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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및 종주산행/충북알프스(완료)

충북알프스 종주 산행 후기 제1부 (활목고개에서 피앗재산장까지)

by 칠갑산 사랑 200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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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북도 보은군의 상학봉에서 관음봉, 속리산 문장대와 천황봉과 구병산 일대 충북알프스

산행날자 : 2008년 9월 27일과 28일 (무박 1박 3일)

날씨 : 화창하고 맑은 가을 날씨 (밤에는 약간 쌀쌀하고 추운 날씨)

산행인원 : 27일 - 3450온누리산악회 총 9명

               28일 - 3450온누리산악회 총 5명

산행코스 : 활목고개-미남봉-매봉-상학봉(비로봉)-묘봉-874봉-북가치-840봉-880봉-속사치-관음봉-

               문장대(백두대간과 동일한 등로)-청법대-신선대-경업대-입석대-비로봉-속리산천황봉-피앗재-

               만수동 피앗재산장(1박)-피앗재-형제봉-갈령삼거리-못재(백두대간 등로와 분리)-동관리임도-

               장고개 포장도로-구병산 신선대-구병산-백지미재-688봉-515봉-서원리 고시촌(산행 날머리)

산행거리 : 총 46 Km

               27일 - 23 Km (접속구간인 피앗재에서 피앗재산장까지 1 Km 포함)

               28일 - 23 Km (접속구간인 피앗재산장에서 피앗재까지 1 Km 포함)

산행시간 : 총 27시간 (후미 기준)

               27일 - 선두 14 시간, 후미 16시간

               28일 - 선두 후미없이 11시간

충북알프스 : 충북알프스는 보은군이 구병산과 속리산,관음봉,상학봉으로 이어지는43.9km의 능선을 1995년 5월

                  17일 충북알프스란 산행로로 지정하고 특허청에 등록하여 많은 등산애호가의 관심을 끌게 된 산행

                  코스이다.

                  당시 등산애호가 였던 보은군 정중환부군수가 군의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은군을 대표할 독특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집중적으로 개발 한곳이 바로 충북알프스였다. 

                  지리산의 어머니 품같은 아늑함과 설악의 남성다운 골격미를 모두 맛볼수 있는 산행이다.

교통편 : 자가용 2대

교통로 : 서울 사당동-경부고속도로-청원상주간 고속도로-보은 IC-활목고개

산행지도 : 인터넷 지도 및 1/50000 지형도 속리와 관기

 

 

생활 릿지와 파워 워킹을 두루 경험한 충북 최고의 비경 충북알프스에서의 짜릿한 산행 경험

 

 

충북알프스 종주 산행 지도

 

2007년 2월에 시작해 2008년 9월 중순에 무사히 완주한 백두대간 산행의 완주 후 찾아오는 패닉현상을 조금이라도 일찍 탈피하고자 공지한 충북알프스 산행, 문장대에서 못재까지는 작년 여름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가랑비와 안개속에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그 나머지 절반 구간은 생소한 등로이기에 많은 인터넷 자료와 후기글을 정리하며 머리속에 기억시켜 본다.

 

산행들머리인 37번 지방도로상 활목고개 모습, 저 철조망 끝나는 지점에서 오르막은 시작되고

 

총 9명의 전사들이 어두운 밤을 뚫고 산행 들머리인 활목고개에 도착하니 새벽 2시 40여분, 잠시 뜨거운 커피 한잔과 라면으로 새벽 찬공기를 데우고 차 한대를 피앗재산장에 주차시킨 후 뒤돌아 와 산행 준비 후 활목고개를 출발하는 시간 새벽 5시 10여분.

충북에서 경북을 이어주는 37번 지방도로 우측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는 높은 옹벽을 넘어 가파른 사면을 타고 벌써 코끝을 간지럽히는 차가운 밤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힘찬 출발을 해 본다.

 

잠시 철조망 넘어 오름길에 뒤돌아 본 산행 들머리인 37번 지방도로와 활목고개 이정표들

 

처음 오르는 생소한 등로이기에 선두에서 리딩하고 후미는 나마스테대장님께 부탁한 후 한동안 호젓한 등로를 타고 시원하고 상쾌한 새벽 공기를 가슴 깊숙히 들이 마셔본다.

