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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및 종주산행/영남알프스(완료)

영남알프스 산행후기 (배내고개에서 함박등 거쳐 청수골 산장까지)

by 칠갑산 사랑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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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남 울진군과 언양 그리고 양산의 영남알프스 산행지 일대

산행날자 : 2008년 11월 8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짙은 안개와 가랑비

산행온도 : 영상 8도에서 16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24명

산행리딩 : 칠갑산과 나마스테대장

산행코스 : 배내고개 - 오두봉갈림길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파래소폭포 갈림길 - 신불산 -

               신불재 - 신불평원 - 영축산 - 통도사갈림길 - 백운암 갈림길 - 함박등 - 함박재 -

               청수중앙능선 - 청수골산장 - 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6 Km

산행시간 : 약 9시간

 

 

늦가을 비로 인해 날아가 버린 환상의 영알 억새와 단풍 구경 

 

 

 

 

늘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다.

사전에 두번이나 답사를 다녀왔지만 함께하는 산우님들의 숫자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차량 수배도 어렵고 또 내가 다녀온 곳을 다시 가야 한다는 피곤함도 느껴지는 곳이지만 공지를 올렸으니 포기를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라고나 할까 ???

 

그래도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하니 생각보다 순조롭게 이루워진 영남알프스 산행, 새로 뚫린 민자 고속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쉬엄 쉬엄 갔는데도 새벽 5시 10여분에 산행 들머리인 배내고개에 안착한다.

타산악회에서 온듯한 몇대의 대형 버스를 만나고 인원 파악을 한 후 곧바로 나무 계단으로 이루워진 등로를 타고 새벽 5시 30분 배내봉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다.

 

벌써 올해 들어 세번째 만나는 배내고개의 영남알프스 산행안내도, 앞으로 몇번이나 더 만나야 그 그리움이 사라질련지...

아마도 평생 만난다 해도 그 끝없는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오르는 그길에 나뒹구는 낙엽이 만추를 지나 겨울의 문턱에 다다렀음을 알리고 있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 오르면서 산행 들머리 좌측에 서 있던 영남알프스 산행안내도

 

밤새 내린 가을비에 젖어 있는 계단 위에 나뒹구는 낙엽들, 앞에서서 리딩하느라 안개속에서도 그 쓸쓸함을 담지 못하고 올라야 하는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만큼은 어쩔 수 없는 시간이다.

능선으로 오르기까지 계속 이어진 나무 계단이 올 가을의 마지막을 안겨주고 어둠이 엷게 퇴색될 쯤 구슬땀을 말려주는 동해 바닷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가끔 헤드렌턴 불빛에 보였다 사라지는 갈색 억새가 모진 겨울 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내년의 새싹을 피워낼 인고의 시간을 예고하는 듯 하다.

 

오두봉 갈림길까지 계속 이어진 나무 계단 주위로 사라져 가는 누런 억새가 바람결에 사각거리고

 

한동안 땀방울로 등줄기가 뜨뜻해질 무렵 드디어 오두봉 갈림길에 안착한다.

앞으로 보이는 언양 시가지의 야경이 먼 곳에서 달려온 산객을 반기지만 안개라는 방해꾼들의 출현으로 그저 그 희미한 실루엣만을 가슴에 담아둘 뿐이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오늘 새벽 이렇게 달려온 보람을 느끼게 만든다.

저 멀리 뒤돌아 보면 배내고개 넘어 사자평원의 억새가 사각거리며 어둠속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드디어 오두봉 갈림길에 도착해 시원한 바람으로 흐르는 땀방울 말리고, 좌측 저 멀리 언양 야경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동안 기다렸다 후미의 잔영이 눈에 들어 올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좁게 나 있는 억새 등로를 타고 완만한 오름짓을 하니 드디어 오늘 첫 봉우리인 배내봉에 도착한다.

시간을 보니 급할 것이 없기에 한동안 머물며 여명의 빛을 받아 드러내는 영남알프스의 실루엣을 담아 본다.

