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맥산행(완료)/축령(한북·무·완)

축령지맥 주금산에서 깃대봉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5. 29.
728x90

산행지 : 경기도 포천시, 남양주시 및 가평군의 축령지맥 마루금 일대

산행일자 : 2010년 05월 29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흐리고 안개 및 구름 낀 무더운 날씨

행온도 : 영상 10도에서 영상 24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포천실버타운주차장-베어스타운리조트-능선등로-주금산(814봉)-805봉-독바위-

               대형알바시작-안암절 갈림길(주금산 정상 1.00 Km지점)-

               안암절 갈림길(주금산 정상 1.37 Km)-송전탑-삼거리(주금산 정상 1.74 Km)-

               좌측 비금계곡 능선-비금계곡-비지정 등로-안암절 갈림길 (주금산 정상 1.00 Km)-

               독바위 회귀-비금리 입구 방향 등로-상면 상동리 여래사 갈림 삼거리(수동고개 1.30 Km)-

               수동고개(불기고개, 362 지방도로)-수동면 내방리 갈림 삼거리(수동고개 1.10 Km)-

               상면 윗상동리(돌아우, 수동고개 2.10 Km)-상면 윗상동리(돌아우, 수동고개 2.50 Km)-

               화채봉(649봉)-서리산 정상 600미터 능선-철쭉동산 빗돌-서리산(832봉)-억새밭 사거리-

               절고개-이정표(축령산 정상 0.25 Km)-축령산(886봉)-이정표 (축령산 정상 0.15 Km)-알바시작-855봉(축령지맥 분기봉)-

               남이바위-855봉(우측으로 90도 꺽어 축령지맥)-수리너머고개-산고파님 만남-오독산(610봉)-파워고개-

               운두산(헬기장, 696봉)-청평면 원대성리 갈림 이정표(운두봉 정상 700미터)-이정표 (운두봉 정상 2.10 Km)-

               한얼산 기도원 갈림길(깃대봉 정상 900미터)-한얼산 기도원 갈림길 (깃대봉 정상 500미터)-깃대봉(624봉)-

               청평 성불사 방향 갈림길(무인 산불 감시 초소)-덕현리 갈림길(광성교회, 깃대봉 정상 1.20 Km)-

               이정표(깃대봉 정상 1.50 Km)-알바시작-깃대봉 정상 2.10 Km 이정표-깃대봉 정상 2.10 Km 이정표 복귀-

               깃대봉 정상 2.50 Km 이정표-청평중학교 1.80 Km 이정표-청평중학교-청평버스터미널-산행종료

산행거리 : 총 약 28.00 Km (지맥거리 약 19.5 Km, 접속구간 약 2.50 Km 및 알바거리 약 6.00 Km)

산행시간 : 약 13시간 45분 (05시 00분부터 18시 45분까지 알바시간 및 식사와 휴식시간 포함해 사진 찍으며)

교통편 : 갈때는 애마 이용하고 올때에는 대중버스 이용

 

 

자만과 오기로 대형알바 속에 독도를 배우고 자신을 뒤돌아 보며 또 하나의 맥 잇기 산행인 축령지맥을 무사하게 마무리하는 시간 

 

 

맥 잇기 산행을 즐기고 있지만 계절에 맞는 산행도 함께 겸하고 싶어 자꾸만 철쭉 산행지를 찾게 된다.

인터넷에서 검색 중 축령 서리산의 철쭉이 예쁘게 피어 있다는 사진과 후기글을 읽으며 불현듯 축령지맥을 생각해 본다.

자료를 찾아 보지만 온전하게 주금산 축령지맥 분기점에서 깃대봉 넘어 북한강이나 조종천까지의 상세한 산행 후기가 없어 조금은 고민이 되지만 지금까지의 산행 경험을 바탕으로 등로를 만들어 본다.

