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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산행(완료)/화악지맥(한북·완)

화악지맥 제1구간 도마치에서 화악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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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포천과 가평 그리고 강원도 화천과 춘천의 화악지맥 마루금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6월 06일 (토요일)

산행날씨 : 흐리고 소나기 및 구름 많고 안개 낀 날씨였으며 간간히 강한 햇살

행온도 : 영상 10도에서 영상 22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11명

산행코스 : 75번 지방도로 도마치-한북정맥 상 도마봉(870봉)-헬기장-도마치-810봉 헬기장-

               989봉 삼각점-수덕바위봉(1130봉)-1110봉-싸리목-1103봉 헬기장-석룡산-1147봉-

               방림고개(쉬밀고개)-헬기장-화악산 북봉-공터-실운현 헬기장-임도-

               응봉(1436봉 군부대 앞)-1230봉-1170봉-촉대봉(1190봉)-1125봉-1110봉-990봉-

               675봉-천수사-화악리-산행종료

산행거리 : 총 약 24 Km

산행시간 : 약 10 시간 50분 (09시 00분부터 19시 50분까지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해 조금은

               빡빡하게)

교통편 :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 근처의 동서울터미널에서 06:50분 발 사창리행 (9,800.-)

            사창리에서 도마치까지 택시 3대(대당 10,000.- 원)

            화악리에서 가평택시 (대당 20,000.-원)

            21:40분 가평발 동서울 터미널행 직행버스 (6,100.-원) 

 

 

 

새로 시작한 화악지맥에서 지맥 산행의 묘미를 느끼며

 

 

 

또하나의 새로운 지맥을 그리워하며 선뜻 나선 화악지맥, 홀로하는 산행보다 다만 한명의 산우님이라도 함께하는 산우님이 계시면 같이 가자 생각하고 준비하니 예상보다 이것 저것 준비할 사항이 많다.

그래도 홀로하는 외로움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니 날씨마저 도와주며 산뜻하게 그 첫발을 내디뎌 본다.

 

한북정맥 화악지맥

한북정맥의 도마치봉과 도마치고개 사이의 해발고도 883 미터인 도마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되는 산줄기로서 도마봉에서 시작하여 도마치를 지나 석룡산, 화악산, 매봉, 촉대봉을 거쳐 홍적고개까지 남진으로 이어가던 마루금이 몽덕산에서 남쪽인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으로 이어가고 계관산을 지나며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꾼 산줄기는 물안산을 지나 보납산을 우측으로 분기시키고 가평의 가평2교와 경강교 사이에서 가평천과 북한강의 두물머리에서 맥을 다하는 약 48km의 산줄기를 화악지맥이라 한다.

그리고 계관산까지 이어져 온 산줄기가 석파령을 지나 삼악산에서 그 마지막 맥이 북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약 43km의 산줄기를 화악지맥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이 산객의 경우 보납산을 최종 화악지맥의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하고 산행을 이어갈 생각이다.

 

가평군 북면과 화천군 사내면을 연결해 주는 지방도로 75번 상 위치한 도마치 모습

 

동서울터미널에서 부터 진을 빼고 간신히 올라 탄 사창리행 6시 50분 발 시외버스, 무사히 모든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기에 이야기 나누다 보니 모자라는 잠에 눈이 아파오지만 마음만은 부자가 되어 콧노래를 불러본다.

한시간 30여분 걸려 종착지인 사창리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도마치에 도착하니 아침 8시 50여분을 넘기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를 이루는 도마치는 해발 690미터로 강원도의 하늘 높은줄 모르고 높게 난 다른 고개들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광덕과 백운 그리고 청계와 운악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능선의 하나이기에 그 의미는 매우 크다.

가평 사람들이 경기도 포천이나 강원도 화천으로 가기 위해 말을 끌고 넘었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지금은 반듯한 차도가 뚫려 그 의미가 퇴색되어 있지만 그 옛날 오지의 고개를 넘었던 사람들이나 산객들에게는 특별한 고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도마치에서 가평쪽으로 약 50여미터 내려가면 우측 산행 들머리에 서 있는 국망봉 산행지도

 

이곳에서 총 11명의 종주대가 모여 잠시 산행 준비 후 배낭은 차량을 이용해 이곳에 도착한 산우님의 차량속에 보관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정확히 아침 9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도마치에서 지맥 마루금을 깊게 자른 절개지가 마음 아프게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음에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도 오랫동안 간직하며 더 이상의 깊은 상처만이라도 없기를 바래 본다.

