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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과 황석산 연계 종주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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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남 함양의 4개산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과 황석산 연계 종주 산행

산행날자 : 2008년 3월 11일

산행시간 : 총 약 12시간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 용추계곡 장수사터-지장골 입구 갈림길-도수골-1325봉 갈림길-기백산(1331봉)-책바위-1268봉-

               시영골 갈림길-1285봉-수망령 연결 임도-1315봉-1335봉(상천리 하산 갈림길)-금원산(1353봉)-수망령-

               큰목재(월봉산과 남덕유산 갈림길)-은신치(1116봉)-지장골 입구 하산 갈림길-거망산(1245봉)-1240봉-

               장자벌 하산 갈림길-1154봉-1195봉-뫼재삼거리(탁현 하산 갈림길)-1215봉-북봉(1230봉)-황석산(1239봉)-북봉-

               1215봉-뫼재삼거리-1195봉-1154봉-장자벌 하산 갈림길-불담골-장자벌-청량사-장수사터 원점회귀

산행길이 : 약 27 Km

 

 

함양의 4개 고봉인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과 황석산에서의 험난한 연계 산행 종주에서 박무로 인한 아쉬움만 남기고

 

 

갑자기 지방에 일이 생겨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가 만남이 취소되어 오르게 된 함양의 4개 고봉들, 늘 마음속에 담아 두웠던 연계 산행이기에 더욱 가슴 설레이는 순간으로 다가온다.

 

용추계곡 들어가는 입구의 입간판 

 

늘 지방 출장이 잡히면 준비하는 배낭과 등산 장비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3시 50분에 집을 나서 경부와 대진 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에서 안의를 거쳐 용추계곡이 있는 장수사터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 7시 14분, 넓은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입장료도 면제 받은 후 곧바로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용추계곡 안내도 

 

용추계곡

맑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몇시간의 등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옛날 안의현에는 세곳의 빼 어난 절경을 간직한 곳이 있어 "안의 삼동" 이라 전한다.

이곳 용추계곡은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진리삼매경에 빠졌던 곳" 이라 하여 "심진동"이라 불리기도 한다. 


용추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심진동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심원정이있다. 
유학자 돈암 정지영이 노닐던 곳에 그 후손들이 고종 3년 (1806년)에 세운 것으로 수수하고 고풍스런 정자에 오르면 마음까지 맑아 진다는 청신담과 층층이 포개진 화강암 무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용추폭포 안내도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오르면 계곡의 곳곳에 전설과 유래를 적은 현판들이 세워져있다.
심원정을 지나 3km가량 더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 뒤로 장수사 일주문이 외롭게 솟아있다. 
신라 소지왕 9년 각연대사가 창건 하였다는 장수사, 그러나 장수사의 흔적은 일주문만을 남긴채 동족 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으로 소실되고, 복원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사찰의 흔적을 찾아 "용추사"에 들르면 절앞에서 들리는 우뢰와 같은소리, 용추폭포다.
용추계곡의 깊은 곳에서 모이고 모여서 이룬 물이 용호로 떨어지니 이곳에 서면 여름더위는 어느새 잊혀지고 만다.

화난 용이 몸부림 치듯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사방으로 물방울을 튕겨내어 장관을 이루고 폭포앞에 서있는 나는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용추사와 기백산 가는 갈림길 

 


소로길을 따라 올라 가면 수정처럼 맑은 물이 조용히 흐르고 주변계곡의 절경은 그만자리에 주저앉아 천년만년 살고 싶어진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더위를 쫓고 나는 그냥 옷을 훌훌 벗고 벽계수에 몸을 던지고 싶어진다.

 

장수사 일주문, 그 옛날 영화는 다 어디가고 일주문만 덩그란히 

 

잠시 장수사 조계문, 일명 용추사 일주문과 옛장수사터 안내 설명판을 읽은 후 용추사 일주문 좌측으로 나 있는 임도를 따르니 여기에도 두갈래 갈림길이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마하사 오름길과 우측으로 용추 자연 휴양림 이정표가 보인다.

 

용추 자연 휴양림쪽으로 오르니 넓은 공터가 다시 나타나고 이곳이 장수사 터란 사실만 짐작으로 알 수 잇다.

조금 더 오르니 잣나무 숲이 시작되는 지점에 우측으로 90도 꺽이면서 기백산 등산 안내판이 서 있다.

7시 18분.

 

옛장수사터 지나 기백산 들머리에 서 있던 이정표 

 

주차장에서 기백산까지 4.3 Km, 이곳 등산 안내판에서 부터의 거리는 4.2 Km로 적혀 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기백산 정상까지의 된비알을 머릿속에 그리며 들머리를 오르니 이내 등로는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젖어 있어 미끄럽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 있는 너덜구간으로 이루워져 있다.

 

우측으로는 용추계곡으로 흘러드는 도수골 계곡에서 봄이 오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게 들리고 가는 길목마다 세워둔 이정표가 기백산까지의 산행 거리를 조금씩 좁히는 것이 눈에 들어 온다.

