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영남알프스 (억산, 운문산, 가지산과 능동산 산행)
산행날자 : 2008년 3월 21일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석골사 - 억산(944봉) - 깨진바위 - 팔풍재 - 범봉 - 딱밭재 - 상운암 갈림길 -
운문산(1188봉) - 아랫재 - 1060봉 - 백운산 갈림길 - 1028봉 - 가지산(1240봉) - 석남사 갈림길 - 석남고개 -
석남터널 - 배내고개 갈림길 - 능동산(982봉) - 배내고개 - 석남사 입구 여관에서 1박
산행지 교통 : 서울 영등포역에서 11시 10분발 무궁화 열차로 밀양 도착
밀양에서 택시로 석골사 입구 도착
산행 후 배내고개에서 석남사 입구까지 히치 하이킹으로 이동
산행시간 : 총 13시간 18분 (새벽 4시 40분부터 오후 17시58분까지 사진 찍고 쉬면서 널널히)
산행거리 : 약 22 Km
에필로그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란
밀양, 양산, 울산, 청도, 경주에
형성된 산군들 중 해발 1천 m 이상의 산들,
즉 운문산(1188m), 가지산(1204m), 천황산 사자봉(1189m),
재약산 수미봉(1108m), 영축산(1092m), 신불산(1208.9m),
간월산(1083.1m) 등 통칭
7개의 산들을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일대의 산들을 더넓게 포함시켜
고헌산(1032m), 문복산(1013.5m),
능동산(981m) 및 억산(944m) 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산줄기를 이어가는
종주 산행이 보편화되면서
영남알프스는 운문산과 억산방향으로
확장시킨 개념이 공감을 얻고 있으며
영축산 남쪽으로는 시살등, 오룡산까지 뿐 아니라
더 남쪽 능선을 포함시켜 실크로드란 명칭으로
종주하는 시도도 있다.
이제는 일반 산꾼들에게도 제법 알려져
많은 종주자들이 다녀가는 아름다운 마루금으로 이름 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백두대간이나 정맥처럼
산자분수령에 따라 만들어진
종주 산행길은
아닌듯 하다.
다만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열정적인 산객들이 실크로드란 종주 산행길을 만들어
하나의 더욱 긴 산줄기로서 인정을 받기 위한
체계적인 작업과 답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에 크게 공감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산행은
알프스라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 3대 산줄기를
모두 돌아 보는 마지막 단계로
다른 산우님들을 모시고 올 때를 생각하면서
사전 답사의 의미가
더욱 크게 실려 있다.
알프스의 비경에
견줄만 하다는 영남알프스를
직접 밟아보고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음미하면서
우리 후대와 함께 이 공간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짧으나마 에필로그로
대신해 본다.
억산 정상에서 바라 본 가지산 능선 위로 떠오르는 찬란한 일출 장면
꿈에 그리던 영남알프스를 찾아 제1부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산행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던 영남알프스이기에 그 동안 많은 산행 자료와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찾아 읽으면서 참으로 멋진 산행 루트와 종주 코스가 있음을 알게 되였다.
홀로 처음 가는 어려운 산행이기에 혹시 산악회에서 함께 갈 수 있는 산우님이 계실까 하여 답사 공지 올렸지만 내심으로는 홀로하는 산행이길 바라면서 기다리던 시간이 얼마나 지루하고 길게 느겨졌던지.
억산 정상에서 깨진 바위로 내려 오면서 찍은 대비지 및 운해 그리고 그 넘어 대구 팔공산과 영천의 보현산도 보이고
계속 기상청 싸이트를 들락날락하면서 날씨 정보도 확인하고 들머리와 날머리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각 산행마다 탈출로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은 후 기다리는 동안 3월 23일 일요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하루를 앞당겨 3월 20일 밤 열차로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이것 저것 준비하고 샘물상회 전화번호까지 챙기니 배낭 무게가 두 어깨를 짓누르고 열차에서 읽을 산행 자료만도 양손 가득히 넘쳐 흐른다.
옆지기와 아이들의 걱정스런 배웅을 받으며 지하철에 오르니 낯선 이방인이 큰 배낭을 보고 많은 이야기를 건네오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덧 영등포역이다.
준비한 등산 자료 중 하나인 안내 개념도
밤 열차를 타고 홀로 떠나는 종주 산행, 오랫만에 다시 떠나는 길이기에 정리하고 잠을 청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잠도 오지 않아 캔맥주 한병 마신 후 간신히 잠들만 하면 도착하는 열차역 안내와 대낯처럼 밝게 켜 놓은 전등으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홀로하는 밤 열차 여행의 어려움을 절감하며 다음부터는 열차가 아닌 우등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되겠다는 희망뿐이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열차는 밀양역에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이미 날은 바뀌어 21일 새벽 3시 44분을 넘어가고 있다.
