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땅끝기맥(호남·완)

땅끝기맥 제4구간 밤재에서 계라리고개까지 산행후기

칠갑산 사랑 2014. 11. 17. 12:21
728x90

산행지 : 전라남도 강진군과 해남군의 땅끝기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2014년 11월 15일과 16일 (토요 무박 일요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부터 오전까지 흐리고 오후부터 햇살이 비췄으나 저녁엔 가랑비가 내렸던날씨

산행온도 영상 03도에서 영상 14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땅끝기맥 종주대 총 29명과 함께

산행코스 : 밤재(2번 지방도로)-성화대학 입간판과 강성철강 철조망 옆 523번 전봇대-고압전압기-골재 야적장-송전탑-된비알 산죽지대-386봉 전망바위-

                   이정표(별뫼산 성산 0.2 Km, 땅끝기맥 밤재 0.5 Km)-별뫼산(465봉, 흑석지맥 분기봉, 땅끝기맥 제안고개 3.6 Km, 가학산과 흑석산, 

                   제전마을 1.7 Km)-297.5봉 우회-216봉-동백나무 군락지-편백나무 군락지-군경계 삼각점-13번 4차선 지방도로-밭고 나무식재지대-

                   장흥고씨묘지-녹슨철대문-제안고개(814번 지방도로, 애향이정석)-군경계 삼각점-19번 송전탑-비포장 임도-시멘트 포장임도-비포장 임도-

                   감나무 밭-대나무 밭과 대나무 목책-정골재(대나무 밭)-나무식재된 밭-편백나무 군락지-능선 잡목지대-깃대봉(324.7봉, 삼각점)-암릉지대-

                   전망바위-삼형제(미어캣)바위-대설산 장군봉(335.3봉)-비포장 임도-산불감시초소-320봉(우두봉과 화방산 갈림 삼거리)-벌목지대-276봉-

                   당재-벌목 후 측백나무 식재구간-묘지와 바위-328봉-묘지-벌목지대-320봉-편백나무 군락지-27번 송전탑-비포장 임도-355봉-산죽지대-

                   350봉-341봉-폐헬기장-비포장 임도 이정표(서기산정상 0.4 Km, 해남계곡, 강진 월남 5.6 Km)-서기산정상 이정표(511봉, 임도 0.4 Km, 

                   헬기장 4.3 Km)-서기산정상(무인산불감시카메라, 헬기장, 삼각점)-서기산정상 이정표-400봉-405봉 전망바위-만덕산분기봉(366봉)-무명안부-

                   폐헬기장-284.4봉(삼각점)-헬기장 이정표(참샘입구 4.4 Km, 서기산정산 4.3 Km)-비포장 임도-293봉-암릉지대-280봉-252봉-해먹설치지역-

                   127.3봉-소나무 식재구간-묘지-계라리고개(18번 4차선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3.53 Km (스마트 폰의 GPX 기준)

산행시간 : 지루하게 서기산 정상까지 그리고 서기산에서 무척 빠르게 계라리고개까지 진행하여 11시간 30분 (03시 30분부터 15시 00분까지)

교통편 : 땅끝기맥 40인승 전용 버스 이용 

땅끝기맥이란 ???

호남정맥의 바람봉 분기점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쳐 육지의 최남단인 땅끝까지 내려가는 도상거리 123 Km쯤 되는 산줄기다.
일부는 영산강의 남쪽 울타리가 되며 일부는 탐진강의 서쪽 울타리가 된다.
길이나 높이에 비해 월출산과 첨봉에서 오소재, 두륜산에서 달마산 지나 도솔봉등 암릉구간이많은 옹골찬 산줄기고 월출산, 두륜산, 달마산등 유명산을 지난다.
지나는 산은 계천산, 국사봉, 활성산, 월출산, 도갑산, 월각산, 별뫼산, 서기산, 첨봉, 두륜산, 대둔산, 달마산, 도솔봉등이다.
 


 

지루한 마루금을 타고 어렵게 서기산에 올라 완도까지 일망무제의 조망을 선물 받았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지도와 산행후기를 참고한  난해하고 어려운 마루금 잇기 산행을 무탈하게 완주하고 돌아왔기에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산행일이 다가올수록 많은 생각에 잠기고 고민도 점점 깊어만 가는데 더욱이 후미를 맡아 수고해 주던 후미대장도 아들 군 면회 때문에 이번 구간에 참석을 못한다고 하니 어떻게 많은 종주대를 이끌고 완주를 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특히나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산행 당일날 산행지의 기온이 많이 내려가고 산행이 끝난 후이지만 저녁부터 약간의 비가 내린다고 되어 있어 걱정이 되지만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예약된 강진의 목욕탕과 식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본다.

마음이 심란할 때엔 그저 산이 최고라는 말처럼 저녁에 땅끝기맥 산행을 가지만 낮에 가까운 안양 수리산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산악회의 11월 정기산행이 있기에 잠시 머리도 식힐겸 다녀 와 쉬지도 못하고 출발하기에 마음은 편안해졌지만 몸은 조금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인 밤 10시에 종주대를 보니 몸과 마음 모두 전의에 불타고 다시 긴장되는 마음으로 멀고도 먼 남쪽 영암으로 출발을 한다.


어둠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등로를 타고 별뫼산에 오른 아쉬움을 달래며 진행하니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는 대설산 장군봉에 도착을 해 간단히 아침밥을 먹고 내려가니 저 멀리 올라야 할 서기산이 마루금 뒤로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데 보기와는 달리 그 봉우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측으로 크게 원형을 그리며 수도 없이 많은 무명봉을 넘어야 하기에 참으로 지루하기 그지 없는 시간이다.

바로 옆에 있듯이 다가오다가도 금새 저 멀리 멀어지기를 몇번 어렵게 그 서기산 정상에 오르니 그동안의 어려움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 주듯 땅끝기맥 전 구간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지금부터 내려가야 할 땅끝기맥이 404 암봉을 지나 우측으로 길게 줄지어 있고 그 끝자락에 잠시 계라리고개를 만들어 내려 놨다가 다시 주작덕룡을 일으킨 후두륜산과 달마산의 암릉을 이루고 그 끝자락을 남서바닷가의 끝자락인 해남의 땅끝에서 가라 앉히는데 그 장쾌한 땅끝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끝자락 저 멀리 올 봄에 다녀왔던 완도지맥의 산줄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환상의 조망을 선물하고 있다.

좌측 저 멀리에는 억새 산행지로 유명한 장흥의 천관산이 만난지 오래되었다며 조만간 다시 한번의 조우를 알리고 있다.

힘들게 오르면서도 그 누구에게 설명할 수 없는 바로 이런 희열이 있기에 오늘도 튼튼한 두다리로 전국 산하를 걷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밤 10시에 사당에서 출발한 버스가 죽전과 신갈에서 종주대를 더 모시고 달려 산행 들머리인 커다란 성화대학교 입간판이 서 있는 밤재 들머리 앞 시멘트 포장도로에 도착하는 시간이 새벽 3시 15분을 넘기고 있다.