잠시 후 능선에 올라 등산복 정리한 후 후미 기다려 본격적인 충북알프스와의 하룻밤 사랑을 시작하는 기분이 참으로 묘하면서도 흥분을 일으키고 있다.

 

등로 좌측 상주 화북쪽에서 여명이 밝아오고

 

등로 우측으로 충북 보은군 신정리쪽 불빛과 좌측으로 경북 상주시 운흥리 마을 불빛이 밝아오는 여명에 그 빛을 서서히 소멸해 가고 잠시 후미 기다려 우뚝 솟아 있는 미남봉에 오르니 두꺼운 구름 사이로 붉은 빛의 일출이 시작되고 있지만 보여 주지 않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등로 우측으로 보은 신정리쪽 황금 들녘이 처음으로 모습 드러내고

 

그래도 이제 헤드렌턴 불빛이 없어도 될 정도의 밝은 빛이 세상을 비추니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좋은 아침이란 생각이다.

가파른 미남봉 내리막 능선을 조심하며 내려오니 이제 평이한 능선 산행길이 이어지고 살랑 살랑 불어주는 초가을 새벽 바람이 산행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매봉쪽에서 지나온 미남봉을 바라보니 우뚝하고

 

조금 더 진행하니 매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 하나를 넘고 그 아래 안부쪽으로 발길 돌리니 앞에 거대한 마당바위처럼 생긴 암봉 앞에서 황홀한 상학봉 연봉들이 처음으로 그 모습 보여주며 만만치 않은 산행길을 암시라도 해주는 듯 하다.

그 모습 디카에 담고 이제 다시 빠른 걸음으로 작은 안부 지나 상학봉을 향한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해 본다.

 

올라야 할 마당바위와 상학봉쪽 암봉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밋밋한 능선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좀 넓은 공터같은 전망 좋은 장소에 도착되고 여기에서 처음으로 배낭 내려 놓고 잠시 휴식 취하며 과일을 나눠 먹으며 조망을 감상해 본다.

뒤쪽으로 지나온 미남봉과 매봉이 조망되고 우측으로 보은의 쌀개봉과 마을이 한가롭게 자리하고 있다.

 

등로 우측으로 보은 쌀개봉쪽 마을과 능선이 아침햇살을 받아 밝아지고

 

차가워지는 몸의 체온을 위해 다시 배낭 둘러메고 능선길 따랄 전진하니 처음으로 좌측으로 운흥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의 안부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기고 가파른 오르막 타고 진행한다.

잠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뒤돌아 보며 디카에 풍경 담은 후 달천을 끼고 있는 보은의 좌우 낮은 산줄기를 조망도 해 본다.

 

지나온 암봉 좌측으로 외속리면쪽 계곡에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있다

 

아름다운 새벽 산하가 다시 산객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저 멀리 가룡저수지쪽 운해가 낮게 드리워지며 환상의 풍경을 빗어 놓고 있다.

산행 속도가 많이 늦어지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 아름다운 산하나 마음껏 즐기며 오르자 생각하니 보이지 않던 비경까지 가슴에 와 내려 앉는다.

다시 지나온 능선이 아름답게 누워있는 자태에 탄성을 질러본다.

 

앞으로 올라야 할 연봉들이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그 실루엣만 보여주고

 

잠시 더 나무 계단 타고 오르니 두번째 운흥리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서서히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상학봉 연봉들이 눈앞에 나타나며 그 아름다움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우측으로는 내속리산면쪽 수정봉이 낮은 산줄기 상에 우뚝 솟아 있고 그 주위로 참으로 평화로우면서도 조용한 새벽을 맞이하는 전형적인 시골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운흥리 우측으로 백악산쪽 능선이 아름답다

 

두시간을 조금 더 넘긴 시간에 신정리 갈림길 이정표에 안착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운흥리 2.4 Km란 이정표를 지나 본격적인 암봉들과의 사랑 놀이에 들어간다.

