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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11구간 방아재에서 유둔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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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남도 담양군과 곡성군 및 화순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3월 19일과 20일 (무박 2일 일요일 산행)

산행날씨 : 산행 내내 가랑비와 안개로 조망 하나 없었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3도에서 영상 10도

산행인원B 산악회 26명 따라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방아재(3번 지방도로)-묘봉(400 묘지봉)-청운동 고개 임도-만덕산 갈림 사거리-만덕산 할미봉(575봉)-신선바위-임도 갈림 이정표(만덕산 정상 0.88 Km)-이정표(만덕산 1.28 Km)-산성터 돌담-이정표(약수터 청운마을)-45.6봉 삼각점-임도 이정표(수양산 1.45 Km)-호남정맥중간지점(231 Km)-임도 이정표(수양산 0.7 Km)-수양산 갈림 삼거리-선돌고개(897번 지방도로, 입석리)-시멘트 임도-국수봉(557.6봉)-안동장씨 가족묘-철조망 임도-월봉산 갈림 삼거리-철조망 문-산불감시초소봉(460봉)-염소목장-바위 전망대-폐활공장-활공장(424봉)-노가리재(897번 지방도로)-29번 송전탑-431.8봉 삼각점-장원봉 갈림 삼거리-해남터 갈림 삼거리(소쇄원 주차장)-최고봉(493봉)-삿갓봉 갈림길-409봉-새목이재(유둔재 3.67 Km)-유둔봉(459.1봉)-어산이재-유둔재(887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9.00 Km

산행시간 꾸준한 속도로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해 08시간 10분 (04시 00분에서 12시 10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온종일 우중산행의 고통속에서도 또 한구간 무탈한 완주를 자축한 하루

 

 

이렇게 또 하나의 맥 잇기 산행을 마친 후 이 산객이 산행 중 느꼈던 어려움을 조금 더 상세히 적다 보니 너무 길고 따분한 산행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 단 한분의 후답자라도 이 글을 읽고 산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만족하다는 생각으로 가능하면 상세하게 적으려고 노력해 본다.

 

올 한해 무탈한 산행을 빌며 산신령님에게 제를 올리는 시산제가 토요일 불암산에서 있었기에 아주 조심하며 어울렸지만 결국 조금은 과하게 마신 이슬이가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두어시간 곤하게 자고 일어나니 몸의 콘디션은 참을만 한데 이번에는 겨울에 내리는 차가운 비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어디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잘 알면서도 이 차가운 계절에 조망 하나 없이 비를 맞으며 올라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긴장감이 들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가랑비에 촉촉히 젖어 있는 낙엽을 밟으며 안개가 자욱한 등로를 따라 홀로 걸어가는 맛은 걸어보지 못한 산객은 느끼지 못하는 묘한 여운이 남는 시간이다.

그저 평범했을 등로가 비와 안개로 인해 호젓하고 운치있는 등로로 변하며 그곳을 걸었던 이 산객의 가슴속에도 형용할 수 없는 많은 따스한 정서를 심어 주었던 순간이기도 하였다.

 

 

이틀 연속 산행을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무리인듯 하지만 몸에는 큰 이상이 없기에 오늘도 또 이렇게 지방으로 향하는 대형 버스에 몸을 실는다.

오랫동안 한 산악회에서 함께 산에 오르며 많은 추억을 남겼던 산우님들과의 시산제는 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였기에 조금은 과한 기분에 스스로의 주량을 뛰어 넘는 과음을 하고 말았다.

옆지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몸은 견딜만 하기에 다시 오른 호남정맥 제11구간,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3번 지방도로 위 방아재에서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은 이제 스스로 통제 할 수 없는 자동 모드로 능선을 향하고 있다.

 

 

전북 순창 땅을 돌고 돌아 방아재에 왔으니 이제 전북과도 안녕을 고하고 전남을 돌고 돌아 6개월여가 지나면 이 호남정맥 산행도 그 마무리가 될 것이다.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오르니 이제부터 내리기 시작하였는지 등로에 날리는 흙 먼지를 잠재우는 수준이지만 벌써부터 등줄기에서는 땀방울이 맺히고 안경에는 안개가 드리우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 시킨다.