지난 번 내려왔고 오늘은 들머리로 이용하는 밤재는 영암군 학산면 묵동리와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목포와 부산을 잇는 2번 국도가 지나는 곳이며 특히 지하에는 남해고속도로가 뚫려 밤재터널이 생겨난 곳이기도 하다.

전날 동해와 강릉에서 먼저 내려 와 도갑사에서 밤재까지 남아 있던 산행을 마치고 달려 온 두분의 열정적인 종주대원이 때맞춰 도착을 하니 총 29명의 종주대원들이 모두 모이고 잠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남해고속도로 지나는 밤재터널 위 2번도로 우측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 다시 우측의 강성철강철조망과 523번 전봇대가 있는 곳에서 능선으로 오르며 땅끝기맥 제4구간을 시작하는 시간이 정확히 새벽 3시 30여분이다.

다만 이곳 도롯가에서 별뫼산을 올려다 보면 예쁜 여인네가 누워있는 형상이라는데 달빛도 별빛도 없는 어둠의 세상이다 보니 아무리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도그 아름다운 여인을 만날 수 없으니 그것이 아쉽고 안타까운 시간이다.


전봇대 523번 옆으로 나 있는 능선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특고압 전압기가 서 있고 그 구조물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니 갑자기 채석장의 작은 자갈무덤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그 채석장 가장자리를 타고 지나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갑자기 등로가 사라져 잠시 헤매다 정상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번호를 확인하기 어려운 송전탑 하나가 등로 위에 서 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22번 송전탑이다.

그 송전탑을 지나 오르니 잠시 키작은 파란 산죽지대가 펼쳐지는가 싶더니 코가 등로에 닿을만큼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이 시작된다.

오늘은 후미대장도 없기에 후미 산우님들 모시고 진행하기로 하고 선두와 후미에만 무전기 두대로 운용을 한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기온에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를 오르다 보니 벌써 등줄기와 이마에선 굵은 땀방울이 등로를 적시고 조심시키며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전망바위가 보인다.

잠시 그 전망바위로 가 살펴보니 등로 우측 저 멀리 서쪽으로 영암군 학산면쪽 불빛이 반작이고 바로 발 아래에는 방금 전 종주대가 산행을 시작한 밤재의 가로수 등불이 반짝거리며 아쉬운 이별을 고하는듯 하다.

잠시 그 전망바위에서 보이지 않는 야경 몇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으니 후미가 능선 삼거리로 올라오고 곧바로 우측 정상 마루금을 타고 별뫼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 마루금으로 복귀해 잠시 더 진행하니 선답자들의 산행후기에서 자주 봤던 이정표가 서 있는데 별뫼산 성산까지 200미터 거리를 남겨 놨고 밤재에서 500미터 올라왔다는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다만 아름다운 성산봉의 암봉이 바로 발 아래 보여야 하지만 어둠이 온세상을 삼키고 있으니 그 아름다운 성산봉 한번 보지 못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언젠가 흑석지맥 산행을 위해 내려오게 되면 꼭 저 성산봉 앞에서 사진 한장 남겨 봐야 되겠다는 다짐도 해 보는 시간이다.


성산봉 갈림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바로 앞에 암릉 등로가 열리는데 그 암릉 좌측으로 우회 등로가 보여 그 우회 등로를 따른다.

그 암릉을 우회해 걸어가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본격적인 별뫼산 오르막 등로로 이어진다.

중간 크기의 산죽 등로를 타고 한동안 찬바람을 맞으며 오르니 금새 흑석지맥 분기봉인 별뫼산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제대로 된 정상석 하나 없이 이정표 하나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사진 한장 남기며 후미를 기다려 사진을 담아 드리고 아쉬운 눈길로 우측으로 흐르는 흑석지맥을 한번 둘러보고 좌측으로 꺽여 내려가는 땅끝기맥 마루금을 타고 진행해 본다.

이름이 너무나 예뻐 별뫼산을 찾아 보니 엎치고 덮친 기암의 모양새가 멀리서 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별뫼라 불리는 별뫼산(485봉)이 되었다는 자료가 보인다.


흑석지맥은 땅끝기맥 별뫼산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가학산과 흑석산 및 두억산을 지나 소아산 대아산을 끝으로 영산강 하구로 떨어지는 41.1 Km의 산줄기로 목포 앞바다에서 영산기맥의 끝점과 마주본다. 

신산경표는 별뫼산에서 영산강 하구 용당리까지 흑석지맥을 표시했는데 현실적으로 영암군 삼호읍 산호리 대불대학교 앞에서 영암호 수로(연암제수문)가 산줄기를 잘라 사실상 섬이 된 수로 건너편 산줄기가 15 Km 가량 되므로 여기서 마감할 경우는 26 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지형도(1918)를 보면 영암호 수로가 없고 삼학도를 마주보는 용당리까지 원래의 산줄기는 이어진다.

그러나 2번국도 위로는 대불국가산업단지가 아래로는 영암 F1경기장이 들어서면서 대규모 개발이 되었고 마지막의 소야산과 대야산은 군부대가 점령해 오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반도 끝지점의 목포공항 주변구역 역시 접근이 쉽지 않을듯 해 보이므로 두억봉 넘고 선황산까지 가게되면 사실상 산길은 끝인 셈이다. 


흑석지맥 분기봉인 별뫼산을 지나 좌측 등로로 들어서니 가파른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는데 등로 양쪽으로는 낙엽진 활엽수가 앙상하게 남아 가을 찬바람에도 쓸쓸함이 묻어 난다.

그렇게 내려가니 등로는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폭신한 낙엽 등로로 바뀌고 등로 좌측으로는 밤재쪽으로 이어지는 2번 지방도로의 가로등이 반짝이며 눈길을 잡는다.

한동안 좌측 사면 등로를 따라 걸어가듯 진행하니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는 터널을 만나 후미를 기다리며 여유를 부려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다시 나무 터널을 지나 진행하니 박달나무처럼 생긴 단단한 나무들을 식재를 했는지 특이한 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다시 평이한 마루금을 따라 선답자들이 걸어 놓은 띠지를 길라잡이 삼아 걸어가니 나즈막한 등로에 216봉이란 준.희님의 이정판이 반겨 준다.

지도를 살펴보지만 크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이곳 216봉에 왜 이정판을 달아 놨을까 잠시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216봉 이정판을 지나 계속 전진하니 조금씩 파란 철쭉나무들이 나타나더니 금새 파란 동백나무들이 등로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군락지를 지난다.

혹시나 하고 동백꽃을 찾아 보지만 식재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동백꽃은 찾을 수 없어 그냥 진행을 한다.

그 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이번에는 편백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고 그렇게 걸어 진행하니 등로 가운데에 난데없이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어 살펴보니 일반 삼각점이 아닌 군 경계를 표시한 삼각점처럼 보이는 특이한 삼각점이다.


그 군 경계 삼각점을 지나 완만하게 내려가니 비포장 임도가 나타나고 그 임도를 타고 좌측으로 내려가니 임도 좌측으로 넓은 장소에 몇기의 묘지들이 보이더니 금새 13번 4차선 지방도로가 나타난다.

지난 주 아들 군 면회를 위해 완도로 가는중에 만났던 13번 도로의 Welcome 땅끝 해남이란 아치가 인상적인 인공구조물이다.

