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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산행(완료)/명지지맥(한북·완)

명지지맥 제2구간 마일리 국수당에서 빛고개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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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가평의 명지지맥 마루금 일대, 마일리 국수당에서 빛고개까지

산행일자 : 2009년 5월 17일

산행날씨 : 새벽부터 오전내내 가랑비와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 제로 및 산행 시간 지체

산행온도 : 영상 6도에서 영상 17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마일리 국수당-명지지맥 능선(매봉 0.77 Km) 이정표-매봉 정상석(우측 동막골 갈림길)-헬기장-

               삼각점-매봉(929봉, 산불감시 카메라, 좌측 회목고개 갈림길)-경반리 갈림길-

               깃대봉(910봉, 송이봉 김할머니집 갈림길)-기쁜우리샘물 갈림길-

               윗삼일 김할머니집 갈림길-약수봉(아무 표식도 없음)-삼일 갈림길-윗두밀 갈림길-대금산(704봉)-

               두밀리 고개(대보리 갈림길)-헬기장-대보리 갈림길-절고개(임도)-청우산 갈림길(임도)-헬기장-

               592.7봉(삼각점)-수리재-성황당 나무-헬기장-샘말쉼터 갈림길-불기산(601봉)-깔딱고개 갈림길-

               16번 통신탑-빛고개-46번 지방도로-구지방도로-주발봉 들머리 정자

산행거리 : 총 약 18 Km (지맥거리 16.2 Km 및 접속구간 약 1.8 Km)

산행시간 : 약 8 시간 (05시 40분부터 13시 40분까지)

 

 

아쉬운 우중산행으로 완주의 꿈과 아름다운 조망을 놓친 시간들

 

 

갑자기 바빠진 시간들로 인해 산행에 대한 아쉬움만 늘어간다.

요즈음 들어 근교 지맥에 관심에 필이 꽂히고 그 지맥 마루금을 따라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다 보니 한번 산행에 자꾸만 산행 시간이 늘어만 간다.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이런 방법으로 시간과 돈을 아끼려는 마음만은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오늘은 좀 먼 거리이지만 호명산까지 가 명지지맥을 졸업하리라 마음먹고 새벽같이 달려 나왔지만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기상청이 아니라 구라청이란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시간이다.

 

새벽 5시 40분, 마일리 국수당에서 산행 출발하며 담은 이정표

 

어제 토요일에 제법 굵은 빗방울이 하루 종일 내리며 산객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지만 날이 바뀌며 날씨가 맑아진다는 기상청 일기예보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3시 기상하여 밖을 내다보니 아직도 가랑비가 내리며 공신력있는 국가기관에 볼멘 투정만 늘어간다.

그래도 지기가 함께 일어나 애마 회수를 위해 기꺼이 동참해 준다는 소식에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 준비를 하고 마일리로 들어가니 새벽 5시를 조금 넘기고 있다.    

 

마일리에서 오늘 올라야 할 매봉쪽 원경을 잡아보니 그곳엔 자욱한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조금은 가늘어진 빗줄기 속에 비옷과 롱스패츠로 완전 무장을 하고 산행을 나서는 시간 새벽 5시 40분, 원래 계획은 조금 더 일찍 와 명지지맥 마루금에서 찬란한 일출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내리는 빗줄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만 시간이다.

지기가 졸린 눈 비비고 돌아서는 뒷모습을 바라본 후 천천히 임도를 따라 작은 개울을 건너고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능선길로 접어드니 푸른 잎새마다 한가득 머금었던 물방울들이 후두둑 떨어지며 미끄러운 등로를 더욱 어려운 조건으로 만들고 있다.

 

접속구간인 국수당에서 매봉전 명지지맥 직전 마루금에 무사히 도착해 한숨 돌리고

 

금새 온몸에 물기가 기득하고 자꾸만 등산화에 달라붙는 진흙이 무게를 더해주는 시간 온몸이 땀범벅이가 되며 가파른 된비알과 평이한 등로 그리고 바위너덜길을 조심하며 오르니 한시간도 넘는 시간에 드디어 접속구간을 지나 매봉 0.77 Km 남아 있는 넓은 임도의 정상 마루금에 도착한다.

자욱한 안개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홀로 진행하는 등로엔 두려움이 내려 앉는다.