굵은 로프가 매달려 있는 꽤 높은 암벽을 타고 오르니 앞으로 올라야 할 암봉과 연이은 상학봉 연봉들이 너무나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게 늘어서 있고 지나온 능선과 저 멀리 보은쪽 모든 산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 정상에 안착한다.

 

이런 나무 계단도 타고 오르며 추억의 사진 몇장 남겨 보고

 

이곳에서 많은 사진 찍은 후 다시 진행하니 금새 가평이씨 묘한기를 지나고 좌측으로 모자바위와 그아래 누런 들녘이 아침을 알리고 있다.

8시를 넘기며 운흥리에서 3 Km 지점 및 상학봉 0.7 Km 남았다는 이정표 밑을 지나고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 단체 사진 한한장 남겨 본다.

시원하게 열려 있는 사방 풍경을 가슴으로 담은 후 다시 조슴하며 연이은 암릉길을 타고 올라 본다.

 

이렇게 좁은 구멍 바위도 어렵게 통과하고

 

최근에 새로 만들어 놓은듯한 나무 계단을 타고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암봉을 조망하며 다시 단체 사진 한장 남긴 후 된비알 오르며 땀 한번 흘리니 작은 암봉 전상이다.

그곳을 내려가니 작은 구멍속으로 로프가 달려 있는 개구멍이 나타나고 사람과 배낭을 따로하여 통과하니 상학봉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마당바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으로 시원하다. 북동쪽으로 작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며 올랐던 대야산과 암봉의 희양산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 구병산 넘어로 청화산도 가물거린다.

옛 추억이 뒤달아 나며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침 식사를 한 마당바위 한켠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

 

주위 산군들과 풍경을 조망하며 추억 한장씩 만들고 잠시 휴식 취한 후 여기에서 아침 식단을 만들어 본다.

산행중 가장 즐겁고 유쾌한 시간, 많은 반찬과 맛난 이야기속에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맛난 식사를 마치니 홀로 올라오는 산객이 우리보다 2시간 늦은 7시에 활목고개를 출발해 상학봉 전 마당바위에서 추월해 통과한다.

이제보니 우리가 약 2시간 이상 지체하며 너무 늦은 속도로 진행함을 깨닫고 조금씩 속도를 높여 진행해 본다.

 

마당 바위에서 바라 본 상학봉 원경

 

9시가 다된 시간, 마당바위에서 단체 사진 한장 남긴 후 빠르게 출발해 진행하니 9시가 다 된 시간에 드디어 상학봉 정상에 도착한다.

속리산 서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상학봉은 산 전체가 아기자기한 암봉으로 이루워져 기암 전시장을 방불케 하며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그 기암괴석의 정상부에 학들이 많이 모여 있어 이름도 상학봉이라 불리워졌다는 그곳에 머물며 한동안 시간 가는줄 모르게 주위 경관을 조망해 본다.

 

상학봉에서 바라 본 마당바위 전경

 

큰 바위 하나가 암봉 위에 얹혀있는 형상으로 좁은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철 사다리 하나가 놓여 있다.

조심하여 오르니 일망무제 거칠 것 없는 전망이 내려다 보이고 그곳에서도 추억의 사진 한장씩 남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상석을 세워 두웠던 밑돌만 남아 있고 정상석이 없다는 사실이지만 그 정상석이 흔들려 산객과 함께 떨어진 사고 후 정상석을 없앴다는 사실을 알고 난 이후이기에 그 섭섭함은 좀 덜 하다.

 

지나온 미남봉과 활목고개 넘어 금단산과 덕가산도 보이고

 

지나온 능선을 보니 가까이에 시루봉(575봉)과 미남봉(610봉)이 암릉 사이로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 활목고개에서 잠시 고도를 낮췄다가 다시 치솟아 그 넘어로 금단산(767봉)과 신선봉(687)을 빗어 놓은 뒤 그 나머지 줄기를 달천 상류인 박대천으로 가라 앉히고 있다.

