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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낙동정맥(완료)

낙동정맥 제8구간 임도삼거리에서 황장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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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영양군과 청송군 및 영덕군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6월 24일과 25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하루종일 장마비와 태풍 메아리가 올라오며 강한 바람이 불었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4도에서 영상 25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3450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19명

산행코스 : 하삼의(917번 지방도로)-천마농장과 곰취농장 삼거리-임도삼거리(마당두들

               이정표, 정맥 들머리)-봉화산 헬기장(732봉)-봉수대-명동산(812.2봉)-805봉-

               박짐고개-포도산 삼거리-48번 송전탑-여정봉(630.5봉)-장구메기(570봉)-

               과수원-비포장 임도-당집-포산마을 시멘트 임도-56번 송전탑-57번 송전탑-

               화매재(2차선 지방도로)-시루봉(532봉)-황장재(34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40 Km

               (접속구간 01.50 Km 포함, 하삼의-임도삼거리)

산행시간 : 장마비로 인해 꾸준한 속도로 휴식없이 09시간 (04시 15분부터 13시 15분까지)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장마비와 태풍을 이겨내고 무탈하게 또 한 구간 이어온 산행 이야기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맥 잇기 산행을 무탈하게 완주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는 시간이다.

장마가 시작되어 하루 종일 폭우가 솟아진다는 일기예보에 더해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메아리 태풍이 북상하면서 서해해상을 지나기에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폭우와 함께 강풍이 계속될 것이란 예보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하루 종일 기상청 싸이트를 들락날락하면서 예보를 확인하다 보니 다행히 산행지인 영양의 날씨는 약간의 비와 함께 큰 바람은 아니라는 예보가 이어지고 예정대로 낙동정맥 제8차 구간의 산행을 위해 출발하는 시간이다.

 

박짐고개 지난 등로 옆에서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어렵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비에 젖은 배낭을 메고 진행하니 660봉 오르막 등로가 장난이 아니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고 좌측 사면로를 타고 진행하다 등로 좌측을 바라보니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행하던 등로가 포도산 삼거리를 지나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이어지고 그 마루금 위에 서 있는 송전탑들과 안개가 피어 오르는 조망이 오랫만에 눈에 들어 와 잠시 진행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담아 본다.

하지만 산행 중에는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지도를 꺼내지도 못한채 저 마루금이 포도산으로 이어진 산줄기라 반대로 생각을 했으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금요일 낮동안 계속 내리던 빗줄기가 오후가 되면서 그치고 단지 검은 먹구름만 하늘에 떠 있다.

이런 불확실한 날씨에 19인의 종주대가 모여 다시 또 한구간의 산행을 위해 밤잠을 설치고 달려 도착한 안동역 앞, 지난 구간 잠시 스쳐 지났던 영주역과는 달리 야식 할 식당 하나 없는 그곳에서 그래도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힘들게 도착한 영양의 하삼의에 도착해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지난 구간 내려와 맛난 식사를 즐겼던 삼의골 제일 아랫쪽에 위치한 이곳은 바가지를 만들어 팔았다 하여 바가지점 즉 박점이라고도 불리워졌다는 하삼의에서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가랑비속에 어둠의 전사가 되는 시간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낙동정맥 산행에 누구보다 많은 열정으로 참여를 해 주신 산우님 한분이 시작도 하기 전에 복통을 일으켜 이곳 산행 날머리에서부터 함께 산행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버스가 들머리에 도착도 하기 전 버스 내 불을 밝히고 산행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차 멀미를 느끼며 복통이 시작된 것 같아 다음 구간부터는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무탈하기만 마음속으로 빌어 드리며 넓은 시멘트 임도를 타고 도로 우측으로 흐르는 봉의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은 시작된다.

