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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맥산행(완료)/명지지맥(한북·완)

연인(명지)지맥 제1구간 무리울에서 국수당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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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포천과 가평군에 걸쳐 있는 연인(명지)지맥 마루금

산행날자 : 2009년 4월 30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초여름 날씨였으나 박무현상

산행온도 : 영상 12도에서 영상 23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무리울-오뚜기령 헬기장-오뚜기령-귀목봉 갈림길(890봉)-귀목봉(1036봉)-귀목고개-795봉-명지3봉(1199봉)-아재비고개(백둔리 갈림길)-연인산(1068봉)-헬기장(1056.8봉)-우정봉(906봉)-우정능선-우정고개-헬기장-국수당 갈림길-국수당-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6 Km (연인지맥 14.1 Km, 접속구간 8.5 Km)

산행시간 : 약 10시간 (07시 40분부터 17시 40분까지, 쉬면서 널널하게)

교통편 : 대중교통 및 택시 이용

 

 

새로운 연인(명지)지맥 마루금과의 만남을 시작하며 

 

 

갑자기 지맥산행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서 부터 시작하자고 마음먹으니 온통 머리속이 지맥으로 꽉 차 버렸다.

몇해전 화악지맥을 진행하고 한남금북정맥을 홀로 타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던터라 더욱 지맥에 대한 그리움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시간되는 대로 가까운 지맥부터 홀로 오르리라 마음 먹고 다시 시작한 연인지맥 일명 명지지맥의 산행 후기를 정리해 본다.

 

한북정맥은 국망봉에서 강씨봉과 오뚜기령을 지나 연인지맥 또는 귀목봉 분기점인 890봉에서 등로를 서남방향으로 돌려 청계산과 운악산으로 이어가고 890봉에서 또 하나의 산줄기가 동쪽으로 분기하여 귀목봉(1050봉), 명지3봉(1199봉) , 연인산(1068봉), 우정봉(906봉), 깃대봉(909봉), 매봉(929봉), 대금산(706봉) ,불기산(601봉), 주발봉(489봉), 호명산(632봉)을 거쳐 청평대교 앞 북한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58 Km의 이 산줄기를 연인지맥 또는 명지지맥이라 부른다.

 

다만 개인적으로 우목봉과 월출산으로 불리던 곳을 지자체의 산 이름 변경으로 새로 생긴 연인산의 이름을 딴 연인지맥 보다는 명지지맥을 선호하는 편이라 편의상 그렇게 부르고 싶다.

또한 오뚜기령도 그곳 주민들이 아직도 사용중인 강씨봉 고개가 맞을 듯 싶고 우정봉은 원래 이름인 전패봉으로 또한 우정고개는 전패고개로 불리워지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산행 들머리인 무리울 마을 입구의 입간판과 축사동들

 

새벽같이 일어나 간단하게 김밥 한줄로 새벽 허기를 달래고 첫 지하철을 이용해 강변역에 도착하니 아침 6시 15분이다.

6시 20분 발 일동행 버스를 타야 되기에 정신없이 표를 구매하고 돌아 와 버스에 오르니 모자란 잠이 밀려오며 깊은 꿈속으로 향한다.

한시간만에 도착한 일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5,000.-원을 주고 택시에 승차해 무리울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 7시 30분, 간단히 산행 준비 후 곧바로 넓은 임도를 타고 외롭고 긴 산행을 시작해 본다.

 

 

산판도로인 임도를 따라 강씨봉(일면 오뚜기령)고개로 오르며 바라 본 무리울 축사들

 

이곳 무리울도 생각보다 골이 깊고 산세가 험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와서보니 이곳 전체가 축사마을로 변해있고 그곳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이미 죽어있는 개울이 되고 말았다.

넓은 산판도로를 타고 오르며 계속 등로 왼쪽으로 보이던 마을은 전부 축사동만이 눈에 들어 올 뿐이다.

또한 이 산판도로 역시 이곳 군사지역의 사단장에 의해 개설되면서 강씨봉 고개라 불리우던 곳을 개명해 오뚜기령이라 바뀐 지명 이름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강씨봉 고개 오름 임도에서 바라 본 한북정맥 마루금과 뾰족한 연인(명지)지맥 분기봉

 

넓은 임도를 따라 한동안 좌측의 무리울 계곡과 축사를 바라보며 상쾌한 새벽공기속에 나 홀로 오르는 행복을 만끽해 본다.