빗물에 젖어있는 초록이 그마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고 있다.

 

넓은 방화선을 타고 온몸을 흠뻑 적신 후 드디어 매봉 정상석이 서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안개가 더욱 짙게 방화선을 감싸고 그동안 많이도 홀로 올랐던 산행이지만 오늘만큼은 등줄기가 써늘한 기운이 감돌 정도로 우중산행에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우중에 쉬지 않고 계속 미끄어지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두발짝 앞으로 진행하면 한발짝 뒤로 물러나는 형국이다.

그래도 넓은 방화선이기에 그 두려움 떨쳐 버리고 진행해 올라가니 드디어 매봉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 닿는다.

우측으로 동막골 하산 이정표가 서 있고 지맥 마루금은 좌측 넓은 방화선을 따라 안개의 춤사위만 보이고 있다. 

 

홀로 외로운 우중 지맥 종주이지만 등로 주변에 피어 물기를 머금은 고개 떨군 철쭉을 외면할 수 없다

 

잠시 매봉 정상석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방화선 따라 진행하니 자꾸만 완만한 오르막이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고 왜 낮은 봉우리에 매봉 정상석이 서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알 수 없는 이유이기에 그냥 진행한다.

내리는 가랑비와 나뭇잎에서 바람결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을 온몸으로 맞으며 진행하니 등로 옆에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떨군 철쭉이 여유없는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실질적인 매봉 정상이라 생각되는 헬기장 한가운데에 삼각점이 박혀있다

 

잠시 더 완만한 방화선을 타고 진행하니 우중에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 한가운데에 작은 삼각점이 박혀있다.

그 주위에는 산불감시 탑이 서 있고 주위를 살펴보니 안개로 인해 조망은 전혀 없지만 이 봉우리보다 더 높은 봉우리는 보이지 않고 모두 내리막 등로로 연결되어 있다.

아마도 이곳이 실질적인 매봉이 아닐까 생각되는 헬기장 봉우리인 것이다. 

 

성하의 계절으로 접어 들었음을 알리는 초록의 등로에 좁은 등로만 열려 있지만 오늘은 산객의 온몸도 빗방울에 젖어 들고 있다

 

보이는 것이 없기에 다시 방화선 따라 초록으로 변한 등로를 걸어 내려가니 대금산까지 5.5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이고 회목고개 갈림 이정표도 나타난다.

다시 사진 한장 남기고 진행하니 금새 경반리 하산 갈림 이정표도 나타난다.

그곳을 지나니 안개의 춤사위속에 파란 물감을 칠한 등로가 어렵게 진행하는 산객의 마음을 달래주며 잠시 쉬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깃대봉 정상의 이정표와 삼각점

 

계속 이어지는 방화선과 능선길을 왔다 갔다를 반복하다 완만한 오르막 오르니 삼각점과 이정표가 서 있는 깃대봉 정상에 오른다.

바람이 강하게 불며 약간의 써늘한 기운을 느끼지만 이미 온몸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로 인해 그 추위마저 느끼지 못한 채 우비를 벗어 던지고 물 한모금 마셔 본다.

좌측으로 송이봉 가는 등로가 잡목으로 우거져 잘 보이지 않고 방화선은 우측으로 크게 꺽이며 내리막 등로로 이어져 있다.

나뭇가지 밑으로 가 독도를 해 보니 계속 방화선을 타고 진행하는 것이 옳바른 마루금이다.

이제 강한 바람으로 추위가 엄습해 오고 다시 배낭 둘러메고 우비로 중무장 한 다음 방화선을 타고 계속 진행한다. 

 

약수봉 가는 등로에서 바라 본 비바람에 떨어진 철쭉꽃잎들

 

한동안 진행하다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그곳에 두릅나무가 서 있고 이제 막 새순을 피워 올리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인다.

다가가 살펴보니 이미 많은 등산객들인지 아니면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타 몇번의 새순을 피워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저 자기가 먹을 만큼만 채취하고 내년과 후년을 위해 남겨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시 방화선과 능선 등로를 번갈아 타며 진행하니 우리기쁜샘물 갈림 이정표가 나타나고 곧이어 윗삼일 김할머니집 이정표도 나타난다.