마침 옆지기가 새벽에 들머리까지 애마로 태워준다기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산뜻하게 출발하였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너무나 잘 진행되는 산행에 그만 생각지도 못한 대형 알바를 하면서 많은 것을 얻고 깨달은 하루로 기억되는 시간이다.

 

축령지맥이란

한북축령지맥은 한북정맥의 수원산에서 갈라져 나온 한북천마지맥의 주금산에서 동쪽으로 다시 가지쳐 나와 서리산, 축령산, 오독산, 은두봉, 깃대봉을 거쳐 청평대교 앞에서 한북명지지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호명산과 서로 마주보며 함께 맥을 다하는 약 20Km에 달하는 산줄기다.

한북축령지맥은 20Km에 가까운 원거리와 약 24 Km에 달하는 총 종주 길이인 관계로 봄과 가을에는 내촌에서 출발, 청평대교까지 10시간이 넘는 산행을 한 번에 하거나, 수레넘이고개를 중간 경유지로 하여 두 구간으로 나누어 산행을 하기도 한다.

산경표에 있는 대간, 정간, 정맥과 달리 지맥이나 기맥 등의 개념은 현재 새로 정립되고 있는 중이어서 축령지맥과 같이 지맥에서 분기하는 산줄기를 분맥이나 단맥의 개념과 혼용하여 별도로 분류하기도 한다. 

 

주금산은 2개월 전 천마지맥을 하면서 올랐던 곳이고 독바위에서 비금계곡 입구 쪽으로 나 있는 수동고개 또는 불기고개로 이어지는 등로 역시 크게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축령산에서 남이바위 가기전 855봉과 오독산 정상에서 마루금을 잘 찾아 낼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도 되는 산행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해 많은 시간 입산해 있자는 것이였는데 지금와 생각해 보니 계획대로(?) 잘 진행된 축령지맥 산행이 되고 말았다.

 

어둠속에 애마를 몰아 찾아 간 포천실버타운, 지도상에는 실버타운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기에 네비게이션으로 찾아 보지만 나타나지 않는다.

어렵게 네비게이션에서 포천실버타운을 찾아 어둠속을 달리니 좌측에 베어스타운을 두고 실버타운과 노인전문병원 건물 마지막 뒷공간에 작은 주차장이 하나 있다.

잠시 정차 후 산행 들머리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사이 날이 밝아 오고 어렵게 주차장 좌측 임도를 타고 진행하는 들머리를 만나 곧바로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 새벽 5시이다.

 

조금 오르니 철판에 주금산 등산 안내도가 있지만 보이지 않고 그 옆에 등산로 베어스타운리조트란 간판이 어둠속에 빛난다.

우측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잣나무 군락지를 오르니 베어스타운의 리프트도 보이고 곧 이정표 하나가 나타난다.

살펴보니 이 산객이 오른 등로가 베어스타운 방향이고 주차장에서 좌측이 아닌 우측 임도를 타고 올라온 등로가 이곳에서 만나며 실버타운이라 생각되는 곳이다.

조금 더 진행해 오르면 능선과 계곡 갈림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 산객은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도로에서는 밝은 시간이였지만 숲으로 들어오니 헤드렌턴이 필요하고 한동안 진행해 오르니 짧은 암릉 구간도 만난다.

처음 집을 나설때만 해도 베어스타운에서 제대로된 들머리나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을 했지만 너무나 순조로운 산행에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며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부르는 새벽이다.

 

엊그제 내린 비로 수분을 머금고 있는 숲의 습도와 온도가 높아 금새 등줄기에선 땀방울이 쉴새없이 흘러 내리고 그 흐느적 거리는 느낌을 뒤로 하고 오르니 베어스타운리조트의 리프트 설치대가 있는 넓은 공터에 도착해 방금 전 올라온 내촌면과 베어스타운을 어렵게 담아 본다.

이제야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치는 시간으로 헤드렌턴을 벗어 넣는다.

 

다시 아름다운 숲속을 거닐며 한동안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좌측으로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잠시 쉬어간다.