높은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넘기 힘들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 그 중앙분리대 양쪽으로 철 받침대가 있어 생각보다 손쉽게 무단횡단을 했지만 직선 도로에 4차선 지방도로이다 보니 차량이 통행하는 시간에는 주의가 필요한 13번 4차선 도로이다.


어렵게 그 13번 4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다시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도로 좌측으로 작은 밭이 보이고 그 밭에는 파와 야채가 심어져 있고 그 옆에는 작은 비닐하우스도 보인다.

그곳을 지나 진행하니 나무가 식재된 밭이 나타나고 곧이어 짧은 절개지가 나타나는데 등로는 그 절개지 좌측 끝자락에 능선으로 나 있다.

그 능선으로 올라 나즈막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다시 등로는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그곳에는 장흥고씨 묘지가 보이고 곧이어 비포장 임도가 열려 있다.

그 비포장 임도를 따라 걸어가니 임도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좌측 임도를 따르니 금새 임도 좌측으로 오래전 사용했던 목장인지 농장의 녹슨 철대문이 보인다.


그 녹슨 철대문을 지나 더욱 넓어진 비포장 임도를 따라 걸어가니 얼마 진행하지 않아 금새 옛 814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제안고개에 도착을 해 그 앞에 세워진 애향이라는 커다란 이정석에서 추억 사진 한장씩 남겨 본다.

고향을 사랑하자는 애향 이정석을 보니 오래전 떠났던 이 산객의 고향이 생각나고 몇 년전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애향이라는 커다란 이정석을 지나 814번 2차선 포장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10여미터 걸어가니 도로 우측 능선 방향으로 선답자들의 많은 띠지가 달려있고 그 안쪽으로 산그리움님이 달아 놓은 여기가 제안고개입니다란 이정판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제안고개는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제안마을과 해남군 계곡면 선진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방금 전 무단횡단을 했던 13번 4차선 지방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법 많은 량의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고갯마루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땅끝기맥을 오르는 산꾼들과 이곳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잊혀져 가는 고갯마루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개의 지명은 성전면 월하리에 있는 제안마을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해남군 계곡면 사람들은 선진고개라고 부른다 하니 이것도 확실하지는 못하다.

그 마루금 들머리로 들어가 짧지만 아주 가파른 절개지를 어렵게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나타나고 그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한다.


제안고개에서 가파른 절개지를 힘들게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열리지만 이곳은 잡목과 청다래 넝쿨 그리고 잘려진 나뭇가지들이 널려있어 진행에 여간 까다롭지 않다.

잠시 진행하다 보면 사라지는 등로를 찾아 잠시 두리번 거리기도 하면서 진행을 하니 이곳에도 역시 군 경계를 알리는 듯한 삼각점 하나가 등로에 박혀 있다.

그 삼각점을 지나니 묘지 한기가 나타나고 곧이어 우거진 소나무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하게 된다.


소나무 숲을 따라 전진하니 또 다른 묘지 하나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진행하니 또 다른 묘지가 보이면서 앞에는 넓은 밭이라 생각되는 장소에 도착을 하지만 어둠속이라 감각이 별로 없다.

그곳 묘지를 지나니 거대한 19번 송전탑이 서 있고 곧이어 잡풀지대를 지나 우마차가 지날 수 있는 넓은 비포장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타고 걸어 본다.

잠시 더 걸어가니 비포장 임도는 시멘트 포장 임도로 바뀌고 갈림 삼거리에서는 좌측 시멘트 임도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니 우측에는 수수밭처럼 생각되는 농작물이 심어져 있는데 등로가 보이지 않아 그 수수밭이 끝나는 지점까지 걸어 가 보니 그곳 우측에 능선 방향으로 선답자들의 띠지가 나풀거린다.


선 방향으로 들어서니 잡풀들의 키가 큰 비포장 임도가 이어지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임도를 따르니 대나무 밭이 우측으로 보이고 계속 그 임도를 따라 오르니 임도 좌측으로 이제는 커다란 물통같은 인공 구조물도 보인다.

그렇게 걸어가니 마을이 가까운듯 개들 울부짖음이 너무가 커 새벽에 잠도 이루지 못할 마을 주민들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다.

마을을 살펴보니 이곳은 강진군 성전면 성전리 처인마을로 1938년 마을회관을 건립하고 마을지형으로 보아 어진 인재가 배출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처인이라 전해진다는 기록이 보인다.

다시 나타나는 대나무 군락지를 보며 조금더 진행을 하니 감나무 밭이 나타나고 그 감나무들엔 두어개의 감들이 남아 있어 살펴보니 까치가 파먹었는지 반쯤은 이미 사라진 감들인데 먹어 보니 당도는 무척 높은듯 보인다.


그 감나무 밭을 지나는데 선두는 벌써 장군봉에 도착을 했다는 무전기 연락이 와 살펴보니 후미와는 벌써 근 1시간 가까이 벌어진 거리이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방향을 보니 희미한 어둠속에서도 중간그룹이라 생각되는 산우님들이 314.7봉인 깃대봉에 올라 주위를 살피는지 흔들리는 불빛 몇개가 보이더니 금새 사라진다.

밭둑을 내려와 진행하니 다시 대나무 밭이 나타나고 그 대나무 숲을 지나니 대나무 목책이 설치된 와송 식재지가 나타나는데 그 밭 가운데에는 가끔 커다란 바위들도 보인다.

그 대나무 목책을 지나니 지도 상 정골재 대밭이란 장소에 도착을 해 살펴보지만 지금은 우거진 대나무들로 인해 사람 하나 지나다니기에도 어려운 안부가 되어 버렸다.

정골재는 강진군 성전면 성전리 처인마을과 해남군 계곡면 선진리 신주마을을 이어주는 고개로 되어 있지만 대나무가 우거져 그 고개로서의 역활이 끝난지 오래된 듯 보인다.


      

정골재를 지나 대나무 군락지를 이리저리 피해 통과하니 동백나무가 가끔 나타나더니 다시 작은 나무들이 식재된 밭으로 이어진다.

길지 않은 나무가 식재된 밭을 따라 걸어가니 다시 마루금은 능선으로 이어지고 조금 더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멋진 편백나무 군락지가 보인다.

그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마자 이제부터는 314.7봉 깃대봉으로 오르기 위한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한동안 등줄기에 굵은 땀방울을 흘려 본다.

그렇게 숨이 막힐듯 후미 선두에서 빠르게 오르니 잡목이 우거진 곳 주능선에 도착해 선답자들이 띠지를 확인하며 후미가 도착 할 때까지 잠시 쉬어 본다.


잠시 쉬고 있으니 후미가 도착을 하고 양갱이로 허기를 달랜 후 잡목 사이를 따라 좁게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오르니 깃대봉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살펴보니 오늘 새벽 선두 종주대로 진행을 하고 있는 송정님이 종이 코팅지에 이정판을 준비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놨다.

개인적으로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리고 주위를 살펴보니 삼각점이 보이고 이제부터는 여명이 밝아 오는지 주위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해 지나온 땅끝기맥 마루금상의 별뫼산과 흑석지맥 그리고 저 멀리 아쉬움을 남겼던 월출산을 사진에 담아 본다.