 

기백산 오름길에 봤던 바위지대, 등로 좌측에 있던 바위들 

 

하지만 뿌연 박무와 시야를 가린 능선들로 인해 아직 기백산 정상부는 베일에 가려 있고 바위너덜 구간만이 홀로 오르는 산객의 등줄기를 적시고 있다.

잠시 더 올라 우측에 마련한 벤취에서 흐르는 땀 딱으며 껴입은 자켓을 정리한 후 가벼운 차림으로 진행하니 벌써 겨울의 모진 바람을 이겨낸 따스한 봄의 훈풍을 느껴본다.

 

역시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 오는가 보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무척 차가운 겨울 칼바람에 산행의 어려움이 가중되였는데 벌써 흐르는 땀 딱을 걱정을 하니 말이다.

 

벤취에서 껴입은 자켓도 벗어 보고 

 

다만 한가지 평일이다 보니 오늘도 사람 구경하기 힘들겠다는 혼자만의 독백을 남기고 다시 평이한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도수골 계곡을 우에서 좌로 건너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된비알 오름짓이 시작되면서 등로에도 조금씩 쌓여 있는 눈이 남아 있고 질척이던 산행로도 고도를 높힘에 따라 딱딱하게 굳은 모습으로 산행하기에는 그만이다.

 

한시간 가까이 오르자 도수골 계곡이 끝나고 낙엽송 구간이 나타나면서 이제서야 동쪽 안봉 능선에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요즈음 일출 시간은 아침 6시 50여분 경이라 알고 있지만 능선으로 둘러쌓여 있는 계곡에서의 일출은 한참이나 늦은 8시 20여분이 되어서야 햇살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계곡을 걷다보니 일출도 늦어지고, 안봉에서 솟아오른 늦은 일출 

 

드디어 능선길인 자장골 입구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부터 서서히 고봉 준령들이 시야에 들어 오지만 따뜻해진 날씨로 인한 박무 현상이 심해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앞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 하나가 보이고 그곳이 기백산 정상이란 착각으로 계속 눈덮힌 등로를 따라 오르니 도착한 곳은 1325봉으로 기백산 정상까지는 200 미터 못미친 전망 바위가 있는 지점이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조망을 해 보지만 안타까운 마음만 깊어 간다.

 

올라야 될 1325봉과 그 뒤로 기백산이 흐미하게 나타나고 

 

위쪽으로 기백산 오르는 암릉이 보이고 저 멀리 서쪽으로 가물거리는 거망산과 황석산이 운해에 덮혀 희미한 실루엣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디카에 여러장의 사진을 남기고 마지막으로 지나온 능선길과 우측으로 뻗어 내려간 안봉 그리고 금원산 가는길에 서 있는 책바위를 찍은 후 암봉을 넘으니 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기백산 정산, 이제 시간은 8시 58분을 넘기고 있다.

 

기백산 정상석 

 

기백산(1331봉)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과 거창군 위천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 1,331m이다.

옛 이름은 지우산이며 봉우리의 바위들이 마치 누룩더미로 쌓은 여러 층의 탑처럼 생겼다 하여 누룩덤이라고도 한다.

 

기백산에서 금원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책바위 일명 누룩덤 

 

백운산(1279봉), 괘관산(1252봉), 금원산(1353봉), 황석산(1190봉) 등과 함께 소백산 자락의 덕유산(1614봉) 줄기에 속한다.
북쪽 산기슭과 남쪽 산기슭에서 낙동강 수계에 속하는 위천과 지우천이 각각 발원한다.

 

산 남쪽에는 원추리와 싸리 군락으로 이루어진 기백평전이 펼쳐지며 크고 작은 계곡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아 천혜의 관광지로 꼽힌다.
특히 깊은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용추계곡과 용추폭포이 유명하고 가을철 금원산에서 기백산을 거쳐 조두산(942봉)를 잇는 능선의 억새밭도 장관이다.

 

용추계곡쪽을 찍어 보지만 박무로 분간하기 힘들고 


사찰로는 남쪽 산기슭에 487년(신라 소지왕 9) 장수사의 부속암자로 세워진 용추사가 있는데 이 절의 일주문이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54호로 지정되었다. 그 밖의 문화재로는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보물 530)이 있다.

1983년 11월 일대가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기백산 정상부 전경 

 

1시간 40여분만에 도착한 기백산 정상은 선답자들이 남겨 준 정상의 모습에서 약간 변해 잇었으며 커다란 정상석이 최근에 새로 세워진 듯 보였다.

금원산 가는 길쪽에 돌탑이 있고 그 정상에 작은 정상 이정표가 있으며 그 우측 안봉 가는 길쪽으로 산객의 키만한 커다란 정상석이 당당하게 지키고 있다.