엷은 안개가 드리워진 주금산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 있고 그 좌측으로 685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눈에 올려다 보인다.

저 주금산을 제대로된 시간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개인적으로 편안한 시간이다.

 

너무나 멋진 숲길을 유유자적 즐겨 본다.

조금씩 더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굵은 땀방울 솟아내니 금새 천마지맥 능선에 도착하고 우측으로 꺽어 진행하니 지난 겨울 하얀 눈이 내렸을 때 만났던 주금산 정상이다.

주금산은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과 가평군 상면 그리고 남양주시 수동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813미터이며 포천시 내촌면에서는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비단산이라고 부른다.

운악산에서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주능선에 자리하며 남동 지맥은 서리산과 축령산으로 이어지고 서북쪽 산자락에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있다.

수동천 상류의 비금계곡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셀카를 작동시켜 흔적 한장 남겨 본다.

주금산 정상에서 내려와 독바위를 올라보려 했지만 안개로 인해 올라가 봐도 조망을 즐길 수 없기에 포기하고 헬기장으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동네 주민 한분을 만나 인사 나누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즐겨 본다.

이곳에서 지도 꺼내 독도 한번 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을 ...

걱정했던 베어스타운에서 산행 들머리를 잘 찾았고 또 주금산 정상까지도 별 문제 없이 순조롭게 올라와서인지 기분이 업되어 축령지맥 산행을 한다는 사실도 잠시 잊은 채 다시 독바위로 뒤돌아 오르지 않고 2개월 전 눈속에 홀로 걸었던 철마산쪽 천마지맥 등로를 타고 내려간다.

대형 알바의 시작이지만 그것이 알바인지 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룰루랄라하고 있었으니 호사다마였던가 ...

 

한동안 즐기며 내려오니 왠지 느낌이 이상하고 그곳에서 지도 꺼내 독도를 해보니 아차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 지도란 것도 마침 여러장 준비한 것중 진혁진님의 지도로서 잘못된 정보가 수록된 지도를 참고하여 더욱 큰 대형 알바의 단초를 만들고 말았다.

수동고개 또는 불기고개로 내려가는 등로는 735봉 전 사거리 또는 독바위 있는 곳에서 비금리입구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다른 지도에는 나타나 있는데 유독 진혁진님의 산행지도에는 독바위와 송전탑 지난 삼거리에서 수동고개로 내려가는 등로 표시가 되어 있어 독바위로 뒤돌아 가지 않고 송전탑 지나 삼거리에서 수동고개로 내려가자 마음먹고 그냥 진행한다.

그것이 잘못 되였다는 사실은 나중에 비금계곡의 계곡물을 만나고서야 크게 잘못되였음을 알게 되어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였다.

그나저나 알바하면서도 노송 사이로 너무나 멋진 축령지맥 마루금을 담아 본다.

 

이 이정표는 송전탑 지난 삼거리에 서 있던 모습이다.

진혁진님의 지도를 보면서 이곳에서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직진의 천마지맥 등로를 버리고 좌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잠시 진행하니 등로는 급격하게 내리막 등로로 변하고 이상한 느낌은 있었지만 지도만 믿고 진행하다 보니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곧바로 비금계곡의 지류에 맑은 물이 흐른다.

잘못 되였음을 직감하고 다른 모든 준비한 산행지도를 펴놓고 독도를 해보니 이 방향은 몽골문화촌으로 통하는 등로로서 정상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올라 독바위로 다시 올라가는 길밖에 없음을 깨달게 된다.

 

작은 개울을 건너 길도 없는 등로를 만들어 다시 가파른 된비알을 타고 오르는 시간은 어찌 그리 힘이들고 고통스럽던지...

한장의 산행지도가 만들어 준 허무한 시간과 그 잘못된 지도를 수정도 안하고 영리목적으로 이용하는 제작자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지만 이것도 하나의 공부를 시키기 위한 시간이라 생각하니 참을만 하다.