다시 깃대봉을 출발해 전진하니 앞으로 올라야 할 장군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고 조금 더 걸어가니 등로 옆에는 계절을 잊은 진달래 몇송이가 곱게 피어 있다.

지난 주에 완도로 내려가 남아 있는 완도지맥을 마무리할 때도 계절을 잊어 버린 진달래와 철쭉으로 인해 헛웃음을 자아냈는데 이곳 강진과 해남 땅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헷깔리기만 하다.

다시 잡목을 지나 진행을 하니 바위 암릉구간이 나타나고 곧이어 등로 우측으로 전망바위가 보이길래 오르니 등로 우측인 서쪽 방향 우측으로 부터 성산봉과 별뫼산이 우뚝하고 그 좌측으로 호미동산과 가학산 그리고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흑석지맥 마루금이 환상으로 흐르고 있다.


등로 뒷쪽인 북쪽으로는 방금 전 지나 온 깃대봉이 멀어지고 그 깃대봉 좌측 저 멀리 월출산 천황봉과 구정봉 그리고 미왕재와 도갑산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깃대봉 좌측 아래에는 선진리 원진마을이 내려다 보이는데 이 산객이 어릴적 살았던 시골 고향 마을을 닮은듯 하여 한참을 무심으로 내려다 본다.

이제 이곳 최남단에도 가을을 지나 겨울로 달리고 있는 자연이 빛이 산객의 눈에 들어오고 그 아쉬움이 더해지며 전망바위에서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저 멀리 후미가 걸어 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와 내려오려는데 깃대봉 우측 저 멀리 성전 들판 넘어 아스라히 호남정맥의 제암산 자락이 추억을 들추며 다음의 만남을 기약한다.

내년이라도 철쭉꽃이 만발한 시기에 저곳에 다시 들려 멋진 추억 하나 더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그 전망바위에서의 조망을 마치고 내려와 이제 장군봉으로 향한다.


다시 등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니 등로 우측으로 석문처럼 생긴 바위가 보이고 사진에 담은 후 다시 조금 더 전진하니 선답자들이 산행후기에 많이도 올려 준삼형제 바위 일명 미어켓 바위가 나타난다.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미어켓처럼 생겼다는 생각이기에 삼형제 바위보다는 미어켓 바위에 한표를 행사해 본다.

특히 제일 우측의 바위는 미어켓 한마리가 하늘을 보며 독수리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듯한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다.


그 삼형제바위 또는 미어켓바위를 지나니 금새 장군봉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생각과는 달리 조망도 없고 정상같은 느낌은 더욱더 없으며 정상 이정석이나 이정판도 보이지 않아 실망만 하고 있다.

한참을 둘러보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정상 표식을 작은 띠지 하나에서 발견하곤 사진에 남기고 무한정 후미를 기다려 본다.

이곳 장군봉을 찾아 보지만 특별한 기록은 없고 다만 강진군 성전면 도림리와 해남군 계곡면 장소리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란 내용과 영진지도에는 장근봉으로 표기되어 있다는 내용 뿐으로 이는 지도 제작 시 장군봉을 장근봉으로 표기한 오류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동해에서 어제 내려 와 월각산 구간을 땜빵하고 오늘 또 이렇게 한구간을 마치기 위해 산상을 걷고 있는 그 열정에 감동을 받고 있는 산친구중 한명의 사진을 남겨 본다.


그곳 장군봉에서 늦은 아침상을 펼쳐 허기를 달랜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을 서둘러 본다.

잠시 내려가다 앞을 보니 저 멀리 산불초소가 있는 320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290봉과 276봉이 보이는 저 멀리 서기산 정상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서기산 정상 좌측 저 멀리에는 아름다운 암봉을 자랑하고 있는 만덕산이 톱날 봉우리를 세워 그 위용을 만천하에 뽐내듯 서 있다.


등로 좌측으로는 강진의 올망졸망한 산들이 섬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그 넘어 저 멀리 사자지맥의 산줄기들이 아른거린다.

만덕산을 조금 더 가까이 줌으로 당겨보니 다음 구간 넘어야 할 주작덕룡 구간의 암릉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조망을 즐기며 내려가니 다시 잡목 구간이 나타나고 등로 좌측으로 편백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더니 금새 안부로 뚝 떨어진다

그 안부 좌측으로는 수레가 다닐만큼의 넓고 평편한 비포장 임도가 지나는데 지도를 살펴보니 이 비포장 임도는 땅끝기맥과는 관계없이 엉뚱한 곳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후미에게 주 능선을 타고 진행하도록 한다.


임도 안부로 내려와 후미를 기다리며 한동안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으니 드디어 후미가 도착을 하고 쉴 여유도 없이 곧바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을 시킨다.

등로는 산소 주인이 했는지 아니면 지자체에서 정리를 했는지 잡목이 제거되어 산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오르막 등로를 오르다 잠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장군봉과 우측 저 멀리 깃대봉이 가을의 마지막 단풍으로 추위를 이기며 길게 뻗어 있다.

등로 좌측으로는 강진의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우측 저 멀리에는 만덕산이 높이와 관계없이 그 산을 얼마나 아름다움게 표현하는지를 알려주는 듯 암봉을 곳추세우고 있어 사진에 담다 보니 금새 320봉 직전의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다시 등로 좌측의 강진 땅을 살펴보며 조망을 즐기다 보니 만덕산 넘어 저 멀리 철쭉으로 유명한 호남정맥의 마루금인 제암산과 사자산 줄기도 보일듯 말듯 산객의 애간장을 태우고 그 우측 장흥땅 방향으로는 올망졸망한 사자지맥 줄기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 온다.

잠시 더 오르니 지금까지 봤던 단풍보다 훨씬 고운 단풍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또 새로운 계절의 변화를 실감시키고 있다.

무명봉을 지나 나즈막한 안부를 통과해 오르니 금새 320봉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잡목들이 정상을 차지해 조망도 없는 특징 없는 정상에 방금 전 선두로 지나간 송정님이 이정판 하나를 달아 놓고 갔다.


320봉을 오르기 직전 등로는 우측으로 내려가기에 그 정상으로 올라가 보니 좌측으로 희미한 등로 하나가 보이길래 지도를 살펴보니 좌측으로는 강진의 우두봉과 화방산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보인다.

앞으로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기회는 많지 않으리란 걸 알기에 잠시 강진읍 북쪽에 자리잡은 보은산 우두봉과 화방산을 바라보고 잘 정리된 등로를 따라 여유롭게 걸어가니 이제 장군봉과 깃대봉이 저 멀리 달아나 버렸고 큰 소나무 몇그루를 지나니 등로 우측 저 멀리로 별뫼산도 달아나 버린다.

그렇게 진행하니 갑자기 등로 좌측에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올려다 보니 서기산이 저 멀리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저곳을 오르기 위해 얼마나 돌고 돌아 올라야 하는지 감을 잠지 못하였다.

다시 무명봉을 넘고 안부를 지나 부드럽게 진행을 하니 등로 옆에 곱게 물든 단풍이 붙잡아 종주대의 최고참이신 왕언니님을 모시고 사진 한장 담아 드린다.