 

박무속에서도 운해에 쌓여 있는 우측 거망산과 좌측 황석산 모습 

 

다시 기백산 조망 안내도를 따라 조망해 보지만 뿌연 가스에 묻혀 있는 수망령에서 거망산 그리고 황석산의 마루금이 야속할 정도로 그 모습 보여주질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망무제, 수많은 명산들을 곁에 두고 있기에 좋은 날씨에 왔다면 덕유산에서 지리산까지 모두 조망이 가능하다 들었건만 다시 한번 찾으라는 기백산의 명령이라 받아 들이고 아쉬운대로 보이는 마루금만으로 안타까움 달래 본다.

 

가야할 책바위와 금원산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능선 

 

다만 햇살이 비추는 금원산 가는 가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아쉬운 중에도 위안을 삼아 본다.

날씨는 무척 따스한 날씨, 기온은 아마도 영상 10여도 이상 오르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로 취위를 느끼지 못하는 좋은 산행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곳에서 셀카 작동시켜 간신히 독사진 한장 남기고 물 한모금 마신 후 따뜻한 기온에 녹아 흐르는 등로의 미끄러운 눈속을 스틱에 의지한채 금원산을 향해 출발한다.

 

금원산 가는길에 가까이서 찍은 책바위 

 

책을 쌓아 둔 모양이라 책바위인지 멋들어진 바위 암릉이 길을 가로 막고 그 암봉을 우회하여 사진 한장 남기고 전진하니 좌측으로 시영골을 타고 사평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이고 지나쳐 진행하니 다시 암봉 하나가 나타나고 이곳이 아마도 1268봉인듯 싶다.

 

햇살을 등지고 있는 1268봉, 이곳도 암봉으로 우회한다 

 

이곳도 진행하며 오르기 힘들기에 우회하여 뒤로 잠시 봉에 올랐다 박무로 보이는 것이 없기에 내려 와 저 멀리 보이는 금원산을 향해 빠르게 진행해 본다.

아무 생각없이 평탄한 눈길 하산길을 타고 가니 갑자기 임도가 나타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곳이 수망령과 직선으로 연결되는 임도가 시작되는 곳이다.

 

수망령으로 직접 이어지는 임도가 시작되는 곳, 건너편은 금원산 오르는 등로 시발점 

 

아침 일찍 고속도로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먹은 배도 꺼지고 허기가 밀려와 이곳에서 준비한 빵과 콩음료 그리고 귤 몇개로 잠시 허기 달래며 쉬어 본다.

쉬면서 임도 타고 수망령으로 내려갔다 거망산으로 다시 오르자는 나약해 지는 마음 추스리고 종주 산행의 의미를 뒤새기며 힘을 비축해 본다.

 

시간이 꽤 흘렀건만 보이는 이 없는 등로에 홀로 있자니 적막함이 밀려 오지만 신경 쓸 일이 없기에 그냥 배낭 짊어지고 다시 절개지 등로에 오르니 이제 제법 눈이 녹아 물이 생기며 등로는 진흙탕으로 변해 간다.

 

임도에서 금원산 가는길에 산죽길도 지나고 

 

등산화에 달라 붙는 낙엽과 진흙을 연신 나무에 부�쳐 털어내고 잠시 가파른 봉우리 오르자 1315봉우리 한가운데에 송신소인지 우뚝 서 있는 인공물이 나타나고 그곳을 경유해 오르는데 좌측으로 뱀의 형상을 한 임도길이 마루금을 잘라내며 길게 누워 있다. 

 

산자락을 잘라 만들어 놓은 수망령으로 이어진 임도 

 

인간의 편리성과 이익을 위해 만들어 놨겠지만 후손 대대로 물려줄 마루금이 자꾸만 파헤쳐지고 잘려 나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1315봉을 넘자 금원산도 가까이 보이고 금원산으로 이어지는 1335봉 오르는 길이 비단처럼 아름답게 누워있다.

 

1315봉에서 바라본 우측의 1335봉과 좌측의 금원산 정상

 

햇살에 모두 녹아 진흙탕이 되어 가는 남사면의 등로와는 달리 아직도 두꺼운 눈덩이를 만들어 산객의 발길을 더디게 만드는 북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며 몇장의 그림같은 풍경을 찍어 본다.

 

눈길이 끝나는 지점의 유한폭포 3코스 갈림길과 1335봉으로 이어지는 멋들어진 등로, 유한폭포 3코스는 안부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면 된다  

 

미끄러운 등로를 어렵게 내려오니 안부가 보이고 유한폭포 3코스로 하산하는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아무 생각없이 잠시 쉬고 있는데 좌측 고목 위에서 까마귀의 원치 않는 울음이 홀로 쉬고 있는 산객의 등짝을 서늘하게 만든다.

줌으로 당겨 살펴 보니 아마도 먹이를 잡아 먹고 있는데 방해꾼의 등장에 경계하는 울음소리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까마귀, 먹이를 먹고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이곳에서 좌측 동쪽으로 하산하면 금원산 자연 휴양림의 유한폭포로 내려갈 수 있다는 표시가 보인다.