늘 깨끗한 조망으로 남아있던 기억이 사라지며 운무에 휩쌓인 신비스런 자연의 변화에 그저 조용히 감탄만 해 보는 시간이다.

올라야 할 간월산 정상과 간월공룡능선이 안개속에 춤사위를 허락하고 그 춤사위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날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안개속에 파묻힌 배내봉에 도착한다

 

다시 시간을 보내며 좌측 동해쪽으로 펼쳐진 언양 시가지의 불빛을 따라 마음을 살짝 내려 놓아 본다.

서울에서 보던 야경과 별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동해 바닷가가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듯한 기분이다.

이제 좀 더 강한 새벽 공기가 살갗을 냉각시킬쯤 후미를 만나 다시 길을 떠나 본다.

 

다시 등로 좌측으로 빛나던 언양 시가지의 야경을 잡아보지만 흐릿하기만 하다

 

조금 더 진행해 간월산과 주위 조망이 가장 잘 보이는 바위 암봉에 오르지만 아직도 두꺼운 구름에 갇힌 햇살은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하얀 구름인지 안개를 뒤짚어 쓴 정상부만이 산객의 속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저 안개를 벗겨 아름다운 실루엣만이라도 보여주길 간절히 바라지만 오늘은 아니라며 다음을 이야기하는 듯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그 오르막 능선을 보여주는 아량에 그저 고개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넬 뿐이다.

 

올라야 할 간월산 자락을 잡아 보지만 여명이 밝아 오는시간임에도 안개로 인해 시야는 없다

 

그저 마음속 상상만으로도 좋은 영남알프스, 저 산상에는 누가 머물고 잇기에 세상에 쉽게 보여 주질 못하는 것일까???

신선인지 아니면 서녀가 아직도 노닐고 있는지 궁금증만 가중되고 있다.

그래도 올라야 하는 길 그리고 만나야 하는 봉우리이기에 안부로 내렸다가 땀좀 흘려 본다.

 

안개에 쌓여 있는 간월산 정상부

 

이제 서서히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며 흐느적 거리는 안개속에 갈색의 평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한발 두발 내딛는 발끝에 작은 안개비가 흘러 내리고 그 물방울을 털어내며 숨이 목구멍에 다다를쯤 마침내간월산 정상이다.

환호성 보다는 먼저 탄식이 흘러나오고 광활하게 펼쳐져 있을 간월재 억새가 몸을 숨기고 있음이 야속하기만 하다.

간신히 작은 추억 하나 만들고 자리 양보 후 바위를 타고 능선을 걸어본다.

 

간월산 정상에 서 있던 두개의 정상석

 

안개비가 강하게 불어대는 능선에 몸을 낮추고 억새 사이로 몸을 숨기려 움추러든 고사목을 배경으로 한장의 사진을 남기지만 그 뒤로 펼쳐져 있을 흔들리는 갈색의 억새를 알고 있기에 옛 기억 더듬으며 그 잔영을 찾아본다.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고 안타까울 뿐이다.

 

간월재로 내려가며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 조망을 이 사진 한장으로 대신하며 아쉬워하고

 

그래도 그 능선을 타고 전망대로 내려오니 먼곳에서 온 수고스러움이 가상했는지 잠시 안개를 걷어내고 속살을 살짝 드러내고 있다.

순간 포착하는 사진 작가가 되어 그 순간을 잡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쳐본다.

이 사진 한장 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모든 안타까움을 떨쳐 버릴 것 같다.

 

간월재로 내려서며 뒤돌아 본 언양쪽 암봉과 등로, 정상부의 안개가 춤을 추고 있다

 

이제 더욱 짙어지는 안개속에 등로를 따라가며 발등에 올라타는 물방울을 털어내기 바쁜 산객이 황새 다리를 하고 곡예를 펼치는 모습이 그저 내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아 담아 본다.

