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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및 종주산행/충북알프스(완료)

충북알프스 종주 산행 후기 제2부 (피앗재산장에서 서원교까지)

by 칠갑산 사랑 200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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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북도 보은군의 상학봉에서 관음봉, 속리산 문장대와 천황봉과 구병산 일대 충북알프스

산행날자 : 2008년 9월 27일과 28일 (무박 1박 3일)

날씨 : 화창하고 맑은 가을 날씨 (밤에는 약간 쌀쌀하고 추운 날씨)

산행인원 : 27일 - 3450온누리산악회 총 9명

               28일 - 3450온누리산악회 총 5명

산행코스 : 활목고개-미남봉-매봉-상학봉(비로봉)-묘봉-874봉-북가치-840봉-880봉-속사치-관음봉-

               문장대(백두대간과 동일한 등로)-청법대-신선대-경업대-입석대-비로봉-속리산천황봉-피앗재-

               만수동 피앗재산장(1박)-피앗재-형제봉-갈령삼거리-못재(백두대간 등로와 분리)-동관리임도-

               장고개 포장도로-구병산 신선대-구병산-백지미재-688봉-515봉-서원리 고시촌(산행 날머리)

산행거리 : 총 46 Km

               27일 - 23 Km (접속구간인 피앗재에서 피앗재산장까지 1 Km 포함)

               28일 - 23 Km (접속구간인 피앗재산장에서 피앗재까지 1 Km 포함)

산행시간 : 총 27시간 (후미 기준)

               27일 - 선두 14 시간, 후미 16시간

               28일 - 선두 후미없이 11시간

충북알프스 : 충북알프스는 보은군이 구병산과 속리산,관음봉,상학봉으로 이어지는43.9km의 능선을 1995년 5월

                  17일 충북알프스란 산행로로 지정하고 특허청에 등록하여 많은 등산애호가의 관심을 끌게 된 산행

                  코스이다.

                  당시 등산애호가 였던 보은군 정중환부군수가 군의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은군을 대표할 독특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집중적으로 개발 한곳이 바로 충북알프스였다. 

                  지리산의 어머니 품같은 아늑함과 설악의 남성다운 골격미를 모두 맛볼수 있는 산행이다.

교통편 : 자가용 2대

교통로 : 서울 사당동-경부고속도로-청원상주간 고속도로-보은 IC-활목고개

산행지도 : 인터넷 지도 및 1/50000 지형도 속리와 관기

 

환상의 종주대원들과 구병산 자락에 원없이 뿌린 땀방울들

 

지나온 속리산 천황봉에서 이어져 온 마루금

 

저승사자의 외침과 같은 새벽 5시에 정확히 울리는 알람에 한기를 느끼며 잠자리에서 떠지지 않는 눈비비며 간신히 일어난다.

모두 똑같은 심정 똑같은 마음이겠지만 정말 일어나기 힘든 시간이지만 생각보다 몸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피앗재산장 안주인이 마련해준 따뜻한 된장 국물에 밥 한술 말아 먹고 다시 도시락 준비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니 새벽 6시 10여분을 지나고 있다.

 

하룻밤 잘 묵고 도시락 싸 나온 피앗재산장과 마을 그리고 시멘트 임도 길

 

백두대간 산행 중 하룻밤 묵어 가는 산객들은 이미 새벽 5시 넘겨 떠나고 이제 5명의 충북알프스 종주대만이 그 스산한 피앗재에 마지막으로 남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헤드렌턴은 필요 없을 정도의 적당한 미명 그리고 어제보다는 더욱 따뜻해진 기온으로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주고 있는 듯 하다.

 

피앗재산장 마당에서 바라 본 속리산 천황봉 원경

 

피앗재산장을 떠나며 정면을 바라보니 속리산 천황봉이 바로 앞에 버티고 서 있어 갑자기 의아하게 생각되였다.

그리 높아 보이지도 않고 멀리 느껴지지도 않는 저 천황봉에서 이곳 피앗재산장까지 어젯밤 걸어 내려온 능선을 생각하니 새삼 인간의 한계가 어디일까 궁금해 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정상적인 등로인 피앗재에 도착하고

 

이제 정말 특수 종주대들만 남았다 생각되기에 거침없이 접속구간을 치고 오른다.

6시 30분이 되어 피앗재산장의 마을쪽 시멘트 임도를 벗어났는데 피앗재에 도착하니 6시 58분을 가리키고 있다.

어젯밤 하산길보다도 후ㅓㄹ씬 빠른 산행 속도에 자그만치 놀라워하며 마음 다잡아 본다.

잠시 배낭 정리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악 훈련 아닌 훈련 모드로 접어 든다.

 

 형제봉 오르기 전 고사목 사이로 언듯 보이는 마을

 

오르고 내림의 속도가 분간되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력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불만 없이 모두 즐기며 잘도 따라 붙고 있다.