75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평쪽으로 약 50여미터 내려가니 국망봉 오르는 산행 등로와 이정표가 서 있고 철조망으로 그 임도를 가로막고 있다.

그래도 올라야 할 등로이기에 철조망을 조심해 돌아 발목까지 빠지는 잡풀을 헤치며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어 마셔 본다.

 

산행 들머리에서 약 20여분 올라 만난 첫번째 이정표, 도마치고개 800미터라 가리키는 곳이 화악지맥 마루금

 

배낭도 없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오르니 금새 정상적인 화악지맥 마루금과 만나는 이정표가 서 있는 능선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사진 한장 남긴 후 흐르는 땀방울 씻어 본다.

약간의 개스로 인해 선명한 조망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야 할 수덕바위봉 넘어 구름속에 숨어버린 화악지맥이 시원하게 가슴을 열어주고 지난 겨울 힘들게 올랐던 한북정맥 마루금이 벌써 과거가 되어버린 고통을 되살리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도마봉 오름길에 뒤돌아 본 저 멀리 가야 할 응봉과 화악산이 구름속에 숨어 산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다시 나즈막한 무명봉에 오르니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화악지맥 마루금의 저 멀리 끝자락에 하얀 구름을 뒤집어 쓴 응봉과 그 앞의 화악산이 구름속에 몸을 숨긴채 올라와 만나자 야속하게 속삭인다.

참으로 멀고도 긴 종주 마루금, 그래도 그곳을 걸으며 인생을 논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기에 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또 땀방울 흘리고 있는 자신이 대견하게 생각되는 시간이다.

 

앞으로 올라야 할 수덕바위봉 가는 임도와 구름속 석룡산과 화악산이 가슴 시리도록 그리움을 남기고

 

먹구름 떼가 낮게 드리워진 화악지맥 마루금, 도마치에서 이어진 능선의 중앙에 붉은 임도를 드러내며 앞으로 올라야 할 등로의 길잡이를 해 주는 그 아름다움에 탄성이 흘러 나온다.

다만 분단된 조국의 최전방에 위치해 있어 그 깊고 아름다운 속살을 모두 내보이며 어찌보면 흉찍하게 파헤쳐진 그 붉은 임도가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조국강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참고 인내하는 마음 또한 이곳에 오르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전 올랐던 한북정맥 도마치봉과 저 멀리 북쪽으로 복계산과 전위봉도 보이고

 

빈 몸으로 오르니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첫번째 봉우리이며 화악지맥 분기점인 도마봉 정상에 입맞춤한다.

한북정맥의 도마치봉과 신로봉 사이에 솟아 있는 봉우리로 화악지맥의 분기점이 되는 도마봉, 그런 이유 때문인지 높이로만 따지만 보잘 것 없는 봉우리이지만 제대로 된 정상석이 넓은 헬기장 공터 한쪽을 차지하며 그 출발점을 알리고 있다.

북쪽으로 도마치봉 넘어 희미하게 복계산까지 조망된다. 

 

도마봉에서 바라본 한북정맥 국망봉과 그곳으로 이어진 마루금이 그리움을 더하고

 

남쪽으로는 국망봉으로 이어진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늘 안개와 빗속에서 그 아름다운 조망 한번 보여주지 않던 그곳이 오늘은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후벼파며 멋진 풍경으로 추억속에 쌓이고 있다.

서쪽으로는 다시 올라야 할 명성지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북동쪽으로 반암산 지나 광덕리 또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언제 다시 이 능선에 올라 이 그리움을 달래 볼 수 있을련지 그저 마음만 바쁜 시간이다.

 

화악지맥 분기점인 도마봉에 올라 새로운 산행의 시작을 알리고, 이정석 뒤로는 명성지맥이 선명하고

 

무슨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작업인지 많은 인공 구조물들이 넓은 헬기장에 너부러져 있고 인부들이 잠시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쉬고 있다.

