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여행 후기
여행지 : 가거도 (소흑산도)
위치 :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소흑산도), 대한민국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목포에서 약 145 Km 거리
여행날자 : 2009년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여행인원 : 가족 4인 (칠갑산 가족)
여행코스 : 8월 16일 - 시골집에 들려 부모님 모셔 드리고 목포로 내려가 유달산 산행 및 휴식 후 1박
8월 17일 - 08시 동양훼리를 이용해 목포연안여객터미널 출발
09시 전후 비금도와 도초도 경유하며 잠시 정박
10시 전후 흑산도 경유하며 잠시 정박
11시 전 후 상태도와 하태도 들려 해상에서 고깃배와 접선 위해 잠시 정박
12시 20여분 가거도 항 도착
12시 50여분 2구마을인 항리마을의 다희네민박집 도착 후 점심식사
13시 30분부터 가거도 독실산 산행 시작
18시 전후 다희네민박집으로 무사 귀가
19시 전후로 섬등반도 산행 및 트레킹 시작
20시 다희네민박집 귀가 후 저녁식사
20시 50분 자연산 광어로 반주 후 1박
8월 18일 - 04시 전후 기상
05시 30분부터 섬등반도 2차 산행 및 트레킹 (구름으로 인해 일출 감상 불발)
07시 전후 다희네민박집 귀가 후 아침식사
08시 30분 2구마을 출발 해 1구마을 대리 입구쪽 삼거리 도착
09시 전후부터 3구마을인 대풍리 거쳐 백년등대까지 트레킹 시작
10시 전후 3구마을 대풍리 도착 후 다른 등산객과 합류해 그곳 주민집에서 반주들며 휴식
11시 전후 3구마을인 대풍리 출발
11시 40여분 가거도 등대인 백년등대 도착 후 휴깃 취하며 점심식사
15시까지 휴식 취한 후 민박집 주인이 운행하는 고깃배를 이용해 가거도 선상 일주 여행
17시 전후 섬등반도로 뒤돌아 가며 해변 바위에 붙어 있는 자연 홍합 채취
18시 다희네민박집 귀가 후 휴식 및 반주들며 여행객 만남
19시 전후 저녁 식사 후 2박
8월 19일 - 05시 기상
05시 30분 가족들과 세번째 섬등반도 등반 및 트레킹 (구름과 안개로 일출 감상 불가)
07시 40여분 다희네민박집 귀가 후 아침식사 및 짐 정리
10시 전후 다희네민박집 출발하여 항리마을 출발
10시 30분 1구마을인 대리에 있는 회룡산 신선봉 산행
11시 30분 가거도항 도착 후 사진 촬영 및 주ㅟ 도보 여행
11시 50분 김부선 하늘공원 및 몽돌해수욕장 풍경 돌아봄
12시 30분 출발하는 동양 파라다이스 훼리에 몸을 실고 가거도항 출발
13시 30여분 하태도와 상태도에서 잠시 정박
14시부터 30분간 흑산도에서 정박중 주위 풍경 살펴 봄
15시 40여분 도초도와 비금도에서 잠시 정박
17시 30분 전후 목포연안여객선터미날 도착 후 애마 회수
22시 30여분 서울 집까지 무사 귀가
가족과 함께한 길고 긴 휴가를 끝내고 만족한 마음으로 행복한 시간들을 정리하는 순간









이제 올해가 지나면 당분간 아이들 학업으로 인해 이렇게 즐거운 가족 여행을 할 수 없기에 작년 5월 통영의 몇개 섬들을 둘러 본 후 더욱 기억에 남고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여행지를 물색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다.
산행도 즐기며 여행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남도의 바닷가와 섬으로 눈이 돌려지고 그곳에서도 신안과 진도 그리고 완도쪽에 눈길이 머문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역시 가거도와 조도 그리고 보길도 및 청산도이다.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고 한곳을 고르라 하니 역시 TV 1박2일에서 방영된 가거도를 찍는다.