김할머니집이 무엇 때문에 그리 유명한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이정표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 한번쯤 들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약수봉 직전 등로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는 철쭉꽃들이 이번 비가 얼마나 많이 내리고 바람은 또 얼마나 강했는지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약수봉 정상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이지만 아무 표식이 없기에 아쉬움만 남기고

 

마일리 국사봉에서 약수봉까지 약 3시간 걸려 무사히 도착한다.

하지만 예상했던 시간 보다는 많이 지체되고 있다.

아무리 빠르게 진행할려 해도 미끄러운 등로와 내리는 가랑비 그리고 안개와 등산화에 느껴지는 무게감으로 인해 자꾸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쉬운 점은 약수봉이란 어떤 표식도 없어 정말 그곳이 약수봉 정상이 맞는지 이 산객도 헷깔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마루금 따라 계속 전진이다 

 

독도에 주의해야 할 삼일 갈림길, 우측이 지맥 갈림길이고 직진은 삼일 가는 등로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잡목이 우거진 좁은 등로를 타고 안개가 자욱한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니 갑자기 삼거리 등로가 나타난다.

아무 표식도 없어 잠시 배낭내려 놓고 독도를 해보니 잘 알 수가 없다.

직진 등로는 몇미터 앞까지 보이기에 살펴보니 아무 표식이 없어 우측으로 급하게 꺽이는 등로쪽으로 다가가니 바위들이 서 있고 그 바위 넘어 이정표가 서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쪽 우측으로 90-도 꺽어 바위를 넘어가는 등로가 정상 지맥 등로이고 직진은 삼일로 하산하는 내리막 등로인 것이다.  

 

좁은 능선길을 벗어나 다시 만나는 방화선을 따라 진행하니 안부 저 밑에 이정표 하나가 서 있고 

 

능선 등로를 따라 좁은 마루금을 한동안 걸어 진행하니 어느덧 잡목이 없어지며 다시 방화선과 만난다.

안개가 자욱히 드리워진 방화선을 따라 조금 진행하니 저 멀리 안부에 이정표 하나가 외롭게 서 있는 모습이 운치가 있어 잡아본다.

내려가 살펴보니 윗두밀 갈림 이정표이다.

이제 대금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리 표시가 힘을 준다. 

 

대금산 정상, 우측에 전망바위가 있지만 오늘은 안개만 보일 뿐이다

 

그저 안개와 푸른 방화선 그리고 가랑비와 강한 바람 그것이 전부인 명지지맥,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 버리는 것이 사는 이치이거늘, 오늘 안개와 푸른 숲을 보였기에 조망은 다음에 다시 올라 만나자 숨어 버린 시간이다.

다만 혹시나 하고 막힘이 없는 정상에서의 풍경을 상상으로라도 조망해 본다.

북으로는 방금 지나 온 약수봉과 깃대봉 위로 고개를 내민 명지산, 칼봉, 화악산, 촉대봉, 구나무산 , 몽덕산등이 눈에 들어 올 것이다.

서쪽 전망바위 아래로는 대금이계곡과 보래곡이 현리 번화가와 함께 내려다 보이고 현리 왼쪽으로는 은두봉, 오독산, 축령산, 서리산, 주금산 등이 하늘금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남으로는 청우산 방면 593m봉에서 불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명지지맥 마지막 봉우리인 호명산과 청평호 건너 뾰루봉, 화야산 및 고동산 줄기가 보이고 그 넘어 도일봉, 용문산, 백운봉, 유명산 줄기가 일렁이는 파도인 듯 사야에 들어 올 것을 오늘은 아쉬운 마음 뿐이다. 

 

대금산 지난 안부에 대보리와 윗두밀 이정표가 너무 아름답다 

 

대금산 정상에서 잠시 쉬며 김밥 한줄로 아침을 대신하고 다시 비에 젖어 드는 배낭을 둘러메고 푸른 초원과 같은 방화선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주위 잡목이 어우러진 푸른 안부 중앙에 이정표 하나가 서 있고 그 모습이 너무 고즈넉하며 아름답게 눈에 들어 온다.

멋진 조망은 아니지만 이렇게 오늘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등로를 선물로 주었으니 그것에 만족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절고개 임도와 이정표, 지맥은 내려가 우측 임도를 타고 진행

 

이름모를 수많은 야생화가 등로를 가득 메우고 고개 떨군 모습이 애처로워 보인다.