하지만 바람결에 가끔 실려오는 무리울 축사의 비릿한 냄새가 고향의 향수를 불러주기도 하지만 청정 계곡이어야 할 이 아름다운 계곡이 오염되어 있음을 느끼기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잠시 더 오르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제 무리울에서 3 Km를 걸어 왔음을 알려주고 조금 더 오르니 지난 가을과 겨울에 올랐던 한북정맥 마루금이 반갑게 손짓하며 반기고 있다 

 

 

오뚜기령과 이정석

 

우측으로 오늘 만났다 헤어져야 할 귀목봉 갈림길 직전의 뾰족봉이 한북정맥 마루금과의 영원한 이별은 하지 말라는 듯 애처롭게 보이기도 하고 또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한 시간이다.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빠르게 치고 오르니 금새 오뚜기령이다.

이 근처 주민들은 아직도 강씨봉 고개라 불리고 있다는데 이곳 군부대를 맡았던 어느 사단장이 임도를 닦으며 임의로 오뚜기령이란 지명으로 사용하며 이정석까지 세웠다니 감사해야 할지 아니면 서글퍼해야 하는 것인지...

 

 

오뚜기령 지나 우측 넓은 헬기장 가장자리에 서 있던 한우리봉 정상석과 그 넘어 포천의 일동 원경

 

오뚜기령에서 잠시 사진 몇장 남기고 지난번 한북정맥 산행시 올라보지 못한 넓은 헬기장으로 올라본다.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한우리봉이란 커다란 이정석을 만나곤 얼마나 반가워 했던지...

그곳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포천 일동쪽 마을과 시가지 그리고 들녘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이다.

 

 

한북정맥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며 바라 본 귀봉목

 

이제부터 방화선을 타고 한북정맥 마루금을 걸으며 지난번 눈속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지난주 올랐던 남해지맥은 벌써 성하의 계절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지만 이곳에는 이제사 봄볕을 느끼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이다.

철늦은 진달래가 만발해 있고 자연의 빛깔은 연초록이 아닌 갈색에서 막 벗어나려는 몸부림처럼 보인다.

서서히 고도를 높히니 저 멀리 국망봉에서 이어진 한북정맥 마루금이 멋지고 좌측으로 올라야할 명지지맥의 귀목봉이 높이 솟아 있다.

 

 

한북정맥 마루금의 방화선을 따라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진달래 꽃들

 

같은 마루금을 올라도 계절에 따라 또 누구와 오르냐에 따라 많은 느낌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

하얀 눈으로 덮혀있던 이 등로가 오늘은 전혀 새로운 등로처럼 다가오며 왜 내가 우리 금수강산을 계절에 따라 다르게 올라 봐야하는지를 알려주는 듯하다.

 

 

저 멀리 국망봉에서 부터 내려 뻗은 한북정맥 마루금들, 남쪽은 성하의 계절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겨울이다

 

보고 또 봐도 아름답고 멋진 한북정맥, 빗속에 그 아련한 추억을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멀리에서나마 바라볼 수 있고 또 지난 온 느낌을 생각할 수 있음에 오늘 산행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내가 지금 선답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듯이 누군가는 다시 이 길을 따라 걸어 올 것을 생각하며...

 

 

드디어 한북정맥 상 강씨봉과 청계산 중간에 위치한 연인(명지)지맥 분기점인 귀목봉 갈림길

 

급하지는 않지만 홀로하는 산행이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명지지맥 갈림길에 도착한다.

아마도 쉬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등로 또한 한번 올랐던 길이기에 편안하게 올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이곳에서 주위 풍경을 다시 조망하며 업무적인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 많은 시간 지체되고 있다.

 

 

귀목봉 갈림길에서 바라 본 연인(명지)지맥 귀목봉 마루금

 

이제부터 올라야 할 귀목봉 능선이 아름답지만 그곳에 산재해 있는 잡목들이 얼마나 또 얼굴을 햟킬지 걱정도 앞서는 시간, 연두빛으로 변해 가려는 자연과 갈색 사이로 피어난 산벗들이 더없이 멋진 능선을 만들고 있다.

지난 겨울 홀로 귀목봉까지 다녀 온 추억이 뒤살아 나며 한시라도 빨리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귀목봉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명지 1봉과 우측으로 명지 능선

 

잡목을 헤치고 등로 주위에 간간히 피어있는 야생화를 친구삼아 땀방울 흘리니 진달래꽃 몽우리가 나도 봐달라며 시위를 하고 있다.