밀양역 플랫폼에서 떠나가는 열차를 바라보며
몇몇 사람들의 뒤를 따라 제일 마지막으로 밀양역을 거쳐 넓은 광장으로 나오니 언제 뒤따라 왔는지 택시 기사 한분이 석골사 가느냐며 가격을 흥정한다.
워낙 많은 등산객들을 상대했는지 내가 물어 보지도 않는 것까지 모두 알려주며 가는길에 음식점에 택시를 대 줄테니 식사도 느긋하게 하며 가라면서 25,000.-원을 부른다.
석골폭포, 새벽이라 찍었지만 흐려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선답자들의 가격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기에 밀양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김밥집에 들려 새벽 참을 들고 석골사 입구에 도착하니 4시 41분, 택시를 보내고 적막강산에 우측에 흐르는 석골폭포만이 홀로 외로이 서 있는 산객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석골사, 어둠속에 간신히 한장 찍는데 성공
석골사
신라말 비허선사가 창조한 사찰로 주위에 기암절벽과 험준한 산세로 계곡이 깊어 경관이 아름답다.
임진왜란 때 삼랑진 작원관 전투에서 패퇴한 밀양부사 박진(朴晋)과 의병을 모집한 손기양 등이 왜적과의 항전을 도모한 전적지이며, 경내에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소형석탑 1기와 부도좌대석 1개가 남아 있으며 운문산, 가지산을 연결하는 주변 산세가 험준하고 웅장하며 제2의 얼음골이 발견된 새로운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운문산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석골사는 신라 말기의 선승(禪僧) 비허(備虛)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하며, 옛이름 석굴사(石堀寺)가 언제부턴가 석골사로 와전되어 불리고 있다.
억산 깨진 바위를 내려 오면서 석골사쪽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저 멀리 천황산 봉우리도 보인다
절 바로 아래에는 정상에서 흘러내린 계곡이 폭포를 이루어, 절 이름을 따서 석골폭포라 부른다.
10m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고 장쾌한데, 칼로 벤 듯 깎아지른 벼랑이 아니라 층층대처럼 턱이 진 암벽이어서 통통거리며 돌아내리는 폭포수가 맵시 있다.
석골사가 자리한 일출봉(日出峰)은 함화산(含花山)이라고도 불리는데, 찬 기류 때문에 꽃을 품기만 하고 피우지 못한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그러나 석골사를 중창한 이가 곧 함화(含花) 스님이고, 정상 부근에 있는 석골사의 부속암자 상운암(上雲庵)이 함화암(含花庵)이라고도 불렸다 하니, 산과 절의 깊은 관계를 짐작케 한다.
석골사 바로 뒤편에 서 있던 등산 안내도, 이곳에서 억산은 좌측 능선길로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에 위치한 석골사, 신라말 세워진 오래된 사찰이라 들었지만 종교에 문외한인 이 산객에게는 그저 산행 들머리로서의 고마움만 전해주는 산사이기만 하다.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산행 준비한 후 사진 한장 남기고 석골사로 향하니 시간은 정확히 4시 43분을 넘어가고 있다.
잠시 희미한 등불이 밝혀진 석골사에 들려 사진 한장 더 남기고 뒤돌아 나와 우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잠시 오르니 운문산 등산 안내도와 직진으로 운문산 4.2 Km 그리고 좌측 등로로 억산 3.1 Km란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우측은 운문산 가는 길이고 좌측이 억산 오르는 등로
이곳에서 갑자기 마음이 변해 억산으로 가자고 마음 먹고 좌측 등로를 따라 오르니 계곡길에 많은 바위들이 널려 있고 희미한 밤길에 그 등로를 따라 오르다 뒤돌아 보니 석골사에서 흘러 나오는 불빛만이 갈길 먼 이 산객에 위안을 주고 있다.
10여분 오른 후 갑자기 등로가 없어지고 어두운 밤길에 길잃고 한참을 헤매이다 띠지가 보였던 곳까지 간신히 뒤돌아 내려와 찾아보니 어두운 밤길에 등로에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으로 인해 잠시 등로를 잃고 헤매였던 것이다.
어둠속에 3450온누리 산악회 띠지도 걸어보고
10여분 헤매이다 간신히 정상적인 등로 찾아 빠르게 오름짓 이어가며 3450온누리 산악회 띠지도 남겨 본다.