어렵게 바위와 잡목 사이를 뚫고 정상 등로에 오르니 안암절(남양주) 갈림길로서 주금산 정상까지 1.00 Km 남았다는 이정표이다.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 와 시간을 보니 약 2시간 가까이 어이없는 알바를 경험한 것이다.

새벽에 옆지기가 벌어준 시간을 모두 까먹고 힘들게 정자에 복귀해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뒤돌아 내려오며 정자를 담아 본다.

알고 있고 쉽다고 느끼는 순간에 더욱 조심해야 하고 또 늘 독도를 하면서 산행을 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은 시간이다.

 

이제 비금리입구쪽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잡목들로 인해 등로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강한 햇밫은 없지만 그늘을 만들어 주는 그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간간히 나무계단과 안전로프가 달려있는 급경사 등로도 나타난다.

한동안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이제 푹신한 등로가 연결되며 참으로 걷기 좋은 마루금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이곳에서 수동고개로 내려가는 등로에 많은 삼거리가 있고 대부분 정상 수동고개가 아닌 비금리쪽으로 치우쳐 362번 지방도로로 내려갔다 다시 362번 지방도로를 타고 수동고개로 올라왔다는 글을 읽었기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진행한다.

진행하면서 보니 삼거리에서는 모두 좌측 방향으로 꺽어 진행하면 무사히 수동고개 362번 지방도로의 철조망 사이로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362번 지방도로에 내려서니 도로 건너에 매점이 하나 서 있고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는 듯 하지만 이 산객은 대형알바로 인해 벌써 지치고 또 독바위 정자에서 아침 식사를 즐겼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서리산 정상 3.90 Km 이정표로 통해 지맥 산행을 이어가 본다.

너무나 기분 좋게 시작한 산행이 생각지도 못한 대형 알바로 인해 얼마 진행도 못하고 벌써 지치고 고통이 따르는 산행이 되어 간다.

 

수동고개를 지나 나즈막한 봉우리로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계속 진행하니 이곳 역시 군부대가 사용하는 타이어 벙커가 군데군데 눈에 들어 온다.

그 타이어 벙커들을 지나 계속 진행하다 보니 거대 느티나무인지 한그루가 보이고 그 주위를 나무 목책이 둘러쳐져 있다.

그 옆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수동면 내방리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 표시이다.

 

이제 본격적인 숲속 산행이 이어지고 방금 전 심하게 알바하며 힘들고 어려웠던 몸과 마음을 다스려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알바가 없었으면 지금 벌써 서리산에 올랐어야 할 시간이지만 이제 그 초입에서 헤매고 있으니...

그 생각만으로도 몸이 지쳐 가지만 그래도 너무나 예쁜 등로를 걷다 보니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한동안 그렇게 멋진 등로를 타고 완만하다 급하게 올라가는 된비알을 타고 진행하니 어느덧 화채봉이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하지만 아무런 표식도 없어 그냥 지나친다.

선답자의 후기에는 간단한 이정표라도 있었는데...

다시 온몸에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진행하니 힘들게 서리산 6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주능선에 도착해 반겨주는 철쭉을 담아 본다.

 

휴양림과 주차장을 통해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그 등로 한가득 메우고 그 혼잡함을 피해 잠시 전망 바위에 올라보지만 안개로 인해 조망은 제로이다.

다시 그 많은 등산객들 틈에 낑겨 진행하니 철쭉동산 이정석이 반긴다.

많은 등산객들이 사진 찍기에 바쁘고 그틈을 이용해 어렵게 증명 사진 한장 건진다.

 

이제 본격적인 철쭉 등로를 타고 진행해 보지만 시기가 조금 늦은듯 많은 철쭉꽃들이 등로에 떨어쟈 나뒹굴고 있다.