아마도 여름에 오면 산행과 계곡 물놀이로 적격인 듯 싶다.

 

다시 억새꽃이 지고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있지만 아름다운 금빛 햇살을 받아 출렁이는 등로를 따라 조금 더 힘을 쓰니 곧바로 1335봉, 금원산 자연 휴양림과 연결되면서 유한폭포 2코스로 하산할 수 있는 암봉에 다다른다.

 

금원산 가기 직전 1335봉 전경 

 

이곳에서 잠시 쉬며 셀프 디카 작동시켜 산진 몇장 찍은 후 다시 조망을 해 보지만 박무로 인한 아쉬움만 더 커져간다.

날씨만 좋았다면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사통팔달 다 보였을 우리의 산하, 아쉬운 마음을 물 한모금에 달래고 이제 가까이 보이는 금원산을 향해 달려간다.

바위를 타고 내려가니 곧바로 헬기장이 있고 질척이는 헬기장을 넘으니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금원산 정상이다.

 

바위로 이루워진 금원산 전경 

 

금원산(1353봉)

금원산(1353봉)과 기백산은 거창군 상천리와 함양군 상원리의 경계로 이 두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번 산행으로 두 산을 함께 오를 수 있다.
금원산의 모산은 남덕유산이다.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내린 월봉산능선은 두가닥으로 갈라지는데 오른쪽 수망령쪽 능선 최고봉이 금원산이다.
금원산 정상에서 남동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타면 기백산과 만난다. 
금원산의 이름은 옛날 이산에 살고 있던 금빛 원숭이를 원암이라는 바위에 잡아 가두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지나온 1335봉도 찍어 보고 

 

금원산은 용추폭포에서 기백산 정상으로 오른다음 능선 산행으로 주변 조망을 만끽하면서 금원산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능선에서는 주변의 덕유산, 거망산, 황석산, 가야산, 지리산, 노고단까지 조망이 된다.

 

수망령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등로와 거망산으로 연결되는 눈내린 등로도 찍어 보고 

 

하산하는 코스로는 수망령으로 내려가서 용추자연휴양림 계곡을 구경하면서 내려오거나 아니면 거창의 금원산 자연휴양림 쪽으로 내려서도 된다.

금원산에는 유안청폭포, 자운폭포, 한수동계곡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소와 담이 있으며,  마애불 등의 문화유적이 많다.

 

이태의 <남부군>에 "5백여명의 남부군이 남녀 모두 부끄럼도 잊고 옥같은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알몸으로 목욕을 했다"는 곳이 여기다.

금원산 정상부의 억새 지대와 등로 

 

올라오면서 보니 남사면은 눈이 모두 녹아 갈색의 능선을 보이지만 북사면은 아직도 흰 눈을 간직한채 겨울의 끝자락을 붙잡고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하는 듯 하다.

이곳 정상부는 민둥산으로 억새 잔재만이 드넓은 평원처럼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 1145봉과 1045봉이 금원산 자연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멋들어진 마루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위 북상면 월성리로 통하는 하산 갈림길이 있는 정상이다.

이곳에서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셀프 디카 작동시켜 사진 한장 남기고 앞으로 가야 할 수망령 하산길과 거망산 마루금을 바라보니 너무나 아름자운 자태와는 달리 그 오르내리막이 작은 산객의 마음을 더욱 작게 만들고 있다.

 

앞쪽으로 지나온 1335봉과 저 멀리 기백산도 보이고 

 

다시 질척이는 등로 따라 끝도 없는 내리막을 내려오니 중간에 이정표가 서 있고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눈덮힌 마루금이 더욱 이 산객의 발걸음 빠르게 부채질 하고 있다.

 

하산길에 뒤돌아 본 금원산으로 이어진 능선도 멋들어지고 앞으로 올라야 할 거망산의 마루금은 더욱 아름다운 산행.

11시가 막 지나면서 드디어 수망령에 도착한다.

 

수망령 전경, 저 나무 계단을 타고 거망산으로 

 

임도 양쪽으로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니 월성지구 임도를 만들었다는 거창군에서 세워둔 설명석이 버티고 서 있으며 좌측으로 바라보니 용추계곡 등산로에 대한 설명판이 서 있다.

 

잠시 사진으로 그 모습 남기고 다시 나무 계단 타고 오르니 왼쪽에 왠 철조망이 쳐져 있고 그 길을 따라 미끄러운 눈덮힌 등로를 타고 조금 오르자 금새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 등로에 안착한다.

 

수망령에서 조금 올라 뒤돌아 본 철조망과 낙엽 쌓인 등로 

 

이곳에서 잠시 쉬며 준비한 비상 식량으로 허기 달래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된비앓 오름짓을 시작한다.