지난 구간 내려오며 적은 수량으로 아쉬웠지만 그래도 흘린 땀방울을 닦아내며 고마워했던 봉의곡은 이제 내린 비로 인해 제법 강렬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내며 수많은 폭포를 만들어 내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오르니 도로 좌측으로 천마농장과 곰취농장으로 오르는 도로 삼거리를 만나 사진 한장 남기고 우측 도로를 타고 계속 오른다.

 

이제부터 조금 더 가파라지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지만 안개와 가랑비로 인해 아직도 어둠속 세상이다.

조금씩 저 멀리 강한 바람에 날개를 돌리고 있는 바람개비가 모습을 드러내고 윙윙거리며 귀신 소리를 내는 풍력발전기가 어둠을 깨우고 있다.

사진을 담아 보지만 빛이 약하고 안개로 인해 담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몇장 남기며 오르니 지난 구간 내려온 정맥 들머리인 임도 사거리에 도착해 직진으로 나 있는 마당두들 이정표를 담으며 후미를 기다려 본다.

 

잠시 임도 삼거리에서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앞으로 진행해야 할 시멘트 도로와 바람개비 그리고 능선을 담아 본다.

여명이 밝아 오고 있지만 아직은 빛이 부족하고 비가 내리고 있어 후레쉬를 끄고 담다 보니 흔들림 현상이 심하다.

그래도 이렇게 사진 한장 남길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 본다.

 

북쪽으로는 지난 구간 걸어 내려 온 잘려진 마루금과 바람개비가 희미하다.

특히나 돌아가는 바람개비 날개를 담다 보니 유령이 지나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빛의 예술인 사진의 진실을 조금은 더 가깝게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지만 제대로 된 날씨속에 멋진 조망을 볼 수 없기에 아쉬운 시간이기도 하다.

 

후미까지 모두 도착해 다시 한번 우중 산행 준비를 단단히 하고 하삼의 방향에서 올라온 시멘트 도로를 우측으로 꺽어 진행하니 보이는 마지막 바람개비 직전 좌측으로 수로가 보이고 무성하게 자란 수풀 사이로 띠지 몇개가 나풀거린다.

잘 찾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그런 들머리를 잘 찾아 오르니 등로는 온통 비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잡목과 잡풀들로 인해 흥건히 젖어 있다.

걸쳐 입은 비옷과 스패츠 그리고 등산화가 금새 물에 축축히 젖어 드는 순간이다.

 

능선으로 들어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계속 오르니 이름모를 산새들도 아침 잠에서 일어나 아름다운 선률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2주전과 비교해 더욱 무성해진 등로 옆 수풀들로 인해 제대로 된 등로 찾기조차 쉽지 않지만 그래도 상쾌한 공기와 원시림같은 자연이 있어 이렇게 또 새벽에 달려와 산에 드는지도 모를 일이다.

20여분 그렇게 오르니 시멘트로 된 헬기장 정상으로 이뤄진 봉화산에 도착하지만 이정표 하나 보지 못한채 나뭇가지 속에 소담하게 달려있는 달콤한 산딸기만 따 먹어 본다.

 

후미를 기다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봉수대가 나타난다.

지금이야 나뭇가지들로 둘러쌓여 있어 그 역활이 미미해 보이지만 예전에는 그 역활이 중요한 봉우리였을 이곳도 내리는 빗줄기 속에 어렵게 사진 한장 남기고 계속 전진해 진행한다.

쉬지도 못하고 사진 찍기도 어려우니 그저 계속 앞으로 전진하며 걸어가니 산행 시간은 짧을듯 하다.

 

이제부터 한시간여 명동산까지는 별 특이한 조망 없이 그저 평이한 등로를 타고 원시림 같은 곳을 걸어 간다.

