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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산행(완료)/왕방지맥(한북·완)

한북왕방지맥 마지막 쇠목고개에서 영평천 아우라지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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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동두천시와 포천시 그리고 연천의 왕방지맥 마루금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6월 21일 (일요일)

산행날씨 : 흐리고 구름 많고 안개 낀 날씨였으며 간간히 강한 햇살

행온도 : 영상 14도에서 영상 29도

산행인원 : 2명,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1명과 칠갑산

산행코스 : 쇠목고개-국사봉(745봉)-헬기장-국사봉-왕방지맥 들머리-670봉-693봉-490봉-하늘봉(389봉)-

               가마골 임도-작은 임도-칠월리 고개(청산고개 쉼터)-389.3봉-농장 전망대-345.4봉-

               555봉(굴뚝있는 벙커봉)-종현산 갈림길-482봉-방화선 등로-개미산(453봉)-전망대-헬기장-철탑-

               박석고개-군부대 철조망-160.4봉-궁평2리 왕방지맥 산행 날머리-영평천

산행거리 : 총 약 27 Km (알바 약 3 Km 포함)

산행시간 : 약 10 시간 00분 (08시 35분부터 16시 40분까지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해 조금은 빡빡하게)

교통편 : 서울 지하철 1호선으로 동두천중앙역까지 08:10

            동두천중앙역에서 쇠목고개까지 택시 (11,000.-원)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에서 59번 군내버스로 전곡터미널까지 (매시 5분과 30분에 한대씩 운행)

            전곡터미널에서 53번 버스로 소요산역까지 이동

            소요산역에서 20시 20분 발 인천행 지하철로 귀가

 

 

밀린 숙제를 마친 만족감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왕방지맥의 깔끔한 완주를 마무리 하면서  

 

 

하나의 산줄기가 이어지지 못하고 강이나 바다로 빠져드는 모습에 반하여 시작한 맥잇기 산행들, 오늘도 그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어제의 어려웠던 방태산 우중 산행의 피곤함도 잊은채 새벽 열차를 타고 동두천으로 향한다.

한북소요지맥과 함께 걸어온 국사봉까지의 산행 완료 후 약 1년이 넘게 찾지 못했던 곳이기에 더욱 가슴 설레이는 산행길이 되고 있다.

 

한북왕방지맥은 한북정맥 마루금의 축석령을 지나서 천보산 주능선으로 올라가다가 헬기장인 287.3봉 직전에서 북으로 분기하여 올라가면서 378 봉우리, 어하고개, 회암령, 천보산, 해룡산과 왕방산을 거쳐 국사봉에서 동북쪽으로 한북소요지맥을 보내고 다시 북진하여 693봉우리, 칠월리고개, 389봉우리, 555봉우리, 개미산, 박석고개 및 160봉우리를 거쳐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한탄강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8.5km의 산줄기를 말한다. 

 

한북소요지맥의 중요고개중 한곳인 쇠목고개에 도착해 이정표 한장 남기고

 

한산한 열차에 몸을 기대고 졸린 눈 비비며 앉아 있으니 어느새 열차는 산객을 동두천중앙역에 내려놓고 멀리 달아나 버린다.

산악회 여산우님 한분이 일찍 와 기다리고 계시고 버스를 타고 진행하려니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이용해 쇠목고개로 향한다.

오래전 올랐던 쇠목고개 가는 길은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들리며 산객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고 있지만 지체할 시간도 없이 이정표 하나 사진으로 남긴 후 지루한 시멘트 산판도로를 타고 국사봉 군부대 정문으로 향한다.

 

국사봉 정상의 군부대를 우회하여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나온 왕방산에 드리워진 안개들

 

30여분만에 국사봉 정상의 군부대 정문 앞에 도착해 주위 조망 한번 해 보고 물한모금 마신 후 군부대 우측 철조망을 타고 반대쪽 헬기장으로 돌아간다.

원래 왕방지맥 산행 들머리는 군부대 정문 가기 50여미터 전 좌측으로 전봇대 있는 곳에서 시작되지만 지나온 왕방산과 마루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 따라 산상에 드리워진 안개가 참으로 아름다웠기 때문에 잠시 헬기장에 들려 보기로 한다.