질척이는 진흙길과 미끄러운 눈길을 번갈아 타며 오르는 거망산 능선, 수망령에서 거망산까지의 거리가 7 Km란 이정표에 마음이 질리지만 어짜피 가야 될 길이기에 묵묵히 발걸음 옮겨 본다.

 

금원산에서 수망령으로 내려오는 능선도 잡아보고 

 

고도를 높힐수록 더욱 푸르름을 간직한채 끝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산죽길을 따라 얼마나 올랐을까 갑자기 하늘이 열리면서 지나온 등로와 가야할 등로가 모두 눈앞에 가까이 다가 온다.

 

월봉산과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서 있던 이정표 

 

월봉산(1279봉)

덕유산국립공원 남쪽에 위치한다.

북쪽 능선을 따라 덕유산(1614봉)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거망산(1184봉)에 이른다.

동쪽 비탈면은 남강의 상류인 지우천의 수원이 되고, 동쪽에 위치한 기백산(1331봉)과의 사이에 계곡을 이룬다.

서쪽 비탈면은 완만하고 남강의 상류 하곡을 이룬다.

 

서쪽의 장수군 장계면과의 사이에 육십령이 있는데, 영남과 호남지방의 중요한 통로이다.

남강 하곡분지를 둘러싸고 있으며 덕유산에 이어져서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월봉산으로 이어주는 첫번째 봉우리, 이곳이 혹시 월봉산??? 

 

지도상 이곳이 아마도 월봉산 갈림길로서 우측으로 가면 큰목재와 월봉산 그리고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장쾌한 마루금이 있으리란 생각이지만 조망을 가리는 박무의 시기에 그냥 북쪽 능선만 바라 본다.

 

덕유산(1614봉) 

최고봉은 향적봉(1614봉)이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경상남도 거창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설천면의 경계에 솟아 있으며, 북덕유산(향적봉)과 남덕유산(1507봉)으로 나뉜다.

 

덕유산 설화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남덕유산은 경상남도 거창군, 함양군과 전라북도 장수군 경계에 솟아 있다.

두 산봉 사이의 약 20㎞ 구간에는 해발고도 1300∼1400봉우리들의 소백 주맥이 북동과 남서 방향으로 뻗으면서 경상남도와 전라북도의 도 경계를 이룬다.

 

주봉우리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무풍면의 삼봉산(1254봉)에서 시작하여 대봉(1300봉), 덕유평전(1480봉), 중봉(1594봉), 무룡산(1492봉), 삿갓봉(1410봉) 등 해발고도 1300 미터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 지어 솟아 있어 일명 덕유산맥으로 부르기도 한다.

 

박무로 인해 덕유산 조망이 어려워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동서 비탈면에서는 황강과 남강 및 금강의 상류를 이루는 여러 하천이 시작되어 낙동강 수계와 금강 수계의 분수령 역할을 한다.

계곡은 총 8곳이 있는데, 특히 북동쪽 무주와 무풍 사이를 흐르면서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흘러드는 길이 30㎞의 무주구천동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소다.

 

무이구곡을 비롯한 구천동 33경과 칠련폭포, 용추폭포 등이 장관이고, 안성계곡, 송계사계곡, 산수리계곡 등도 명소로 꼽힌다.

6월 초순에는 20㎞의 능선과 등산로를 타고 펼쳐지는 철쭉 군락이 볼 만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구천동계곡이 피서객들로 가득 찬다.

또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겨울에는 눈에 덮인 구상나무와 주목,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이다.

 

산죽이 끝나고 억새가 줄지어 서 있는 눈덮힌 가야 할 마루금 

 

산죽과 억새 줄기들 그리고 눈덮힌 등로를 따라 좌우 가까운 조망을 하며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어느새 은신암 갈림길에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오후 1시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가야 할 거망산은 아직도 4 Km 이상 남아 있다.

 

가장 고통스럽고 어렵다고 느꼈던 수망령에서 거망산 구간, 보기에는 그저 평이한 능선처럼 보이지만 힘이 빠진 상태에서 수없이 많은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보통 힘들게 다가오지 않는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이 나타나는 봉우리들 

 

다리 근육이 당겨오며 몸은 중간 탈출을 이야기 하지만 마음으로 전해지는 발걸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거망산을 향해 전진을 외치고 있다.

햇살은 오후가 되면서 더욱 따사롭게 비추고 그 햇살을 받아 등줄기 뿐만이 아니라 얼굴에도 푸석거리는 하얀 소금기를 뿜어내며 갈길 멀은 종주 산행의 어려움을 느낀다.

 

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거망산, 눈앞에 다시 길 가로막고 서 있는 봉우리를 힘들게 오르며 혼자소리를 말해 본다.

특별한 백두대간이나 정맥 산행도 아닌데 왜 꼭 모든 봉우리들을 넘어야 하지???

좌우로 우회길 만들어 쉽게 통과하면 될 것을...