지난주가 절정이였을 것 같은데 마침 내린비로 인해 이렇게 일찍 철쭉꽃이 지고 있는가 보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철쭉에 마음을 담아보고 전망데크에 올라 대한민국 지도처럼 펼쳐진 철쭉 등로를 담아보지만 이미 많이 져버린 철쭉꼬층로 제대로된 지도를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이렇게 군데군데 남아 반겨주는 철쭉이 있어 새벽 알바도 많이 지워지는 시간이다.

다른 산에서 보지 못하는 선명한 분홍빛 철쭉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년에는 옆지기와 아이들 손잡고 철쭉이 만개한 시기를 맞춰 오를 수 있기를 갈망해 본 시간이기도 하다.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남아있는 철쭉을 감상하다 보니 금새 서리산 정상에 도착하지만 너무나 많은 등산객들로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남기기 어렵다.

그냥 이렇게라도 정상 사진 한장 남기고 한시 바삐 그 서리산 정상을 벗어 나고픈 마음 뿐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의 경계를 이루는 서리산(상산, 825봉)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쳐 나온 주금산(814봉)를 모산으로 하는 산이다.
서리산은 그동안 축령산 유명세에 가려져 있다가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개장하고 그 주능선에 수천평의 철쭉 군락지가 발견되고 부터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산이다.
산세는 주능선 북쪽 사면이 바위 벼랑에 가까은 급경사로 이루어진 반면 남쪽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등산로는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남쪽 위주로 발달 되어있다.
산행 들머리인 외방 2리 종점가게에 이르면 북으로 소 한마라가 누워있는 듯한 올려다 보이는 산이 바로 서리산이다.

 

서리산에서 이제부터 넓은 방화선을 타고 내려오니 눈 앞으로 올라야 할 축령산이 서 있지만 그 정상에는 아직도 엷은 안개를 이고 희미한 형상으로만 다가오고 있다.

어느 회사에서 단체로 체력 단련을 위해 올랐다 내려가는 젊은 등산객들과 어울려 내려오다 그 축령산 자락을 담아 본다.

 

그저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또 다른 매력과 아름다움을 느끼즞 시간이다.

산에 들어 오면서 화려한 인공보다 수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들, 화려한 장미보다 나뭇가지 옆에 고개 숙이고 다소곳이 피어있는 현호색이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 것도 산행을 하면서 얻은 소중한 것중 하나이리라...

 

푹신한 흙길인 방화선을 타고 젊은 등산객들의 치기어린 장난을 재미 삼아 내려오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넓은 바위이 짧게 자리한 구간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젊은 친구들의 릿지 실력을 바라본다.

장난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목숨과 관계있는 릿지이니 앞으로는 장난이 아닌 안전한 산행을 하기를 바래 본다.

 

가을이면 많이 찾는 억새밭 사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으로도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내려간다.

전망대에 들리고 싶었지만 조망이 없기에 오늘은 그냥 패스다.

몇년전 축령산만 오르며 들렸던 곳이기에 그 추억으로 대신한다.

 

다시 방화선을 따라 성하의 계절로 치닫고 있는 방화선 주변의 푸른 잎을 친구삼아 진행하니 저 아래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리고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절고개로서 이곳을 통해 축령산이나 서리산 산행을 많이 하고 있는 분기점 같은 곳이기도 하다.

아이스께끼 장사가 그곳에서 아이스께끼를 팔고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듯 하다.

 

이제 축령산을 향한 오르막 등로이다.

대형 알바를 한 이후 무거워진 몸을 느끼며 오름길엔 왜 이리 힘이 들던지...

그래도 참고 많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리니 마지막 정상부근에 많은 나무 계단이 산객의 발길을 잡는다.

 

어렵게 그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니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 축령산 정상이지만 이곳 역시 수많은 등산객들로 자리잡기조차 힘이 드는 장소이다.

사진 한장 남기고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행현리 경계를 이루는 축령산(879.5봉)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쳐 나온 산으로서 주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자연휴양림, 동쪽은 150ha에 달하는 잣나무단지로 이뤄져 있다.