한동안 등줄기에 땀방울이 흥건해질 무렵, 귀목봉 바로 아래 나무 계단이 보이고 그곳을 타고 오르자 좌측으로 전망바위가 서 있다.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명지산과 화악산 그리고 장쾌한 한북정맥 마루금이 인상적이다.

 

 

귀목봉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화악지맥의 석룡산과 화악산 능선들

 

깊은 계곡속에 고요히 잠들어 있는 적목리 저 넘어 다시 올라야 할 석룡산과 화악산으로 이루워진 화악지맥이 또한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그 장쾌함을 노래하고 있다.

한동안 떠나지 못하고 그 아름다운 비경에 취한 후 마지막으로 한북정맥 마루금을 가슴에 담고 귀목봉으로 향한다.

저 아래 들머리쪽에 피어있던 진달래가 고도가 높아졌음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이곳에는 이제 몽우리로 계절의 흐름을 따라 가고 있다.

 

 

귀목봉 정상석, 지난 한북정맥 산행중 눈속을 럿쎌하며 올랐던 기억이 새롭고

 

드디어 귀목봉 정상이다.

물줄기가 모이는 곳을 여울목이라 하듯 계곡길과 능선길이 모이는 곳을 길목이라 하고 길목이 변하여 귀목이 되었다는 귀목고개에서 유래한 귀목봉은 동으로 명지산과 서로 청계산 그리고 북쪽으로 강씨봉이 인접해 있다.

부자들이 많이 살아 장자골로 불리다 장재울이 되었다는 장재울 계곡은 조정천의 막다른 길에 자리해 풍부한 수량과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기암들과 어우러져 선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기에 올 여름 다시 한번 들어 와 쉬었다 가 보고 싶은 마음이다.

정상은 잡목들로 인해 조망이 터지지 않지만 그래도 나뭇가지 사이로 필요한 포인트를 찾아 본다.
동쪽으로 임산계곡 건너 명지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마주 보이고 남쪽인 귀목봉 오른쪽으로는 청계산과 운악산으로 이어진 한북정맥 마루금이 펼쳐지고 남서쪽 한북정맥이 가라앉은 오뚜기고개 너머로는 일동 번화가도 내려다 보인다.

 

 

장재울과 현리쪽 원경

 

여름이면 또 얼마나 많은 피서인파들로 인해 몸살을 앓을까 걱정도 되는 장재울 계곡 넘어 현리쪽 전경도 잡아본다.

생각보다 높은 정상이기에 생각보다 좋은 조망처 역활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한북정맥의 청계산과 저 멀리 운악산도 보이고

 

이제부터 늘 우측 자락에 팔장을 끼고 걷듯 보일 한북정맥상 뾰족한 청계산과 그 아래 운악산을 바라보며 지난 한북정맥 산행을 반추해 본다.

언제 어떻게 지났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저 대견하고 기뜩할 뿐이다.

 

 

엘리지 길을 따라 노래 부르다 보니 귀목고개에 도착하고

 

엘리지와 야생화에 취하고 중간 중간 전망 바위에 올라 조망을 즐기며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귀목고개이다.

이정표 하나가 산객의 피곤한 심신을 달래주고 그 아래 잠시 앉아 쉬어 본다.

물론 예쁜 야생화도 디카에 담으면서...

 

 

상판리 마을과청계산 그리고 운악산 원경

 

물 한모금 마신 후 정신없이 된비알 오르막 치고 오르니 어느새 잡목들로 감춰져 있던 하늘이 열리면서 전망바위도 나타나고 나무 계단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막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한 진달래가 지친 산객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곳에 올라 잠시 다시 주위 조망을 즐겨본다.

상판리 넘어 한북정맥이 아름답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 본 명지 3봉쪽 전경

 

조금 더 오르니 나무 데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상판리와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다.

또한 지금부터 올라야 할 명지3봉쪽 봉우리도 살짝 얼굴을 내밀고 어서오라 손짓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렵게 느껴진 귀목고개에서 명지3봉까지 잘도 올랐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명지3봉 이정표

 

주위 조망 즐기며 오르니 금새 명지3봉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명지지맥은 우측 연인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며 실제 그 이름을 내준 명지 1봉과 2봉은 좌측 암봉을 타고 넘어야 닿을 수 있다.

잠시 삼거리 좌측 명지3봉 암봉에 올라 휴식 취하며 주위 조망을 즐기는 시간을 가져 본다.