8년 전 60대 초반의 연세에 만나 그 당시에 많지 않은 백두대간 종주대에 합류해 무결점으로 완주한 후 전국 도보를 즐기시는 여전사이시기에 70이 된 현재에도 이렇게 그 힘들다는 땅끝기맥까지 도전을 하시고 계시지 않은가 생각을 해 본다.

 

다시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고도차가 별로 없는 무명봉과 안부를 번갈아 타며 걸어 내려가니 금새 당재라는 이정판이 반겨주는데 그 이정판 지나 안부를 건너 자갈이 깔린 등로를 지난다.

당재는 강진군 강진읍 서산리와 해남군 계곡면 법곡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옛날 이곳에 성황당이 있어서 당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전국 어디서든 당재란 고개는 유사한 지명 유래가 있는듯 하다.

제법 뚜렷한 등로가 나 있는 것을 보니 어둠속에 지났던 정골재와는 달리 아직도 이곳을 이용하는 민초들이 제법 있는듯 보이지만 이곳 역시 언제 사라질지 모를 일이기에 몇장의 사진을 더 남겨 본다.


당재를 지나 진행을 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는데 등로 좌측으로는 벌목 후 측백나무인지 소나무인지 모를 작은 묘목들을 식재해 이제 막 자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앞으로 올라야 할 능선이 우측으로 휘어지며 지나는 풍경을 올려다 보며 진행하니 등로 옆에는 보라색 모싯대가 아직도 남아 반겨준다.

모싯대를 사진에 담고 오르니 잠시 평편한 공터가 나타나고 등로 좌측으로는 묘지 한기가 보이는데 그 묘지 옆에는 자연석과 그 자연석 위에 소원을 비는 작은 돌들이 올려져 있어 이채롭다.

다시 측백나무가 식재된 등로를 따라 오르니 무명봉 하나 지나 금새 328봉 정상에 도착을 한다.

정상 좌측으로는 강진의 서산저수지가 바로 발 아래에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328봉을 지나 완만하게 내려가니 다시 약간의 잡목지대를 지나 등로 옆에 보이는 무명 묘지 한기를 지나 곧바로 벌목지대로 들어선다.

우측으로 빙돌아가는 벌목지대를 바라보며 이제부터 가야 할 320봉과 355봉을 올려다 보니 높지 않은 고도에 비해 상당히 힘을 써야 할듯 보인다.

그래도 조망을 즐기며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걸어가는 시간이니 조금은 마음에 안정을 찾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잡목이 사라져 잘 보이기에 뒤따라 오는 후미를 남겨두고 조금은 빠르게 홀로 벌목지대를 진행하기로 한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등로를 타고 내리막 등로를 따르니 금새 안부를 지나고 조금 더 완만하게 오르니 등로 좌측 저 멀리 서기산이 바짝 다가와 있다.

마음속으로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착각을 해 보지만 이곳에서 서기산 정상까지는 한참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우측으로 빙 둘러 걸어야 어렵게 도착을 할 수 있는 거리이다.


그렇게 조망을 즐기면서도 조금은 빠르게 전진하니 고사목 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등로 좌측을 내려다 보니 뱀이 지나가는 듯한 비포장 임도가 산자락을 허물 벗기며 구불구불 길게 이어져 있다.

잠시 더 걸어 진행하다 잡목이 나타나는 곳에서 잠시 후미가 보이기를 기다렸다 후미를 좌측 비포장 임도로 탈출 시키고 조금 더 빠르게 홀로 진행을 한다.


잡목이 우거진 320봉을 넘고 나즈막한 안부로 내려갔다 평이한 등로를 따르니 다시 등로 좌측으로 멋진 편백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잘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빠르게 진행을 하니 등로 한가운데에 27번 송전탑이 보이고 그 밑을 통과해 조금 더 걸어가니 등로 우측 저 멀리 별뫼산과 성산봉이 멋진 모습으로 이 산객을 배웅하고 있다.


별뫼산 좌측으로는 아름다운 흑석지맥의 가학산과 흑석산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지금은 언제 오를지 모를 기약없는 등로가 되어 있지만 또 마음이 바뀌면 올해가 지나기 전에 오를 수도 있는 곳이기에 그 풍경을 자세히 가슴에 담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멋진 조망을 즐겼으니 다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등줄기와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만들며 등로를 적셔 보는 시간이다.


조망을 즐기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따르니 비포장 임도가 나타나고 그 임도를 따르다 금새 임도는 우측 직선으로 보내고 좌측 능선으로 오르며 땅끝기맥 마루금은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나무를 식재했던 곳인듯 단단한 활엽수가 등로 옆을 도열해 있는 오르막을 오르니 다시 나즈막한 안부로 내려갔다 울긋불긋 단풍이 고운 단풍 마루금을 만난다.

등로 좌측 앞으로는 서기산이 손에 잡힐듯 지척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만나려면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하는 시간이다.

등로 좌측으로는 강진의 서산리 월남마을과 서산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고 그렇게 무상으로 걷다보니 완만한 오르막 올라 355봉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후미에게 연락을 해보니 제일 후미 3명은 좌측 임도로 내려가 진행을 하고 강원도에서 오신 두명의 종주대가 뒤따르고 있다는 소식에 이곳 355봉에서 잠시 쉬어 간다.


잠시 쉬고 있으니 강릉에서 오신 강릉예쁜쑨님이 먼저 도착을 해 잠시 휴식 취한 후 동해바다님을 뒤에 두고 둘이서 발을 맞춰 본다.

예쁜 단풍을 사진에 담으며 뒤따라 가니 어제 반구간을 땜빵한 후 다시 오늘 종주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구력도 좋고 인내심도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오랫만에 강릉예쁜쑨님을 따라 제대로 된 산행을 즐겨 보는 시간이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땀방울을 흘리니 잘 정비된 등로를 지나 산죽 등로를 만난다.

묵은 묘지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무명봉을 넘어 조금 더 걸어가니 커다란 참나무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350봉을 지난다.


350봉 지나 유순해진 능선 등로를 따라 여유를 부려보니 이제 등로 우측으로는 해남 땅 저 멀리 다음 구간에 올라야 할 주작덕룡과 두륜산이 우뚝하고 그 땅끝기맥 마루금 넘어 남해 바다를 건너면 완도의 완도지맥을 이루는 최고봉인 상황봉이 우뚝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조망에 종주 산행도 잊고서 잠시 그 풍경을 즐겨보는 시간이다.


등로 좌측 앞으로는 잡목 사이로 서기산 정상이 조금 더 가깝게 다가와 있다.

다시 낙엽진 커다란 활엽수가 등로를 따라 줄지어 선 곳을 지나 평이하게 진행을 하니 갑자기 눈 앞에 341봉 이정판이 나타난다.

특이한 봉우리라 여겨지지도 않는 일반 능선상에 341봉이 나타나 처음에는 잠시 당황을 했지만 살펴보니 맞겠다는 생각에 이곳부터 다시 홀로 무척 빠르게 서기산으로 향한다.

강릉예쁜쑨님은 이곳 근처에서 동해바다님을 기다렸다 만나 함께 오르기로 했기에 홀로 마음 놓고 땀방울을 흘려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느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안부를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등로 우측의 땅끝기맥 마루금을 조망하니 등로는 다시 완만하게 오르막으로이어진다.