앞으로 올라야 할 묘봉(874봉), 두루봉(887봉), 관음봉(985봉) 및 속리산 문장대(1054봉)가 아름다운 연봉으로 이루워져 있지만 그 연봉을 타고 올라야 할 이 작은 산객의 마음은 자꾸만 어려움이 가중되는 듯 싶기도 하다.

 

올라야 할 관음봉과 문장대 그리고 속리산 주능선도 한눈에 들어오고

 

그 상학봉을 내려오니 무슨 동물 형상을 한 요상한 바위가 등로 좌측 절벽에 매달려 산객의 눈길을 붙잡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앞으로 올라야 할 모든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금 전 지나온 상학봉의 암봉이 어떻게 이곳을 지났느냐며 산객들을 추켜 세우는 듯한 착각도 해보는 시간이다.

 

이렇게 좁은 두 바위 사이의 협곡도 지나고

 

보은쪽 작은 마을과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작은 논들을 바라보며 다시 로프 달린 암릉을 넘자 이번에는 두개의 바위가 작은 산객들만 빠져 진행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을 만들어 놓은 협곡을 통과하니 북서쪽으로 운흥리 마을 넘어 덕가산과 백악산이 가깝게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며 풍경이다.

 

묘봉 300미터 전 암릉 표시 이정석

 

다시 협곡과 로프지대를 넘어 새로 설치된 철다리를 오르니 작은 돌탑들이 여러개 보이고 곧이어 짧게 그늘진 평이한 등로를 따라 가니 암봉이란 이정석이 자리잡고 묘봉 0.3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겨준다.

이시간 10시 45분, 짧은 구간을 참으로 긴 시간 산행하며 많이도 즐겼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고 금새 오늘중 피앗재산장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조심하며 묘봉을 향한 발걸음에 힘을 주어 본다.

 

드디어 묘봉 정상 도착

 

토끼처럼 생겼다하여 묘봉 또는 기기묘묘하게 묘한 바위들로 이루워져 묘봉이란 이름이 붙어 있지만 이곳 주민들은 아직도 두류봉이라 알고 있는 묘봉의 토끼형상이 바로 얼굴 위로 나타나고 다시 철사다리와 로프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니 고상돈 산악인을 기리며란 추모비가 서 있는 묘봉 정상에 닿는다.

서쪽으로 멋진 소나무 가지에 아크릴판 위에 묘봉이란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가 달려 있지만 이곳도 역시 정상석은 보이지 않는다.

 

지나온 상학봉 능선 넘어 내일 올라야 할 구병산 능선도 보이기 시작하고

 

동쪽으로 올라야 할 거대 능선이 늘어 서 있고 그 끝자락에 관음봉과 문장대를 시작으로 속리산 주 연봉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그 위용을 드러내고 남쪽으로는 내일 올라야 할 구병산 능선이 마치 설악의 공룡을 보는 듯 불규칙한 등뼈를 자랑하고 있다.

서쪽으로 뒤돌아 보니 지나온 상학봉 줄기가 금단산으로 연결되어 있고 북쪽으로는 화양계곡을 만드는 작은 실개천들과 작은 평야가 한누에 들어온다.

 

북가치의 이 이정표에서 여적암 법주사주차장쪽 우측으로 돌아 올라야 하고, 독도에 주의

 

한동안 머물며 휴식 취한 후 이제 평이한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금새 북가치에 도착한다.

북가치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오르니 넓은 안부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이상하게 서 있는 이정표로 인해 잠시 독도에 주의를 기울여 본다.

이정표는 좌측으로 미타사 용화리방향을 우측으로는 여적암 법주사 주차장으로 적혀 있고 직진으로는 아무 표식도 없는데 띠지는 가장 많이 달려 있다.

 

지나 온 묘봉도 다시 한번 잡아보고

 

한동안 준비한 지도를 놓고 나침판으로 독도에 주의해 보니 띠지가 많이 붙어 있는 직진 방향은 대흥교 방향으로 하산길이 분명해 보이고 미타사 방향은 정북 방향이므로 무조건 오른쪽 여적암 방향을 따라 진행해 본다.