뒤를 따라 붙으면 산객 심리상 자꾸만 더 빨리 도망가려는 습성, 그렇게 모두를 만족시키며 시작한 산행이기에 환상의 조합이 이뤄진 느낌이다.

두껍게 드리워진 낮은 구름으로 일출도 지나가고 따가운 햇살까지 숨어버린 최고의 산행조건으로 거침없이 짧고 평이한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진행해 나아간다.

 

새로 만들어진 형제봉 정상석에도 입맞춤을 나누고

 

7시 43분, 약 40여분만에 형제봉에 올라 최근에 새로 세워진 정상석에 입맞춤하고 잠시 숨한번 크게 휘몰아 쉬어 본다.

지나온 속리산 천황봉에서 이고 형제봉까지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선명하게드러나 있고 앞으로 올라야 할 829봉 넘어 서쪽으로 울퉁불퉁 근육질을 자랑하는 구병산 자락이 북쪽으로 길게 누워있고 그 넘어 희미한 봉우리 사이로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형제봉 정상에서 바라 본 속리산 천황봉과 백두대간 마루금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가파른 내리막 길을 타고 빠른 속도로 내려오니 모두 즐거운 표정과 이야기 거리로 그 고통과 어려움을 즐기는 듯 하다.

도망가면 금새 따라 붙고 따라 붙으면 다시 도망가는 산행, 근래들어 처음으로 마음껏 내달리며 질주 본능을 채우려는 맹수처럼 앞서가지만 거리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다.

모두 준족들로 이루워진 5명의 전사들, 스스로에게 조심하는 산행을 혼잣말로 들려준다.

 

갈령 삼거리 이정표

 

8시 3분, 금새 백두대간 산행의 중간 기착지로 애용되는 갈령 삼거리에 도착해 기념 사진 한장 남긴 후 다시 마지막 남아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타고 못재를 향해 진행해 간다.

한동안 거칠것 없는 좋은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30여분만에 다시 못재에 도착해 이제부터 약간은 희미한 충북알프스 등로를 타고 띠지가 몸을 숨긴 우리들만의 길을 찾아 떠나본다.

 

드디어 백두대간 마루금과 이별을 알리는 못재 삼거리 이정표

 

이곳에서 못재를 우측에 두고 등로를 지났다는 기억이 나 찾아 보지만 그 바로 직전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나무가 걸려 있어 아마도 우회를 한 모양이다.

습지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기에 늦게나마 그 습지를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라면 만시지탄이 있지만 박수를 보내본다.

비재에서 올라오던 가파른 된비알에 몸서리쳤던 지난날을 추억하며 미소를 머금어 본다.

 

장고개라 잘못 알고 있던 비포장 임도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있는 590봉을 땀좀 흘리며 넘자 약간의 암릉 구간이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자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낙엽송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 등로를 따라 비포장 임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부터 잠시 방향 감각과 현 위치를 착각해 진정 장고개에서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기도 하였다.

 

안부에 세워져 있던 산신각

 

지도도 보지 않고 이곳이 당연히 장고개라 생각하고 한동안 오르막 오르니 산신각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 좀 더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지도를 보니 마침 지도상에도 헬기장은 장고개 지난 능선상에 한군데만 표시가 되어 있다.

지도를 확인하며 앞으로 오를 구병산을 바라보니 아무래도 지도상 위치와 구병산 위치가 맞질 않아 잠시 당황했지만 의심나는 그 방향만이라도 알고 갈 수 있기에 큰 부담은 없다.

 

앞으로 올라야 할 구병산 능선도 이제 가깝게 다가오고

 

다시 완만한 능선을 지나 낙엽송 울창한 내리막을 내려가니 갑자기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여기에서 잠시 당황하며 준비한 모든 지도와 나침판 내려 놓고 주의깊게 독도를 해 본다.

확인하니 이곳이 진짜 장고개로서 방금 전 지나온 비포장 임도는 그냥 동관음쪽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임도란 사실을 알게 되였다.

 

진짜 장고개에 도착해 사진으로 남기고, 저 멀리 우측 철조망 끝에서 우측으로 등로가 나 있고

 

우측으로 가면 충북의 삼가저수지가 있는 곳이고 좌측으로 가면 상주 화북의 동관음으로 연결되는 최근에 개설된 포장도로인 듯 하다.

이곳에서 좌측 고갯마루 정상으로 올라가 철조망 끝에 가 보니 그곳에 누군가 장고개라 적어 놓고 바로 그 옆 등로에 구병산신선대 오르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선두를 내주고 홀로 뒤에 남아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진 두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종주대를 따라가 본다.

 

장고개 지나 첫번째 봉우리까지 끝없이 이어진 나무 계단들

 

끝없이 펼쳐진 우측 철조망 옆으로 나 있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니 다시 완만한 등로가 나타나며 몸의 컨디션도 많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다.