주위 조망을 살펴본 후 단체 사진과 개별 사진 몇장으로 그 그리운 추억 만든 후 멀고도 긴 화악지맥 마루금을 따라 이제부터 제대로 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모두 무사히 완주 후 이슬이 한잔 기울이며 오늘 하루의 멋진 시간을 뒤돌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도마봉에서 바라본 한북정맥과 화악지맥 사이의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도마치계곡이 성하의 계절을 알리고

 

잠시 그곳을 빠져 나와 완만한 하산길을 걸어 내려오다 우측으로 펼쳐진 깊고 긴 골짜기를 잡아본다.

가평군 북면의 적목리로 이어지는 도마치계곡이 성하의 계절을 향해 줄달음치며 깊고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마음껏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75번 지방도로는 이미 그 푸른 초록에 몸을 낮추고 산그리메의 꼬리속에 숨어 버렸다.

그저 평범하지만 비범하게 보이는 그곳에 잠시 무거운 마음 내려 놓고 쉬어간다.

 

도마봉에서 정상적인 화악지맥을 따라 다시 도마치 절개지 위에서 바라본 쉼터와 시멘트 임도 마루금

 

다시 푸른빛으로 채색된 등로를 따라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도마치까지 0.8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다시 만나고 이곳에서 정상 화악지맥 마루금을 타고 계속 진행하니 금새 헬기장 위에 도착한다.

여전히 아름답고 멋진 주위 조망을 살펴보고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도마치 절개지 정상부에 도착해 넓은 공터에서 도마치를 내려다 본다.

몇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고 지친 산객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작은 주막이 검은 천을 두른채 도마치를 지키고 있다.

그 뒤로 콘크리트 임도가 화악지맥 마루금을 대신하며 쉽지 않은 산행임을 암시하고 있다.

 

잠시 산행 준비하며 타는 목 달래주던 도마치 쉼터 전경

 

절개지 정상에서 우측으로 돌아 내려오니 너무 가파라 그 절개지로 내려오기 힘들다.

일부는 계속 직진해 계곡쪽으로 내려와 75번 지방도로를 타고 화천 사창리 방향으로 올라오고 일부는 배수로를 타고 내려와 구멍 뚫린 작은 철조망을 넘어 도마치로 뒤돌아 온다.

다시 차량에서 배낭 꺼내 본격적인 산행 준비 후 각자 인사하고 늘푸른 칡골 쉼터 좌측으로 돌아 넓은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올라 본다.

 

도마치에서 수덕바위봉쪽으로 산행을 시작하며 뒤돌아 본 도마치쪽 전경과 절개지

 

서서히 뜨거워지는 날씨를 피해 조금이라도 빨리 임도를 벗어 나고자 빠르게 진행하니 시멘트 임도는 다시 비포장 임도로 바뀌고 그 끝자락에서 뒤돌아 본 도마치 절개지가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시멘트 도로와 비포장 도로를 번갈아 타며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 내릴쯤 넓은 공터에 도착해 뒤돌아 본 화악지맥과 저 멀리 한북정맥이 너무나 멋진 모습으로 산객을 배웅하고 있다.

 

헬기장 공터에서 바라 본 임도와 올라야 할 989봉쪽 원경

 

우측에 넓은 헬기장 하나를 지나 계속 이어진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다시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과 뒤돌아 한북정맥을 다시 한번 조망해 본다.

높지 않게 보이는 곳이지만 저곳을 오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려야 하는지...

 

넓은 공터에 도착해 뒤돌아 본 한북정맥과 오늘 새로 시작한 도마봉까지 이어진 마루금

 

이제 다시 넓은 헬기장에 도착해 뒤돌아 보니 한북정맥 복계산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진 장쾌한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한가운데 하얀 점으로 이뤄진 도마봉에서 내려와 절개지인 도마치를 지나 이곳까지 길게 줄지어 늘어선 화악지맥이 아름답다 못해 절경으로 다가온다.

왜 이런 마루금을 바라보면 이 세상 모든 잡념이 사라지며 마음의 평온이 되찾아 지는지...

그래서 또 이렇게 땀흘리며 어렵지만 오르는 것이리라

 

989봉에서 바라 본 올라야 할 수덕바위봉과 마루금들

 

저 멀리 한북정맥 남한 구간 최북단인 대성산이 가깝게 바라다 보이고 우측으로는 국망봉이 화악지맥을 따라오며 그 멋들어진 봉우리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겨울 비를 맞으며 조망한번 바라보지 못하고 넘었던 국망봉, 언젠가는 다시 한번 조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길 기대해 본다.