가을에 산우님들 모시고 오르면서 다시 볼 수 있다면 더욱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겠지라는 혼자의 생각을 하면서...
근 한시간 가까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르니 갑자기 시원한 능선 바람이 불어오며 희미하게 마루금이 보이기 시작한다.
석골사에서 팔풍재로 이어지는 등로 전에 나 있던 등로를 이용했기에 이 삼거리의 이름이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많은 띠지들이 달려 있는 것으로 봐서 제법 일반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등로라는 사실만 일 수 있을 뿐이다.
근 한시간 가까이 올라 와 처음 만난 삼거리, 아직도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좌측으로 등로 잘 찾아 오르고
어둠속에서도 우측으로 거대한 운문산이 여명에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잠시 이곳 삼거리에서 어느쪽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망설이다 지니고 있던 작은 나침판을 이용하여 좌측길을 택해 빠르게 진행해 본다.
얼마를 올랐을까 우측 동녘하늘에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좀 더 뚜렷한 마루금을 보여주고 저 멀리 톱날처럼 생긴 가지산 자락이 이 작은 산객의 마음을 자꾸만 여리게 만들고 있다.
가지산 능선을 물들이는 여명, 너무나 곱고 아름답다
6시가 가까워지면서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나 이곳은 벌써 봄이 온듯 차갑지 않고 등줄기와 얼굴을 타고 흐르던 땀방울을 식혀 줄 정도의 훈풍으로 변해 있다.
바위 전망대에 올라 처음으로 평퍼짐하지만 거대하게 보이는 운문산 자락과 저 멀리 아득히 먼 곳에 맹수의 이빨을 드러낸 가지산 능선이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져 는 모습을 가슴에 담아 본다.
다시 바위 지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더욱 붉어지는 동녘하늘이 산객의 발길 붙잡고 다시 작은 바위 전망대 정상에서 그 용트림을 바라본다.
서서히 날이 밝으면서 올라 온 석골사 방향의 석골마을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다시 발길 재촉해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또 다시 바위 암봉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잠시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이곳이 수리봉과 무지개 폭포로 연결되는 삼거리 길임을 알게 된다.
제법 날이 밝아 오며 이제부터는 등로 찾기에 큰 어려움이 없어 그냥 진행하니 곧바로 헬리포터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헤드렌턴을 접고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 본다.
구만산 갈림길 지난 지점에서 바라 본 깨진 바위
이 시간 6시 27분, 오늘이 춘분이니 해도 많이 길어져 잠시 후면 일출이 시작되겠다는 생각에 빠른 걸음으로 억산을 향해 진행한다.
진행도중 희미하게 보이는 억산 넘어 깨진 바위도 살펴보고 오늘 들머리로 잡았던 석골마을과 그 옆으로 깊은 골짜기를 이룬 대비골도 바라본다.
그 좌측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린 운문산도 보이고 붉게 타오르는 동쪽 하늘 아래 가지산 자락도 오늘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 길인지를 알려 주는 듯 하다.
억억대며 오른다는 억산 정상석
억산
높이는 944m로, 서쪽에 구만산, 남쪽에 건지봉, 곤지봉이 있으며, 가파른 오르막길과 치솟은 바위봉우리, 군데군데 암반과 절벽으로 절경을 이루지만 산행에는 주의해야 한다.
천년에서 1년이 모자라 용이 못 된 이무기가 밀양 쪽으로 도망가면서 꼬리로 봉우리를 치고 도망가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주변에 이 전설과 관련된 기암괴석들이 있다.
이무기의 전설이 서려 있는 깨진 바위와 억산
산행은 청도군 매전면 운문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등심바위를 지나 666m봉, 대 비재를 지나 영남알프스 주능선을 왼쪽으로 밟아 팔풍재를 지나 직진하면 정상에 닿는다.
석골사를 지나 밀양시 산내면으로 하산하기까지 5∼7시간 정도 걸린다.
새벽 6시 31분, 드디어 오늘 올라야 할 첫번째 봉우리 억산 정상에 도착한다.
철판으로 세워진 구만산 오봉리, 석골사 및 운문산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고 그 옆에 나무로 된 대비사, 밀양 산내면 그리고 오봉리를 가리키는 또 다른 이정표가 서 있으며 조금 더 떨어진 곳에 한문으로 억산이라 적어 놓은 정상석이 서 있다.
