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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낭만을 주워 온 백두대간 두타 청옥산에 첫발를 담그고

by 칠갑산 사랑 2007.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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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 꿈과 낭만을 주워 온 백두대간 두타 청옥산에 첫발를 담그고(풍운대장님과 8/5,6일)
글쓴이 : 칠갑산 번호 : 4388조회수 : 4542006.08.07 11:07

백두대간이란 거대하고 장엄한 단어에 이 작은 이름 올리고 몇일 지나고 부터

오래전에 아주 오래전에 가슴 떨리도록 느껴 보았던 그리움과 설레임이 이

가슴에 방망이질 처대며 가끔은 잠 못이룰 정도의 몸살이를 했던 그곳에

총 36인의 아름답고 멋진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처음가는 대간길이기에 준비하는 마음과 손길 모두 바쁘지만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망막하기만 했었던 지난 몇 주일

그래서 모든 인터넷 자료 뽑아 들여다 보고 밑줄 그으며 참고하지만

솔직히 자신감은 적었었지요.

 

몇몇 경험있는 선배 산우님들께 자문도 구하면서 차근차근 가져갈 목록

채우고 필요한 장비며 먹거리 준비에 들어갑니다. 스틱과 무릎 보호대

장만하여 장비는 거의 완벽해 보였고 육포와 영양갱 그리고 몇종류의 떡을

준비하여 진공한 후 냉동실에 넣으니 먹거리 또한 거의 마무리 단계네요.

 

거기에 약 4.5 리터의 냉동 물과 0.5 리터의 이슬이로 배낭 덮게 덮으니 

무거워진 배낭과는 달리 마음만은 가뿐해 졌지요.

무척이나 떨리는 가슴으로 그 늦은 시간에 지하철에 올라 목적지로 향하는

마음은 그 이전 야등 후 몸을 실었던 지하철에서의 느낌과는

너무나 다르게 당당하고 웃쭐한 모습이며 마음이었지요.

 

모든 산우님들 태운 버스도 밤 11시 정시에 사당에서 출발해 꿈과 희망에 부푼

이 마음 알아 주듯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답니다.

낮에 약간 눈을 붙인 탓인지 아니면 산행 시작 후 새로운 도약을 앞둔 마음에

그랬는지 피곤하거나 자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네요.

 

마련한 몇잔의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로 목 축이며 이것 저것 담소하다 보니

어느새 여주 휴게소 및 동해 휴게소 지나 새벽 3시 20분 첫 대간 들머리인

댓재에 우리 모두 내려 놓았지요.

 

다른 산악회에서 우리와 비슷한 숫자의 산우님들 대간은 아니지만

두타 청옥산이 좋아 왔다며 곧바로 댓재 들머리로 사라지고

어둠과 정막만이 있는 그곳 댓재엔 우리들 뿐이였답니다.

 

일부 산우님들 새벽 요기하고 일부는 준비운동하며 

기나긴 오늘의 산행에 대해 잠시 마음 다잡아 보았답니다.

정확히 새벽 3시 50분 1조부터 4조로 나뉜 산우님들 보무도 당당하게

두타산에 첫발길 들여놓으니 그 감격과 환희가 벌써 백두대간 완주한 듯이

기쁨의 희열이 묻어 났지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산행 시작 후 곧바로 4조의 알바로 약 10여분 지체하며

왠지 불안하고 불길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네요.

다시 하나되어 어둠과 고요를 깨고 머리에 달랑 헤드불빛 하나만을 의지한채

햇댓동에서 좌로 돌아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입니다.

 

깊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얼마나 높고 긴 두타를 오르려고 이리도 깊고

험한 골짜기로 내려가나 모두들 걱정하는 한숨소리가 들렸지요.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도 그자리가 거기 있는 듯 좁은 오솔기 옆에 자라있는

잡목들의 모습만 바뀔 뿐 변하는 건 없었다 느꼈지요.

 

어느새 1028봉이 눈앞이 있는줄도 모르고 한줄로 늘어서 반짝이는 반딧불

사이에 낑겨 그렇게 첫 구간 잘도 올랐답니다.