나즈막한 정상에 오르니 묘지봉인 400봉의 묘봉에 도착하고 빠르게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미끄러운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넓은 임도와 만나는 청운동 고개에 도착한다.

 

 

넓은 임도로 이뤄진 청운동 고개에서 좌측으로 약 150여미터 완만한 오르막 임도를 따르니 다시 우측 능선으로 정맥 마루금이 열려있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만덕산 오름 된비알이 시작된다.

어둠속에 보이는 것도 없고 끊임없이 내리는 가랑비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로 인해 그저 스스로 흘리는 땀방울의 비릿한 냄새를 맡으며 오르니 드디어 만덕산 정상으로 향하는 삼거리 지나 이정표가 서 있는 사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가 서 있는 사거리에서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좌측 능선을 타고 만덕산 정상에 서 있는 만덕산할미봉 정상석을 만난다.

만인에게 덕을 베푸는 산이라는 뜻으로 만덕산이란 이름을 얻었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환란에도 불구하고 이 산 아래 마을은 전혀 화를 당하지 않은 것은 이 만덕산이 덕을 베풀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내려온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는 산이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읽어 보면 이곳 만덕산 주봉우리인 할미봉(할미바위)에 오르면 다음 구간 올라야 할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을 비롯하여 불태산, 병풍산, 추월산, 백아산 및 모후산이 멋지게 조망되고 산 아래로는 담양의 창평 뜰이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오늘은 그저 아쉬움만 담고 내려가 본다.

 

 

후미까지 도착한 후 다시 묘지가 있는 만덕산 갈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와 이제 우측의 등로를 타고 제법 미끄러운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낙엽이 수북히 깔린 등로 위에 가랑비가 적셔주고 그 아래 잠자고 있던 진흙이 섞이면서 얼음 등로를 걸어 내려가듯 무척 미끄러운 등로를 만들고 있다.

한동안 내려가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상여바위를 찾아 보지만 보지 못하고 잠시 뒤 신선바위를 만나지만 그 윤곽만 바라보고 이렇게 이정표 하나 담는 것으로 만족하는 시간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짙어지는 안개는 바로 앞에서 진행하는 산우님의 뒷태까지도 삼켜 버리고 조금만 거리가 벌어져도 보이지 않는 암흙의 세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나 안경을 낀 이 산객에게는 코에서 내뿜는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바깥 공기와 안경 주위에서 만나 안경을 완전히 가리니 더욱 어려운 산행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게 평이한 등로를 타고 어렵게 진행하니 금새 넓은 임도와 만나고 그곳에 만덕산에서 0.88 Km 내려왔다는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이제 인도를 따라 진행하는지 아니면 임도와 능선을 번갈아 타며 진행하는지 조차 분간하기 힘든 가랑비와 안개로 인해 사진기를 꺼내는 것도 힘들고 또한 꺼낸다 해도 담을 피사체가 없으니 그저 열심히 발걸음 옮겨 진행하는 길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다시 만덕산에서 1.28 Km 진행했고 좌측으로 입석임도까지 2.92 Km 남았다는 이정표 하나가 반겨 준다.

 

 

그 임도 위에 서 있는 이정표를 지나 다시 완만한 능선으로 접어 들어 진행하니 묘지들을 지나 돌로 쌓은듯한 무너진 성터를 지난다.

옛 전설이나 아니면 이야기 거리가 있을법 한데 보이는 것도 없고 알려주는 안내판 하나 없으니 궁금한 마음만 안은채 그곳을 넘어 계속 전진하니 벌목구간인듯 나타나지만 확신하지 못하고 다시 몇기의 묘지들을 지난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약수터청운마을과 수양산 2.35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이제 이정표에도 만덕산에서 수양산으로 변하고 있는 지점이다.

 

 

방향 감각도 없이 그렇게 진행하다 나침판으로 확인하니 등로는 서쪽에서 정동쪽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제법 키큰 억새가 간간히 나타나고 정상같지 않은 정상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급격하게 꺽여 내려가고 있다.