대비골과 대비지 그리고 운해와 저 멀리 보현산인지 아니면 팔공산인지
홀로 셀카를 작동시켜 독사진도 찍어 보고 아름다운 마루금도 찍으며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저 멀리 가지산 마루금을 비집고 황홀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이 시간 새벽 6시 34분.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일출, 가지산 자락의 뾰족한 봉우리 사이를 비집고 찬란하게 떠오르는 일출에 오늘과 내일 산행의 무탈한 완주를 빌어보고 내 자신과 가정의 행복을 실어 보기도 해 본다.
가야 할 범봉과 운문산도 보이고
수없이 눌러대는 디카 셔터속에 이렇게 새로운 하루를 열고 잠시 내려 와 전망 좋은 곳에 서서 이제 서서히 제 모습 갖춰가는 발아래 풍경을 조망해 본다.
발 아래로 깨진 바위와 범봉 그리고 그 끝 자락에 운문산이 자리하고 그 좌측으로 막 떠오른 태양을 이고 맹수의 이빨 모양을 하고 있는 가지산 능선이 너무나 찬란하게 누워 있으며 그 북쪽으로 켭켭히 쌓인 무수히 많은 능선들과 그 넘어 끝이 보이지 않는 운해가 고요하게 잠들어 있다.
눈을 잠시 아래로 돌리니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사람들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는 대비골과 푸른빛을 발하는 대비지(박곡지)가 아름답다 못해 신비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선명하게 모습 나타낸 대비골과 대비지
독방지(박곡지 또는 대비지)
청도 매전의 동곡에서 대비지로 가는 길옆에 위치해있습니다.
오른쪽으로 길부지를 보면서 길부 마을을 지나면 왼쪽에 제방을 만납니다.
이곳이 독방지 라는 저수지 입니다.
약 6년 전에 물이 마르기는 했으마 이후 물이 차 어자원은 남아 있는 곳입니다.
위쪽으로 새로 축조된 대비지에서 농수를 유입해 쓰다보니 배수가 거의 없는 용도 폐기된 저수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는 말밖에 표현이 없고
아무도 없는 외로운 정상에서 홀로 이 아름다움을 감상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고 서운해 많은 사진을 남겨 보지만 보고 느끼는 감정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얼마동안 머물며 가장 황홀한 장면을 가슴에 새기고 다시 발길 옮기니 작은 암봉 두어개가 나타나고 그곳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황홀한 풍경에 자꾸만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다.
깨진 바위를 내려와 정상부도 찍어 보고
깨진 바위 끝 부분에 도착해서야 이제부터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심하며 우측으로 우회하니 암벽에 로프가 달려 있고 그 로프를 잡고 내려오니 이곳도 천상천하의 멋진 풍경으로 산객을 놔주질 않는다.
몇장의 사진을 남기고 다시 가파른 하산길 내려오니 이곳에도 몇군데의 짧은 암릉 로프 구간이 있고 천천히 그곳을 빠져 나오니 곧바로 팔풍재에 도착한다.
암릉 로프 구간도 내려오고
다시 푹신한 낙엽길을 호젓하게 걸으며 뒤돌아 바라보니 억산과 깨진바위의 멋들어진 자태가 이별을 아쉬워하고 좌측으로는 아직도 운해에 쌓여 있는 가지산 마루금 저편으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팔풍재 입간판도 찍어 보고
중간에 좌측 잡목 사이로 대비골과 천문지골이 깊게 누워 있고 우측으로는 석문 마을과 석골사 계곡이 한눈에 들어 온다.
다시 조금 된비알 오르자 평범한 공터가 나타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범봉이다.
이 시간 7시 52분.
범봉 지난 전망대에서 바라 본 대비골과 운해
이곳에서 다시 잠시 머물며 흩어지는 운해의 잔영을 찾아 수없이 디카를 눌러보고 아쉬운 마음 남기고 길을 재촉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들어진 조망에 산행하기가 힘이 들 정도로 속도가 붙질 않는다.
그래도 쉬지 않고 등줄기에 땀 흘리니 8시 7분 딱밭재에 도착한다.
딱밭재에 도착하고
아마도 석골사에서 억산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이곳으로 올랐다면 벌써 운문산 정상 근처에 도착해 있을 것이지만 급할 것 없는 산객의 홀로 가는 길이기에 그저 무사 완주만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위험하거나 다칠 염려가 있는 곳은 우회 또는 천천히 유람하듯 거닐어 본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 전망대에 서면 또 다시 멋들어진 풍광이 발길 붙잡고 그 모습 담아 길 떠나면 또 다시 작은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며 쉬어가라 붙잡는 형국이 된다.