주위 풍경을 설명해 드리고 다시 스패츠를 적시는 들풀 위 안개를 헤치고 군부대 정문으로 뒤돌아 나온다.

 

헬기장에서 군부대 정문쪽 왕방지맥 산행 들머리로 돌아 나오며 바라 본 안개속 소요지맥과 소요산 원경

 

다시 군부대 정문쪽으로 돌아 나오니 시시각각 변해가는 산상의 운해와 안개의 춤사위가 환상이다.

지난 해 봄 올랐던 소요지맥 저 멀리 안개를 덮고 있는 소요산이 울퉁불퉁한 남성의 근육미를 자랑하듯 하얀 암봉을 드러내고 당당히 서 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지 궁금해하며 사진으로 남겨본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진행하다 좌측 벌목지대에서 바라 본 쇠목고개와 소요지맥 마루금들

 

부대 정문에서 잠시 산행 준비 후 곧바로 좌측 능선길을 찾아 한동안 그늘 숲으로 진행하니 금새 등로가 급경사 하산로로 이뤄지며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머리 앞에서 반짝인다.

직감적으로 잘못된 등로임을 알아 차리고 다시 내려갔던 등로를 따라 올라오는 길은 얼마나 힘이 들고 어렵던지...

20여분 알바 후 다시 군부대 정문으로 뒤돌아 나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쇠목고개쪽으로 50여미터 내려가니 우측으로 띠지가 나풀거리고 1년전 봐뒀던 왕방지맥 분기점이 능선속으로 희미하게 보인다.

커다란 파이프를 넘어 완만한 등로를 타고 본격적인 왕방지맥으로 들어서니 음침할 정도로 그늘진 등로가 아름답고 가끔 피어 오르는 안개 또한 멋지게 다가온다.

한동안 진행하니 좌측으로 벌목지대가 나타나며 잠시 하늘을 열어주며 아름다운 소요지맥과 오늘 산행 들머리였던 쇠목고개가 눈에 들어온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난 하늘나리가 물기를 머금어 더욱 청초하게 다가오고

 

벌써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지는 소요지맥을 뒤로하고 계속 진행하니 강수 측량기가 서 있는 지점을 통과해 670봉 삼각점을 지난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 벌써 온몸에 구슬땀이 흐르지만 능선으로 오르면 살랑거리며 불어주는 바람에 생각보다 더위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다시 평이한 능선을 따라 진행하니 물기를 머금은 하늘나리 가족이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로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잠시 쉬어가라 손짓한다.

 

잣나무들이 아름다웠던 첫번째 작은 임도를 만나고 

 

다시 잘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주위에 잣나무 군락지가 보이고 금새 작은 임도가 나타난다.

지도 상에도 없고 특징도 없는 임도이기에 사진 한장 남기고 계속 진행하니 민가가 가까워졌는지 멍멍이가 짖어대는 소음과 기계음이 들리고 곧이어 민가 한채가 나타난다.

이곳까지도 지맥마루금을 잘못 들어 알바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진행하며 아무 근심걱정도 안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490봉에서 등로를 잘못 타 아마도 하늘봉으로 올라가고 있었는가 보다.

가끔 보이는 띠지와 확실한 등로가 있어 전혀 의심하지 않했는데 알고보니 하늘봉을 지나 정상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는 산꾼들이 많았는가 보다.

 

이 왕방지맥 산자락에도 개발의 바람은 거세고

 

민가인지 아니면 별장인지 분간하기 힘든 목재 건물 한채가 보이고 그 앞으로는 작음 마을이 보인다.

아마도 포천의 신북에 있는 새목쪽 마을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알 길이 없으니 아쉬움 뿐이다.

이곳 왕방지맥에도 어김없이 개발 바람이 불어 닥치고 성하게 남아 있는 등로 하나 없이 잘려지고 파헤쳐지는 모습에 가슴이 쓰라려 온다.

 

하늘봉에 도착해 한동안 정신 못차리고 알바도 경험하며

 

민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한현우님이 걸어 놓은 하늘봉 정상 이정표가 보인다.