조금은 빠르게 발바닥에 불이 날듯 진행을 하니 정상부에 도착을 하고 살펴보니 잡목과 잡풀이 무성한 폐헬기장이다.

헬기장 좌측 구석에는 933-34라는 군대식 표시가 된 시멘트 표석이 서 있어 사진 한장 남기고 곧바로 폐헬기장을 출발한다.


그 폐헬기장을 지나 내려가니 등로에는 박달나무처럼 생긴 단단한 형태의 낙엽진 활엽수가 줄지어 이 산객을 반겨 준다.

특이할 등로도 아니지만 그 풍경이 아름다워 잠시 발걸음 멈추고 몇장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출발을 한다.

잠시 더 진행하다 보니 이곳에도 철없는 철쭉꽃이 활짝 펴 계절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제 조금 더 서기산에서부터 주작덕룡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 마루금을 조망하며 걸어가니 금새 바로 앞에 서기산 직전 비포장 임도가 내려다 보인다.

이곳 서기산 직전 임도는 강진군 강진읍 서산리와 해남군 계곡면 신평리를 이어주는 임도로서 그 한쪽에는 이정표가 서 있는데 좌측으로강진 월남마을까지 5.6 Km 및 직진 방향으로 서기산까지 0.4 Km 남아 있다는 표시이다.


서기산 직전 이정표에 해남계곡이란 방향표시가 보여 잠시 생각해 보지만 이곳에 해남계곡이란 계곡이 없어 다시 지도를 살펴보니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일반 물이 흐르는 계곡이 아닌 지명이름이 바로 해남군 계곡면이었다.

홀로 멋쩍은 웃음만 남겨 본다.

임도를 건너 평이한 등로를 따라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조금 더 선명하게 땅끝기맥 마루금이 눈에 들어 오고 금새 이정표가 서 있는 서기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정표에는 서기산 정상이라 표기를 했고 올라온 방향으로 임도 0.4 Km 그리고 우측 진행방향으로 헬기장 4.3 Km란 거리 표시가 보인다.

그 이정표를 지나 서기산 정상으로 향한다.


산불 감시카메라를 지나 오르니 드디어 서기산 정상의 헬기장에 도착을 하고 오르자마자 배낭 벗어 놓고 카메라만 들고 주위 풍경과 조망을 즐겨 본다.

제일 먼저 북서쪽으로 가 살펴보니 별뫼산에서 헤어진 흑석지맥 마루금이 큰 줄기를 이루며 봄으로도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측 끝자락에 별뫼산을 두고 가학상과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아름답다.


별뫼산 우측으로 정북 방향으로는 월출산의 암릉이 우뚝 솟아 하늘을 향해 시위하듯 서 있다.

잠시 더 조망을 즐긴 후 나와 정동 방향으로 가니 정상 바로 아래에 전망바위가 보이고 그 전망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강진들판과 강진읍 그리고 강진읍 북쪽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우두봉과 화방산 줄기가 아름답다.

그 산줄기 저 멀리 희미하게 호남정맥 마루금도 보일듯 말듯 이 산객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여기에서 잠시 강진에 대한 유래와 자료를 찾아보니 강진은 전라남도 남부에 위치한 행정구경중 하나로 동쪽으로는 수인산을 경계로 장흥군과 서쪽으로 서기산을 사이에 두고 해남군과 그리고 북쪽으로는 월출산과 월각산을 사이로 영암군에 접한다. 

남쪽으로 도암만이 북쪽으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는 강진군의 중앙을 금강천이 흐르며 탐진강과 합류하여 남해로 유입하고 있는 강진군 전체는 남쪽으로 열린 지세를 취하고 있으며 군청 소재지인 강진읍을 비롯하여 1읍 10면을 관할하고 있다.

지명은 조선 시대 이후 생겨났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도강현은 본래 백제의 도무군이었는데 신라 때에 양무로 고쳤고 고려 때에 도강현으로 고쳐 영암군에 속하였으며 명종 2년에 감무를 두었다. 

탐진현은 본래 백제의 동음현이었는데 신라 때에 탐진으로 고치고 양무군에 속하였으며 고려 때에는 영암군에 속하였다가 뒤에 장흥부에 속하였다. 

본조 태종 17년(1417)에 병마도절제사의 영을 도강 옛 치소에 옮겨 두 현을 합쳐 지금의 이름으로 고치고 탐진을 치소로 하였고 세종 11년에 도강의 송계로 옮겼다가 성종 6년에 탐진의 옛 치소로 돌아왔다라는 기사가 있다.

이 기록에서 두개의 현은 도강과 탐진을 말하는데 지금의 군 이름은 1417년(태종 17)에 도강과 탐진에서 각각 한글자씩 취해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는 지명이다.


이제 정남쪽 방향을 내려다 보니 이제부터 이 산객이 걸어 내려가야 할 땅끝기맥 마루금이 어서오라 손짓으로 반겨주는 듯 하다.

땅끝기맥 상 400봉 넘어에는 만덕산이 아름다운 암봉을 자랑하며 솟아 있고 그 산줄기는 다시 석문산을 타고 땅끝기맥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우측 저 멀리에는 다음 구간 넘어야 할 아름다운 주작덕룡산과 두륜산 그리고 완도의 완도지맥이 한눈에 들어오며 이 산객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있다.

생각보다 멋진 서기산에서의 조망으로 인해 지금까지 어렵고 지루하게 걸어 온 시간을 모두 보상 받는 기분이다.

 

그 전망바위에서 내려오려다 북쪽을 바라보니 월출산 우측으로 지지난 구간 환상의 조망을 즐겼던 국사봉과 활성산의 바람개비가 시원하게 보인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이기에 더욱 반갑게 다가오는 조망과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곳 서기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과 해남군 계곡면과의 면계선에 위치한 서기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형성된 산으로 정상은 헬기장으로 조성되서 사방 조망이 훌륭한데 그 중에서도 진행방향 동남쪽의 만덕산(411.6봉)과 석문산(277봉) 그리고 덕룡산(432.9봉)으로 이어지는 암골미 뚜렷한 침봉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북쪽으로 뒤돌아 보면 월출산 국립공원이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흑석산(653봉)이 함께하는 이번 산길에 뚜렷한 특징은 없어도 보이는 조망은 즐길만 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서기산 정상 동쪽으로 흘러내린 빗물은 탐진강물이 흘러드는 강진만으로 빠지고 서쪽으로 흘러간 계곡수는 영산강의 종착점인 목포만으로 흘러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 산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서기산 정상에서 40여분 이상 조망과 풍경을 즐기며 쉬다 보니 강원도에서 오신 두명의 종주대가 도착을 하고 10여분 후 후미가 모두 도착해 추억 한장씩 남겨 본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12시 25분을 넘기고 있고 걸어야 할 거리가 약 8 Km 가까이 남아 있기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잠시 고민하다 후미 3명을 강제로 강진으로 탈출시키고 강원도에서 오신 두분을 모시고 서기산 정상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좌측 계라리고개 방향으로 빠르게 내려가며 진행을 해 본다.