시원한 바람이 콧잔등에 묻어있는 땀방울 씻어내고 상쾌한 기분은 왜

이제서야 이 좋은 대간길 왔느냐고 자문도 해 보는 사이 

벌써 옅은 운무가 드리워진 1021 정상에 서 있었네요.

 

잠시 휴식하는 사이 시간은 벌써 새벽 5시를 넘기고

삼척시 넘어 동쪽 하늘에선 뿌옇게 채색된 새벽 이슬 사이로 붉게 하늘

물들이며 세상 밝히고자 해돋이 산통을 겪고 있었지요.

운무속에 너무나 아름답게 물들인 동녘하늘의 해돋이 바라보며

산행의 재미를 맘껏 즐기고 인생의 무욕을 생각했던 짧은 시간.

 

조별로 간단히 추억 한장씩 만들고 다시 발길 내딛는 앞길에 서서히 어둠

헤치고 살포시 드러나는 운무에 쌓인 두타의 장엄한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답니다. 이제 다시 골짜기로 내려 가네요. 천미터가 넘는 봉을

올랐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높고 험준한 준령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골짜기이기에 말없이 서로에게

용기 주면서 통골정상에 도착하니 붉게 물든 태양이 이름 모를 잡목 사이로

얼굴 내밀며 이제부터 머리에 두른 헤드 불빛 치우라 채근하기 시작했지요.

 

그 모습 또한 너무나 환상이었기에 카메라에 담아 보려 노력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하찮은 미물인 인간이 그대로 담기란 불가능했지요.

그저 손길 닿는대로 디카에 담아 기억 저편에 묻어두고 필요할 때 볼 수

만이라도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몇장 건져 보았지요.

 

이제 두타산 정상까지 한시간 남짓입니다.

잠시 대장님께 말씀 드리고 선두로 치고 나가 땀좀 흘려 보았지요.

약간 가파른듯 하면서도 능선길이고 또 능선길인가 하면 다시 약간의 깔딱

고개 만들어 이 마음 유혹했던 두타의 정상 부근.

 

잠시 전망 좋은 곳에 올라 흰 운무옷 허리에 감고 머리만 내밀고 있는

청옥산 및 주위의 봉우리들 감상했지요. 어느 근사한 지도책이나

인터넷에서만 보았던 장엄한 산의 자태와 그 장엄함을 살짝 감추고

신비함을 더해준 준령들. 인간이 쓸수 있는 어떠한 단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멋드러지고 가슴 울리는 산하였지요.

 

새벽 6시 30분 드디어 두타산 정상에 올라 타오르는 가슴속 정열 발산하니

터질것 같던 산행에 대한 도전이 어느새 거대한 자연이 주는 인자함에

동화되어 작아지는 내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암장님이 끓여준 이 세상에서 가장 맛난 라면과 함께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내고 두타정상에 아쉬운 이별를 고하니 아직도 운무에 덮혀 잠자듯 고요한

청옥산이 어여 오라 조용히 부르고 있었지요.

 

뜨거운 햇살에 속살까지 드러난 지나온 능선과는 달리 청옥으로 향하는 길은

아직도 신비속에 숨어 쉽게 그 모습 허락하지 않았답니다.

다시 가장 높은 청옥을 오르기 위해 끝고 한도 없이 깊고 좁은 골짜기로

들어 갑니다.

 

간간히 저 멀리 띄엄 띄엄 보이는 달랑 한두채의 집들과 문명의 이기를

거부한채 입벌리고 누워 있는 넓은 농수로만이

여기가 그래도 인간이 사는 곳이구나를 일깨워 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요.

 

박달령에서 잠시 숨고르기 하고 문바위를 지나니 청옥이 반기며

오늘의 가장 힘든 오르막길 이끌고 있네요.

이제 남은 사람은 후미 세사람, 풍운대장님과 갑장칭구 뚜뫼사 그리고 이

칠갑산만을 남기고 모두 앞서 내달렸지요.