완만한 방화선 오르막을 타고 오르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이어 대보리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그곳에서 내리막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안개속에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절고개란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우측 능선으로 등로가 이어지고 그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넘으니 금새 다시 그 넓은 임도와 만난다. 

 

넓은 임도를 타고 진행하면 청우산 갈림길이 나타나고 직진하면 청우산, 좌측 능선 방화선이 명지지맥 마루금  

 

능선에서 넓은 임도를 만나는 지점에 다시 하나의 이정표가 서 있고 그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임도 우측에 이정표 하나가 다시 서 있다.

이 이정표 있는 곳이 명지지맥 발기산과 우측 청우산 갈림 이정표로 지맥 마루금은 임도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올랐다 다시 우측으로 나 있는 넓은 방화선을 타고 진행하면 된다.

이곳에서 오늘 처음으로 나물을 뜯고 있는 두명을 만나 잠시 인사 나누고 그 방화선을 따라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본다. 

 

헬기장 지나 592.7봉 오름길의 안개속에 묻힌 방화선 마루금

 

조금 더 오르니 다시 헬기장 하나가 있고 그곳을 지나 안개가 자욱한 방화선 마루금을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다시 등줄기와 얼굴에선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등로에는 많은 야생화와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여름이 지나면 명지지맥 등로도 잡목과 잡풀들로 인해 산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592.7봉의 삼각점과 암봉을 지나자 잡목 사이로 안개속에 불기산 정상이 가물거린다 

 

방화선 끝에는 평범한 봉우리가 서 있고 그곳 정상에도 삼각점이 박혀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우측으로 나 있는 방화선이 하나 더 갈라지며 잠시 독도를 요하게 만든다.

산행지도를 확인하니 이곳이 청우산 갈림길로 표시되어 있지만 필자는 벌써 임도에서 청우산과 갈라져 이곳까지 진행을 하였기에 더욱 헷깔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좀 더 기다렸다 한동안 독도에 신경 쓴 후 물 한모금 마시고 좌측 푸른 방화선을 따라 다시 진행해 본다.

진행하다 보니 날씨가 개며 잡목 사이로 안개의 춤사위에 가려진 불기산 정상이 나타난다 

 

방화선을 따라 진행하니 수리재 넘어 잠시 가랑비가 멈춘 사이 불기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조금은 가파라지는 방화선 등로를 타고 푸른 초원을 거닐듯 진행하니 잡목 사이로 안개속에 숨어 있는 불기산 정상이 자꾸만 빨리 오라 손짓하고 있다.

계속 진행하니 우측 축령 서리산과 뾰루봉과 화야산쪽 능선이 구름속에 모습을 나타내며 산객의 가슴을 쿵꽝거리게 만든다.

계속 진행하니 우측으로 수리재 이정표가 서 있고 야생화 군락지를 지나니 좌측으로 잠시 조망이 터지며 올라야 할 불기산 정상 능선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성황당 가는 길목에 피어난 너무나 아름다운 야생화 

 

잠시 안부를 지나 진행하니 야생화 군락지 사이에 가시 돗친 아름다운 야생화가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그곳에 주저 앉아 디카에 담은 후 그 아름다움에 반해 한동안 쉬어 간다.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은 빼앗아 갔지만 이런 호사스런 야생화를 선사했으니 이것만으로도 만족한 산행에 대한 보상은 충분할 것이다. 

 

좌측에 서 있는 성황당 나무를 지날 땐 섬뜩한 기운이 감돌고

 

야생화에 취해 아무 생각도 못한채 다시 평이한 방화선을 따라 진행하니 다시 안부가 나타나고 그 안부 우측의 큰나무 한그루에 성황당 풍이 풍기는 풍경이 느껴진다.

갑자기 안개가 밀려오며 생각지도 못한 두려움과 섬뜩한 공포가 밀려온다.

아주 어릴적 시골 고향에서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의 풍경을 이곳에서 바라보며 그 공포를 이겨본다

 

수리재 마을 저 멀리 명지지맥 마지막 봉우리인 호명산과 뾰로봉, 화야산, 고동산 능선이 안개속에 잠들어 있다 

 

서서히 허기가 밀려오지만 이런 풍경에서는 먹고 싶지 않아 조금만 더 진행하자 생각하고 계속 전진하니 우측으로 서서히 조망이 터지며 하늘과 마루금 사이를 덮고 있는 구름과 안개가 잠시 쉬어가라 이야기 한다.