이때서야 무엇이 잘못 되였음을 직감하며 어디에서부터 잘못 되였는지 생각해 보니 490봉에서부터 정상적인 등로를 우측으로 조금 벗어나 하늘봉으로 오른 것이다.

이곳에서 또한 생각지도 못한 30여분간 알바를 경험하며 시간을 까먹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폭신했던 잣나무 등로

 

삼거리 갈림길인 하늘봉 정상에서 독도에 주의하며 좌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부드러운 잣나무 군락지 위에 떨어져 쌓여있는 마른 솔잎과 잣잎이 밟히는 촉감마저 촉촉하게 온몸에 전해 온다.

이런 등로라면 하루 종일 걸어도 건강에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으로 콧노래까지 부르며 진행하니 저 멀리 앞쪽으로 작은 막대기가 가로막아져 있고 작은 임도가 나타난다.

 

작은 임도를 가기전 가로막은 저 가느다란 나뭇대 하나로 인해 많은 시간 허비하며 알바도 하고

 

처음에는 이곳이 계류리 임도라 착각하고 진행하려 하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하늘봉으로 올라 독도를 해본다.

하지만 나침판이 가리키는 방향은 북서쪽으로 산객이 내려갔던 방향이 맞게 나타나지만 왜 작은 임도 위에 나뭇가지로 진행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아 놓았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그곳이 사유지이고 잣나무 군락지라면 산임자가 그곳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아 놨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이제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약 30여분간 이곳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또 시간을 까먹어 본다. 

 

정상적인 등로 찾아 가마골 임도에 도착하고

 

이제부터 제법 등로와 독도에 주의하며 잣나무 군락지와 그늘진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그래도 한여름 무더위가 느껴지며 서서히 온몸에 소금끼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머리와 얼굴에선 연신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며 등로를 적시고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은 이미 온 몸을 샤워시키듯 하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일순간 하늘이 열리며 저 멀리 계류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가마골 임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지도와 지금까지 진행해 온 마루금을 생각해 보니 지도가 잘못되였는지 아니면 하늘봉으로 돌아 온 것이 맞는지 헷갈리는 산행이 된듯 하다.

 

가마골에서 바라본 계류리쪽 아름다운 시골 풍경

 

갈월리와 계류리를 이어주는 가마골 임도에서 잠시 주위 조망을 구경한 후 뜨거운 햇살을 피해 능선길로 나 있는 희미한 등로를 타고 그늘로 숨어 본다.

그래도 계류리쪽 평화로운 마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남겨 본다.

임도 좌측으로 돌아가니 갈월리쪽 지나온 마루금 밑에 민가 두어채가 들어서 있고 목재를 심어 놓은 밭도 보인다. 

 

너무나 환상의 잣나무 등로

 

가마골 임도에서 능선길로 들어서니 더욱 환상적인 잣나무 군락지 및 잣잎이 만들어 놓은 양탄자길을 걸으며 자연을 마음껏 노래해 본다.

그냥 신이나 걸으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등로이다.

이제 차량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344번 지방도로 위 칠월리 고개가 얼마 남지 않은 푹신한 잣나무 숲에 앉아 허기를 달래며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상을 차려 본다.

생각보다 덥지는 않지만 높은 습도로 인해 식수는 빨리도 마셔대는 느낌이다. 

 

멋진 잣나무 솔밭에서 점심 식사 후 만난 칠월리고개의 청산고개 쉼터 이정표와 344번 지방도로

 

점심 식사 후 불러오는 허리띠를 졸라메고 평이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금새 갈월리와 고일리를 연결해 주는 344번 지방도로에 도착한다.

지도상으로는 갈월리고개이며 그곳에는 청산고개 쉼터란 식당 입간판이 서 있다.

그 식당 입간판을 따라 식당쪽으로 들어가면 좌측으로 게단 위에 정자 같은 문 닫힌 건물이 한채 보이고 정문으로는 청산고개 쉼터 식당 건물이 보인다.

그 사이로 솔둥우리 산책로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그 이정표의 화살표를 따라가면 썩어가는 나무로 만든 계단이 보인다.