 

 

명지 3봉 암봉에서 바라 본 가야 할 연인산과 그 뒤로 연인지맥 마루금들 

 

앞으로 올라야 할 연인산과 명지지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 가지마다 칼봉을 비롯한 수많은 봉우리들이 산객의 숨소리를 턱 막아 버린다.

언제 어느 마루금을 봐도 멋지고 아름답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명지지맥 또한 가히 절경이다.

 

 

오래전 익근리를 통해 올랐던 명지산, 조만간 다시 한번 올라볼 계획이라 이번에는 아쉬움만 남긴다

 

단지 암봉 사이로 보이는 명지1봉과 2봉을 다녀오지 못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간이다.

오래전 익근리를 통해 무지막지한 나무 계단을 타고 차가운 겨울 칼바람이 불어대던 명지 1봉에 올라 정신없이 하산했던 고운 추억만이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조만간 명지산을 올랐다 다른 코스로 다시 한번 오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때 오늘의 아쉬움을 풀어 보리라 마음 먹어 본다.

 

 

아비재고갤 이어지는 방화선엔 온통 야생화가 널려 있다

 

이제 명지3봉을 떠나 방화선 같은 등로를 타고 조금 내려오니 아주머니 한분이 올라오며 야생화 천국임을 알려준다.

잠시 인사 나누고 이야기 나눈 후 각자 갈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본다.

그 ㅇ주머니 말대로 등로 주변에는 다시 야생화 천국이 펼쳐져 있다.

알고 있는 야생화는 현호색과 제비꽃, 엘리지 정도랄까.

이제 백둔리 하산길인 아비재고개에 금새 도착한다.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을 향한 오름짓이 시작되고

 

사진 한장 남기고 연인산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완만하게 이어진 등로가 끝도 없이 작은 무명봉을 앞에 세우고 산객을 시험하듯 하나 둘 그 베일을 벗긴다.

저 봉우리가 연인산하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또 하나의 무명봉, 그러다 문득 뒤돌아 보니 잡목 사이로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명지산 줄기가 또한 아름답다.

 

 

연인산 정상에 올라 바라 본 명지산과 연인지맥 마루금들

 

몇개의 봉우리를 넘고 통천문 같은 바위를 지나니 드디어 연인산이 가까워지고 주위 풍경도 제법 조망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함께한 우측의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고 뒤돌아 본 명지산이 조금 더 멀어졌지만 잡목 위로 떠 올라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연인산에서 바라 본 우정봉쪽 마루금

 

연인산 정상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등로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찍으며 잠시 숨고르기를 해 본다.

그리곤 단숨에 안부 지나 땀방울 흘리니 연인산 정상이다.

 

 

앞으로 올라야 할 매봉, 대금산과 불기산쪽 마루금 원경

 

일망무제,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환상이다.

남쪽으로 올라야 할 명지지맥의 매봉과 깃대봉, 대금산 그리고 불기산까지 켭켭히 쌓인 산그리매가 산객을 부여잡고 세상 사는 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

지나 온 명지지맥의 명지산도 보이고 저 멀리 화악지맥과 서쪽으로 한북정맥 마루금도 시원하다.

제법 많은 등산 인파들이 모여 자신이 알고 있는 산을 찾느라 분주하고 그 사이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은 후 잠시 쉬어 본다.

 

 

연인산 정상석

 

연인산, 원래 이름은 우목봉과 월출산으로 불리어 왔으나 가평군이 지명을 공모하여 99년 3월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이란 뜻에서 그 이름을 연인산으로 바꾸었다.
또한 연인산 남서쪽에 자리해 전패봉으로 불리던 906m봉과 전패고개는 혐오지명이라며 각각 우정봉과 우정고개로 새로 지정했고 전패고개 남쪽 매봉(929봉)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쳐나간 능선상의 칼봉산(899봉)은 칼봉으로 417m봉에는 선인봉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또 연인산 정상에서 동쪽 멀리 가평천 방면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의 705봉은 장수봉으로 구나무산(859봉)은 노적봉으로 이름을 새로 붙이거나 기존 산이름을 바꾸고 연인산 정상에서 승안리로 패어져 내린 용추계곡도 연인골로 개명하였으나 이곳 주민들과 일부 산꾼들은 아직도 옛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이 안타까운 곳이기도 하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처음 만들어진 이름이야 말로 진정한 뜻과 의미가 담겨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세원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기에 더욱 답답해지는 마음이다.