희미한 실루엣이 그나마 좋은 날씨에 담아 갈 수 없는 신비라 생각하고 찍어 본다.

 

간월재로 하산하며 바라본 안전 목봉과 로프 사이로 억새가 흔들리고

 

동해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간월재의 안개를 씻어주는 동안 빠르게 몇장의 사진을 남겨본다.

이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인 것을...

안개속에 흔들리는 억새 그리고 그 사이로 나 있는 나무계단이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조금씩 산객의 발길을 더디게 만드는 시간이다.

언제 다시 저 모습이 사라질지 몰라 자꾸만 디카 셔터를 눌러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안개가 쉬고 있는 틈을 타 바라 본 간월재 전경

 

간월재쪽으로 내려와 뒤돌아 올려보니 그곳도 신비감이 감도는 등로와 암봉 그리고 갈색의 억새 사이로 푸르른 소나무 몇그루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 등로를 따라 여유있게 내려오는 산우님들의 모습이 있기에 더욱 환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몇장의 추억을 더 만들어 본다.

 

간월재에서 뒤돌아 본 간월산 오름 등로와 등로 옆 암봉들과 나무 데크로 된 전망대

 

간월재 나무데크에 올라 바라보니 아무도 가지 않은 나무 등로위에 몇개의 나무 벤취와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모습이 마치 우리를 기다리며 몸 단장하듯 비춰져 있어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뿐이다.

날씨가 좋았다면 벌써 많은 산객들로 붐볐을 그곳이기에 우리들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날씨의 조화가 있었다고 위안을 삼아 본다.

한동안 머물며 흔적 남기고 디카에 담지 못하는 느낌을 가슴속 깊이 하나 둘 채워본다.

 

간월재에 도착해 바라 본 간월재 전경, 나무데크와 계단이 억새 사이로 멋지게 놓여있다

 

다시 아쉬워 뒤돌아 보니 조금 더 넓게 보이는 간월산 오름 등로와 전망대 그리고 암봉 사이로 서 있는 소나무가 한폭의 동양화를 만들고 있다.

그 아래 갈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폭신한 느낌을 주는 억새의 흔들림이 참으로 이 아침공기와 잘도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간월재에서 바라 본 지나 온 간월산쪽 등로, 누런 억새와 간간히 보이는 암봉이 안개속에 신비롭다

 

간월재 중앙에 서 있는 돌탑, 얼마나 많은 산객이 잠시 머물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생각하며 내 자신도 잠시 고개 숙여 본다.

그 앞에 펼쳐져 있는 영남알프스 산행안내도가 보이지 않는 조망으로 가슴을 저리게 만드는 시간, 그래도 만들 수 있는 추억 담으며 그 나름의 멋진 시간을 보낸다.

 

간월재 돌탑과 이정석 그리고 영남알프스 산행안내도, 이곳에서 사진 찍고 추억 남긴 후 신불산으로 진행하니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더욱 짙은 안개가 앞을 가린다

 

간월재를 떠나는 시간, 아쉬움인지 그리움인지 하늘에선 안개비를 뿌리기 시작하고 온몸은 물방울에 젖어가며 마지막 남아 있는 이정표에 아쉬운 손짓 건네 본다.

이 비가 그치면 이곳도 가을이 아닌 겨울이 되어 또 다른 몸치장으로 다가오는 산객들을 맞이 하겠지.

그때 그 산객중 일부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도 해 본다.

 

파래소폭포 갈림길 이정표 밑 그 아래 나무 전망대, 보이는 것이 없기에 이런 이정표로 후기를 대신함이 아쉽기만 하다.

 

나무 계단을 타고 빗물이 흐르는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 암봉의 등로가 기다리고 힘겹게 그 암봉 정상에 오르지만 보이는 세상이 없기에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올라 파래소폭포쪽 고봉을 뒤로 한채 바람결에 흩뿌리는 안개속 신불산 정상으로 향한다.