삼각점이 있는 989봉에 올라 앞을 바라보니 작은 암봉을 가운데 두고 뾰족한 두봉우리로 이뤄진 수덕바위봉이 쉽지 않은 산행을 알려주고 흐르는 땀방울 닦은 후 다시 갈길 먼 발걸음을 옮겨 본다

 

수덕바위 오름길에 좌측으로 바라 본 화천 사내면의 수밀천을 따라 만들어진 삼일리와 저 멀리 사창리도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니 넓은 방화선으로 이어진 등로가 끝나며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거친 잡목들이 옷가지를 붙잡고 늘어지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는가 쉽던 등로가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로 바뀌고 제법 많은 바위들이 등로 중간에 섞여 있어 조금은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그래도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화천쪽 사창리로 이어진 마을이 너무나 예뻐 몇장 남겨 본다. 

 

어렵게 직벽을 올라 만난 수덕바위봉이 반갑고 

 

수덕바위봉 오름길에 간간히 나타나는 화악산과 응봉쪽 조망을 해 보지만 이직도 그곳 정상에는 하얀 구름과 안개가 덮혀 제대로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코에 닿을듯한 가파른 오르막 타고 오르니 드디어 수덕바위봉 정상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려 하지만 좁은 정상이기에 다시 조금 더 진행하여 푸른 잡풀들과 잡목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등로에 앉아 쉬어 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산우님들 모두 뒤처지지 않고 잘도 따라 오고 휴식시간도 잠시 다시 평탄한 등로를 타고 1110봉을 넘는다.

 

수덕바위봉 지나 석룡산까지 3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갑고

 

한동안 평안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넓은 공터에서 허기를 달래며 맛난 점심상을 차려본다.

생각보다 오랜시간 쉬며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싸리목 지나 군사 천막을 만난다.

그곳을 넘으니 헬기장이 있는 38교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한다.

지난 여름 올랐던 등로이기에 낯설지 않은 마루금을 타고 나즈막한 봉우리에 오르니 석룡산 정상도 이제 300여미터 남아 있을 뿐이다.

 

1103봉에서 바라 본 경기 제1봉인 화악산 원경, 군부대 인공 구조물이 뚜렷하다

 

1103봉 정상에는 넓은 바위 하나가 놓여있고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경기 제1의 화악산이 황홀하기만 하다.

좌측에서 북봉을 시작으로 군부대 인공 구조물이 서 있는 정상부를 지나 중봉으로 이어지는 화악산 주능선이 장쾌하다.

얼마만에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화악산이던가...

그저 지금까지 가슴 한켠에 담아 두웠던 그리움이 눈녹듯 사라지는 시간이다.

 

드디어 석룡산 정상석에 입맞춤하고

 

몇년전까지만 해도 등로 하나 변변히 보이지 않던 이곳도 워낙 많은 등산객들의 출입으로 이제 고속도로처럼 넓은 등로가 생겨났다.

그래도 그 등로를 조금만 옆으로 벗어나면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이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듯하다.

경기도의 알프스라 불리는 석룡산 능선, 조무락골이라는 가평천의 최상류에 해당되는 가장 깊고 험한 청정계곡을 거느리고 있어 늘 새들이 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그대로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 정상에 올라 두개의 정상석을 두고 추억의 사진 몇장 남기고 내려 가 잠시 물한모금 마시며 쉬어 본다.

 

쉬밀고개 일명 방림고개에서 등산로 없음이란 등로를 타야되는 산객의 마음이 아프고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정상부를 벗어나 호젓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금새 방림고개에 도착한다.

그곳 한쪽에 이정표가 서 있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다시 38교로 원점 회기하는 등로이지만 오늘 여기 오른 산객들은 등산로 없음이란 직진 코스를 따라 진행해야 되기에 조금은 마음이 아려온다.

어쩔 수 없는 분단의 아품을 느끼며 푸른 초록이 짙게 물들어 있는 좁은 등로를 따라 올라가 본다.