 

 

우정봉쪽으로 이어진 방화선 같은 마루금

 

한동안 머물다 방화선처럼 생긴 등로를 타고 내려온 안부에서 잠시 쉬며 늦은 점심식사를 즐겨 본다.

주위에 편백나무인지 아니면 측백나무인지 침엽수림이 조성되어 있고 그 사이마다 진분홍 진달래가 아름답게 피어 있는 등로에서의 밥맛 또한 일품이다.

단지 김치 하나와 감이 전부라 해도 그 맛은 이 세상 최고의 맛인 것을... 

 

 

천지가 온통 엘리지 밭이다

 

우정봉으로 향하는 등로에는 온통 엘리지 천국이다.

그 사이 한두개씩 피어있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섞여 있지만 대세는 엘리지인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엘리지가 군락을 이루며 밭을 만들어 놓은 장면은 처음이기에 자꾸만 발걸음이 무거워지며 산행 속도 또한 느려지고 있다. 

 

 

우정봉에 도착하고

 

안부에 내렸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에도 엘리지 천국이다.

그저 자연에 몸을 맡기고 쉬엄 쉬엄 오르니 다시 금새 전패봉을 우정봉으로 바꿔 놓은 우정봉 정상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정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저 방향 이정표만이 산객을 맞이해 준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올라야 할 연인(명지)지맥 마루금

 

우정봉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앞이 낭떨어지처럼 생긴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그곳의 조망 역시 환상이기에 잠시 머물며 올라야 할 능선을 잡아본다.

좌우측 조망도 좋지만 잡목들로 막혀 명지지맥 마루금만큼은 시원하지 못함이 아쉽다.

조심하며 그 가파른 내리막 내려가며 서서히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에 내 발걸음도 보조를 맞춰본다.

 

 

우정고개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잠시 좌측에 조림된 잣나무 밭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곳을 구경하다 보니 방화선 같은 넓은 임도를 버리고 우정고개로 이어지는 솔밭 등로를 따라 본다.

홀로 가는 잣나무 밭에 들어서니 너무나 빼곡히 조림된 잣나무로 인해 금새 어둠이 찾아 들고 서늘한 기운에 산객의 간담도 서늘해 진다.

어렵게 그 잣나무 밭에서 놀다 뒤돌아 나와 ㅈㅇ상적인 등로를 타고 우정고개에 도착한다.

 

 

헬기장 넘어 연인산 줄기가 한눈에 보이고

 

우정고개에서 잠시 하산을 생각하다 매봉 직전에서 다시 국수당 하산길이 있어 그곳까지 진행하기로 하고 다시 방화선을 따라 올라 본다.

금새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연인능선이 아름다워 한장 남겨 본다.

이곳 역시 넓은 방화선이 등로를 대신하고 지천에 널려있는 야생화가 봄의 전령을 자처하고 있다.

 

 

오늘 하산 지점인 국수당 갈림 삼거리

 

지루하지 않은 방화선을 따라 한동안 완만한 오르막 오르니 메봉이 얼마 남아있지 않는 곳에 우측으로 국수당 하산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남아 있는 간식으로 허기 달래고 아주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하여 내려가 본다.

다음 산행 들머리이기에 사진으로 남기며 내려가지만 경사도가 심해 다음 구간 오름길은 땀꽤나 흘릴 것 같다는 느낌이다.

 

 

국수당으로 내려 와 바라 본 가운데 움푹 들어간 우정고개와 양쪽 연인지맥 마루금 

 

한동안 내려오니 접속구간 등로 좌측으로 청아한 계곡 물 흐름 소리가 들리고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니 국수당이 있는 마일리 마을에 도착한다.

저 아래 민가가 보이는 곳에서 뒤돌아 보니 우정고개로 이어지는 잘록한 부분 양쪽으로 명지지맥이 고도를 높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국수당 민가로 내려와 바라 본 매봉쪽 원경 

 

계곡에서 몸을 닦고 택시를 불러 마일리에서 현리로 나가 청평가는 버스로 갈아탄 후 청평에서 동서울 직행 버스로 서울로 귀경한다.

생각보다 좋은 등로와 아름다운 조망을 즐기며 다시 홀로 떠나는 지맥 산행에서의 피로도 잊은채 그 여운을 즐기며 또 하루를 마감해 본다.

조만간 나머지 명지지맥을 완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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