그곳에 배낭 내려 놓고 준비한 과일을 먹으며 지도를 꺼내 주위 산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수리재 마을 우측 뒤로 청우산이 두꺼운 안개속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보이고 그 뒤 저 멀리 축령산과 서리산으로 이어진 축령지맥이 아스라히 올려다 보인다.

그 아래 명지지맥 마지막 봉우리인 호명산 지나 뾰루봉과 화야산 능선도 구름속에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수리재 마을과 반야사 그리고 안개속에 청우산과 저 멀리 축령 서리산이 희미하다 

 

다시 진행하려 해도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잠시 더 쉬며 남아 있는 과일 전부를 먹고 있으니 약간은 더 안개가 벗겨지며 조금은 선명한 축령지맥이 드러난다.

많이도 올랐던 축령 서리산 그러나 이제부터 이어가는 지맥 산행으로 조만간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가슴속 깊이 그 모습을 그려 넣어 본다

 

잠시 불기산 오름 등로에 바라 본 불기산 정상부의 안개 

 

한동안 쉬다 보니 써늘한 기운이 감돌고 자리 박차고 일어나 이제 비옷을 벗은 다음 조금은 홀가분한 상태로 진행을 시작해 본다.

방화선이 끝나고 좁은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금새 좌측으로 공터같은 넓은 장소가 나타나고 그 위쪽으로 불기산 정상부가 빤히 올려다 보인다.

그 모습 놓칠세라 디카에 담은 후 방금전 많은 휴식을 취했기에 그냥 다시 전진한다 

 

방화선을 지나 잣나무 군락지를 따라 이제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하고 

 

이제 불기산 정상도 얼마 남아있지 않은듯 급한 경사면이 보이고 제법 굵은 잣나무 군락지가 방화선을 없애고 좁고 긴 터널같은 등로를 만들어 놓고 있다.

좌측 산속에서는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고 가끔 제법 큰 잡목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봐서는 몇명의 사람들이 나물을 뜯으러 올라온듯 하다.

제발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존하며 필요한 만큼만 가져 가길 바래본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푸른 잡목 사이로 나 있는 좁은 등로 

 

한동안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며 진행하니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등로가 연속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지만 홀로하는 안개낀 등로가 무심한 산객의 가슴에 또 다른 생각을 불러 넣어주고 있다.

처음으로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 하지만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는 푸른 잡목 사이로 나 있는 좁은 등로가 그 모든 공포와 고통을 잊게 만든다.

 

불기산 정상에는 두개의 이정석과 이정표가 서 있고 삼각점도 보인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비릿한 냄새를 풍길쯤 드디어 불기산 정상에 오른다.

두개의 정상 이정표와 이정석 그리고 삼각점, 그 사이에 낑겨 사진 한장 남기고 잠시 쉬어 본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이지만 봐줄만한 사람 하나 없으니 무슨 꼴이면 어떠랴...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곳 경기 가평읍과 외서면 경계를 이루는 불기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상상으로만 그 멋진 조망을 그려 본다.

북쪽 멀리 첫 구간 지나온 귀목봉에서 시작해 대금산을 이르키고 동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솟은 산이 바로 불기산이다.

매봉, 칼봉, 구나무산 및 경기의 제일 고봉 화악산이 하늘 금을 그리고 있어 깃대봉(858봉), 대금산(706봉) 및 청우산(619봉)과 연계해 종주해 보는 것도 좋은 산일 것이다.

 

불기산 정상에서 본  화악지맥 마지막 봉인 수정봉과 보납산 봉우리들도 안개속에 보인다

 

그래도 정상석 뒷편 바위에 올라 잠시 안개가 걷히는 그쪽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지도를 꺼내 든다.

다시 올라야 할 화악지맥 마지막 봉우리인 보납산 줄기가 아닐까 생각되는 연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저곳에 올라 바라보는 이곳 조망은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해 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독도에 주의해야 할 깔딱고개 갈림길, 명지지맥 마루금은 우측으로 90도 꺽어 내리막 

 

정상에서의 추억을 남기고 사면을 통해 내려가니 금새 나무 이정표가 하나 서 있고 많은 선답자들이 이곳에서 독도를 주의하라는 후기를 남겼기에 살펴보니 지맥 산행은 우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해야 된다.