간월재에서 봤던 돌탑과 유사한 탑에 기대어 긴 한숨 한번 토해내고 그저 보이는 정상부만 담아본다.

 

신불산 정상 돌탑과 정상석,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으로 좋았는데 보이는 것이 없으니 그저 상상만으로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마침 신불산 정상 바로 아래 준비된 정상대피소로 몸을 숨기고 좁지만 아늑한 우리들의 아침상을 펴 본다.

지난 여름까지 보이지 않던 대피소의 이전으로 우리들만 덕을 보는 것 같아 기분만은 그럴듯 하다.

하지만 잠시 후 주인장이 들어오고 미안한 마음에 재빨리 허기 달랜 후 인사 건넨 후 다시 뿌리는 빗속으로 몸을 내 맡긴다.

 

내리는 비를 피해 아침을 해결한 신불 정상 대피소, 주인장 내외가 도착해 미안한 마음 전해 주고 내려온다

 

이제부터 너무가 강렬하게 몰아치는 가을 비바람에 지난 겨울 소백산 정상에서의 어려움이 뒤살아나고 디카를 꺼낼 용기와 시간도 없이 이 신불재를 그저 통과해 본다.

얼마나 강렬한 비바람이던지, 온 몸이 얼어 붙을 것 같은 추위와 한기로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픈 마음뿐이다.

이곳에서 몇분의 산우님들이 우측 배내골 방향으로 잘못 길을 들어 신불평원에서 애타게 기다리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무사히 만나 감사한 마음 전하기도 한 곳이다.

 

내리는 비가 많고 너무나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사진기도 꺼내지 못하고 지나친 신불재가 너무 아쉬워 지난번 찍은 사진으로 신불재를 대신해 본다.

신불재 사거리의 나무 계단이 이국적이고 저 멀리 보이는 신불산 정상의 돌탑이 조그만 점으로 드러나 있으며 좌측으로 이어진 파래소폭포 삼거리 능선도 뚜렷하다

 

다시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면 신불평원이 펼쳐진다.

너무나 광활하고 아름다운 곳, 하지만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아 안타까움만 커간다.

그저 바라만 봐도 환상이요 스치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신불평원의 억새들, 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기에 지난 번 찍은 사진으로나마 위안을 삼아 본다.

 

너무나 환상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신불평원의 억새와 영축산 그리고 저 멀리 투구봉까지 이어진 환상의 능선들.

강하게 내리는 비로 인해 남아있는 사진이 없기에 지난번 찍은 개인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잠시 신불평원으로 들어가며 좌측 능선에서 바라 본 신불평원과 영축산 능선이 너무나 아름다워 찍어 두웠던 사진첩을 다시 꺼내 올려 본다.

하얀 억새가 하늘거리고 그 사이로 나 있는 등로가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 저 멀리 영축산 정상의 정상석이 가물거린다.

좌측 동해의 절벽과 우측 서쪽의 완만한 경사도가 한국 특유의 지형을 잘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신불평원을 들어서며 좌측 능선에서 바라본 등로와 저 멀리 영축산 정상까지 이어진 능선에 하얀 억새가 눈부시다

 

신불평원에서 뒤돌아 보면 넓고 길게 이어진 신불평원 등로 중간에 잘록하게 숨어 있는 안부의 신불재 넘어 신불산 능선이 멋들어지게 놓여 잇고 그 끝자락에 좌측으로 파래소 폭포로 이어지는 능선이 또한 정상부에 하얀 흰억새를 휘날리며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는 듯해 옛날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신불평원을 지나 뒤돌아 본 억새평원과 보이지 않은 신불재 넘어 신불산 정상 능선이 너무 멋지다.

이곳에서 몇명의 산우님을 잃어 한동안 어려움이 있었지만 금새 합류하여 무사히 진행을 이어가고

 

신불평원 정중앙부엔 늪지대가 형성되어 있고 보호하기 위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그 끝자락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가니 이렇게 다 허물어진 단조산성이 바위너덜길을 이루고 이 밑으로 내려가면 청수좌골 길을 통해 청수골 산장으로 하산하는 하산로가 있다.