봉우리 이름이 무엇인지 몰라도 석골 마을로 둘러 쌓여 있는 모습이 한폭의 풍경화로 살아나고
우측 석골 마을 한가운데에 작은 봉우리가 놓여 있고 그 주위를 인간의 삶을 위해 조성해 놓은 마을들이 마치 풍경화를 그린듯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는 깊은 골짜기와 가지산 능선 앞으로 무슨 꽃잎 모양을 한 너무나 자연스런 원형 마루금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저절로 탄성이 흘러 나오고 먼 길 가야하는 내 자신도 잊은 채 그 아름다움에 취하고 있다.
상운암 갈림길 전 바위 전망대에서 배낭 벗어 놓고 쉬면서 다시 펼쳐진 조망 감상과 셀카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준비한 과일로 목마름 달래 본다.
대비골과 가지산 사이에 있던 원형 모양의 산군들
상운암
석골사에서 운문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자리잡은 부속암자 상운암은 영남의 보궁(寶宮)으로서 그 터가 명당이라 기도의 효험이 높은 곳이다.
상운암 인근에는 제2의 얼음골이라 불리는 자연동굴이 있는데,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는 『동의보감』을 쓴 허준이 이곳에서 자신의 스승인 유의태를 해부한 곳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석골사가 처음 세워질 당시에는 석굴사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곳은 오래 전부터 스님들의 수도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석골사에서 올랐다면 상운암을 거쳐 이쪽으로 올라 오겠지
해는 서서히 중천으로 떠 오르며 겨울을 벗어나 따사로운 봄 햇살을 비추지만 벌써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에 얼굴과 목떨미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쉬며 널널하게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조망이 없는 곳에서는 좀 빠르게 진행했는지 벌써 상운암 갈림길에 도착하고 이곳부터는 보이지 않던 파아란 산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저 멀리 운문산 정상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종주 산행이 아니라면 한번 쯤 들려보고 싶은 상운암을 우측에 두고 마지막 된비알 오르니 앞이 트이면서 드디어 운문산 정상이다.
이 시간 9시 26분.
운문산 정상석
운문산(1188봉)
영남지방에 해발 1000m가 넘는 운문산, 고헌산, 가지산, 천황산, 간월산, 신불산, 취서산, 문복산 등의 준봉이 일대 산군을 이루며 솟아 있는데 이 산군을 알프스에 비길만큼 아름답다는 뜻으로 영남알프스라 한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운문산(1,188)은 영남 7산의 하나인 명산으로 웅장한 암봉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이 심산유곡을 이루고 있다.
삼양리와 남명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넘어 얼음골과 갈색의 천황산 봉우리가 보이고, 운문산 정상에서
거찰 운문사와 폭포로 이어지는 학심이골 계곡이 있고 남쪽에는 석골사를 중심으로 한 사운암 계곡과 호박소를 중심으로 한 쇠정골 계곡, 그리고 찌는 듯이 더운 복중에 얼음이 어는 2군데의 얼음골이 있다.
동쪽으로는 유명한 석남사가 있다.
고찰인 운문사에 4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처진 소나무 (반송 : 천연기념물 180호)가 경내에 있다.
심심이골과 우측으로 가지산 능선이 보이고
일망무제, 탁트인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사방팔방 안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시야 또한 최고이다.
남쪽으로 삼양리와 남명리 마을이 넓은 평지 위에 조용히 앉아 있고 그 넘어 얼음골이 천황산 가는 등로를 만들면서 갈색으로 변해있는 그 정상부를 보여주고 있다.
가운데 백운산과 그 넘어 능동산에서 천황산 오르는 능선 그리고 저 멀리 배내봉에서 시살등까지도 선명하게 보이고
눈을 돌려 남동쪽을 바라보니 백운산 자락이 곱게 늘어져 있고 그 넘어 능동산 마루금이 마을 저 뒷편으로 마을을 감싸고 그 마루금 넘어 내일 올라야 할 영축산과 투구봉의 모습도 보여 준다.
또한 동쪽으로는 앞으로 가야 할 가지산 능선이 톱니를 이루듯 많은 봉우리를 만들어 산객의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그 넘어 경산쪽 가물거리는 보현산이 마음을 잡아 준다.