지자체에서 조금 더 세심한 이정표를 설치해 주면 산행하는 산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련만 말로만 충북알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진정 산객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정표 하나 제대로 설치해 주지 못하는 지자체에 실망도 해 보는 시간이다.

 

880봉 넘어 관음봉과 문장대도 점점 가깝게 다가오고

 

다시 잡목이 서 있는 약간은 희미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능선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고라니 한마리를 만나 서로가 무척 놀라며 뛰는 가슴 진정 시키기 위한 시간을 가져본다.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먹이 사슬이 무너진 지금, 이 산하의 최고 포식자는 바로 산멧돼지이며 그 다음이 고라니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880봉에서 줌으로 당겨 본 수정봉 아래 법주사 원경

 

이곳에서 부터 840봉 넘어 가파른 880봉 오름길이 더위와 함께 산객의 인내력을 시험하고 후미에서 힘들게 따라 오는 산우님들이 약간은 오버 페이스를 할 정도로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다시 더욱 가까워진 관음봉과 문장대가 그 어렵게 땀 흘리며 오른 보람을 상기시키고 소나무 가지 사이로 수정봉 아래 고요히 자리잡은 법주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면서 시원하게 불어주는 가을 바람이 잠시의 휴식 시간을 제공해 준다.

 

속사치 바로 직전 이런 구멍 바위를 다시 지나고

 

간식 간단히 나눠 먹고 묘하게 생긴 바위를 따라 다시 개구멍 하나를 지나자 속사치에 안착한다.

이 시간 12시 25분, 뱃속에선 허기란 놈이 자꾸만 먹을 것 달라 보채지만 아직도 오르막이 남아 있는 암릉 구간이기에 문장대까지 진행해 본다.

 

관음봉 지난 산죽밭

 

간간히 잡목 사이로 문장대 암릉 능선과 천황봉 그리고 남쪽으로 구병산 능선이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자 키큰 산죽이 사각 거리며 힘들고 지친 산객의 벗이 되어 고통을 달래주고 있다.

관음보살상을 닮아서 명명되였다는 관음봉(985봉) 정상부의 암릉은 바위사면을 타고 오르는 다소 위태로운 암릉이지만 친절하게 표시된 화살표페인트를 따라 오르면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문장대 가는 길에 뒤돌아 본 관음봉 정상부의 소나무 한그루

 

지척으로 건너다 보이는 문장대가 코 앞이고 지금까지 이어온 상학봉, 묘봉의 암릉군이 매끈한 슬랩을 이루며 다소 붉은 기운을 띠고 있다.

관음봉을 오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두분의 산우님만 올려 보내고 모두 우회하여 작은 안부를 지나 바위 능선으로 오르니 천하일경 하늘이 열리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이 반겨주고 있다.

 

지나온 능선도 한눈에 보이고

 

지나온 능선과 우회한 관음봉 그리고 계곡에 자리한 법주사와 저 멀리 구병산 자락이 모두 한눈에 들어오고 그곳 소나무 밑에서 추억 한장 담아 본다.

이제 문장대도 바로 머리 위에 자리하고 산죽과 암릉 구간을 조심하며 지나니 마지막 된비알 넘어 문장대 공터에 무사히 안착한다.

 

문장대 정상석에서 바라 본 전망대 전경

 

지난 해 백두대간 산행 시 올랐던 문장대, 하지만 그때에는 가랑비와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그때의 아쉬움을 모두 날리며 가슴까지 시원한 선계를 감상해 본다.

문장대는 원래 구름속에 묻혀있다 하여 운장대였으나 조선시대 세조가 복천에서 목욕하고 이곳 석천의 감로수를 마시면서 치명할 때 문무 시종과 더불어 날마다 대상에서 시를 읊었다 하여 문장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문장대 전망대, 많으면 많은대로 복잡하면 복잡한대로 그곳 그 자리에서 함께 이 비경을 공유하고 가슴으로 담아 갈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문장대 전망대에서 바라 본 밤티재쪽 백두대간 능선의 암봉들

 

지나 온 관음봉쪽 능선을 담고 다음으로 방금 전 올라온 문장대 이정석의 넓은 공터를 찍은 후 앞으로 진행 할 천황봉 능선과 북동쪽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을 차례로 추억속에 남겨 본다.