이 잣나무 단지는 예전부터 축령백림이라 하여 잣 생산지로 전국에서 제일로 꼽는 곳이다.
축령산은 조선조 때 비룡산 또는 오득산으로 불렸는데 조선 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전 이 지방에서 사냥을 즐길 때 지은 이름이라 전해진다.

유독 축령산에서만 짐승이 잘 잡히지 않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재빠른 동작으로 사냥을 하게 되는데 이 빠른 동작이 마치 용이 나는 듯하다는 의미에서 비룡산이라 했고 짐승사냥이 시원치 않자 신령스런 곳이기 때문에 사냥이 안된다고 판단, 산제를 지나고나니 한꺼번에 멧돼지를 다섯 마리나 잡았기 때문에 오득산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축령산 지나 오독산이 별도의 산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이 또한 바로 잡아야 할 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행현리가 조용히 앉아 있고 그 한켠에 아침고요수목원도 보인다.

수도권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아침고요수목원, 몇번 들렸던 곳이기에 더욱 눈에 들어오고 그 주차장에 오늘도 만차가 되는 듯 하다.

그 마을 뒷쪽으로는 이제부터 올라야 할 깃대봉 능선이 산객을 주눅들게 만든다.

 

축령산 남쪽으로는 수리너머고개로 내려 앉은 축령지맥 마루금이 오독산으로 오르며 높혔다 다시 내려앉아 파워고개를 만들고 그 위로 운두봉이 쉽지 않은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박무로 인해 조금은 희미한 마루금이 아쉽지만 아침에 예상했던 조망보다는 좋기에 위안을 삼아 본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고 멋진 마룩ㅁ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 내려가야 할 남서쪽 능선에는 축령지맥 분기점인 855봉과 그 뒤로 남이바위 봉우리도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저곳에서도 축령지맥 들머리를 못찾아 잠시 알바아닌 알바를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남이바위까지 다녀온다.

축령산에 오를때마다 늘 올랐던 곳이지만 오늘은 그 느낌이 다를 것이다.

 

이곳이 855봉 오르기 직전 좌측으로 나 있는 축령지맥 갈림길이지만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이곳을 살펴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한동안 진행하다 암봉 앞에서 축령지맥을 내려다 보면서 이제서야 무엇인가 잘못 되였음을 직감한다.

이제 남이바위까지 얼마 남아 있지 않기에 알바하면 온 것이 아니라 남이바위를 만나기 위해 진행하는 시간이라 위안 삼으니 참을만 하다. 

 

남이바위이다.

조선 초 남이장군이 자주 올라 북동쪽 전망을 바라보며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다듬었다는 바위로서 마치 의자를 닮아 있는 의자 모양의 바위가 아직도 남아 있다.

잠시 이곳에서 조망하며 축령지맥 갈림에 대한 걱정도 해보는 시간이다.

 

남이바위에서 바라보면 축령지맥 들머리는 저쪽 좌측으로 멀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곳 남이바위는 축령지맥에서 서쪽으로 더 많이 진행해 왔음을 알 수 있는 사진이다.

오독산과 운두봉 그리고 깃대봉까지 한눈에 들어 온다.

 

등로 우측으로는 수동천이 흐르는 외방리와 입석리가 한누에 내려다 보인다.

처음에는 대성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지도를 살펴보니 대성리는 오독산과 운두봉 넘어에 있다.

뿌연 날씨가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바라볼 수 있음에 즐거운 시간이다.

 

이제 855봉 넘어 축령지맥 들머리를 잘 찾아 급경사를 내려가니 가끔 암릉 구간도 나타나고 금새 부드러운 등로로 바뀐다.

이곳에서 부부라 생각되는 두분의 등산객을 만나 인사를 나누지만 돌아오는 답이 없어 진행한다.

잠시 바위 전망대에 서서 주위 사진을 찍는 사이 앞서 내려가며 어찌나 빨리 내려가는지 따라 갈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일반 등산객들은 찾지 않는 이 마루금을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봐 맥 잇기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인지 모르겠다.