직감적으로 453.6봉임을 느끼고 삼각점을 찾으니 다른 산객 한분이 도와주어 쉽게 삼각점을 담을 수 있었다.

 

 

그 사진 한장 담는 사이 일행은 벌써 저 멀리 달아나고 비와 안개로 인해 안경 넘어 세상을 볼 수 없으니 자꾸만 지체되고 있어 안경 낀 산객의 비애를 제대로 느끼는 시간이다.

다시 벌목 구간이라 생각되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 알 수 없어 그저 느낌으로만 그 벌목 등로를 따라 가고 있다.

잠시 더 전진하니 수양산 정상까지 1.45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올라 진행한다.

 

 

넓은 임도를 타고 잠시 더 진행하니 다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고 그 능선으로 올라 진행하니 금새 호남정맥 중간지점 안내판에 도착해 사진 촬영을 해 본다.

하지만 안개와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담지 못하고 한기가 올라오는 그곳에 서서 막걸리 한잔에 닭발 안주로 중간지점 통과함을 자축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부터 시작하는 호남정맥의 중간지점이니 주흘산부터 계산하면 중간지점은 아직도 한구간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거리이다.

 

 

다시 완만한 평이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며 한기가 있기에 조금은 빠르게 전진한다.

그렇게 잠시 등로를 따르니 다시 임도를 만나고 그곳에 서 있는 수양산 0.7 Km 이정표를 담는다.

이제 카메라에도 습기를 지나 물기가 스며들어 사진이 엉망으로 변하기 시작하지만 기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하는 시간이다.

임도에서 부터는 제법 가파른 등로를 타고 등줄기에 땀방울을 흘리니 수양산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지만 담을만한 피사체가 없기에 느낌으로만 느낀 후 우측으로 크게 꺽이는 등로를 타고 내리막 마루금을 향한다.

 

 

잡목들로 조망이 없다지만 언제 다시 이곳에 들릴지 몰라 수양산 정상에 올라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이라도 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오늘은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리움만 남긴채 발길을 돌린다.

한동안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많은 묘지들이 즐비한 묘지지대가 나타나고 조금씩 여명이 밝아오며 그 아래 펼쳐진 산돌마을 풍경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묘지를 내려 와 비포장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걸어 내려가니 멋진 느티나무 두그루와 그 좌측으로 멋진 민가 한채가 눈에 들어 온다.

그곳으로 내려가니 89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선돌고개에 도착하고 그 도를로 건너기 직전에 선돌과 느티나무 두 그루 그리고 범죄없는 마을이란 표지석도 서 있다.

도로로 내려서니 입석리란 입간판이 보이고 그곳 897번 지방도로를 건너 이어진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다시 마을을 지나 국수봉으로 향한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며 담은 사진인데 내리는 빗줄기가 마치 눈처럼 잡혀있다.

이 시멘트 도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다 그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랭이 논처럼 생긴 논둑을 타고 우측으로 돌아 논 우측 가장자리를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이곳 저곳에서 아침식사 후 진행하자며 아우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능선으로 올라 한동안 오르니 다시 임도와 만나 곧바로 우측 능선으로 마루금이 열려있다.

이곳에서 그 넓은 임도를 타고 계속 진행해도 월봉산 갈림삼거리에서 만나 진행 할 수 있지만 그러면 이 국수봉을 만나지 못하고 진행하게 되니 반드시 가파른 우측 능선으로 올라야 하는 것이다.

정상으로 오르니 높은 무인산불감시탑이 서 있고 그 한쪽에 이상하게 생긴 삼각점이 보인다.

 

 

 

하지만 그 무인산불감시탑을 지나 조금 더 바위를 타고 오르니 나뭇가지에 국수봉 557.6봉이라는 이정표가 반겨 준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진짜 국수봉 정상이란 생각이다.

잠시 쉴 틈도 없이 줄기차게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다시 가파른 진흙창의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내려가 본다.

 

 

어렵게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안동장씨 가족묘지들이 잘 정리된 상태로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만나는 임도를 타고 내려가 적당한 장소에서 아침 식사를 즐겨 본다.