녹음이 짙어지며 더욱 짙푸른 산하로 변해가는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비가 내려 물기를 머금은 푸른 잎에서는 산객이 지날때마다 많은 물기를 솟아내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진행하는 도중, 어렵게 지도와 스마트 폰의 등로를 확인하는 종주대와 함께 잠시 서성이는 사이 어렵게 등로 주변의 산하를 담아 보지만 숲속은 아직도 어둠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조금은 가파라지는 오르막 등로와 만나고 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명동산 전위봉에 도착한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마지막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 등로로 이어지고 빗방울로 무거워진 푸른 잎들을 헤치고 오르니 삼각점과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정상을 지키는 명동산 정상에 도착한다.

선답자들의 후기에서 봤던 정상 이정표를 찾아 보지만 사라진지 오래고 조망도 없으니 그저 잠시 쉬며 다시 후미를 기다려 보는 시간이다.

명동산 역시 맹동산처럼 민둥의 정상에 바람이 세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봉우리란 의미로 민둥산이란 뜻을 가진듯 하다.

 

10여분 명동산 정상에서 후미 기다려 쉬었다가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다시 급하지 않게 내려가 본다.

다시 평이한 등로로 바뀌는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니 656.3봉을 넘으니 어느 순간 등로 우측이 열리며 처음으로 약간의 조망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조망 마저도 짙은 안개가 산허리를 감싸며 제대로 된 모습은 숨기고 있지만 지나 온 명동산에서부터 이어진 산줄기는 아닐까 생각되는 조망이다.

 

이제 박짐고개가 멀지 않은 곳에 도착해 안부라 생각되는 곳에 잠시 서성인다.

혹시나 무슨 이름이나 있는 안부가 아닐까 해 지도를 살펴 보지만 역시 무명의 안부인듯 하다.

가랑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아침 7시를 넘기고 허기를 호소하는 종주대들이 늘어나는 시간이다.

 

그렇게 진행하며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금새 박짐고개 임도에 도착한다.

바가지를 다듬어 파는 사람들이 만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박짐고개는 그 아래 박짐마을까지 있다하니 그 유래가 맞을듯 싶다.

이곳에서 아침 상을 펴 보기로 하고 배낭을 내리니 조금씩 굵어지는 빗방울이 떨어지고 다시 배낭 메고 더 진행하다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박짐고개 지나 660봉 오르기 직전 안부의 묘지가 있는 곳에서 가랑비 내리는 시간에 아침밥을 먹는다.

하지만 식사 도중 빗줄기가 굵어지며 허겁지겁 밥 한끼 먹고 일어나기도 벅찬 시간이다.

그렇게 어렵게 식사 후 젖어 드는 배낭 메고 다시 힘들게 660봉에 오르니 좌측 사선으로 등로가 나 있고 그곳을 통해 진행하며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진행해야 할 마루금을 조망해 본다.

그렇게 다시 내렸다 힘들게 오르니 포도산 삼거리에 도착하지만 굿은 날씨에 조망도 없어 포도산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포도산의 줄기가 포도송이 처럼 생겨 포도산이라 불리우고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머루가 많아 포도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제부터 잡목 등로가 멋진 금강송 군락지로 변해 이뤄진 등로를 타고 한동안 무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송이지역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잠시 뒤 진행하면서 금강송 소나무 군락지를 보면서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오늘은 비가 내려 산행에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쉬지도 못하고 사진도 찍지 못하니 선두 중간 후미 그룹이 따로 없이 모두 모여 함께 진행하는 구간이다.

그러다 보니 산행 속도가 제법 빠르다는 생각으로 산행 시간 역시 짧아질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다시 소나무 군락지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48번 송전탑이 나타난다

송전탑 아래에는 키큰 억새가 푸르게 자라고 있어 잠시 쉬며 사진 몇장 찍고 후미를 기다려 본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갑자기 가파라지는 마루금을 오르니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여정봉이란 정상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으며 한쪽에는 국가지리정보원에서 세운 삼각점 설치 이유 및 630미터 고도를 알리고 있는 630.5봉에 도착한다.

지도에는 그저 632.1봉 또는 630.5봉이란 봉우리로 제각각 적혀 있는 봉우리이지만 그 어디에도 여정봉이란 이름은 없다.