이럴 때가 가장 어렵고 가장 고민되는 순간이지만 많은 종주대를 이끌고 무탈하게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모두 이해해 주리라 생각하는 순간이다.

잠시 내려가니 동해바다님이 배낭 정리를 하고 계시고 강릉이쁜쑨님은 벌써 저 멀리 앞서 진행하고 있기에 강릉이쁜쑨님과 함께 또 다시 잠시 발을 맞춰 내려가니 생각보다 무척 빠르다는 느낌이다.

빨간 단풍을 사진에 담고 나즈막한 무명봉과 안부를 번갈아 넘으니 이곳에도 등로에 군 경계용이라 생각되는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다. 

 

다시 특징 없는 내리막 등로를 따르니 이곳 역시 서기산 오르막 등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무명봉과 안부가 번갈아 나타나며 지루하기 그지없다.

잠시 더 강릉이뿐쑨님과 빠르게 진행을 하니 등로 좌측에 커다란 암봉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우회해 진행하니 서서히 바위 암릉길이 나타난다.

그 암릉을 올라 등로 좌측을 바라보니 강진읍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고 그 주위로는 드넓은 남녘 들판이 펼쳐져 있으며 그 읍내 뒷편으로는 나주막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그 강진으로 향하는 발 아래 산줄기에는 신학산 줄기가 강진을 향해 달려가는 형태가 인상적이다.


이제부터 걸어 내려가야 할 땅끝기맥 마루금이 놓여 있는 남쪽 방향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길게 줄지어 늘어선 마루금이 이 산객의 불타는 의지를 조금은 꺽어 놓고 계라리고개 넘어 다음 구간에 진행해야 할 주작덕룡과 두륜산 줄기가 환상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은 벌써 12시 50여분을 지나고 있기에 이제부터 조금은 서둘러 진행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강릉이뿐쑨님과 405봉에서 조망을 즐긴 후 그 암봉을 내려가며 이제 강릉이쁜쑨님과도 헤어져 홀로하는 산행이 시작되었다.

뒤늦게 따라오는 동해바다님이 걱정이 되었는지 잠시 기다렸다 함께 내려온다기에 허락해 놓고 그 405봉을 내려오며 마음 놓고 홀로하는 즐거움을 채워보는 시간이다.

등로 우측으로는 해남지역의 신덕제가 내려다 보이고 들판 넘어 저 멀리 첨봉에서 갈라진 화원지맥의 산줄기들인 만대산과 금강산 자락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제 등로 좌측의 만덕산이 작지만 우람한 암릉을 자랑하며 가깝게 다가와 있고 그 조망을 즐기면서도 발걸음은 무척 빠르게 진행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러다 암릉을 완전히 내려 와 우측 능선 뒤를 돌아 보니 방금 전 지나온 서기산 정상이 벌써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다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전진하여 안부를 지나 오르막 등로를 따라 오르다 잠시 긴 숨을 몰아 쉬며 뒤돌아 보니 405봉의 암봉과 서기산이 잡목 사이 저 멀리멀어지며 이별을 고하고 있다.


지나 온 마루금을 뒤돌아 본 후 다시 별 특징 없는 마루금을 타고 빠르게 진행을 하면서 지도를 살펴보니 만덕산 갈림 삼거리 전에 헬기장 표시가 되어 있는데 아무리 걸어가도 헬기장은 보이지 않고 평이한 등로 능선 앞 큰 나뭇가지에 만덕산 갈림 삼거리 이정판 하나가 보인다.

준.희님이 친절하게도 이곳이 366봉이며 좌측은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우측으로는 이 산객이 진행해야 할 땅끝기맥 마루금 화살표를 잘 해 놨기에 큰 어려움 없이 진행을 할 수 있다.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늘 감사하는 마음이며 오늘도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립니다.

 

만덕산 갈림 삼거리인 366봉을 지나 완만하게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지나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곧이어 바위지대가 나타나는데 작은 돌축대도 보인다.

그 바위구간을 지나니 다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빠르게 전진하니 다시 식재된 활엽수가 자라고 있는듯한 등로를 지나 293봉 쯤에 도착해 진행 방향 좌측으로 방금 전 갈라진 만덕산 방향을 조망해 본다.

개인적으로 다산초당을 몇번 다녀오며 백련사도 들렸기에 만덕산에 대한 추억이 많은 곳이지만 산행을 위해 오른 기억은 없기에 다음에는 꼭 저 만덕산에 올라 오늘을 추억삼아 이야기 잠시 나눌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만덕산은 강진만 바다를 한눈에 굽어보기 좋은 곳에 위치하는데 해발고도가 408.6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능선에는 상당한 크기의 암석들이 많으며 남쪽에는 사적 제107호인 다산선생의 초당과 백련사가 언덕 사이로 나란히 있고 특히 이곳에는 만덕산은 야생차가 많이 자생하여 다산이라고도 불리며 다산 정약용 선생의 호가 이곳 만덕산을 배경으로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조선말기 당대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로서 강진에 유배되어 18년 간 귀양생활 중 8년 간을 강진읍 동문 밖에서 머물다 이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곳에서 후진을 가르치고, 저술에 전념하여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완성했던 곳으로 만덕산 정상 남쪽 골짜기의 백련사 주변에는 3 ha에 걸쳐서 7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특히 절 앞에 많으며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다.


다시 낙엽진 활엽수 등로를 타고 특징 없이 빠르게 걸어가니 가끔 나타나는 파란 동백나무가 신선함을 전해준다.

그러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데 등로 옆에 보라색 용담처럼 생긴 야생화가 피어 있어 잠시 숨고르기 한 후 내려가니 어느 지도에는 만세재라 표기돤 안부에 도착을 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짧은 잡목지대를 지나 폐헬기장에 도착을 한다.

지도를 살펴보니 283봉에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는데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폐헬기장 표식인 93-321이란 표식만 남아 있다.


그 잡목과 잡풀이 우거진 폐헬기장을 지나 잠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지나온 만덕산 분기봉인 366봉과 352봉이 아스라히 멀어지고 있다.

그곳 지나 조금 더 진행한 후 등로 좌측을 살펴보니 만세2제 지나 저 멀리 강진 들판 넘어 강진읍이 보인다.

산행 후 샤워와 맛난 점심 식사를 할 곳이기에 다시 입맛을 다시고 빠르게 계라리 방향으로 달려가는 시간이다.

이곳 부근에서 동해바다님과 강릉이쁜쑨님과 연락을 하기 시작하는데 늦으면 먼저 출발하라며 목욕탕과 식당 연락처를 문의해 온다.


일단 진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변경을 하자며 간단한 문자 하나 보내고 다시 빠르게 진행하면서 선두로 이미 하산을 완료한 선두와 연락을 해보니 선두로 내려간 5명의 종주대 이외에는 아직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연락에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본다.

지나온 마루금을 살펴보니 이제 이제 방금 전 지나온 폐헬기장에서 저 멀리 서기산 정상까지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 와 바쁜 와중에도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오르니 약간의 잡목이 사라진 짧은 벌목 구간이 나타나고 그 코너를 통과해 전진하니 등로 좌측으로 만덕산과 그 만덕산 우측 저 멀리 일자로 길게 뻗어 있는 장흥의 산줄기들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조망을 즐긴 후 출발하니 284.4봉이란 이정판이 반긴다.