 

산행내내 거망산이라 착각하며 진행한 봉우리 

 

하기사 백두대간이나 정맥 산행은 알려진 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이 생명이니 봉우리를 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지만 오늘처럼 그저 4개 산을 밟아보는 산행에서의 체력적 고갈이 많은 생각과 나약해지는 암음으로 유혹하는 듯 싶다.

 

그래도 굿굿히 진행하여 서서히 체력적인 고갈을 느낄쯤 드디어 제 모습을 감추고 마이산의 암봉처럼 뾰족한 앞 봉우리로 산객을 놀리는 듯 수고하고 있다며 손짓으로 부르는 듯 하다.

이곳 역시 수많은 갈대들의 삶의 보금자리로서 가을에 오면 햇살에 부서지는 황금빛 억새 물결을 바라보며 산행을 즐기는 산행지로 손색없을 듯 하다.

 

이런 억새밭도 지나고, 가을이 그리워진다 

 

작은 능선 몇개 넘어로 보이기 시작하는 뾰족봉, 그곳이 거망산이라 생각하고 미끄러운 이 시기에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란 말인가하는 의구심을 품으며 무거운 발길 옮기니 드디어 그 거대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거망산도 눈앞에 서 있다.

 

다가가 살펴보니 마이산의 암봉처럼 거대하게 보였던 봉우리는 이름없는 봉우리로서 좌측으로 우회하고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드디어 낮은 안부 넘어 거망산이 손안에 들어 온다.

 

드디어 칼바위 능선 뒤로 거망산이 보이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거망산에 머물고 있는 산객들을 멀리서 만나고 그 산객들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니 그분들은 이미 그 거망산을 떠난 후이다.

거망산 오름길에 우측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암릉과 그 암릉속에 뿌리 내리며 한세상 살아가는 고달픈 소나무 한그루가 눈길을 빼앗아 디카를 눌러 본다.

사진 찍으며 잠시 더 진행하자 가릴것 없이 펼쳐진 민둥산 모양의 거망산 정상이다.

 

거망산 오르기 직전 마지막 봉에서 만난 칼바위 능선 

 

거망산(1245봉)

남쪽 기슭에 용추사가 있는 기백산을 북으로 마주하고 있다.

지우천은 기백산에서 발원하여 거망산 사이를 관류하여 남강으로 흘러간다.

거망산은 용추교에서 출발하여 용추폭포와 용추사를 거쳐 정자벌 입구에서 오른쪽 계곡길을 타고 능선에서 왼쪽으로 굽어들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주능선을 따라 거망산으로 오르는 일대는 억새로 덮여 있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연봉들이 거대한 연꽃잎처럼 뚜렷이 보이는 주봉우리에 서면 황석산(1,235봉) 정상 밑까지 이어진 능선은 온통 참억새로 뒤덮인 억새 대평원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거망산 정상석 


백두대간의 산줄기 소백산맥이 덕유산과 남덕유산을 치솟게 하고 다시 남덕유산에서 뻗어내린 산세가 월봉산을 거쳐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 황석산을 옹골차게 빚어놓았다.

 

이들 네 산에서 흘러내린 골짜기 물이 용추계곡을 지나 지우천을 이룬다.

깊은 계곡은 수량도 풍부하며 심원정에서 용추폭포까지 주변에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용소와 크고 작은 폭포들이 시원스레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북봉과 황석산도 보이고 


6·25 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의 활동무대가 바로 거망산이다.

정순덕에게 잡힌 국군 1개 소대가 무기를 빼앗기고 목숨만 건져 하산한 사건이 최근에야 밝혀졌다.

 

거망산에서 황석산까지 종주하고 우전마을 거쳐 봉전마을의 거연정으로 하산하는 데 7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산군이 빼어난 네 산을 함께 오르자면 2일은 잡아야 한다.


용추사는 484년(신라 소지왕 6년)에 창건한 장수사의 암자로 일주문만 남아 있다.

하산을 거창군으로 하면 수승대 일원의 명승지를 즐길 수 있다.

 

용추계곡으로 이어지는 계곡도 담아보고 

 

작은 정상석이 바람에 흔들리듯 손길 닿는대로 움직이고 그래도 다녀간 흔적을 남겨야 되겠기에 다시 셀프 디카 작동시켜 몇장의 독사진을 얻어 본다.

이곳도 역시 민둥산으로 일망무제 조망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나온 기백산과 금원산 능선도 뿌연 가스속 실루엣처럼 보여주기 싫어하는 날씨에 가까이 보이는 조망만 열심히 디카에 저장해 본다.

 

희미하게 보이는 반대편 기백산도 담아 보지만 

 

이제 시간도 많이 흘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준비한 김밥과 과일로 배고품 달래고 물 한모금으로 입 헹군 후 금빛 물결치는 억새 능선을 따라 지장골 하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지장골 갈림길에서 뒤돌아 본 거망산과 내리막 억새밭과 산죽들 

 

이곳에서 4명의 산객들을 처음 만나고 이야기 나눠보니 울산에서 오신 나이 지긋한 등산객들로 홀로 종주 산행을 한다니 장하다면서 안전 산행을 빌어 주신다.