그 길을 찾아 잠시 이 단조산성에 올랐다 영축산 정상으로 다시 올라 본다.

이곳에서 확실한 등로를 찾아 드리고 영축산으로 올랐다면 14명의 산우님들이 조금은 덜한 고생을 하셨을 것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특히 오늘처럼 날씨가 흐려 눈앞이 보이지 않는 날엔 확실한 등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기도 하고...

 

영축산 정상 오르는 길에 청수좌골 하산로를 확인하러 가는 길에 만난 비에 젖은 단조산성

 

그저 비바람에 젖어가는 영축산 정상석에 입맞춤 한번 하고 추워지는 기온에 재빨리 내려와 본다.

이곳에서 A조와 B조로 산행인원을 나눠 B조는 청수좌골로 하산시킨 후 A조 산우님 10분을 모시고 시살등으로 향한다.

하지만 낙엽이 뒹굴고 짙은 안개로 인해 잠시 등로 찾기에 시간을 지체한 후 정상적인 등로 찾아 열심히 진행해 본다.

 

영축산 정상석이지만 이것이 그나마 우중에 만난 최고의 사진으로 남는다.

지나온 신불평원 억새와 가야할 체이등까지의 환상 암봉이 모두 가을비 안개속에 숨어 들었다.

 

이곳에서의 조망 역시 일품이였지만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기에 지난 번 찍은 개인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암봉 위로 가을빛이 역력하고 그 암봉을 타고 저 멀리 함박등과 체이등, 일명 투구처럼 생긴 투구봉이라고도 하는 봉을 지나 한피고개에서 잠시 시살등에 올랐다 뒤돌아 내려와 청수우골로 하산하면 B조와 다시 만나는 청수골 산장일 것이다.

 

너무 아쉬워 지난번 찍은 개인 사진으로 영축산에서 체이등까지의 마루금과 그 위에 피어난 단풍을 실어본다

 

간신히 빗속을 뚫고 함박등 근처까지 갔으나 빗물로 인한 위험성을 줄이고자 우회길을 택해 다시 약 40여분간 알바를 한 후 뒤돌아 올라와 이런 멋진 암봉을 찍어 본다.

리딩한다는 부담감이 안전한 산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자꾸만 안해도 될 알바를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할 뿐이지만 눈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선 이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이곳에서 잠시 혼자 생각하며 시살등으로 하산하는 것을 포기하고 청수중앙능선을 타기로 결정한다.

 

함박등 지나 암봉을 오르며 알바중에 찍은 암봉들, 내리는 빗속에 안전을 위해 우회만 고집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알바까지 경험하게 된다.

 

함박재에서 다시 미니 단체사진 한장 남긴 후 시살등쪽으로 진행하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나 있는 정상적인 등로를 이탈해 청수중앙능선을 타고 부드럽게 깔린 낙엽을 밟으며 하신길로 접어든다.

아직 산우님들중 아무도 모르는 눈치이길래 약 10여분 빠르게 진행한 후 의견을 물으니 모두 아쉬운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 들여 준다.

미필적 고의를 범하고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 본다.

 

함박재에 도착해 잠시 고민하다 시살등으로 계속 진행을 결정하고 진행하지만 너무나 짙은 안개와 줄기차게 내리는 비로 인해 청수중앙능선에서 청수골 산장으로 하산을 결정해 본다.

 

비에 젖어 바스락 거리는 소리는 없지만 보는 눈으로만도 만족함이 밀려오는 아름다운 등로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을 듯한 등로, 하지만 이곳을 빠져 내려가니 급경사 내리막이 기다리며 몇번의 엉덩방아를 요구하고 있다.

 

청수중앙능선으로 하산하며 담아 본 낙엽길, 내리는 빗줄기로 인해 스산한 기운은 더욱 쓸쓸하게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가꾸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더도 아닌 덜도 아닌 적당한 양과 적절한 모양으로 자연의 하나가 되어 있는 모습이 그저 감탄하게 만든다.