부지런히 인터넷 검색하고 다른 사람들 여행기며 산행기를 참조하여 스스로 여행 스케줄을 짜보니 1박 2일로는 부족하고 2박3일이면 충분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되지만 역시 경비가 문제가 될 것 같다.
4인 가족이 2박 3일 동안 가거도에 묵고 들어가기 전날 목포에서 1박2일까지 합치면 총 3박 4일간 사용해야 할 경비가 족히 일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거금이다.
그래도 오랫만에 가족 나들이 이기에 두말없이 가거도로 정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민박집 예약 한 후 2박 3일간 일정을 마무리 한다.
8월 14일 밤, 막내 동생이 머물고 있는 충북 청원으로 부모님 모시고 내려가 15일 하룻동안 시원한 계곡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 후 16일 일요일 아침 청원을 출발해 충남 청양 고향집으로 돌아오니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다.
연세가 들어 모시고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부모님을 고향집에 모셔다 드리고 일요일 오후 여유있게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로 내려가니 한가한 도로 때문인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목포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다.
마침 내일이 홀수날이라 동양훼리가 운행하는 날이라 그곳에 들려 선편을 구매한 후 여관 숙소로 돌아 와 여장을 풀고 옆지기와 둘이 유달산 산행에 나선다.
아이들은 1박2일이란 TV 프로그램에 정신이 팔려 쉬고 싶다는 생각 뿐인것 같다.
두시간 동안 여유롭게 목포의 유달산 곳곳을 돌아 본 후 어둠이 깔리는 목포 시내로 내려 와 아이들 손잡고 종합 거대 마트에 들려 이것 저것 가거도에 들어가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한 후 목포 해물찜으로 맛난 저녁을 먹은 후 여유로운 하룻밤을 보낸다.
목포 유달산 산행 후기는 별도 산행기로 정리해 본다.
다음날 아침 조금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 짐 정리하고 여관 숙소를 나와 목포 여객선터미널 근처의 공용 주차장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주위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즐긴 후 곧바로 2층 터미널 2번 출구로 가 멀고도 먼 가거도 여행을 시작해 본다.
막바지 휴가를 즐기려는 듯 많은 여행객들로 벌써 터미널이 붐비고 가거도까지 운행하는 동양훼리에도 많은 단체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어수선하다.
알고보니 대부분 흑산도에서 내려 흑산도와 홍도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잔잔한 파도속에 거대한 고속훼리가 미끄러지듯 바다로 출발하며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목포와 이별을 고한다.
어젯밤 유달산에서 봤던 외달도를 잇는 거대 다리탑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목포 앞바다를 지나 망망대해로 나서는가 싶던 고속 훼리는 금새 남해 다도해가 펼쳐진 신안의 안좌와 장산 황금어장 사이를 지나 잠시 도초도와 비금도에 정박해 사람들을 내리고 태운다.
언젠가는 한번쯤 내려 둘러보고 올라가야 할 곳이기에 어렵게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훼리 안으로 들어가 쉬어본다.
한동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고속훼리는 잘도 달려 흑산도에 접어 들고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나도 모르게 훼리 내부에서 뛰어 나가 보이는 대로 사진을 남겨 본다.
말로만 듣던 흑산도, 이곳에서 홍도로 들어가 유람선을 타고 한번 둘러보는 것이 소원이였던 분들이 계셨는데 이제 연세가 들어 함께하지 못함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 곳이다.
고속훼리 내부의 약 2/3가 이곳 흑산도에서 내려 한가한 여객선은 다시 그 아름다운 흑산도를 뒤로 하고 소장도와 대장도를 지나 망망대해 남서해안으로 접어 든다.