아랫재에서 부터 올라야 할 가지산 능선도 가까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대비지와 그 넘어 저 멀리 대구 팔공산이 허리에 운해를 휘감고 언제 나도 한번 만나러 오라 손짓하고 눈을 좌로 돌리니 오늘 걸어온 운문지맥상의 억산과 구만산 그리고 수리봉이 뒤질세라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지나 온 범봉과 깨진바위 그리고 억산이 보이고 그 넘어 구만산이 있겠지
그 넘어 가물거리는 함양의 산들과 지리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와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화려한 마루금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약 15분간 운문산 정상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10시경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하여 내려가니 중간에 멋들어진 암봉들이 몇군데 서 있고 좌우로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을 바라보며 한참을 걸으니 40여분만에 아랫재에 도착한다.
아랫재에 있던 가운산방, 지친 산객들이 쉬어 가기 좋은 장소이다
우측으로 남명초등학교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고 좌측으로는 심심이골로 연결되는 아랫재, 이곳에 비박이나 어려울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게 가운산방이란 움막이 지어져 있고 잠시 쉬어 가기에는 그만이듯 하나 안을 들여다 보니 너무 침침해 그냥 뒤돌아 나온다.
이곳에서 부터 근 한시간 가까이 전망도 없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오늘 처음으로 땀깨나 흘린 구간으로 기록된다.
오름길에 뒤돌아 보면 잡목 사이로 운문산의 거대한 모습이 잡히지만 사진으로 남기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기에 무턱대고 발길만 계속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하늘이 열리면서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미끈하게 잘 생긴 백운산 능선도 찍어 보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봄바람에 땀 방울 식히며 준비한 과일을 먹으며 이곳에서 다시 조망을 감상해 본다.
살펴보니 백운산 가는 갈림길.
백운산(892봉)
영남알프스의 작지만 큰 산 백운산(892m)은 영남알프스 마니아들에겐 너무나 잘 알려진 산이다.
작다는 것은 1000m가 넘는 고봉준령이 수두룩한 영남알프스에서 높이로 견주자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하다는 뜻이고 암릉미로 따지자면 여느 거산 못잖게 웅장하고 아름답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그래서 널리 알려졌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백운산 자락의 바위군들도 찍어 보고
그러나 영남알프스를 한두 번 찾아본 산행초보자들에겐 어쩌면 생소한지 모른다.
혹시 산을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금방 알아차린다.
'석남터널을 지나 밀양으로 갈 때에 오른쪽으로 쏟아질 듯 솟아오른 흰색의 바위산'이라고 대개 '아하'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실제적으로는 알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일보)
24번 지방도로와 호박소 그리고 능동산과 재약산 및 천황산도 보이고
남쪽으로 백운산 자락이 듬성 듬성 깍아 놓은 머릿카락 처럼 갈색 위에 파아란 소나무를 중간에 심어 놓고 예쁘게 누워 있고 그 넘어 천황산 머리가 민둥산의 갈색이 되어 나풀거리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24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그 위로 이어진 능동산 자락이 내일 만나자 속삭이고 그 위로 투구봉에서 영축산 그리고 신불산과 간월산으로 이어진 마루금의 정상부를 보이면서 앞으로 만나 데이트 할 약속을 정하는 듯 보인다.
참으로 아름답고 깨끗한 조망에 무교이지만 하느님과 부처님께 감사 드리며 이제 제법 머리를 뜨겁게 달구는 햇살을 피해 가지산으로 향한다.
가지산 정상 가는 길에 바위도 찍어 보고 덤으로 그 뒷편에 천황산 억새 밭
이곳부터 가지산 정상부까지는 지자체에서 잘 정비해 놓은 등로 따라 막힘없이 산행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한여름 폭염시에는 민둥산 특유의 강렬한 햇살 때문에 건강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 멀리 가지산 정상이 보이는가 하면 암봉에 막혀 사라지고 가깝게 접근했다 생각하면 아직도 갈길이 멀게 느껴지는 지루한 능선길, 다만 오늘 따라 조망이 좋아 그러한 지루함은 못 느꼈지만 조망이 없다면 다조로운 구간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가지산 가기전 마지막 봉우리에서 바라 본 헬기장과 가지산 정상부
전망바위에서 쉬었다 사진도 찍고 다시 진행하다 보이는 아름다움이 있으면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 가지산도 손끝에 걸리는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오늘 처음으로 가지산 정상부에 많은 등산객들이 보이고 지나온 능선과 올라야 할 능선을 바라보며 물한모금 마신 후 다시 갈길을 재촉해 본다.
가지산 대피소, 두잔의 막걸리와 점심을 먹으며 많은 등산객들을 만나고 그 안에 온누리 띠지도 걸어 놓고
서서히 갈색으로 변해 있는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고 마지막 봉우리 넘자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지만 질척이는 그곳 가장자리를 돌아 조금 더 오르니 가지산 대피소가 나타난다.