선두를 따라 잡기 위한 빠른 발걸음으로 달려가니 작은 봉우리 몇개가 앞을 가로막고 그 앞에 넓은 헬기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올라야 할 봉우리와 저 멀리 구병산 능선

 

잠시 주위 조망하며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빠른 걸음걸이로 올라가니 620봉 넘어 산우님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합류하여 올망졸망한 능선을 수도 없이 넘으며 간간히 보이는 좌측의 보은 평야와 우측의 지나온 속리산 주능선을 조망하니 지루한 줄도 모르게 벌써 구병산신선대에 도착한다.

시간을 보니 12시 20여분, 참으로 빨리도 걸어 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너무 빨리 하산할지 모른다는 괜한 불안감이 동시에 밀려 온다.

 

구병산 신선대에 도착해 이정석에 입맞춤하고

 

이곳에서 아침에 피앗재산장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으로 맛난 점심을 해결하고 한동안 더 머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 본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이곳까지 올라오며 단 한명의 산객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배낭 챙겨 진행하니 절터 갈림길에 안착하고 구병산 정상까지 1.8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이런 암봉들도 만나고

 

급할 것 없이 여유롭게 진행하니 이제부터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보이고 시끄러운 목소리가 간간히 들리면서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전혀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샘터가 있다고 하여 찾아 보지만 절터까지 40여분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된다는 사실에 그냥 지나쳐 일부는 853봉을 넘고 일부는 우측으로 우회하여 다시 오르고 내림이 심한 등로를 따라가 본다.

 

817.5봉에서 우회한 853봉을 담아보니

 

817.5봉 정상에서 853봉을 타고 넘어오는 산우님들 모습에 크게 인사 한번 나누고 다시 795.2봉을 우회하여 873.8봉까지 우회하니 드디어 구병산 정상이다.

하지만 이곳도 일부 산우님들은 그냥 통과하며 스릴만점의 생활 릿지도 즐기고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했다며 자랑하는 소리에 시끄러울 지경이다.

 

구병산 정상석

 

너무나 많은 등산 인파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사진 한장 찍은 후 약간 내려온 전망 좋은 그늘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식수 점검하며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 본다.

이 시간 13시 50여분, 이제 서원리까지 7 Km 남짓 남았으니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면 도착하리란 생각이다.

 

풍혈,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번 느껴본다

 

좌측으로 절개지가 보이는 환상의 구병산 자락과 그 아래 황금빛으로 펼쳐진 보은 들녘을 바라보며 북쪽으로는 어제 지나온 능선을 배경 삼아 한동안 내려오니 백761봉을 우회하는 지점에 백지미재를 지나고 688봉을 우측 불목쪽으로 약간 하산했다 다시 정상 등로를 찾아가는 알바를 한 후 515봉까지 지루하게 진행한다.

진행하며 바라 본 좌측의 갈평저수지와 보은 평야가 너무나 평화롭게 놓여 있고 지방도로와 공사가 많이 진척된 당진 상주간 도속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보은 마로쪽 황금 들녘

 

우측으로는 삼가저수지 앞으로 삼가터널이 뚫려잇고 안돌을 휘감아 돌아 나가는 작은 지류가 화엄이재와 545.7봉으로 인해 튀어 나온 굴곡의 형상 그대로 한폭의 풍경화를 만들고 있다.

마지막 515봉에서 충북알프스의 산줄기가 그 맥을 내려 놓는 서원리쪽 날머리가 안타깝게 고개를 숙이고 누워있고 그 서원교 앞에 피앗재산장 지기가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 그리고 시큼한 배추김치를 들고 와 기다리는 모습도 선명하게 들어온다.

 

내속리면 황해쪽  물줄기와 산군들

 

잠시 남아 있는 마지막 물한모금까지 들이킨 후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간간히 숨어 있는 로프 암릉지대를 넘으니 이제 나무 계단이 마지막을 장식하며 먼길 돌아 온 산객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축복해 주는 듯 하다.

한동안 그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오니 드디어 서원리 산행 날머리에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19분을 지나고 있다.

 

충북알프스가 맥을 다하는 서원리 들녘

 

피앗재산장지기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사진 몇장 추억으로 남긴 후 둘러 앉아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 한잔씩으로 무사 완주를 자축해 본다.

정말 멀고도 길었던 충북알프스 종주 산행, 무엇보다 오랫만에 발이 맞는 산우님들과 후회없는 산행을 즐겼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 전하고 또한 무탈하게 하산한 자신들에게 감사하는 박수로 하루를 마감해 본다.

 

충북알프스 들머리로 이용되는 서원리이지만 오늘은 산행 날머리가 되였다

 

감사합니다.

 

산행대장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