이제 고속훼리 내부에도 점차 높아지는 파도에 울렁증이 심해지고 여기저기에서 뱃멀미를 하며 비닐 봉지를 요구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크고 우람한 고속훼리에서도 잔잔한 파도속에 뱃멀미를 하며 어렵게 지내는 여행객들을 보니 이제 제법 먼 바다 한가운델 나온 느낌이 든다.
보이는 것은 그저 저 멀리 푸른 바다와 접한 파란 하늘의 수평선만이 이 산객의 눈에 들어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뿐이다.
그래도 우리는 목포에서 출발전 약국에 들려 뱃멀미 약을 먹고 탔기에 아직까지 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다시 자리에 앉아 짐이 들기 직전 상태도에 들려 저반시설이 없는 이곳에서 나룻배를 이용한 승선이 이뤄지고 다시 잠시 후 하태도에 들려 이곳에서도 상태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룻배를 이용한 바다에서 승선과 하선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시간은 12시를 향해 줄달음치고 우리가 탄 고속정도 가거도를 향해 마지막 힘을 내뿜기 시작한다.
얼마를 달렸을까 뱃고동 소리가 들리며 저 멀리 외롭게 떠 있는 가거도가 눈에 들어오고 그곳 등대와 저반시설 그리고 바윗섬들이 아름다운 서남부 최남단의 가거도를 각인시켜 주고 있다.
가거도, 일제 시대때 일본인들에 의해 새명칭으로 소흑산도란 이름을 받았지만 옛부터 내려온 이름은 아름다운 섬이란 뜻의 가가도로 불리다가 가히 살만한 섬이란 이름으로 1896년부터 가거도라 불리게 되였다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섬이다.
신안군 흑산면에 속해 있는 가거도에는 신안에서 가장 높은 639미터의 독실산이 중앙에 자리잡고 서남쪽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 모양의 섬으로서 전체적으로 산세가 높고 섬 전체가 절벽으로 형성되어 웅장하고 기괴한 절경과 함께 남성적인 미를 풍기며 길쭉한 해안선과 가파른 해안절벽 위로 항상 구름을 머금고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독실산의 모습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신비감을 안겨다 주는 곳이기도 하다.
고속훼리가 완전히 멈춘 후 가거도항이 있는 1구마을인 대리에 내리니 1박2일 촬영 장소로 이용되였던 2구마을인 항리마을의 다희네민박 안주인이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작은 포터 트럭에 가득 여행객들을 태우고 4 Km여 떨어진 항리마을로 향한다.
좁은 시멘트 도로가 전부인 가거도, 그 꼬불꼬불 난 도로 따라 전신주가 세워져 있고 거친 파도가 치면서 높은 산상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신비스런 풍경으로 산객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넓은 식탁에서 10여명의 여행객들이 모여 맛난 점심 식사를 마치니 어느새 홀로 왔다는 촌로가 말을 건네며 함께 행동할 것을 부탁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함께 모시고 가거도 여행의 첫발은 바로 앞에 보이는 독실산으로 향한다.
한낮의 열기는 이곳이 섬이란 사실을 잊고 그저 땡볕 아래 미친 산행을 하고 있는 여행객들 혼내주기라도 하듯 한여름 무더위가 강타하고 있다.
그래도 이 먼곳까지 내려왔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아니면 대자연의 푸르름과 넘실거리는 바다를 품안에 안아서 인지 모두 그 뜨거운 열기까지도 즐기려는 듯 아무 내색도 없이 시멘트 도로를 타고 가파라지는 독실산 정상부를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수많은 흑염소들이 키 큰 나무 하나 없는 허허 들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가끔 그 사이에 누렁 한우들도 섞여 여유로운 섬 생활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다만 산행하기에는 그늘 하나 없는 시멘트 도로가 여간 고통스럽지 않을 뿐더러 육지에서는 논에서나 볼 수 있는 거머리가 이곳 가거도에서는 일반 등로와 숲속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소식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벌써 온몸에 비오듯 흘러 내리는 땀방울을 닦으며 한동안 빈집 사이를 뚫고 오르니 드디어 이곳 명물인 후박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정상 등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정상을 오르다 우측 전망대에 들려 내려다 본 섬등반도와 극락도 살인사건 영화 촬영지 그리고 우리가 묵을 다희네민박집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넘어 끝도 없이 하늘금과 맞닿은 푸른 남도의 바다가 저 멀리 회색도시에서 내려온 등산 및 여행객들의 찌든 때를 벗겨 주고 있다.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좌측 등로를 타고 산거머리와 곤충 및 벌래들이 즐비한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올라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독실산 정상에 올라 흔적 한장씩 남기고 빠른 걸음걸이로 민박집으로 내려와 뜻깊은 하루를 마감한다.