 

청산고개 쉼터를 통해 나무계단을 타고 오른 후 바라 본 지나야 할 밭과 저 멀리 통신탑

 

그 계단을 오르면 논과 밭 그리고 저 멀리 마을이 보이면서 방금 전 건너온 344번 지방도로가 굴곡져 휘어진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

좌측 저 멀리 가야 할 마루금 중앙에 큰 철탑 하나가 세워져 있고 그곳을 목표삼아 밭둑을 거닐어 진행하면 옳바른 지맥 등로가 이어진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많이도 봤던 낯익은 시골 풍경에 아련한 엣추억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다

 

다시 펼쳐지는 멋진 잣나무 군락지

 

그 통신탑을 지나 계속 직진하니 금새 다시 아름드리 잣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장 멋진 포즈로 사진 한장씩 남겨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며 이 세상 최고의 산책로에서 최상의 산행하는 기분을 만끽해 본다.

임도를 따라 잣나무 군락지를 진행하니 금새 등로는 임도를 벗어나 우측 능선길로 이어지고 그 능선길을 타고 다시 나타나는 잣나무 군락지를 따르니 직진 방향으로 밭이 보이면서 좌우로 나 있는 임도와 만난다.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 임도를 10여미터 진행해 다시 우측 능선으로 붙으며 이어지고 희미한 등로를 타고 능선 봉우리를 향해 오르다 보면 다시 정상적인 지맥 등로와 만나게 된다

 

농장과 아도니스 골프장 가기전 등로 우측으로 보였던 고일리 풍경

 

밭을 우측에 두고 한동안 능선을 타고 진행하자 다시 우측으로 하늘이 열리면서 아도니스 골프장 가는 길목에 자리한 고일리 마을이 너무나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런 곳에서 평호롭게 살고 있는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땀방울 흘리며 계속되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직진해 올라가 본다.

 

다시 비에 촉촉히 젖어있는 너무나 멋진 잣나무 오솔길

 

389.5봉 오름길도 환상의 잣나무 군락지로 덮혀있고 그 푸근하고 폭신한 촉감에 그저 나뒹굴며 영화라도 한편 찍어 보고 싶은 마음이다.

내린 비로 촉촉하게 젖어 있는 아름드리 잣나무가 이 세상 무엇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멋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잡목으로 보이지 않던 아도니스 골프장이 농장 전망대에 오르자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잡목과 잣나무로 인해 전혀 조망은 없지만 그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 보이는 우측의 아도니스 골프장이 초록의 넓은 공간을 만들며 자연의 일부가 되어 가는 모습이 들어온다.

몇번이나 사진에 담고 싶어 노력하지만 보이질 않고 저 멀리 농장 전망대에 올라 간신히 그 모습 담아내곤 이렇게 한장 올려 본다.

 

허브농장의 전망대

 

389.5봉에 올라 삼각점을 담고 잠시 물한모금 마신 후 잡목으로 보이지 않는 등로를 따라 다시 빠르게 오르니 저 멀리 농장에서 심은지 얼마 안되는 나무 식림지가 나타나고 그 넘어 전망대가 서 있다.

허브농장이라 알고 왔지만 허브 농장이 맞는지 알 필요는 없겠지...

그 전망대에 올라 불어오는 바람에 흐르는 땀 식히며 지도 펴놓고 주위 산군들을 조망해 본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종현산 갈림길쪽과 저 멀리 북쪽으로 보개산과 고대산 원경

 

먼저 북서쪽으로 올라야 할 555봉이 앞의 봉우리에 가려 머리만 약간 내밀고 우로 돌아 저 멀리 북쪽으로 지장산과 보개산 그리고 고대산쪽으로 연결되는 산군들이 창수면 추동리 상추동저수지 넘어 아른거린다.

강원도의 여름 계곡 산행지로 근래 각광을 받고 있는 지장산이 있어 많은 피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중의 한곳이기도 하며 고대산은 금확산과 연계산행지로 겨울 산행의 묘미를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동쪽의 한북정맥 마루금, 청계산과 운악산이 뚜렷히 보이고

 

동쪽으로는 가스찬 저 멀리 지난 겨울 올랐던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남북으로 뻗어 있다.