 

여정봉 지나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고사목들이 즐비한 저 멀리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 오지만 역시 안개로 인해 짧아진 조망이 아쉽다.

다시 나즈막한 무명봉을 넘으니 등로 좌측으로 조망이 펼쳐지고 저 아래 마을과 전답이 펼쳐져 있지만 안개의 춤사위로 인해 아쉬운 시간이다.

아마도 저곳은 영덕군 지품면 원천리쪽 마을과 전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동안 그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계속해 지품면쪽 마을 풍경과 산줄기들이 조망된다.

안개로 인해 제한된 조망이지만 비가 내리는 오늘 이정도의 풍경이라도 만날 수 있음이 행운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가운데 저 멀리 울긋 불긋 고운 등산복을 입고 뒤따라 오는 종주대의 모습이 다체롭게 보이기도 한 시간이다.

 

그렇게 제한된 조망이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진행하다 보니 갑자기 등로 우측으로 드넓게 펼쳐진 사과나무 과수원을 만난다.

첩첩산중 오지에서 만난 드넓은 과수원에 의아한 생각과 함께 사과가 열리는 가을이면 산행에 어려움은 겪지 않을까 조심스런 구간이기도 하다.

이곳 어딘가가 장구메기쯤 될 것이란 생각이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이다 보니 장구의 목을 닮아 붙여진 이름의 안부인 장구메기는 정확한 위치도 파악하지 못하고 진행한다.

 

다시 사과 과원을 지나 능선으로 들어 가니 폐 헬기장인지 묘지인지 조차 분간하기 힘들만큼 잡풀이 무성한 공터를 지나 다시 금강송 군락지를 지난다.

그곳을 지나자 다시 잡목 지대를 넘어 갑자기 눈 앞에 비포장 임도가 길게 펼쳐져 있다.

임도 우측 아래에는 드넓은 비닐밭에 양배추가 심어져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이제 이 비포장 임도를 타고 당집까지 길게 진행하면 될 것이다.

 

최근에 만들어진듯한 넓은 비포장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도로 좌측 나무에 94번부터 시작하는 번호표가 붙어 있고 임도와 헤어지는 순간의 번호표가 20번대로 기억하니 제법 긴 거리를 이 임도를 타고 진행한듯 하다.

가끔 보이는 멋진 소나무와 임도 우측 아래로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 잣나무인지 금강송을 벗삼아 걷다보니 포산기점 1.5 Km 이정표도 만난다.

 

그렇게 선두 후미도 없이 이야기 꽃을 피우며 가랑비 내리는 정맥 마루금을 걷다 보니 포산기점 1 Km 지점 이정표를 지나 어느새 저 멀리 당집이 보이고 비포장 임도에서 좌측 능선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도 보인다.

등로 좌측으로 영덕군 지품면 원전리로 내려갈 수 있는 하산 갈림길도 확실하게 보이는 그곳에서 잠시 배낭 내려 준비한 독주와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잠시 비가 그쳤지만 강한 바람이 불어 비옷을 입고도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 시간이다.

 

허기를 달랜 후 다시 젖은 배낭을 메고 진행한다.

이제 임도를 버리고 좌측 능선으로 난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니 소나무가 멋지게 도열해 있다.

하지만 이 능선이 아닌 비포장 임도를 타고 진행해도 잠시 후 다시 만나기에 어느쪽을 선택해도 별 무리가 없는 곳이다.

 

비포장 임도를 벗어나 좌측 능선을 타고 진행하지만 금새 다시 시멘트 포장 도로와 만나 진행하도록 되어 있고 이제는 도로 우측으로 드넓은 양배추 재배 단지가 펼쳐져 있다.