하지만 아직 햇살이 있는 이곳에서 쉬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홀로 극락도 살인사건이란 영화를 촬영했던 폐교를 지나 이곳 가거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섬등반도 트레킹에 나서 본다.
다섯개의 아기자기한 봉우리로 이루워진 섬등반도가 마치 한반도를 축소시켜 놓은듯 삼면을 바다에 드러내 놓고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아직도 해무에 가려있는 독실산 정상부가 하얀 포말에 감겨있고 걸어가는 등로 좌우측으로 펼쳐진 남도바다에서는 철썩이는 파도가 갯바위를 때리며 구슬픈 남도 가락 한자락을 들려주는 듯 하다.
저 멀리 점심 때 들렸던 가거도항이 있는 대리마을이 회룡산 끝자락을 타고 그 존재감을 알리고 우측으로는 민박집에서 끝없이 이어져 나간 바다가 푸르다 못해 시리도록 푸르러 온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두꺼운 구름속에 가려 아름다운 가거도 일몰을 볼 수 없음일 것이다.
빠르게 걸어 마지막 봉우리를 남겨두고 작은 돌탑까지 갔다 다시 뒤돌아 나오는 귓전에 세상 살아가는 아름다움이 다가와 있다.
내일 아침 아이들 손잡고 올라와 다시 한번 폐부 깊숙히 이 신선하고 감미로운 남도 바람을 마음껏 들이 마셔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8시가 다 되어가고 주인 아주머니에게 부탁한 싱싱한 자연산 회가 탁사 위 한사라 가득 담겨있다.
아이들과 옆지기 대동해 이슬이 친구 삼아 그 많고 싱싱한 회 한접시 모두 비우고 이 세상 최고의 신선이 되어 길고도 멀었던 하루를 마감해 본다.
TV도 없이 그저 작은 모바일폰에서 전해주는 뭍의 소식을 보는둥 마는둥 그렇게 밤바람 거센 가거도에서의 첫 밤이 저물어 간다.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뜨니 새벽 4시 30분, 옆방에 홀로 묵고 있는 노객은 벌써 산행 준비 후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을 조심해 깨우지만 어제 오른 독실산 산행의 피로가 겹쳐 눈을 뜨지 못하고 옆지기와 노객 이렇게 셋이서 다시 섬등반도 산책이랄까 아니면 트레킹을 나서 본다.
새벽 5시 30여분니 되자 저 독실산 넘어 동녘 하늘이 밝아오는 듯 하지만 높은 고봉에 걸쳐있는 해무와 그 독실산의 높이에 가려 그저 서쪽 바다 한쪽이 붉게 붉어 올 뿐이다.
어젯밤 보지 못한 일몰과 또 그 기대를 저버리는 일출, 그래도 차갑지 않고 뜨겁지 않은 인간으 피부에 딱 맞는 해풍속에 너무나 고요하고 깨끗한 남도의 아침을 맞이한다.
그렇게 시간이 멈춘듯 서두르지 않고 느림의 미학을 느끼며 자연이 만들어 준 절경을 감상하며 두어시간 돌아보니 벌써 폐교로 남아 있는 극락도 살인사건 촬영 건물에 들어서고 다시 사진 몇장 남긴 후 숙소로 돌아 와 맛난 아침 식사를 즐겨본다.