그 안으로 들어가 막걸리 두잔을 시켜 놓고 준비한 점심을 먹으며 처음 만나는 많은 등산객들과 친구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편히 쉬면서 이야기하고 마시다 보니 어느덧 이곳에서 50여분이 소요 되였고 마지막 인사 나누고 많은 띠지들이 붙어 있는 내부에 온누리 띠지도 걸어 놓은 후 정상에 올라 다시 막힘없는 전망을 해 본다.
가지산 정상석과 낙동정맥 이정석
가지산(1240봉)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및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240m이다.
태백산맥의 끝자락에 딸린 산이다.
주위의 운문산(1,190m)·천황산(1,189m)·고헌산(l,033m) 등과 더불어 태백산맥의 남쪽 끝 산악지대를 형성한다.
위의 산 외에 신불산(1,209m)·간월산(1,083m)·영취산(일명 취서산:1,059m)과 함께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며, 이들 가운데 가장 높다.
가지산 대피소와 운문산, 억산과 구만산 능선길이 시원스레 조망되고
밀양강의 지류인 산내천(山內川)·무적천(舞笛川)의 발원지이며, 남쪽의 천황산 사이 산내천 하곡부(河谷部)의 산내면 시례(詩禮)에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있다.
정상 부근에는 바위 능선이 많고 나무가 거의 없는 대신 사방이 탁트여 가을이면 곳곳이 억새밭으로 장관을 이룬다.
높이 약 40m의 쌀바위도 유명하다.
동쪽 상북면 계곡에는 통도사(通度寺)의 말사이자 비구니 도량인 석남사(石南寺)가 있다.
이 곳에 절의 창건자인 도의국사(道義國師) 사리탑인 석남사부도(보물 369)와 석남사삼층석탑(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22) 등의 문화재가 있다.
인근의 영취산·천성산(812m) 등과 함께 1979년 11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앞에 무명봉과 석남고개 그리고 우측으로 돌아간 능동산 능선들
다른 등산객에게 부탁해 사진도 남기며 앞으로 가야 할 능선과 지나 온 능선을 바라보니 장쾌한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기온이 올라가며 약간의 박무현상이 시작되였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좋은 날씨에 감사하며 지도를 꺼내 놓고 이곳 저곳을 살펴 본다.
욕심을 버리라는 전설을 간직한 쌀바위
지나온 억산과 깨진바위 그리고 운문산과 아랫재를 넘어 가지산으로 이어진 장쾌한 마루금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쌀바위와 혁심이 고개로 이어지는 아름다움이 깃들여져 있으며 석남사를 끼고 언양 구시가지와 신시가니 그리고 그 넘어 울산시와 동해 바다가 이 작은 산객의 마음에 풍파를 일으킨다.
가까운 골짜기에 석남사와 언양 구, 신시가지 저 멀리 울산과 동해 바다도 보이고
지나야 할 석남터널 위 구 도로가 뱀처럼 꼬불꼬불 펼쳐져 있고 그 위로 능동산과 이어진 천황산으로 가는 마루금이 이 세상 최고의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그 넘어 영축산과 투구봉 그리고 신불평원으로 이어지는 갈색 평원이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맛을 알려주는 듯 하다.
능동산 넘어 좌측 간월산에서 신불산, 영축산 그리고 시살등까지 장쾌한 능선도 보이고
다시 높은 봉우리 넘어 석남터널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 내려오니 중간에 등로를 새로 만들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고 그 길을 따라 하산하니 석남터널 이정표가 보인다.
몇일 있으면 새로 개통할 새로운 도로를 넘어 이제부터 눈이 녹으면서 질척이는 등로를 따라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인 능동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무척 힘들고 길었던 종주길, 백두대간이나 다른 종주 산행보다 개별산이기에 오른만큼 내렸다 다시 오르기를 이제 네번째 시도하니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는 듯한 느낌이다.
석남터널 갈림길, 이곳이 0.8 Km로 접속구간이 다른쪽보다 500 m 짧고
산우님들 모시고 올 때에는 구간 끊기에 각별히 신경쓰지 않으면 너무나 힘든 산행이 될 것 같다는 정보를 입력 시키며 가파르지는 않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고통이 수반되는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다시 좌우로 멋진 조망이 펼쳐지고 그곳 그늘에 앉아 잠시 샘물 상회에 전화도 할 겸 그리고 걸려온 전화도 받을 겸 쉬어 본다.