지금까지 잘 보이지 않던 마을과 밭을 보게 되니 조금 신기한 마음이 들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새 도로 좌측 능선으로 진입해야 할 마루금을 놓치고 계속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 포산마을 근처까지 간 다음에야 짧게 알바했음을 알아 차리고 다시 능선 진입로로 뒤돌아 올라 와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해 본다.

 

포산마을을 우측에 두고 좁은 능선으로 이뤄진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다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포산마을이 한가롭게 내려다 보인다.

포산리는 산머루 즉 이곳말로 구머리라는 산머루가 많아 붙여진 마을로서 물을 댈 수가 없어 논보다는 밭농사가 많은 마을이다.

포도산도 그렇고 이곳 지명은 많은 부분이 산머루 즉 이곳 말로 머구리라는 과일과 관계가 깊은 곳이며 원터라는 마을은 원님과 가뭄 그리고 비와 관련된 전설이 내려오는 마을로도 유명한 곳이다.

 

다시 최근에 만들어진 묘지를 지나 조금은 헬갈릴 수 있는 희미한 갈림길 두어군데를 지나니 56번 송전탑을 지난다.

그 송전탑을 지나니 예쁜 나리꽃이 등로에 피어 비에 젖은 애처로운 모습으로 산객을 반긴다.

이제부터 제법 등로에서 자주 만나게 될 나리꽃이기에 잠시 반가움을 표시하고 계속 전진한다.

 

다시 계속 전진하니 57번 송전탑을 지나고 등로는 다시 키큰 활엽수와 키 작은 관목이 어우러진 그림같은 등로로 이어진다.

함께 진행하는 종주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등로는 멋진 금강송이 무성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게 되어 있다.

아직도 비는 계속 내리고 화매재에 가까워질수록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거세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금강송 군락지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언뜻 눈 앞에 멋진 조망이 펼쳐져 있고 잠시 사진 찍으며 살펴보니 화매재 지나 앞으로 올라야 할 오늘 마지막 봉인 532봉인 시루봉은 아닐까 생각되는 봉우리가 조망되고 있다.

그 봉우리 사이 계곡에서 피어 오르는 하얀 안개가 더욱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 주지만 더욱 거세지는 빗줄기로 인해 산행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통행량은 많지 않지만 가끔 지나다니는 차량 소음이 들리고 곧이어 밭이 나타나고 저 아래 화매재가 보인다.

영양군과 청송군을 이어주는 2차선 낡은 포장도로로서 차량 통행은 별로 없는 듯 그곳에 머무르는 약 5분여 동안 단 한대의 차량도 보지 못하고 능선으로 오르며 유일하게 한대의 봉고 차량만을 만난 곳이다.

이곳에서 식당과 기사님 그리고 새벽에 헤어졌던 종주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제일 후미로 쳐져 진행하니 제법 굵은 장마비가 솟아지기 시작한다.

 

다시 화매재 도로를 가로 질러 우측 능선으로 나 있는 비포장 임도를 타고 능선으로 오른다.

묘지 몇기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오르다 뒤 돌아 보니 방금 전 올라 온 화매재 도로가 보이고 영덕군 지품면 황장리쪽 산줄기들이 비에 젖어 든 카메라에 들어 온다.

이제 카메라를 꺼내 사진 한장 담기고 벅찬 세찬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강하게 내리는 빗줄기속에 제일 후미로 쳐져 진행하다 붉게 익어가는 산딸기도 따먹고 물에 흠뻑 젖어 있는 똑딱이를 꺼내 조심스레 사진을 담다 보니 어느새 405봉 넘어 420봉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아무 표식도 없이 그저 굵은 나무 몇그루가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내리는 빗줄기가 강하니 다시 쉬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만 가고 있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다 만난 나리꽃이 예뻐 한장 담아 본다.

우리나라 들과 산에서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중 대표적인 야생화일 것이다.

이제부터 나리꽃과의 여행이 된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흔하기에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아름다움이 참으로 곱다.