저 연봉 넘어 밤티재가 있겠지만 마루금에 가려 보이지 않고 다만 정상부 근처의 넓은 헬기장만이 대간 산행시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추억을 조용히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다.

 

지나야 할 능선끝에 천황봉도 보이고

 

그곳 전망대에서 철계단을 타고 내려와 정상석에서 차례로 사진을 찍고 휴게소로 내려와 시원한 막걸리 한잔에 파전 한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며 남아 있는 간식을 나눠본다.

그 중간 중간 힘들어 하는 산우님들 달래 좀 더 휴식 취하고 이제부터 자유 산행으로 속리산 천황봉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약속해 본다.

 

문장대 정상석

 

홀로 중간으로 걸으며 속리산의 속살을 들추어 보리라 마음 먹으니 급할 것도 없이 유유자적한 걸음걸이가 되어 간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남긴 한시 한수 읊조리니 내가 바로 그 자리에서 시인이 되였다.

'바르고 참된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도를 멀리하려 들고 산은 속과 떨어지지 않는데 속이 산과 떨어졌다'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스러웠으면 광명산, 미지산 또는 소금강이라 불리워 졌는지 이해가 갈만하다는 생각이다.

 

정상 휴게소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로 목마름을 달래 보고

 

15시 47분, 정상 휴게소를 출발하여 돌길을 걸어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주위 풍경을 눈에 담다보니 어느덧 등로 좌측에 우뚝 솟아 있는 청법대를 지나며 올려다 본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한동안 넓은 등로를 따라 진행한다.

문장대 왼쪽능선으로 펼쳐진 등산로를 따라 가노라면 병풍처럼 솟아오른 다섯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아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린 청법대의 일부도 잡아보고

 

이들 바위모습이 흡사 부처가 앉아 있는 듯하다 해서 청법대라 이름 붙었으며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 와서 이 바위를 보고 스승 복보대사가 은거하고 있는 곳임을 알았다는 전설도 있다.

신선대에서 잠시 휴식 취하고 출발하니 뒤따르는 산우님 한분이 계셔서 사진을 담아 드리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경업대가 보이고 산우님들을 산죽밭에 밀어 넣고 사진 한장 다시 찍어 드린다.

 

신선대도 지나고

 

그리고 조릿대 길을 따라 걸으니 우측으로 입석대가 보이지만 잡목들로 인해 사진에 담기가 불편하다.

우측 무명봉에 올라 잠시 입석대가 잘 조망되는 바위에 올라 간신히 몇장의 입석대 사진을 담아 본다.

몇번 오른 속리산에서 입석대를 이렇게 선명하게 찍은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듯 싶다.

다시 나무 계단과 산죽밭을 지나 전마 있는 곳에서 화북 넘어 펼쳐진 산군들을 담은 후 좁은 미로를 통과하니 고릴라 형상과 사람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를 지난다.

 

입석대와 주변 바위들도 제대로 한번 잡아보고

 

우측의 비로봉을 우회하며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에그림자를 담아 그 모습 찍어보고 좌측으로 요상하게 생긴 바위들도 담아본다.

이제 천황봉도 가까이 다가가는 듯 석문이 반기고 그곳을 통과해 좌측으로 있는 마지막 헬기장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최고의 전망을 보여주는 전망 바위에 도착한다.

 

고릴라 바위와 얼굴바위도 찍어 보고

 

그곳에서 마지막 멋진 풍경과 앞으로 내려가야할 백두대간 마루금을 담은 후 된비알 타고 조금 더 오르니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속리산 천황봉이다. 

한반도 남반부의 대동맥을 이루는 한강, 금강, 낙동강 등의 3대강이 이곳을 기점으로 서로 물길을 달리하며 나누어져 흘러 내리는 이른바 삼파수의 중심인 속리산 천황봉, 동국여지승람에는 한강, 금강, 낙동강의 물이 나누어지는 삼파수의 기점이 속리산의 문장대라고 적혀 있다.