뾰족한 청계산과 명지지맥 그리고 그 아래 운악산이 우뚝하게 보이지만 사진으로는 선명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그 정맥 마루금을 따라 이렇게나마 옛추억을 더듬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허브농장에서 능선 등로를 못찾아 30여분간 다시 알바하고

 

이곳 농장 전망대에서 다시 정상적인 등로 찾기에 실패하고 많은 시간 알바하며 마지막으로 시간을 까먹어 본다.

전망대에서 내려 와 넓은 임도를 타고 조금 진행하니 우측에 큰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고 그곳에 희미한 등로가 나 있어 그곳으로 진행한다.

조금 진행하다 독도를 해 보니 아무래도 방향이 미심적어 다시 임도로 나와 진행해야 할 방향의 산세와 독도를 해보니 아무래도 그 등로가 맞는 것 같다.

다시 그 능선을 따라 한동안 진행하다 문득 이상해 독도를 해보니 북서쪽으로 나 있는 지맥 등로를 벗어나 동쪽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

추동리 방향의 상추동저수지쪽으로 내려가는 하산로를 따라 진행하다 다시 임도로 뒤돌아 올라오느데 30여분의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어렵게 찾은 345.4봉 삼각점

 

임도로 다시 뒤돌아 올라와 그 임도를 타고 한동안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농장이 우측으로는 잣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고 우측 잣나무 군락지쪽으로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농장에서 임도를 만들며 정상적인 지맥 등로가 없어져 잠시 헤매며 어렵게 찾은 등로이다.

그곳을 타고 정상 등로를 찾아 오르니 사거리 안부가 나타나고 그 안부 지난 등로에 온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많은 산우님들의 띠지들이 나풀거린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곳을 지나 완만한 등로를 따라 계속 오르니 드디어 345.4봉의 삼각점에 도착한다. 

 

종현산으로 가는 마루금이 멋지게 드러나고

 

잠시 쉬고 다시 그늘속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잣나무 숲이 반겨주고 그곳을 지나니 잠시 하늘이 열리면서 무성하게 자란 잡풀들이 온몸을 햟키고 있다.

많은 영광의 상처를 남기고 진행하니 좌측으로 종현산이 가깝게 보이고 그 정상부의 암봉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아쉽짐ㄴ 오늘은 오르지 못하는 산이기에 뇌리 깊숙히 그 모습 담은 후 벙커 굴뚝이 자리잡고 있는 555봉을 향해 오른다 

 

굴뚝이 있는 벙커 봉우리인 555봉의 전경

 

군사용 벙커와 수로형 초소를 지나 완만하던 오르막 경사가 경사도를 심하게 들어 올리는 그 끝지점에 굴뚝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555봉에 안착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잡목으로 인해 주위 조망이 전혀 없고 또한 변변한 이정표하나 없으니 오래 머무를 이유도 없어 다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다 좌측으로 종현산 갈림길인 바위암봉에서 배낭 내려 놓고 쉬어 간다. 

 

종현산 갈림길의 암봉지대를 지나 당겨본 종현산 봉우리의 암봉들

 

잠시 쉬며 남아 있는 간식으로 허기 달래며 서쪽으로 보이는 종현산 암봉을 당겨 본다.

이렇게 지맥 산행을 하지 않했다면 전혀 알지 못했을 종현산이기에 더욱 시간내어 다녀오고픈 마음 간절하지만 오늘은 참기로 한다.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사거리 안부를 지나고 등로가 부드러워지며 방화선이 시작되는 마지막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개미산 오르기 전 방화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바라 본 개미산쪽 원경

 

482봉을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진행하니 방화선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개미산으로 이어지며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군부대에서 세워 놓은 경고 이정표가 있지만 이제 그 임무를 다하고 푸른 초원에 하얀 인공물로 존재할 뿐이다.