해남 422란 삼각점도 박혀 있는 284.4봉에서 지도를 살펴보니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이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빠르게 걸어 진행을 서두르니 함께 계라리로 내려가려 했던 뒤따르는 두명의 종주대원과의 거리가 점점 더 벌어지는 느낌이라 조금은 걱정이 앞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284.4봉 이정판과 삼각점을 지나 다시 전진하니 금새 헬기장에 도착을 하는데 그 헬기장 끝자락에 이정표 하나가 보인다.

다가가 살펴보니 서기산정상에서 4.3 Km 지나왔고 참샘입구까지는 4.4 Km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가 보인다.

계라리 입구에 있는 작은 공원에 참샘이 있으니 서기산과 계라리고개 날머리 사이의 정확히 중간 지점에 위치한 헬기장이였던 것이다.

이제 오후 1시 46분을 지나고 있으니 시간 내 완주를 하려면 1시간 10여분만에 4.4 Km의 산길을 걸어야만 가능한 거리이고 시간이다.

괜시리 마음만 앞서며 급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계라리고개에 도착해 있는 선두조와 뒤따르는 두명의 종주대 그리고 서기산 정상에서 탈출한 3명의 후미와 교대로 상황을 이야기하며 진행을 하니 급한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전달되어 오는 무전기와 전화벨 소리에 진행에 어려움을 격는다.

다만 모두 무탈하게 예상된 상황 하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바쁜 와중에도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며 달려가는 땅끝기맥 산행이 되어 간다.

그렇게 빠르게 진행을 하니 완만하게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던 마루금이 뚝 끊기며 앞에 넓은 비포장 임도가 U자로 휘돌아 돌아간다.

지도를 살펴보지만 나타나지 않는 신설 임도라 생각하고 그 임도를 가로 질러 다시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접어 들며 계속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능선으로 접어 드니 등로는 잘 나 있고 등로 주위에는 키 작은 단풍나무들이 누워 지나가는 산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253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에 도착을 하는데 이곳 봉우리에서 잡목 사이로 살펴보니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여 내려가고 그토록 찾고 있던 293봉은 우측 앞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다.

참으로 힘이 빠지는 시간이지만 그 누가 도와주는 시간도 아니기에 다시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빠르게 우측으로 꺽어 내려가 본다.

단풍나무가 보이고 나즈막한 안부 지나 다기 오르니 고사목들이 등로에 어지럽게 너부러져 산행을 방해하지만 그것들과 씨름 할 시간이 없기에 곡예를 하듯 타고 넘어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 무명봉을 넘으니 또 다른 커다란  활엽수 위에 293봉이란 이정판이 보인다.

참으로 힘들게 달려 온 마루금과 그 마루금에 굵은 땀방울을 흘려 본 시간들이다.


온순하게 변하는 등로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빠르게 달려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무명봉으로 오르고 또 그렇게 수도 없이 나즈막한 봉우리와 안부를 번갈아 타며 전진하니 바위 지대를 지나 무명봉에 도착을 한다.

좌측 봉우리를 우회해 우측 사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후미와 연락을 하니 이미 이 산객과는 40여분 이상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어렵게 탈출한 후미 총무와 연락을 해 보니 강진 약수탕으로 직접 간다는 전언이 들려 온다.

내려가나 잡목이 사라진 곳에서 만덕산과 우측 땅끝기맥 마루금을 한번 더 조망하고 진행하니 눈 앞에 제법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나지만 어짜피 고도가 높지 않으니 금새 그 봉우리도 타고 넘는다.

아마도 252봉쯤 되는 봉우리라 생각되는 곳인데 이쯤에서 앞서 진행하던 중간 종주대들도 라나 둘 계라리고개 날머리로 도착을 하고 있다는 무전기 소리가 전해진다.


그 무명봉을 지나니 등로는 더욱 온순해지며 일반 소나무들이 야산을 이루듯 평범한 산세로 변하고 있다.

이제 날머리인 계라리 고개가 멀지 않았음을 직감적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그 소나무 지대를 타고 잘 나 있는 등로를 따르니 나즈막하게 오르는 무명봉 정상에 생각지도 못한 해먹 하나가 걸려 있어 여름날 누군가 올라 시원한 산바람 맞으며 낮잠을 즐겼던 곳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 시간은 오후 2시 50여분을 넘어가고 있기에 조금 더 빠르게 뛰다 시피 그 마루금을 타고 진행을 하니 등로 좌측으로 잡풀과 억새지대에 묘지가 보이고 그 묘지 저 멀리 만덕산이 다시 가깝게 보인다.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는 좌측 나즈막한 봉우리로 이어지고 그곳부터는 키 작은 소나무가 식재되었는지 줄지어 자라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그곳 마지막 무명봉을 지나 우측으로 진행하니 벌목지대에 새로 소나무를 식재한 구간이 나타나고 바로 코 앞에 다음 구간에 올라 만나야 할 이동통신탑이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그 벌목된 지역에 새로 식재된 소나무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들판 넘어 만덕사닝 보이고 직진 방향으로는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땅끝기맥 마루금이 환히 올려다 보인다.

그렇게 정신없이 내려가니 묘지 2기가 있는 지대를 지나 곧바로 18번 4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계라리고개 날머리에 도착을 해 좌측 소공원 방향으로 가며 종주대원들의 큰 박수를 받는다.

이곳 계라리고개라는 날머리는 강진군 도암면과 해남군 옥천면을 지나는 18번 4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곳으로 이 계라리고개라는 지명은 아마도 이 고개 바로 아래에 있는 도암면 계라리마을에서 따온 듯 하다

공사중이라 들었는데 공사는 많이 진행되었는지 제대로 된 지방도로 4차선의 모습이고 그 지방도로 좌측에는 소공원이 있으며 그 소공원 안에는 한천정이라는 정자와 헬기장 이정표에서 봤던 참샘이 있으며 아직도 물이 흘러 나오고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산객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되는 수돗물처럼 생각된다.


이곳에서 후미 두명에게 연락을 해 보니 아직도 30여분 이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지만 모두를 위해 먼저 강진의 약수탕으로 출발을 하면서 택시로 목욕탕까지 와 합류하자는 문자 하나 보낸다.

서기산에서 탈출한 3명은 강진읍에 잘 도착해 있다는 연락을 받았기에 배낭 정리하고 인원 파악 후 곧바로 강진으로 달려가 약수탕에서 샤워 후 백악관이란 식당에서 떡갈비로 허기를 채우며 탁배기 몇잔 마시니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듯 하다.


어렵고 힘들게 진행을 하지만 아무 사고 없이 모두 무탈하게 완주한 것으로 만족하며 다행히도 산행 후 서울로 복귀하는 시간에 약간의 비가 내리고 도로가 정체되어 어려움이 가중되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늦지 않게 서울로 귀경할 수 있어 다행이었던 구간으로 남겨 본다.

다음 구간은 땅끝기맥의 백미 구간중 하나인 주작덕룡산 구간이기에 기획.테마팀과 함께 즐거운 산행이 되길 바라며 함께한 종주대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 전하면서 후기글을 대신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