하지만 계속 내리는 빗줄기와 온몸이 젖어 버린 상황에서 한기가 돌기 시작하고 어렵게 아침식사를 마친 후 우측 내리막 능선을 타고 계속 진행한다.

우측에 철조망을 두고 넓은 임도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그 임도가 끝나는 지점 우측 절개지로 띠지가 나풀거려 올라가 보니 그곳이 월봉산 갈림 삼거리인 468.3봉이다.

 

 

날씨만 좋았다면 수양산과 월봉산도 다녀오리라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비와 안개로 인해 모두 포기하고 내려가니 다시 방금 전 헤어졌던 임도와 만나 그 끝자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엔 철조망 문이 만들어져 있고 녹슨 철조망 문은 열려있기에 그곳을 통해 진행하니 금새 등로 우측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460봉이 나타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460봉에서의 바라보는 가야 할 마루금과 창평 뜰쪽 조망 역시 멋지다고 알았는데 오늘은 그저 하얀 안개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잠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가 이어지더니 경사도가 심해지며 여간 미끄럽지 않다.

조심하며 내려가니 좌측으로 염소 목장 철조망이 나타나고 그 철조망을 따라 한동안 진행하며 좌측으로 보이는 염소 목장 건물들과 작은 저수지를 담아 본다.

 

 

좌측으로는 염소 목장이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도를 이루지만 우측으로는 급경사 절벽같은 산세가 있어 염소 목장 주인이 염소들이 떨어지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쳐논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등로 우측으로는 아름다운 노송들이 간간히 빗줄기를 막아주며 멋진 자태를 보여주기에 가끔은 즐거운 눈으로 진행한다.

 

 

우측에 염소 목장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개가 춤을 추는 조망을 바라 본다.

앞으로 올라야 할 바위 전망대 넘어 활공장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에 하얀 안개가 피어 올라 이리저리 발마 따라 춤을 추고 있는 모습에 반해 잠시 쉬어 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새 그 춤추던 안개도 사라지고 회이트 아웃이러도 된듯 온 세상이 하얀 은빛으로 변한다.

 

 

다시 나즈막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우측에 멋진 전망 바위가 나타나지만 보이는 것이 없기에 그냥 출발한다.

몇명의 산우님들이 올라 보지만 보이는 것이 없다며 아쉬운 한숨을 내쉬고 내려오고 있다.

바위를 지나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이곳에서 보는 바위전망대가 제대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비에 젖은 소나무와 잡목들 그리고 그 사이에 자라다 사라지는 일년생 잡초들이 안개속에 멋진 등로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냥 햇살이 비추는 날이였다면 평범해 눈길조차 끌지 못했을 등로가 오늘은 조망대신 바라보는 시야와 주위 환경에 따라 같은 사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 주려는 듯 하다.

키 작은 측백나무가 심어져 있는 지대를 지나니 폐활공장이라 생각되는 민둥의 봉우리에 도착하지만 보이는 것이 없기에 정상부만 남기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씨호크레포츠클럽에서 운영하던 활공장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듯 잡풀들만 무성하게 자랐던 흔적 뿐이다.

다시 멋진 소나무 군락지를 따라 콧노래를 부르며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 넘어 두번째 활공장이 나타난다.

그곳에는 넓은 헬기장도 보이고 활공이 가능한 우측으로는 그물망도 쳐져 있어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두번째 활공장을 지나 조금은 가파라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등로 주위에는 많은 측백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그 측백나무 사이를 뚫고 한동안 내려오니 시멘트 도로인지 포장도로인지 분간하기 힘든 도로가 나타나고 그 도로 양쪽에는 파헤쳐져 무슨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것처럼 보였다.

이곳이 바로 89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노가리재였던 것이다.

왜 노가리재란 지명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해 찾아보니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으며 이곳에서 쓰데없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노가리재가 되였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오강마을과 후산마을을 갈 수 있는 노가리재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도로를 타고 조금 걸어 올라가면 우측 능선쪽으로 유둔재 이정표가 보이고 그곳으로 정맥 산행을 이어간다.

절개지를 오르니 고압선에서 내는 듣기 싫은 바람소리가 들리고 다가가 살펴보니 29번 송전탑이 옆에 서 있다.