수목이 우거진 등로의 방화선을 바라보니 어느 영화에서나 봄직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개미산 오름길에 뒤돌아 본 555봉과 가까운쪽의 482봉 그리고 방화선 시작지점

 

아름다운 날개짓을 하는 나비들과 존재감을 알리는 야생화들 그리고 열두개울쪽 신북온천 위로 나 있는 방하선이 한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넘어 저 멀리 동두천의 소요산이 가깝게 보이고 파주쪽 감악산도 그 높이를 당당히 하늘로 높히며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잡풀들로 인해 살결이 쓸리고 찔려 아프지만 생각보다 산행하기 좋은 조건으로 햇살을 막아주는 구름이 고마울 따름이다.

 

연천군 대전리쪽 능선에 깊이 파인 방화선과 저 멀리 소요산 및 감악산도 가물거리고

 

개미산 오름 좌측의 나즈막한 능선에도 그림을 그린듯 넓은 방화선이 그려져 있고 그곳에는 무성하게 자라난 잡풀들이 푸르름을 더해주고 있다.

산판도로를 만들고 있는지 붉게 물들어 있는 절개지를 제이한 온 세상이 온통 푸르름이다.

눈의 피로도가 가장 적다는 푸른빛, 그래서 산과 바다는 닮아있는 푸른색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푸르름의 저쪽 끝자락으로 소요산과 감악산이 가물거린다. 

 

왕방지맥의 555봉에서 우측으로 종현산까지 이어진 마루금

 

개미산 오름 마지막 능선에서 바라보니 남쪽 가까이로 555봉에서 종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방금 지나온 방화선과 저 멀리 머리를 내밀고 있는 소요산 그리고 가까운 종현산을 타고 내려온 골짜기가 방화선과 어울려 참으로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힘은 들지만 이렇게 올라 발 아래 펼쳐진 풍경을 보는 즐거움이 더 크기에 오늘도 이렇게 배부른 시한수를 읊을 수 있는 것이리라... 

 

개미산 정상부의 삼각점, 이정석 하나 없는 것이 아쉽고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지맥상 중요 포인트에 이정표라도 세워놓고 정상부엔 작은 정상석이라도 하나 세워져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다.

열심히 땀 흘리고 오르니 군사지역이였음을 알리는 수로형 초소가 보이고 작은 삼각점 하나가 개미산 정상부를 쓸쓸히 지키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배어 나온다.

그래도 이렇게 나마 밟을 수 있는 우리강산이 있음에 고마움을 남기고... 

 

전망 공터에서 바라 본 박석고개와 한탄강 그리고 영평천으로 사라지는 왕방지맥

 

개미산 정상을 지나 완만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니 넓은 공터가 있는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왕방지맥 날머리가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산줄기를 밟으며 그 끝자락에 도착하니 감회가 새롭고 가슴에서는 뜨거운 감정이 복받치며 주체하기 힘든 희열이 솟아난다.

왕방지맥의 맥이 다하는 영평천과 좌측으로 한탄강 그리고 전곡의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자리에 앉아 남아 있는 간식 모두 비우고 쉬어 간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창수쪽 마을과 영평천 그리고 저 멀리 북쪽으로 지장산과 보개산 및 고대산쪽 마루금들

 

간식 먹은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내려가기 전 우측으로 영평천과 신흥리 넘어 저 멀리 연천과 철원쪽 지장산과 고대산 산군들이 산객을 부르고 있다.

지난 겨울 올랐던 고대 금확산이지만 아직 미답인 보개산과 지장산은 조만간 다시 한번 올라 보리라 마음 먹어 본다.

앞에 보이는 헬기장을 향해 출발이다. 

 

철탑있는 곳에서 우측 철탑쪽으로 올라 진행해야 되지만 좌측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많은 알바를 다시 하고

 

헬기장 지나 한동안 급경사와 로프 지대를 조심하며 진행해 내려가니 이곳 역시 멋진 잣나무와 잡목들로 등로가 채워져 잇고 조금 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철탑이 하나 서 있다.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마지막 알바를 하며 약 20여분 돌고 돌아 시간을 채워본다.