오늘처럼 비에 젖어 있는 모습은 더욱 애처로우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다시 소나무 숲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정상부에 돌이 보이는 무명봉에 도착한다.

처음에는 이 봉우리가 시루봉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시루봉은 아직도 그 얼굴을 내 보이지 않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에 참으로 종주대의 인내력을 시험하듯 그렇게 저 멀리 비켜 서서 그 종주대의 발버둥을 지켜 보고 있는 듯 하다.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곧 이어 시루봉 정상에 도착한다.

그러고 보니 방금 전 만났던 암봉의 무명봉은 지도 상에 나타나 있는 500봉쯤 되는 봉우리였나 보다.

지도상 532봉인 시루봉, 오늘 오를 봉우리 중 마지막 봉우리로서 이제 황장재까지의 거리는 내리막 등로로 약 1 Km 정도만 남아 있는 듯 하다.

이곳에서 비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남아 있는 빵과 떡 그리고 음료수와 맥주로 허기를 달래니 그나마 살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제 시루봉부터는 그동안 몇구간에 걸쳐 지나 온 경북 영양군과 완전히 헤어지고 청송군과 영덕군을 경계로 진행하게 될 것이다.

가파른 등로를 타고 미끄러지지 않토록 조심하며 내려가니 소나무 지대를 지나 임도같이 넓은 등로를 만나 편안하게 내려가 본다.

잡풀들과 관목이 자라며 뚜렷한 등로마저 숨겨 벌리는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어느새 빗줄기가 꾸준히 내리고 있지만 화매재보다는 가늘어져 있다.

 

다시 평이한 등로가 끝나고 조금은 가파라지는 등로가 나타나고 미가 내려 미끄러운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한다

잠시 더 내려가니 앞이 트이며 다음 구간 진행해야 할 마루금이 안개속에 잠시 고개를 내민다.

다음 구간에 저 산줄기를 타고 좌측 보이지 않는 높은 고도의 봉우리로 이어진 마루금으로 걸어 가며 오늘을 추억할 것이다.

 

이제 막바지에 작은 개울을 만나 그 개울을 타고 내려가니 철조망이 가로막고 그 낮은 곳에 개구멍이 뚫려 있다.

그곳을 통해 멀고도 힘든 우중 산행을 마무리 하는 시간이다.

황장재 휴게소가 있는 곳으로 34번 4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청송쪽을 바라보며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버스가 저 앞에 주차되어 있고 황장재란 이정표가 선명하지만 계속 내리는 황장재 고갯마루는 황량하기까지 해 보인다.

 

이곳 황장재는 낙동정맥 종주를 하는 산꾼들에게 그리 칭찬을 받고 있는 곳은 아닌듯 싶다.

많은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읽어 보니 화장실 하나 쓰기도 힘이 들고 식사 한번 하기도 힘이 든다는 내용뿐이다.

이 산객도 식사가 가능할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로 알아 보니 그리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에 진보면 신촌리쪽 식당들을 찾아 그곳으로 이동해 식사를 즐기기로 한다.

 

하지만 경상도 음식이 그렇듯 생각보다 맛 있는 메기 매운탕이 아니였고 전화로 약속한 만큼 충분한 양도 아니였으며 친절함도 모자란 그런 자연 매운탕 집이였다.

시장이 반찬이기에 먹기는 먹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느낌으로 그러나 무탈하게 완주한 좋은 기분으로 오랫만에 이른 점심 식사를 끝내고 사당으로 복귀해 처음으로 저녁 식사와 반주를 즐긴 후 귀가한다.

 

우중에 고생한 19인 종주대의 투혼에 감사 드리며 특히 은지님의 쾌유를 빌어 드리며 다음 구간에는 조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을 절감한 구간으로 남겨 봅니다.

청송의 주왕산을 직접 오르지는 못하지만 멋진 조망으로 그 주왕산의 주봉들과 주산재를 조망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음 9차 산행을 기다려 봅니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