 

앞서거니 뒷서거니 뚜뫼사 칭구와 칭갑산 사이에 풍운대장님 모시고

험난한 청옥을 정복하는 길에 가끔 산야에 피어 있는 야생화도 담아 보고

또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지나온 발자취며 이정표 그리고 이정석에 눈길 주며

즐기자 생각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되었지요.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서로의 용기 북돋음으로 극복하고 청옥에 오르니

아침 9시 10분 모든 산우님들 큰박수로 맞이해 주며 축하해 주었지요.

거기에서 단체사진 찍고 이제부터 선두와 후미의 확연한 갈림이 시작됩니다.

 

선두에 매달려 달리고 싶은 맘 간절했지만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하고 있는

풍운대장님을 생각하니 이미 마음은 칭구 뚜뫼사 잡고 무언의 약속을 했네요.

착하고 멋지며 의리있는 산사내 뚜뫼사.

 

오늘 우리 둘이 백두대간은 처음이지만 어떤게 대간길이며 산우애인지

확실히 보여 주자 청옥 정상에서 도원결의가 아닌 청옥 결의를 하였지요.

 아마도 개인적으로 뚜뫼사 칭구는 평생 잊지 못할 칭구가 되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았던 청옥 정상에서의 약속.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보이지도 않았구요.

단지 우리셋과 우거진 수풀 그리고 장대하게 벋어있는 소나무 그것들이

전부였지요. 그래도 강행군은 이어지고 어느새 그 험난하기로 유명한

연칠성령을 넘어 망군대 지나니 다시 2차 집결하기로 했다는 고적대에

도착했지요 도착 시간 10시 40분.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고 불러도 대답없는 메아리만 힘겹게 되돌아 올뿐.

간간히 거꾸로 올라오는 다른 산우님들만이 앞선 팀들이 한 20 - 30분 전에

통과했다는 소식 뿐. 두타와 청옥 그리고 고적대까지 해동삼봉을 지나니

어려운 난 코스는 모두 지나고 이제부턴 완만한 내리막 능선이었지요.

 

지나온 두타와 청옥이 그리워 뒤돌아 보며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두발 내딛곤 다시 뒤돌아 언제 다시 오려나 그리움 남겼던 고적대를 떠나

갈미봉을 정복하니 다시 마지막 1143봉이 보이고

있는 힘 다 짜내 대장님 모시고 오르니 굵어진 땀방울이 웃깃에 머금어

빗물되어 흐르고 있었네요.

 

심호흡하며 마지막 봉 떠나니 이미 시간은 오후 한시를 가리키고

뱃속에서 허기가 밀려 오기 시작했지요.

갖고간 육포와 행동식으로 타들어가는 입술 적시며 오늘 대간길 마지막

하산지점인 이기령에 가까이 가니 이름모를 작은 약수터에서 졸졸졸

흘러나오는 약수물이 마지막 단물 제공하였지요.

 

몇 산우님들 남아 휴식 취하다 합류하고 마지막 이기령 이정표 앞에서 흔적

남기며 다음주 다시 보자 작별했네요.

결코 짧지 않은 접속 구간을 내려오니 앞이 보이지않는 억수 같이 굵고 세찬

장대비 ?아내고 순식간에 계곡에 도랑 만들어 하산길 방해했던 아찔한 순간.

 

발걸음 재촉하여 버스가 기다리는 이기동에 내려오니

언제 장대비가 내렸냐는 듯 다시 뜨거운 햇살 내리 쬐고

비 맞은 새앙쥐꼴인 우리들은 임자 없는 민박집 수도꼭지 열어 놓고

벌건 대낮에 발가벗고 멱 아닌 등목으로 하루의 피로 풀었지요.

 

돌아오는 길에 송어회와 한잔의 이슬이로 어려움 극복한 서로에게 축하

인사 건네고 달리는 버스에서 꿈나라 여행하며 길고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답니다. 무지 고생한 풍운 대장님 그리고 함께한 산우님들 좋은 추억

만들고 기쁜 마음으로 첫 출발 대간산행 잘하고 돌아왔네요.

 

앞으로도 대간길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기대하며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첫 대간 소감을 접습니다.

 

백두대간 산행 일지는 시간과 사진 그리고 간단한 설명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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