다시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완만한 마루금을 따르니 삼각점이 박혀 있는 431.8봉에 도착해 잠시 여유를 가져 본다.

 

 

다시 너무나 호젓하고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홀로 노래를 불러 본다.

비에 젖어 생기를 찾아가는 듯한 소나무들과 막 눈꽃을 틔우려는 식물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생강나무에서는 노란 생강꽃이 피기 시작해 계절의 흐름은 멈출 수 없음을 몸소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호남정맥 특유의 산세가 홀로 오르는 산객의 의지를 시험하듯 다가온다.

낙엽 덮힌 나즈막한 봉우리를 오르면 금새 툭 떨어지고 내려갔다 바라보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 좀 써야하는 봉우리가 눈 앞을 가로막는 그런 형상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장원봉 갈림 이정표에 도착하고 사진 한장 남기며 잠시 여유를 가져 본다.

 

 

다시 부드러운 능선길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온다.

비옷에 달린 모자를 덮어 쓰고 젖은 손을 호호 불며 진행하니 등로 주위에 바위들이 널려 있어 그냥 담아 본다.

너무나 호젓한 등로에 낙엽이 깊숙히 빠지는 마루금이다 보니 이렇게 만나는 바위에도 눈길이 다가간다.

 

 

그렇게 널려 있는 바위 등로를 지나 다시 호젓한 마루금을 진행하니 멋진 시 한편이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소쇄원에 나오는 싯구라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내리는 빗줄기 속에 시 한수 읽어 본다.

하나의 돌길에도 삼익우(매, 죽, 석)가 연이였고 오르는데 익숙해서 위험은 없어

속세의 발걸음 스스로 끊고 나니 이끼 빛깔은 밟을수록 더더욱 풍선해

 

 

이곳이 바로 해남터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가면 소쇄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등로가 있는 이정표가 보인다.

오래전 가을날 추월산에 오르며 하룻밤 묵어 많은 곳을 둘러 봤던 담양이기에 소쇄원에 대한 추억도 꺼내 본다.

홍문과 대사헌을 지낸 소쇄 양산보가 기묘사화가 일어나 스승인 조광조가 사사되자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와 지은 자연 친화적인 정원이 바로 소쇄원이다.

 

 

다시 앞에 보이는 가파른 봉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고도차가 심하지는 않지만 올랐다 오른만큼 다시 내려가야 하고 내려갔으면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야 하니 그 고달픈 발걸음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한동안 묵직한 두 발걸음을 어렵게 옮기니 돌탑이 서 있는 최고봉에 오른다.

 

 

바람이 불어 한기가 돌기에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빠르게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갈색으로 변한 접초에 겨울비가 내려 앉아 영롱한 보석을 만들고 그 보석을 숨기기라도 하듯 하얀 안개가 춤을 추며 그 영롱한 보석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금새 삿갓봉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니 까치봉은 있는데 삿갓봉은 찾지 못해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던 시간이 추억된다.

 

 

이제 유둔재까지는 6.62 Km 정도 남아 있으니 넉넉하게 3시간이면 족한 시간일 것이다.

올랐으니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낙엽과 친구가 되는 시간이다.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는 기분도 좋고 홀로 이 산하를 전세 놓다시피 걸어가는 시간도 좋다.

뾰족한 능선길에 바위들이 박혀 있는 등로를 넘으니 유둔재 5.52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다시 안개 자욱한 호젓한 등로를 타고 홀로 자연을 마음껏 탐해 보는 시간이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등로 우측으로 노란 생강나무가 보이고 다가가 살펴보니 수많은 봉우리에서 노란 꽃잎을 내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봄비를 맞았으니 이삼일 내로 노란 생강꽃이 만발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시간이다.

409봉 지나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옆에 멋진 소나무 군락지들이 반기고 사진 한장 ㄴ마기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한다.

 

 

잡목들이 성가시지만 갈색의 빛깔이 참으로 고운 시간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즐기며 마음속에 담다 보니 어느새 새목이재 이정표를 만나 이제 한시간 조금 넘기면 유둔재에 도착 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기는 시간이다.