 

내려올수록 조금씩 나타나는 단풍과 푸릇한 산죽들, 안개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지키려 몸부림 치는듯 하다

 

울긋불긋 화려하지 않아도 가을빛을 발하며 그자리 지키고 또 한 계절을 보내는 산하, 그 모습 닮아 보려 이렇게 산에 오르지만 비워지지 않는 산객의 마음은 언제나 비워질 수 있을련지...

 

노오란 단풍이 온 등로를 덮고 있어 한컷 찍어 보고

 

푸르름이 남아 있는 등로가 이상할 정도로 계절은 벌써 겨울의 문턱에 바싹 다가와 있다.

저 푸르름은 단풍이 지기도 전에 추위에 말라 푸른빛으로 겨울을 나려는지 ???

그 푸르름이 점정화룡이 되어 보는 산객의 눈에는 더욱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아직 푸르름이 남아 있는 등로에선 그 푸르름이 신기롭게 보이고

 

그저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조차도 아름다운 시간, 이 낙엽이 썩어 또 다른 고운 빛깔의 단풍을 만들쯤 내가 다시 찾아 올 수 있기를 저 낙엽에 속삭여 본다.

낙엽속에 숨어 있는 작은 산죽이 그때에는 허리춤을 감싸며 좁은 등로속으로 이 산객을 밀어 넣고 있겠지...

 

떨어져 나부끼는 낙엽들마저 아름답게 다가온다

 

청수골 산장쪽 계곡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요염해지는 단풍에 그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어린 아이가 되어 그것을 즐겨본다.

먼저 내려간 산우님들의 찾는 소리에 귀가 뚫려 정신을 차리니 드디어 산행 날머리 청수골 산장으로 통하는 작은 암자 앞 계곡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비 내리는 영남알프스에 올라 마감을 고하는가 보다.

 

청수골 산장 부근의 계곡가에 피어난 고운 단풍을 배경으로

 

자꾸만 발길 붙잡는 단풍에 내마음 실어 보고

 

그 옆에 피어난 단풍도 지나치지 못하고

 

이제 온풍이 나오는 우리의 안식처 버스를 향해 가는 시간, 계곡을 넘기 전 다시 한번 황량한 등로의 앙상한 가지와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을 담으며

 

이제 계곡 넘어 청수골 산장으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되고, 그 계곡을 건너기 전 등로

 

전체적으로 울긋불긋 수놓은 눈앞의 능선도 올해 마지막 단풍을 보여주려는 듯 그 화려함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청수 좌, 우골이 갈라지는 작은 암자 위 능선이 온통 단풍 빛깔로 물들어 있다.

 

오늘 산행 날머리인 청수골 산장, 지금은 이름도 변해 청수골펜션이란 간판으로 대체되어 있다.

 

드디어 청수골 산장 입구로 빠져 나와 오늘 산행의 마무리를 고한다

 

이제 맛난 메기 매운탕으로 차가워진 뱃속 달랜 후 추적거리며 아직도 내리는 빗속을 달려 속세속으로 뒤돌아 나온다.

멀고도 길었던 산행,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산행이였지만 늘 그자리 지키는 산이 있기에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들려보리라 약속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앞에 보이는 단풍을 마지막으로 우중 가을 산행을 종료해 본다.

 

함께한 산우님들, 우중에 고생 많이 하였으며 멋진 조망 하나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올라 오늘 보지 못한 안타까움을 날려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청수좌골로 리딩하며 고생하신 나마스테대장님의 수고에도 감사 드리며 많지 않은 산우님들 먹거리 준비에 고생하신 겨울애 운영자님의 수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림니다.

 

다시 멋진 산행 공지로 만날 것을 약속 드리며 아쉽지만 깊어진 산우애를 알게해준 우중 영남알프스 산행 정리를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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