직진을 하면 산림조합으로 내려가는 깔딱고개란 설명이 적혀있다.

선답자들의 수고에 고개숙여 감사하는 마음 전해본다

 

잣나무 숲 저 멀리 비가 그친 밝은 빛이 환상이다 

 

이제 평이한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묘두기가 나타나고 곧이어 무성한 낙엽송과 잣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등로가 넓어지며 산행하기 아주 편안한 산길로 연결되는 기분이다.

이제 비가 완전히 그치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시간을 보니 12시를 막 넘기는 시간이라 호명산 넘어 명지지맥 완주가 가능하리란 생각에 좀 더 빠르게 내려온다.

 

큰 묘지를 지나 바라 본 불기산 정상부 

 

한동안 내려오니 하늘이 열리며 저 멀리 지나온 불기산 정상부가 살짝 드러난다.

놓치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풍경이기에 디카에 담은 후 다시 잣나무 군락지를 통해 내려가니 좌측으로는 계속 철조망이 따라오고 그 철조망 아래 큰 건물 하나가 잡목 사이로 보인다.

필자는 저 건물이 폐기장 처리장이라고 생각했지만 내려가 확인하니 이곳은 군견 훈련장이였던 것이다.

 

16번 철탑 아래에서 바라 본 군견 훈련장과 46번 지방도로 그리고 빛고개 원경 

 

커다란 묘 1기를 지나 다시 산행하기 좋은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등로 좌측으로 16번 철탑이 보이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멋지다.

가평과 청평을 연결해 주는 46번 지방도로와 군견 훈련장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그 풍경 남긴 후 다시 마지막 빛고개를 향해 내려가 본다.

 

군견 훈련장 건물 앞 공터에서 바라 본 철조망 넘어 저 멀리 불기산 원경 

 

마지막 절개지쪽으로 내려오니 46번 지방도로로 그냥 내려갈 수 없어 좌측 절개지 고개를 타고 내려온다.

그곳에 유휴지 같은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군견 훈련장 건물이 눈앞에 뻔히 내려다 보인다.

그곳에서 뒤돌아 보니 철조망 넘어 저 멀리 불기산 정상부가 이제 시원하게 열려있다.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시원한 감정이 교차되고 있다.

 

46번 도로의 빛고개 버스 정류장, 도로 건너 나즈막한 능선을 넘으면 구도로가 나타나고 주발봉 들머리가 보인다

 

그 군견 훈련 건물 정문을 타고 내려가니 46번 지방도로 위엔 휴일을 맞아 지나가는 통행량이 말이 아닐 정도로 많다.

중앙에 있는 도로 분리대를 넘어 가기에는 위험이 너무 커 좌측 넓은 공터로 들어가 스패츠까지 정리한 후 빗고개라 적혀 있는 버스 정류장 이정표를 담은 후 46번 도로 좌측을 타고 내려가 중앙 분리대가 없는 곳을 골라 도로를 건너 본다.

 

다시 빗고개로 올라와 나즈막한 능선을 넘을까 생각하다 그냥 구도로를 타고 주발봉 산행 들머리쪽으로 이동한다.

재생공장 및 시멘트 공장들이 들어 서 있는 곳을 통과해 공원처럼 조성된 넓은 장소의 사각 정자에서 배낭 내려 놓고 점심 식사를 즐겨 본다.

 

하지만 갑자기 하늘이 검게 변하며 제법 굵은 빗줄기가 쏫아지기 시작하고 호명산까지 가려는 계획은 이곳에서 산산히 부서진다.

식사 후 청평으로 가는 길을 걱정하는데 이곳에서 펜션을 운영하신다는 아저씨를 만나 자가용을 타고 10,000.-에 청평 터미널까지 아주 편안하게 돌아 와 완주를 못한 아쉬움을 다래본다.

 

하지만 청평으로 돌아오니 다시 날이 개면서 뜨거운 태양이 산객을 비웃고 수많은 여행객들로 인해 자리도 못잡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 온다.

 

남아 있는 구간은 한번 올랐던 곳이기에 지기를 떼리고 둘이서 또는 산우님들과 수다 떨며 걸어가는 명지지맥 마지막 구간이길 바래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