많이도 걸어 왔고 또 원없이 줄기찬 빗방울을 맞았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짙어지는 안개속에 수북히 쌓인 낙엽 등로를 밟으며 조금은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로 올라 간다.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하며 힘차게 오르니 그곳에 보지 못했던 유둔봉이란 정상 이정표가 달려 있고 삼각점도 보인다.

459.1봉이 맞는데 유둔봉이란 이름을 최근에 새로 붙여 줬나 본다.

 

 

다시 올랐으니 내려가야 하는 것이 인생사나 등로가 매 마찬가지이다.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한동안 내려가니 가사문학관에서 5,856 미터 지나 왔다는 이정표가 있는 어산이재에 도착한다.

조금씩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걷기가 힘이 들어 온다.

하지만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다시 발길을 재촉하고 어렵게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오르다 정상 못미쳐 바람이 잔잔한 곳에 앉아 준비한 과일과 빵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허기가 사라지니 다시 힘이 솟고 남아 있는 오르막 된비알을 단번에 치고 오르니 높은 무인산불감시초소가 반긴다.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봉우리에 산불감시초소, 이 봉으리가 진정 마지막 봉우리이길 바라며 좌측으로 난 등로를 따라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내려간다.

 

 

그냥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저 앞으로 넓은 임도같은 마루금이 나타나고 그곳을 타고 잠시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제법 잘 가꿔진 묘지들이 나타난다.

그 묘지 좌측 한쪽에 이정표가 서 있지만 거리 표시가 안되어 있으니 유둔재까지는 얼마가 걸리는지 알길이 없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거의 다 내려 왔다는 생각이다.

 

 

묘지지대를 지나니 다시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이제부터 이 넓은 임도를 타고 끝까지 내려가면 유둔재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측백나무가 줄지어 열병하듯 반겨주던 임도에는 곧이어 소나무 군락지대가 나타나고 또 다시 대나무 군락지도 보인다.

간혹 나타나는 이정표를 담으며 내려가니 저 아래 88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유둔재에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보이지만 이곳부터 짧은 거리가 온통 진흙탕으로 변해 무척 고생하며 내려간다.

 

 

드디어 오늘 산행 목적지인 유둔재에 무사히 도착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담양과 화순을 이어주는 2차선 포장도로인데 차량의 통행량은 많지 않은듯 한가한 도로처럼 보였다.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도랑으로 내려가 간단히 젖은 옷과 등산화 그리고 스틱을 정리한 다음 차량으로 올라 젖은 옷을 갈아 입으니 그것만으로도 살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잠시 담양쪽으로 내려가 다음 구간 올라야 할 산행 들머리와 산행 안내도를 담아 본다.

이곳부터는 다시 홀로 내려 와 외롭게 걸어가야 할 구간이기에 남다른 생각으로 담아 본다.

또 다시 가야하는 유럽 출장길이 잡혀 있기에 아쉽지만 여유있게 내려와 환상의 일출과 무등산의 속살까지 구경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이제 담양의 창평으로 들어 가 그곳에서 유명한 장터국밥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하지만 예약한 집과 이름이 비슷한 엉뚱한 식당으로 들어 가 허둥지둥 채 팔팔 끓이지도 않은 국밥으로 허기를 달래다 보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 가득하다.

이곳이 오늘 장날이라는데 장터에도 사람 사는 흥미가 없어 얼마나 경기가 좋지 않은지를 실감한 시간이기도 했다.

 

 

다음 구간에는 예약되였던 좀 더 맛난 집으로 가 장터 국밥을 먹는다는데 그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련지...

샤워를 못해 조금은 찜찜했지만 그래도 겨울 우중 산행에 무탈하게 잘 내려 와 탁배기 한잔 앞에 두고 이야기 나누며 국밥 한그릇 먹을 수 있어 좋았던 시간으로 남겨 둔다.

 

특히나 온라인상에서 호남정맥 산행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많은 댓글로 이야기 나눴던 수헌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인사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더없이 즐거운 구간으로 기억 될 듯 싶다.

앞으로도 늘 무탈하게 완주하시길 빌어 드림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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