정상 등로는 그 철탑으로 올라 우측 등로를 타고 박석고개로 곧바로 내려가야 하지만 우리는 대전리쪽으로 긴 능선을 타고 372번 지방도로를 타고 박석고개로 뒤돌아 오고야 말았다 

 

어렵게 박석고개에 도착해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한병에 오이로 목마름을 달래도 보고

 

갈증도 나고 마지막 고개란 생각에 고통도 시작되어 박석고개 한쪽에 있던 박석 상주 가든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 한병을 사서 들이키고 고추장에 오이를 찍어 더위를 식혀 본다.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은 왕방지맥이란 생각에 마음이 느긋해지며 피곤함이 밀려온다.

 

 

 마지막 군부대 철조망쪽으로 진행하며 뒤돌아 본 박석고개와 철탑 및 개미산 정상부

 

박석고개 가든 뒤편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오르다 뒤돌아 보니 전망대에서 철탑을 지나 어떻게 내려와야 하는지 정상적인 등로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후답자들이 오르면서는 알바 없이 정상 등로를 찾아 박석고개로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조금 더 오르니 군부대 철조망이 가로막고 그 철조망 따라 좌측으로 진행하니 방화선 같은 등로가 열려 있지만 일부 구간은 잡풀이 우거져 산행하는데 애를 먹는다. 

 

우측에 군부대 철조망을 두고 한동안 잡목속을 헤치고 진행하며

 

일부 등로는 군 장병들이 정리해 놓아 아주 편안한 고속도로를 걷는 기분이다.

이고 우측에는 군 철조망이 그러나 등로 좌측으로는 아름드리 잣나무가 빼곡히 들어 차 아직 햇살이 많이 남아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둠컴컴한 등로를 만들어 주고 있다.

등로 우측 군 철조망 안으로 보이는 타이어 등로가 인상적이다. 

 

군부대 철조망과 이별한 후 좌측 능선으로 올라 만난 마지막 삼각점이 있던 160.4봉 정상부가 잡풀에 묻혀있고

 

한동안 군 철조망을 우측에 두고 진행하다 능선으로 다시 오르니 이제 등로는 철조망과 헤어져 좌측 숲속으로 나 있다.

우거진 잡목을 헤치고 오르니 금새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고 삼각점이 박혀 있는 160.4봉에 도착하지만 이곳 정상부에도 잡풀들이 우거져 잠시 쉬어가기도 힘이 든다.

조금 더 진행 해 소나무 군락지에서 쉬며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마지막 등로까지 환상의 잣나무 군락지가 반겨주고

 

하지막 얼마남지 않게 보였던 이곳 등로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몇번의 삼거리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니 막바지에 혹시 알바나 하지 않을까 또는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 마지막 지맥 산행에 유종의 미로 마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돌고 돌아 멋진 소나무 숲을 지나니 드디어 저 멀리 마을들이 보이며 왕방지맥도 막바지란 느낌이다. 

 

마지막 날머리로 내려가며 담아 본 궁평리 마을과 숨어있는 영평천

 

이제 해도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마을이 가까워졌는지 멍멍이 울음 소리도 귓전에 크게 들려온다.

평탄한 등로를 ㅌ고 계속 진행하니 저 멀리 포천의 신흥리와 연천의 장탄리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희미하게나마 영평천과 한탄강도 보이는 듯 하다.

큰 감동이 밀려오며 마지막 날머리에서 만세를 부르며 자축을 해 본다. 

 

 

마지막 시멘트 도로로 내려 와 담아 본 왕방지맥이 끝나는 영평천 풍경

 

마지막 전봇대 있는 산행 날머리를 통해 짧은 밭둑길을 걸어 내려오니 시멘트 도로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영평천의 물길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마지막 사진 한장 남기고 대단원의 왕방지맥 산행을 마무리 한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청산보건소를 지나 궁평리로 내려와 군내 버스 59번을 타고 전곡으로 간다.

59번 버스는 매 5분과 30분에 통과하는 시간당 두대가 운행중이고 전곡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53번 버스를 타고 소요산역으로 나온다.

 

소요산역에서 잠시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알아 보지만 몸을 닦을만한 곳이 없기에 소요산역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씻고 20시 20분 발 인천해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왕방지맥에서 느꼈던 환희를 즐겨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