 

밀림같은 등로를 타고 화악산으로 진행하다 간간히 만나는 암봉들

 

오르는 등로는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다.

간간히 보이는 암봉을 우회하며 초록의 물감이 칠해진 등로를 따라가니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여유있는 시간이다.

자연히 발걸음이 빨라지며 속도가 제법 붙는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푸른 색의 밀림같은 마루금 

 

바위지대를 지나면 어김없이 평탄한 등로 위에 푸른 풀들이 적당히 자라고 있고 그 사이사이 잡목들이 그늘을 만들어 산행에는 최고의 조건을 더해 준다.

다시 땀방울이 굵게 떨어지고 등줄기에서 뜨거운 열기가 내뿜어질 쯤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 넘어 헬기장에 도착한다.

 

삼일리 하산 등로가 있는 헬기장에 도착해 더욱 가까워진 화악산 정상부도 잡아보고

 

잠시 헬기장에서 배낭 벗어 놓고 후미 기다리며 쉬는 사이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화악산에서 내려오고 잠시 이야기 나누며 인사를 한다.

화악산 정상은 안개가 자욱히 밀려와 덮고 있고 그 반대편 능선인 한북정맥 끝자락이 검은 구름으로 덮혀있는 하늘과 맞닿아 공간을 없애고 있다.

그 아래 화천 마을들이 평화롭게 놓여 있다

 

두번 올랐던 화악산 남쪽의 중봉과 저 멀리 명지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잠시 더 쉬고 있는 사이 화악산 정상부의 안개가 겉히며 시원한 조망이 드러나고 그 아래 중봉 또한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한동안 말없이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온다.

안개로 인한 제한된 조망이 오늘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평생의 비경을 보여주고 있는 변화무쌍한 날씨속에 제법 많은 거리를 올랐다는 생각이다

 

드디어 화악산 북봉에 도착해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보고

 

헬기장에서 빤히 올려다 보이는 화악산 등로를 타고 오르니 군사방호로가 보이고 응봉은 좌측으로 이어가야 되나 화악산 북봉을 지나치기 아쉬워 아무 말없이 그곳으로 오른다.

영문도 모른채 모든 산우님들이 뒤따라 올라오고 암봉으로 이뤄진 북봉에 도착해 천상천하 절경을 그리며 높은 고도를 자랑이나 하듯 이제 피어난 철쭉에 늦봄을 만끽해 본다.

 

화악산 북봉에서 바라 본 화악산 정상부의 군부대 시설물들

 

북봉에서 바라보는 화악산 정상, 실로 오랫만에 만나는 정상이기에 오랫동안 가슴 깊숙히 그 모습을 담아 본다.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게라도 올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잠시 쉬어 본다.

산우님들 사진도 찍어 드리고...

 

이곳이 얼마나 높은 고도인지를 알려주는 철쭉꽃 저 멀리 오늘 걸어온 화악지맥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1468미터의 경기제1 고봉이란 단어에 어울리게 이제사 정상부 철쭉이 만개해 있고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화악지맥과 이어진 한북정맥이 다시 큰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오늘 이곳에 올랐으니 언제 다시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볼 수 있을련지...

동쪽의 응봉(1436봉)과 서쪽의 국망봉(1168봉)과 함께 경기에서는 가장 높군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가평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명지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경기 5악 중 으뜸으로 친다.

화악산을 중앙으로 동쪽에 매봉 서쪽에 중봉(1450봉)이 있으며 이 3개 봉우리를 삼형제봉이라 부른다.
38선이 정상을 가르고 있어 제일 높은 화악산 정상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중봉을 지나 애기봉을 거쳐 수덕산까지가 출입가능하다

 

앞으로 올라야 할 응봉의 시멘트 임도가 산객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그 낮게 드리워진 구름이 응봉 정상부에 조용히 내려 않고 있다.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눈에 넣어 보지만 가슴에서는 붉게 깍여진 임도를 바라보며 근심어린 한숨부터 나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구름으로 인해 뜨거운 햇살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화악산 북봉에서 내려와 공터에 도착하자 소나기가 내리며 금새 화악산 정상부가 안개에 숨어들고 

 

이제 다시 그 화악산 북봉을 내려와 우측으로 크게 꺽어 응봉으로 향한다.