그분들은 지장골로 하산하고 다시 홀로된 산객은 이제 1240봉을 넘어 진짜 마이산의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처럼 보이는 황석산을 향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재촉해 본다.

 

뒤돌아 본 가운데 거망산과 등로 

 

이곳 역시 등로 좌우를 가득 메운 앙상한 억새 가지들이 풍요로운 가을날 다시 한번 찾아 달라 조르는듯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그 억새가지와 친구되어 더욱 질척이는 등로를 따라 전진하니 장자벌 입구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등로 우측에 보이던 암봉과 소나무 

 

내 애마를 장수사터에 주차시킨 후 올랐기에 이곳으로 뒤돌아 와 하산한다는 사실에 힘이 빠지지만 눈앞에 보이는 황석산을 포기하고 내려 갈 순 없는 노릇이 아닌가.

거대한 암벽 북봉과 황석산 사이의 황석산성이 호로 오르는 산객의 힘을 빼 놓지만 꼭 다녀와 길을 알아야 되겠기에 이마에 흐르는 땀 닦으며 진행한다.

 

황석산 들렸다 뒤돌아 와 하산한 장자골 하산 이정표 

 

황석산성(삼국시대에 축조)

사적 제322호로 경남 함양군 서하면(西) 봉전리()에 있는 삼국시대의 산성이다.

1987년 지정되였으며 지정면적은 44만 6186m2 이고 성곽 높이 3m, 둘레 약 2.5km이다.

 

황석산 오르기 직전의 황석산성 모습 

 

소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육십령으로 통하는 관방의 요새지에 축조된 삼국시대부터의 옛성이다.

황석산의 봉우리와 계곡의 지형을 이용하여 쌓은 포곡식 산성으로, 조선 초에 수축하였고 임진왜란 때에는 왜군과 큰 싸움이 있었던 곳이다.

 

정유재란 때인 1597년(선조 30) 왜군이 다시 침입하자, 당시의 체찰사 이원익은 이 성이 호남과 영남을 잇는 요새로 왜군이 반드시 노릴 것으로 판단하고 인근의 주민들을 동원하여 지키도록 하였다.

그러나 조방장 백사림이 성을 포기하자, 왜군이 난입하여 끝까지 싸우던 함양군수 조종도와 안음현감 곽준이 전사하였다.

 

뫼재 삼거리, 탁현으로 하산할 수 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드디어 1154봉과 1195봉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작은 봉우리 넘어 탁현으로 하산할 수 있는 뫼재 삼거리에 도착한다.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1215봉 옆으로 보이는 거대한 북봉 암릉이 산객의 마음을 또 다시 약하게 만들지만 흔들림 없이 진행하니 그 북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는 가파른 하산길과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거대한 암봉 두개가 산객을 더욱 힘들게 하고, 앞이 북봉이고 뒤가 황석산 

 

체력적인 한계를 절감하며 평소보다 더욱 조심하자는 마음으로 천천히 내렸다 오르니 안부에 무사히 도착한다.

눈이 덮혀 있는 계절엔 무척 위험한 구간으로 생각되며 많은 산우님들과 오를 경우 세심한 주의와 다른 산우님들의 많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구간으로 입력시켜 둔다.

 

북봉과 우회길에 매달려 있던 로프 

 

안부에서 조금 더 진행하자 드디어 거북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갑자기 돌 구르는 소리와 이상한 소리가 들려 흠칫 머리칼이 곳추 세워진다.

살펴보니 검은 염소 몇마리가 바위사이를 무슨 곡예하듯 뛰어 다니고 처음보는 산객의 출현에 몸을 숨기기 위해 났던 소리였다. 아마도 처음부터 야생의 염소는 아니고 누군가 방목했던지 아니면 야생 염소처럼 놔 두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새로운 풍경에 마음만은 따뜻해 진다.

 

거북바위 

 

거북바위 전망대에서 무슨 멋진 사진 한장 건지려 애쓰지만 하산해야될 용추계곡의 마을마저도 뿌연 박무로 조망이 시원찮기에 다시 가던길 재촉하니 이제 마지막 봉 황석산이 거대한 암릉을 이고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고 있다.

 

이제 작은 봉우리 아니 바위를 넘기도 힘에 부치고 체력적인 한계를 절감하는 시간, 갑자기 잘 쌓아 놓은 바위위에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다가가 살펴보니 황석산성 벽이다.

 

이리보면 거북바위 모양일련지 

 

한참을 머물며 거북바위며 피바위를 바라보며 슬픈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서 잊혀지지 않을 빨지산을 떠 올려 본다.

거망산에서 활약했다는 빨지산 여장부 정순덕이 생각나느 것은 왜일련지.

거대한 암봉을 오르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에 우측으로 나 있는 우회로를 따르다 다시 직진으로 황석산 정상을 향한다.