 

 석문을 지나 형제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마루금도 찍어보고

 

그러나 실상은 삼파수의 기점은 천황봉이다.

천황봉에서 시작되는 물은 세 갈래로 나누어져 흘러 내려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낙동강,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금강, 서쪽으로 흘러 내린 물이 북쪽으로 꺾어진 물은 달천(한강)이 된다.

이곳 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싶어 찾아 보지만 찾질 못하고 오늘도 그냥 하산길로 접어 든다.

 

속리산 천황봉 정상석 넘어로 하루의 길었던 해가 넘어가며 환상의 하늘빛을 선사하고

 

서서히 서산에 걸려있는 햇살이 다시 어둠에 밀려 떨어지는 신비스런 자연을 배경으로 멋진 실루엣 한장 남겨 본다.

언제 다시 이 시간에 이곳에 올라 이런 멋진 사진 남길 수 있을까 생각하니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걱정되는 시간이다.

 

내일 올라야 할 구병산 능선이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는 일몰에 붉게 빛나고 있다

 

시간은 잘도 흘러 저녁 6시가 다 된 시간, 일몰 시간이 오후 6시 20여분이니 새벽에 사용했던 헤드렌턴을 다시 사용해야 되는 길고도 긴 하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거리로 약 7 Km, 산행 시간으로 약 2시간 전후이니 만만치 않은 시간과 거리인 것이다.

 

어둠이 찾아오며 선두에서 속도를 내 내리막길 달려본다.

속도가 나서 그런지 세그룹으로 나뉘고 특별히 길잃을 염려가 없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겹치는 능선이기에 그 띠지를 길잡이 삼아 내려가니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작은 굴곡의 무명봉이 두다리에 묵직한 무게감을 안긴다.

 

피앗재로 내려가며 바라 본 일몰

 

한동안 내려오니 백두대간 산행때 지났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만 이 능선이 피앗재를 지나서 나왔는지 아니면 그 전에 있었는지 헷갈린다. 그래도 무한정 길주의 하며 내려오다 703봉 부근에서 짧은 알바를 한다음 좌측으로 장각동과 우측으로 만수동 갈림길을 무사히 통과하니 이제서야 제대로된 기억이 떠오르며 피앗재가 얼마 남아 있지 않음을 느낀다.

 

후미와 불빛과 모발폰으로 연락하며 조금 더 어두운 능선길 내려오니 서산 넘어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자신을 산화시키는 아름다운 일몰에 잠시 빠져 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그러고 보니 무척 빠르게 내려온 모양이다.

저녁 7시 50분이 채 안된 시간에 선두는 피앗재에 무사히 안착한다.

채 두시간도 안돼 천황봉에서 피앗재까지 약 7 Km를 내려온 것이다.

 

무사히 피앗재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이곳에서 한동안 쉬며 남아 있는 간식거리 모두 해결하고 선두 4명의 산우님들을 피앗재 산장으로 하산시키고 조금 더 기다리니 한분 두분 후미까지 모두 무사히 도착하고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피앗재산장 지기가 마중 나오며 드디어 시멘트 임도에 도착한다.

 

드디어 피앗재산장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저녁 9시 20여분, 재빨리 찬물에 간단히 몸 닦고 추워지는 날씨에 야외에서 준비한 삼겹살과 이슬이도 함께 나누지 못한 채 저녁상 물리자 마자 4명의 산우님들을 서울로 귀경시키고 잠자리에 드니 밤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차량 픽업을 나갔던 산우님을 기다리지도 못하고 꿈나라로 떠나니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걱정되는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하늘과 그 하늘보다 더 많은 추억을 남긴 충북알프스 산행

 

선두에서 후미까지 오전중에 많이 처져 힘든 산행을 이어왔지만 오후부터 정상적인 산행으로 늦었지만 잘 마무리하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특히 후미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산행을 하며 고생하신 산우님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 드림니다.

앞으로는 더 좋은 산행에서 다시 모두 모여 즐기는 시간이 되길 빌어 드리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

 

감사합니다.

 

산행대장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