넓은 공터로 내려오니 맑게 보였던 화악산 정상부가 갑자기 밀려든 안개로 사라지고 하늘의 먹구름에서는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후두득 거리며 산객의 발길을 빠르게 만들지만 그 빗줄기도 잠시 금새 검은 구름이 걷히며 산행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실운현에 도착해 올라야 할 응봉 모습도 담아보고

 

한동안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실운현 비포장 도로와 연결되는 절개지 위에 도착되고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쉬어 간다.

앞으로 올라야 할 응봉가는 콘크리트 임도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그래도 올라야 하는 등로이기에 체념하고 즐겨본다.

 

화악산과 응봉을 이어주는 임도와 그 임도아래 화악터널이 뚫리고

 

이제는 이 실운현 밑으로 화악터널이 뚫려 화천과 가평이 쉽게 연결되고 있지만 이 터널이 뚫리기전 도마치까지 비포장으로 남아 있던 시절엔 화천가는 길이 그리 만만치 않았음을 잘 알고 있는 산객이기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차량 차단기 좌측으로 헬기장이 있고 그 아래 북쪽으로 화천쪽 마을들과 산그리메가 아득히 펼쳐져 있다.

화악산과 응봉 정상에 있는 공군 군기지 이름이 달려있는 이정표를 지나 본격적인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응봉으로 향한다

 

가평에서 화악터널로 연결된 34번 지방도로가 마치 뱀모양을 연상시키고 저 멀리 안개속에 명지산과 연인산등 명지지맥의 마루금들도 뚜렷히 눈에 들어오고

 

응봉 가는 길에 바라본 화악산과 34번 지방도로가 산객의 눈길을 잡는다.

마치 긴 꼬리를 가진 뱀이 산등성이를 감싸고 돌아가듯 그렇게 누워있다.

때로는 멋지게 또 때로는 안타깝게 보이는 산하이다.

다만 그 넘어 희미한 명지지맥의 명지산과 연인산 좌측으로 매봉을 지나 발기산 자락이 얼마전 올랐던 명지지맥을 회상시켜 주고 있다.

 

응봉 오름 시멘트와 비포장 임도를 번갈아 타며 뒤돌아 본 화악산 정상부 원경

 

이제 응봉 정상이 코앞이다.

서쪽으로 구름속에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희미한 실루엣으로 남아 있는 화악산 아래 명지산에서 저 멀리 호명산 마루금이 시원하다.

그리고 그 아래 화악리 마을도 희미하지만 그 존재감을 확실히 알려주고 서서히 가평과 청평이 산그리메에 숨어듦과 동시에 동남쪽 저 멀리 호반의 도시 춘천이 의암호 뒤로 너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응봉 정상 역시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이렇게 아쉬운 사진 한장으로 대신하고

 

화악산에 이어 두번째 높이 정도를 자랑하는 응봉 역시 군부대에 그 정상을 넘겨주고 그저 화악산 전위봉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느낌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주위 풍경을 살펴본다.

서쪽으로 명지지맥과 화악산 정상이 보이고 응봉 정상 남쪽으로 가야 할 촉대봉과 몽가북계 능선이 시원하다.

좌측 동쪽으로는 의암호와 춘천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제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촉대봉을 거쳐 좌측 홍적고개로 이어진 화악지맥 마루금들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잠시 앉아 있으니 찬바람이 불며 추위를 느낀다.

윈드 자켓을 꺼내 체온을 보호하며 남아 있던 간식을 비우고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촉대봉을 향한 내리막 등로를 타본다.

너무나 아름답고 부드러운 능선에 그저 몸을 맡겨본다는 그런 느낌으로 내려가 본다

 

저 멀리 촉대봉 좌측으로 홍적고개와 몽가북계 마루금 그리고 그 좌측으로 의암호와 춘천시도 한눈에 들어온다

 

촉대봉 넘어 등로가 좌측인 동쪽으로 꺽이며 오늘 산행 날머리인 홍적고개와 몽가북계 마루금이 아름답다.

뱀같은 형상의 임도들, 이제 그런 것에 아파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시간이건만 아직도 저런 모습에 가슴 아파하는 것을 보면 산을 많이도 사랑하고 있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본다

 

촉대봉 가는 등로에도 간간히 만나는 바위들

 

가야 할 마루금은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시간은 잘도 흘러 벌써 오후 6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계획된 홍적고개까지 가려면 다시 헤드렌턴 불빛에 의지해 가야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작된다.