 

황석산의 정상부 모습 

 

무척 가파르지만 작은 로프만이 존재하는 등로이기에 뒤돌아 내려가려 하지만 이미 올라온 거리가 있고 가파른 경사 바위지대이기에 내려가기도 쉽지 않아 다시 땀 좀 흘리며 간신히 바위 정상에 오르니 이곳에도 역시 몇마리의 염소들이 제집을 찾은 길손을 반겨주기는 커녕 몸 숨기기에 바쁘다.

 

약간 위험한 암봉을 타고 오르다 올려다 본 황석산 정상부 

 

황석산(1190봉)

함양군에서 북동쪽으로 15km 떨어져 있으며, 월봉산(1279봉), 기백산(1331봉), 괘관산(1252봉) 등과 더불어 영호남을 가르는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한다.

이곳에서 남강의 상류인 남계천의 일부가 발원한다.

 

황석산 정상석 

 

바위산으로서, 기백산을 북쪽으로 마주보고 있으며 덕유산에서도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정상 일대는 2개의 커다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봉은 북봉보다 더 뾰족하여 피라미드 형태를 이룬다.

 

금원산과 기백산 사이의 심진동에는 유명한 용추계곡이 있는데, 안의면에 있는 화림동계곡(남계천 일부), 거창군 위천면 원학동계곡을 합쳐 화림 삼동이라고 부른다.

 

황석산에서 시구목골로 이어진 칼바위 능선과 황석산성터 

 

가을철에는 산정상 바로 밑에서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온통 참억새로 빽빽하게 뒤덮여서 대장관을 이루는데, 그 때문에 능선의 선이 매끈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문화재로는 임진왜란 때인 1597년 왜군에게 항거하다가 많은 사람이 죽음을 당한 포곡식 산성인 황석산성이 있고, 인근의 안의면 화림동에는 뛰어난 절경의 8개 못과 8개 정자, 즉 팔담팔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 군자정만이 남아 있다.

 

지나온 북봉과 저 멀리 거망산도 보이고

 

작은 정상석에 입맞춤하고 이곳에서 남아 있던 과일과 음료수를 마시며 너무나 아름다운 마루금을 마음에 새겨보며 디카에 남기기 바쁘다.

역시 셀프 디카를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10여분 앉아 고갈된 체력도 보강하고 아름다운 마루금을 마음속에 새겨도 본다.

이 시간 오후 4시 30여분.

 

황석산 정상에서 우회길로 하산하며 바라본 로프 

 

이제 장자벌 입구 하산 갈림길까지 뒤돌아 가야하고 거기에서 주차장까지의 거리도 5 Km 이상되는 긴 코스이기에 다시 힘을 내 조심스럽게 암봉을 내려와 왔던 길 뒤돌아 나온다.

 

이곳에 오르기 전까지는 그래도 마지막 봉우리를 본다는 생각에 어려움을 참을 수 있었지만 목표 달성 후 왔던 길 뒤돌아 가는 등로는 왜 그리 길게 험하게 느껴지는지...

 

암봉 속의 소나무 한그루 

 

그래도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무사히 장자벌 갈림길에 뒤돌아 오니 해는 서서히 서산으로 기울어 가며 그 빛을 잃고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40분을 넘기고 있다.

 

거의 11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20여 Km를 걸었으니 고통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없는 등로의 주인이 되어 배낭 내려 놓고 이제 남아 있는 모든 간식 꺼내 먹으며 체인젠으로 무장한 후 하염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빙판길을 따라 내려오니 낙엽과 산죽이 번갈아 반겨주고 뻐근해지는 다리 감각을 느낄 쯤, 우측에서 합류되는 계곡물을 만나면서 하루의 긴 산행도 마무리를 할 시간이 다가온다.

 

피바위인듯 하여 하산길에 담아 보고 

 

장자벌과 청량사가 서 있는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황석산까지 5.5 Km란 이정표를 끝으로 포장도로와 만나고 그곳에서 다시 주차장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아침과 동일하게 땅거미가 지는 드넓은 주차장엔 내 애마만이 덩그렇게 놓여 있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알을 깨고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듯한 바위 

 

이 시간 정확히 저녁 7시 10여분, 장장 12시간 동안 1000고지가 넘는 4개산을 무사히 완주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계획대로 실행에 옮긴 내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운 숨결이 용추 계곡에 메아리 친다.

 

수북히 쌓인 낙엽을 헤치고 드디어 옛장수사터로 회귀 

 

애마를 몰고 나와 지곡 IC를 통해 서울로 오라오며 긴 하루의 여운을 남겨본다.

나 홀로하는 산행으로 12시간이면 참을만 하지만 산우님들 모시고 올때에는 두번으로 나눠 당일 산행을 하던지 아니면 코스를 조정하여 무박 2일 산행을 하면 좋을 듯 싶으며 여름이나 가을에 올 수 있다면 최적의 산행 코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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