한동안 내려가니 넓은 임도로 된 수리너머고개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타고 조금 오르면 다시 좌측으로 축령지맥 등로가 연결된다.

 

다시 수리너머고개를 지나 능선으로 들어 작은 봉우리를 넘자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남아 있는 김밥 한줄로 간단한 점심을 해결한다.

잠시 쉬면서 옷가지를 정리하는 사이 반대로 내려오는 산객이 있어 맥 잇기 산행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냥 산이 좋아 올랐다는 이야기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온라인상에서 자주 만났던 선한 인상의 산고파님이시다.

너무나 반가워 한동안 서로 사진을 찍어 드리고 산 이야기를 나눠본다.

언젠가는 함께 산에 오르며 많은 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산친구님이시길 바래보는 시간이다.

산고파님, 만나 반가웠고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는 산우님이길 바람니다.

 

이제 조망도 없고 특이한 내용도 없는 등로를 타고 지루한 오름짓을 계속해 본다.

온 몸에 흐르는 땀방울은 이미 작은 냇물을 이루고 있지만 충분하지 못한 식수로 인해 물 마시는 것에도 제약을 받는다.

그렇게 힘들게 오른 오독산 정상에 도착하니 잠시 주위 조망을 보여주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쉬어간다.

옛날에는 축령산을 오독산이라 불렸다는데 이곳도 역시 이성계와 관련이 있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이곳에서 다시 잠시 알바를 경험한다.

축령지맥 등로는 오독산 지나 곧바로 좌측 능선으로 90도 꺽어 진행해야 하는데 그곳을 놓치고 진행하니 다시 갈림길이 나타난다.

 그 갈림길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진행하려 해도 등로가 없고 직진 등로는 입석리 하산 등로 같아 한동안 헤매이다 다시 오독산으로 올라와 자세히 살펴보니 좌측으로 축령지맥 드올가 나 있다.

그곳에 3450온누리산악회 띠지 하나 매달아 놓는다.

후답자들이 헷갈리지 않는 등로이길 바라면서...

 

오독산에서 바라보는 운두봉이 이제 손끝으로 다가와 있다.

저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파워고개이고 그 고갯마루에서 다시 땀방울 흘리다 보면 운두봉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고 산행 시간 역시 길어지다 보니 보기보다 만만치 않은 마루금이 될 것 같다는 예감도 드는 곳이다.

 

이렇게 그냥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몇개의 무명봉을 넘나든다.

많이 지친 몸이다 보니 고통이 따르기 시작이다.

맥 잇기 산행이 아니라면 포기하고픈 마음도 간절하지만 내가 자신에게 한 약속이니 포기할 수도 없다.

최선을 다해 처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올라도 된다는 산고파님의 설명이 있었지만 산행 후반기에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태에서의 오름길은 역시 만만치 않다.

어렵게 고통을 이겨내며 도착한 운두산 정상의 넓은 헬기장을 보니 긴장이 풀리며 잠시 앉아 쉬어 본다.

무엇이 그리 좋아 이렇게 그 심한 고통을 참으며 이어가기 산행을 즐기는지 알 수 없지만 설명 할 수 없는 그 어떤 묘한 매력이 있기에 다시 오를 것이다.

 

다시 조망 하나 없는 부드러운 완만한 능선을 타고 깃대봉으로 향한다.

잡목이 우거진 등로가 있는가 하면 잣나무 군락지들도 지나고 쭉쭉빵빵 낙엽송 군락지도 지나면서 홀로 축령지맥의 마지막 구간을 진행한다.

가끔 등로에서 만나는 산짐승들의 흔적에 놀라기도 하지만 스스로 이 고통을 참으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음에 자랑스러워 한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어렵게 진행해 만난 마지막 봉우리 깃대봉이다.

축령산에서 남동으로 뻗어내리는 능선은 수레넘이고개를 지나 오독산(610봉)을 일으킨다.