자연적으로 발걸음이 빨라지며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는데도 오르막 오를때보다 더 많은 땀방울이 등산복을 적시고 있다.

간간히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넘어 마지막 가파른 등로를 타고 오르니 하늘이 열리며 촉대봉 바로 앞 전위봉에 도착한다

 

촉대봉 근처에 도착해 전망바위에서 뒤돌아 본 응봉쪽 화악지맥 마루금

 

지나온 응봉에서의 마루금이 더없이 아름답다.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이 구름을 뚫고 방긋 웃음으로 인사한다.

무더위를 걱정했지만 구름속에 숨어 있다 저녁이 되니 아쉬운듯 살짝 얼굴 내미는 햇살이 얼마나 고맙고 좋았던지...

 

드디어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촉대봉 정상석에 도착하고

 

드디어 오늘 올라야 할 마지막 봉우리인 촉대봉에 안착한다.

동으로는 자연휴양림이 들어선 집다리골과 춘천호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춘천호 위로는 용화산과 오봉산이 멀리 사명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춘천호 오른쪽으로는 삿갓봉,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산릉 너머로는 홍천 가리산, 춘천시내와 대룡산, 그리고 삼악산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 뿐 다른 어떤 단어도 생각나지 않는 시간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고하게 피어난 산목련(?)이 바쁜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마지막 촉대봉에서 좌측 지암리로 빠지는 등로에 주의하며 남으로 직벽을 통해 어렵게 마루금을 타고 진행한다.

점점 시간은 흘러가고 가야 할 마루금은 멀기에 홀로 앞서 나아가며 고민을 해 본다.

그래도 등로 주위에 피어난 산목련이라 생각되는 아름다운 꽃에 눈과 마음을 빼앗겨 잠시 주춤 거려 본다.

 

저 멀리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희미한 실루엣만 남기고 있는 화악산 정상부

 

몇몇 산우님들은 무더운 날씨에 긴 종주 산행에서 오는 어려움을 몸으로 표현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뒤따르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한다.

1125봉과 1110봉 넘어 긴 바위봉에서 서쪽 화악산에 걸려 있는 저녁해를 담고 잠시 고민하다 미필적 고으ㅟ를 범하며 930봉이 아닌 화악리로 발길을 돌린다.

좌측으로 홍적고개 가는 희미한 등로를 보지만 확실한 등로인 화악리로 내려오다 이정표를 만나 길을 잘못 들었다며 어쩔 수 없이 그냥 하산한다는 말에 모두 안도하는 모습이다.

가끔 홀로 결정해야 하는 이런 시간이 무척 어렵고 고뇌에 차는 시간이다.

 

시간 관계상 홍적고개가 아닌 화악리로 하산하며 바라 본 930봉 직전에서 제2구간을 다시 시작해야 하고

 

다음 산행 들머리를 화악리로 정하니 마음만은 편안하다.

한동안 내려오니 다시 하늘이 열리며 임도가 나타나고 직벽 안전로프를 타고 내려온다.

위를 바라보니 930봉과 우측 저 멀리 홍적고개로 이어지는 화악지맥 마루금이 멋들어지게 서 있다.

조만간 다시 만남을 약속하고 내려가 본다

 

천수사 앞에 세워진 정자 및 돌탑, 이쪽 계곡에서 땀에 찌든 몸둥아리 씻어내고

 

한동안 내려오니 민가가 보이고 등로 좌측으로 계곡이 있으며 그곳에는 시ㄹ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천수사 돌탑과 정자가 있는 곳에 여산우님들을 남겨두고 조금 더 내려가 계곡물에서 피로와 땀을 닦아낸다.

몸이 시릴 정도로 찬 계곡물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가평 택시를 불러 가평으로 나와 따뜻한 국밥 한그릇과 이슬이 한잔으로 화악지맥 첫구간을 무사히 마무리 한다.

 

언제부턴가 오지같은 지맥 산행에 묘미를 느끼며 맛을 느껴가는 산행, 한동안은 이런 산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으로 길고도 힘들었던 현충일을 마감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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