식사 후 아이들과 함께 3구마을인 대풍리를 돌아 백년등대로 가고 싶었지만 몽돌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는 생각에 나 홀로 떠나는 트레킹이 되고 만다.
마침 1구마을인 대리에 묵고 있는 여행객들을 태운 마을 트럭 한대가 주차되어 있고 그분에게 협상하니 일만원을 요구한다.
그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대리 삼거리까지 트럭을 타고 이동한다.
트럭에서 바라보는 마을고 바다 그리고 절벽을 이룬 해안이 또한 숨겨진 비경으로 다가온다.
아이들과 옆지기와는 오후 고깃배를 타고 백년등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홀로 떠나는 길이 무척 외롭고 쓸쓸하다.
특히나 짙은 해무가 도로를 가득 채우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비운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레임과 탐험 정신이 자꾸만 깊은 산속으로 유도하고 한시간 가까이 포장도로를 타고 독실산 들머리쪽으로 진행하다 보니 우측으로 대풍리인 3구마을 가는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와 만난다.
이곳이 1구마을인 대리에서 올라와 만나는 삼거리임을 알 수 있는 이정표이다.
이곳에서 어제 다녀온 좌측의 독실산 산행 방향을 버리고 우측 비포장 임도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금새 군부대 막사가 보이고 그곳에서 부터 무아지경 홀로 정신없이 가파른 내리막 타고 걸어가니 10시가 좀 지난 시간 저 멀리 대풍리가 눈에 들어온다.
걷거나 배를 타고 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대풍리, 그리고 좌측 능선 위로 보이는 아직도 해무에 잠겨있는 독실산 정상부가 마치 한폭의 풍경화를 펼쳐 놓은듯 아름답다.
이제 콧노래를 부르며 그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3구마을인 대풍리에 도착하고 돌담으로 둘러쳐진 작은 마을을 통해 백년등대쪽으로 진행하니 마을 한가운데 나와 있던 마을 주민이 그곳 등대를 가려는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에 있으니 잠시 쉬었다가 같이 가라 알려준다.
들어가 보니 마침 어제 독실산 전망 바위에서 만나 등산객들이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그곳에서 준비한 말린 홍어를 양념한 안주를 벗삼아 이슬이 큰것 한병을 비우고 그분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며 등대로 향한다.
근 한시간 가까이 거머리에 뜯기고 잡목과 잡풀들이 우거진 희미한 등로를 헤치고 진행하니 드디어 유인등대인 백년등대에 도착한다.
한동안 홀로 등대 뒷편 바닷가로 내려가 환상의 무인도와 바다를 배경으로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조금은 힘이 들더라도 많은 곳을 다니며 사진으로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었나 보다.
한동안 많은 사진을 남긴 후 등대로 돌아오니 유인등대엔 두분이 남아 외벽에 새 페인트를 칠하고 정리한 다음 사라지고 주인 없는 등대 앞 벤취에 앉아 객들만 푸짐한 점심식당을 차려 본다.
남아 있는 간식까지 비우고 그분들을 2구마을인 항리마을로 보내고 홀로 남아 벤취에 누워 잠을 청한다.
아이들과 옆지기는 한시간이나 두시간 후 고깃배를 타고 와 등대로 올라 올 것을 약속하고...
한동안 쉬고 있으니 아이들 목소리가 들리고 옆지기와 촌로도 함께 올라 온다.
오후 2시가 넘어가는 시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여행으로 온 시간이니 참을만 하다.
이곳에서 다시 많은 사진을 담고 나무데크를 타고 백년등대 아래 간이 선착장으로 내려가 다희네 민박집 주인이 준비한 고깃배를 타고 가거도 유람을 시작해 본다.
수많은 기암절벽과 해변이 빛나는 그곳을 여유롭게 배를 타고 돌아보는 시간이 꿈결같다.