이 능선은 은두봉(678.4봉)에 이르러 남쪽 대성리 방면으로 가지 하나를 분가시키고 주능선을 북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북한강과 평행선을 이루며 뻗어나가는 이 능선이 약 3.5km 거리에 이르러 빚어놓은 산이 깃대봉이다.

깃대봉에서 계속 나아가는 능선은 약 4km 거리에서 조종천에 가라앉는다.

이제 조종천으로 향하는 등로만 남겨 놓은 것이다.


 

마지막 깃대봉을 지나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가니 이제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청평 성불사와 청평 가루게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하다 성불사 방향을 버리고 가루게 방향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원래 축령지맥은 성불사쪽 능선으로 내려가 북한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것으로 하였으나 이제는 가루게쪽으로 진행해 조종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더 축령지맥으로 쳐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기야 이제부터 어느 산줄기를 타고 진행하더라도 축령지맥을 마무리하는데 이의를 크게 달지 못하리라 생각하지만 ...

 

그곳 산불감시초소 삼거리에서 바라본 북한강이 지난 몇일 사이 내린 비로 인해 황톳빛으로 변해 있다.

그렇게 자주 보고 만났던 북한강이지만 이렇게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산상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겪었던 많은 고통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청평중학교쪽으로 하산하며 잠시 잡목 사이로 보여지는 청평쪽 마을을 담아본다.

저곳으로 내려가야 완전한 축령지맥 산행도 막을 내릴 것이지만 저곳까지 내려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더 참아야 할지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마지막 구간, 그것도 생각하지 못한 대형 알바와 늘어지는 산행 시간 및 거리이기에 고통은 몇배나 심하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 선조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지친 몸을 이끌고 내려가니 깃대봉에서 2.1 Km 내려왔다는 이정표가 보이고 이곳 역시 삼거리이다.

이정표 방향이 직진과 우측으로 갈리는 중간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잠시 고민하다 직진으로 내려갔지만 5분여를 지나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주의깊게 독도를 해 보니 우측 방향이 맞다는 느낌이다.

갈수록 등로도 희미해 지고 떨어지는 느낌도 달랐기에 다시 뒤돌아 올라오는 등로는 죽음보다 극심한 고통을 준 짧은 시간이였다.

 

그곳을 지나 편안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갑자기 잣나무 밭들이 나타나고 곧이어 넓은 임도가 나타난다.

그 임도에서 조금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이곳에서도 그 시멘트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에 지도를 펴놓고 독도를 해 보니 비포장 도로를 타고 직진하는 등로가 맞았다는 생각이다.

그냥 내려가도 청평중학교가 나타나지만 완주 후 찜찜한 생각을 버리기 위해 다시 좌측 등로도 없는 능선을 타고 오르니 완연한 등로가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청평중학교 이정표도 보인다.

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우측으로 청평중학교로 내려가는 등로 끝자락에 청평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드디어 오늘 산행 종착지인 청평중학교 정문에 섰다.

오늘 공식적인 산행은 종료되는 지점이다.

너무나 길고 힘들었던 축령지맥을 마무리하고 이제부터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터미널로 향한다.

다리도 아파오고 무릎도 조금은 시끈거리는 느낌으로 두 어깨는 땀으로 쓸려 따가운 느낌마져 드는 시간이다.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돌아 청평 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닦고 등산복을 갈아 입은 후 시원한 맥주 한캔으로 목마름을 달래본다.

꿀맛이란 이럴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버스를 타고 동서울에 내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니 온몸이 뻐근하며 행복감이 밀려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럽던 축령지맥도 무탈하게 완주를 해 본다.

몇군데에서 알바를 하면서 많은 것을 다시 배운 하루가 아니였나 생각해 본다.

좀 더 철저한 산행 전 준비와 산행지도 확인, 그리고 산행중에도 의심이 가는 지점에서는 반드시 독도를 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진행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자주 확인하고 갈림길이 가까워지면 더 주의깊게 살피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 하루로 남겨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