밀양쪽에서 석남터널쪽으로 이어진 24번 지방도로
처음 보는 전화 번호를 돌려 전화하니 백두대간 산행을 원하시는 산우님이 블로그에 들어 왔다가 대관령에서 부터 함께 가고 싶어 전화했다며 그 방법을 문의하고 친절히 답한 후 샘물 상회에 전화하여 예약을 하니 오늘 예약은 못 받는단다.
분명히 인터넷에서 봤을 땐 몇개의 방이 있었고 또 오늘이 금요일이라 예약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두 헐고 방 1개만 남겨놨다는 주인 아주머니의 답변에 갑자기 난감해져 온다.
일단 능동산에 올랐다 배내고개로 하산하여 1박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로 하고 급해지는 마음 달래며 서서히 많아지는 억새밭을 지나 능동산으로 향한다.
능동산 오름길에 본 소나무, 산우님들과 함께라면 사진 좀 찍을만한 장소일 듯
고만 고만한 능선상의 봉우리를 몇개 넘는 동안 가장 조망이 없고 특별한 것도 없기에 오르다 만난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 몇 그루를 찍어 본다.
드디어 능동산 정상, 도착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24분. 거의 11시간 40여분 동안 걸어 석골사에서 여기까지 도착한 것이다.
능동산 정상석과 돌탑
능동산(981봉)
능동산은 영남알프스의 산군 중에 하나이며 가지산과 천황산, 재약산의 유명세에 가려 그 이름이 묻혀 버렸다.
석남재에서 천황산에 뻗은 산줄기의 중간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며, 언양에서 얼음골로 넘어가는 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주변의 산세속에서 아주 깊이 뭍혀 있었던 산이였다.
그러나 언양과 밀양을 잇는 도로가 개통되면서 지금은 석남터널에서 가까이 보이고, 또 천황산에 가는 길목의 능선에 위치하고 있어서 많은 등산객들이 지나는 산이다.
특히 이 산에서 천황산과 배내봉 방향의 능선이 갈라지고 있으므로 영남알프스 종주길에 반드시 거치게 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내일 올라야 할 샘물 상회와 천황산 그리고 재약산 능선
능동산 산행은 석남사 주차장 안쪽에서 시작된다.
포근한 산길에 경쾌한 걸음으로 40여 분 후 전망대에 오르는데 여기서 영남 알프스 1000m 고지들이 시야에 전개되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온다.
능동산은 영남 알프스 중앙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르면 전망을 두루두루 관망할 수 있다.
정상에는 돌무더기를 쌓아 두었는데 아마도 등산객들이 소원성취와 안전을 기원하면서 돌을 하나 둘 올리다보니 돌무더기로 변한 듯 싶다.
하산은 반대쪽으로 하면 된다.
오늘 하산해야 할 배내고개 도로 및 저 멀리 영축산과 함박등도 보이고
생각지도 않했던 억산을 올라 돌아 왔기에 두어시간 이상 더 걸린 탓이리라.
샘물상회에서 잘 수 있다면 이 능선길로 쭉 이어가면 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배내고개로 하산해야 되기에 은백색으로 펼쳐져 있는 억새숲을 헤치며 배내고개로 향한다.
저 멀리 가마득히 보이는 배내고개, 하염없이 내려가자 임도가 나타나고 저 멀리 그 임도 따라 사륜 자동차 2대가 내려오고 있다.
기다렸다 태워달라 해 볼까 생각하다 길도 알 겸 그냥 그 임도 가로질러 배내고개로 다시 향한다.
밤에 사륜 자동차만 다닐 수 있는 배내고개에서 샘물상회로 연결된 임도
조금 내려가자 헬기장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 다시 하염없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계속하니 울산 학생 연수원 건물에 도착하고 작은 개울에 들어가 고양이 얼굴 닦기를 한 다음 배내고개로 올라가 잠잘 생각을 고민해 본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 오르는 들머리에 있던 등산 안내도
이곳 저곳 택시 회사에 전화해도 너무 바가지 씌우는 듯한 요금에 포기하고 간신히 좋은 사람 만나 석문사 앞 여관촌에 내려 방 하나 잡아 놓고 멧돼지 숯불구이 2인분에 이슬이 한병과 맥주 한병으로 소맥 폭탄주로 몸 데운 후 여관으로 돌아가 세상 모르게 하루를 마감해 본다.
울산 학생 수련원 건물, 배내고개에서 찍은 사진
너무나 피곤하고 힘든 긴 하루였지만 너무나 황홀한 일출과 운해 그리고 조망에 그 보상을 받은 하루로 기억속에 새겨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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