 숲에 벚꽃이 울창하며, 계곡을 따라 4㎞를 가면 간월폭포가 있다.
이 폭포를 홍류폭포라고도 하는데 35m의 물기둥 아래 자욱한 물안개는 심산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작천정은 예로부터 선비들이 풍류를 읊던 곳이며, 계곡의 맑은 물, 기묘한 형태의 암반,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층 더 조화를 이룬다.
등억리 간월사지에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370호)이 있으며, 현재 등억온천이 개발중에 있다.
파래소 폭포 갈림길이 있는 무명봉
간신히 사진 몇장 찍은 후 재빨리 빠져 나와 이제 마지막 간월재와 간월산을 향해 진행해 본다.
서쪽으로 방향을 크게 꺽어 진행하니 무명봉 바로 아래 이정표가 서 있고 다가가 살펴보니 파래소 폭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아까 청수골 산장 입구에서 봤던 좌측으로 700 미터 지점에 있다던 그 파래소 폭포, 이곳도 언젠가는 들려야 할 장소로 남겨 두고 다시 북서 방향으로 틀어 진행하니 작은 암봉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곧바로 저 멀리 간월재가 눈에 들어 온다.
간월재와 간월산 그리고 그 좌측으로는 배내골과 연결되는 임도
신불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고 그 좌측으로는 배내골과 연결되는 꾸불꾸불한 임도가 혀를 내밀고 누워있는 뱀의 형상으로 마루금을 파헤치고 있다.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간월재 그리고 간월산을 사진에 담다 보니 어느새 간월재에 도착되고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20분을 지나고 있다.
큰 돌탑과 간월재 이정석이 서 있고 그 앞에 천하명당 울주 7봉 등산 안내도란 큰 입간판도 보인다.
간월재에서 내려온 능선쪽을 바라보며
간월재
7개봉 마지막 재이면서 과히 전국 산 매니아들에게 늘리 알려진 간월재는 등억온천쪽에서 잘 발달된 등로가 소나무 원시림의 숲길로 하여 이곳 재까지 산행을 많이하는 곳이기도 한다
지금은 관리차원에서 신불산오르는 등로를 울타리가 생겨나서 등로외 다른 입산통제로 인하여 회손되는 자연을 방지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옛날 자연그대로의 간월재는 간곳없고 마구잡이로 개발되어 파헤쳐진 곳과 기타 구조물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곳 남쪽 임도시작점 20여m 지점에 식수가 있다.(영남알프스에서 발췌)
간월재와 간월산 오름길 모습
이곳에서 다시 배낭 내려 놓고 물한모금으로 목 축인 후 고민에 빠져 본다.
이곳에서 간월산 넘어 배내봉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간다면 보통 걸음걸이로 한시간이나 조금 더 가면 되겠지만 현재의 몸 상태로는 무리라는 생각에 이곳에서 완주하지 못하고 산행을 접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다.
이곳 간월재에서 배내골 포장도로까지 약 6 Km, 차로도 약 20 - 30분 거리라면 걸어서 족히 1시간 30분 거리 그리고 거기에서 밀양역까지 최소 40분.
밀양역에서 저녁 8시 17분 열차이니 이곳에서 최소한 저녁 7시 20분에는 출발을 해야 간신히 그 열차를 탈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간월재 이정석과 돌탑
고민하다 좌측 임도에 있는 쉼터에 들려 주인 아주머니에게 막걸리 한잔 마시며 배낭 좀 맡아달라 부탁하니 흔쾌히 승락하시고 여기에서 밀양 택시 기사에게 전화하여 이곳 간월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 본다.
처음에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든 등산객들에게 물어봐도 단 한번의 택시를 보지 못했다며 아마도 오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들 뿐이였는데 그것도 밀양에서 온다는 이야기에 감사한 마음 전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간월산으로 향한다.
간월산 오름길에 뒤돌아 본 간월재 방향
배낭도 없고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산행 완료라는 마음에 빠르게 진행하니 아름다운 간월재와 그 넘어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게 석양에 빛나고 다시 우측으로 드넓게 펼쳐진 울주군의 마을들을 바라보며 오르니 금새 간월산 정상이다.
이 시간 저녁 5시 52분.
간월산 정상석
간월산(1083봉)
7개봉 종주 마지막 봉이다 간월산은 신불산 북쪽의 준봉으로서 "영남 알프스"의 일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홍류폭포 등의 절경을 거느리고 있으며 최근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 간월산에서 발원해 언양 쪽으로 흐르는 시냇물 작괘천은 각양각색의 바위들 사이로 옥류가 굽이치는 아름다움의 절경이다.
갑자기 운해로 뒤덮히는 간월재 모습
간월산과 신불산. 기슭의 등억온천은 게르마늄 함량이 높아 피부병과 무좀에 특효가 있고 당뇨와 고혈압, 신경통 등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막!! 지나온 능선을 굽어 살피어 보자 북쪽 가지산에서 남진하는 능선이 길 게 뻗어 있다
능동산으로 해서 사자봉..등등 영남알프스7봉종주를 하면서 지나온 능선들이 감회가 달라보인다. (영남알프스에서 발췌)
천변만화의 자연
급하게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전망대를 통해 내려오다 바라보니 금새 간월재가 운무에 덮히고 변화무쌍한 이곳 날씨에 또 다른 선물을 받은 듯 기분이 업되어 온다.
아무리 바쁘고 급하더라도 이것은 찍고 가야 되겠기에 하산길에 모든 전망대 들려 변해가는 들녘과 간월재를 시시각각 남기며 그렇게 대단원의 종주를 마감해 본다.
임도에서 바라 본 운무로 가득찬 간월재
오후 6시 40분, 택시가 간월재에 도착되고 그 택시를 타고 다시 밀양역에 도착하니 저녁 7시 40분, 공중 화장실에서 땀내나는 옷을 갈아입고 편안한 열차에 몸을 실어 맥주 두병과 저녁 도시락을 비운 후 다시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 본다.
간월산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동해쪽 홍류폭포 및 등억리
다시 산우님들 모시고 종주시에는 세구간으로 나눠 무박 산행이 좋을 듯 하며 그 구간 끊기는
- 석골사에서 억산, 운문산 그리고 가지산을 거쳐 석남터널까지
- 석남터널에서 능동산, 샘물상회, 천황산 사자봉,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평
단 초급이나 종주 산행이 어려운 산우님들은 죽전에서 사자평으로 산행
- 배내고개에서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신불재, 신불평원, 영축산,
함박등, 체이등, 죽밧등 거쳐 한피기고개에서 청수우골을 거쳐 하산
빛이 바랬어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갈색 억새들
위와 같이 진행하면 가장 좋은 시간대에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 올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길고도 험했지만 영원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영남알프스 종주 산행을 마무리 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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